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앗간 공격 빛소굴 세계문학전집 3
에밀 졸라 지음, 유기환 옮김 / 빛소굴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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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졸라의 단편소설 다섯 편을 실은 작품집.

  아무래도 졸라,하면 루공-마카르 총서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그가 쓴 작품을 저울질하는 기준도 당연히 총서라는, 보통 작가들은 이 가운데 절반도 쓰기 힘들 높은 잣대를 들이댈 것인데, 《방앗간 공격》 같은 작품집의 경우도 예외가 아니라서 독자는 총서를 읽을 때와 비슷한 드라마틱과 삶의 난장판을 기대하게 된다. 단편을 쓰던 188X년 시절의 졸라는 단편소설 속에서도 장편과 거의 유사한 스토리 라인을 유지하고 있어서 이런 기대감은 나름대로 이해할 만하다 하겠다. 이 책 속 개별적 작품들마다 독특한 에피소드를 추가하고 이야기 상호간의 연관성을 촘촘하게 엮어, 졸라 특유의 질주, 미친 질주를 첨가한다면 충분히 그럴듯한 장편소설로 바뀔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다만 이야기들이 그리 참신하지 않다는 문제가 있어서 이 책에 실린 단편을 장편으로 개작했어도 주목을 받을 수 있었을까, 하는 점은 의심스럽지만.

  하긴 지금 188X년의 작품을 202X년에 읽고 내용의 참신함과 스타일에 관해 말하고 있는 것이라서 공평하지 않기는 하다.

  그렇다고 지금 나는 이 책의 단편소설들을 폄하하려 하지 않는다. 충분히 졸라스러워서 인간의 속셈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는 데 동의한다. 다만 아쉽게도 작품을 쓴 작가가 에밀 졸라라서 독자는 처음 책을 읽을 때부터 보통 이상의 기대치를 갖고 첫 페이지를 넘기게 될 뿐.

  처음부터 크게 기대하지 않고 읽기 시작해도 역시 졸라를 읽는다는 셈법이 애초부터 있었던 모양이다. 사는 게 다 그렇지 뭐.




별 넷이 좀 과하다. 셋 반이면 적당할 텐데, 졸라의 이름값으로 반 더 쳐줬다. 내 맘이잖여? 그잖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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