물은 끓고, 영원에 가까워진다
윤해서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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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해서는 2017년에 소설집 《코러스크로노스》의 독후감을 업로드하고 3년 터울로 2020년, 2023년에 이어 2026년, 네 번째 독후감을 쓴다. 네 권이면 과작寡作 스타일의 작가치고 그나마 많이 읽은 편이다. 그만큼 《코러스크로노스》가 좋았다는 의미이기도 하고.


  《물은 끓고, 영원에 가까워진다》에서 끓는 물과 가까워진 영혼을 구경하기는 쉽지 않다. 윤해서는 10년 동안 더욱 오리무중이 되었으며, 이미지를 가능한 한 꼬불치려 안달하는 것 같고, 여전히 문장의 음악성을 드러내기는 하지만 전 만큼은 아니다. 아이고, 세상에. 이러는 사이 윤해서, 벌써 마흔여섯 살이 되어 버렸네, 아, 세월이란.

  더욱 놀라운 건 일곱 편의 단편소설에서 적어도 두 편에서는 우리나라 작가라면 누구나 쓸 수 있는, 또는 쓸 만한 흔한 마음 서림/아림의 작품이었다. 좋게 말해서 그렇다는 거고, 나쁘게 말하자면 문제의 두 작품, 즉 <우리의 눈이 마주친다면>과 <변성>은 2류 발라드 뽕짝이라는 말씀. 즉 전혀 윤해서 같지 않아서, 윤해서한테 결코 바라지 않던 글이라는 거였고, 그래서 폭싹 실망했다는 뜻이다. 다른 작가가 썼다면 이리 혹독하게 말하지 않겠지만, 10년 가까운 시간동안 주목해온 윤해서라서 그렇다. 물론 내가 소설과 문학에 대해 쥐똥도 모르면서 책 좀 읽는다고 딜레탕트 흉내만 내는 허접한 독자라는 건 알지만, 딜레탕트 아마추어도 책 읽는 감정이 있고 소감도 있으니 이렇게 말할 수도 있다고 믿는다.

  뭐 그러고 보니 윤해서가 퐁당퐁당이기는 했다. 좋았다가, 실망했다가 다시 좋아졌으니 이제 또 실망할 차례인가보지 뭐. 이렇게 스스로 위안하고 다시 3년 후를 기약해보겠다. 어쩌면 3년 후 정도가 마지막 윤해서일지도 모르겠다. 작품 때문이 아니라 시력이 별로 받쳐주지 못할 거 같아서 그렇다. 물론 아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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