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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연극
아우구스트 스트린드베리 지음, 조성관.홍재범 옮김 / 지만지드라마 / 2023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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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구한 출생부터 유년시절을 겪은 한 생애가 안타깝기도 하지만 그래도 당시 많고 많은 빈민들하고 비교하면 부잣집 서자라 웁살라 대학물까지 먹었으니 그만하면 됐다 싶기도 한 (극)작가. 스트린드베리, 하면 단연 희곡에서 두각을 나타내지만 나는 연금술과 악마주의가 물씬 담겨있는 짧은 세기말 작품 <지옥>을 읽었다. 지금은 <지옥>을 그냥 세기말적 작품이라고만 기억하는데, 그때 쓴 독후감을 읽어보니까 “연금술과 악마주의에서 기어이 탈출을 모색”한다고 썼다. 왜 이렇게 생각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그렇다고 다시 읽어볼 생각은 없다.
<꿈 연극>에 관해서는 독후감을 길게 쓰고 싶은 생각이 없다. 나하고는 맞지 않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전문가가 들으면 코웃음을 치겠지만 하여튼 나는 읽으면서 단테 알리기에리를 떠올렸다. 읽는 내내. 진지하지 못한 독자인 내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작가 목록 가운데 단테가 있다는 건 뭐 아시는 분은 아실 터.
단테가 베르길리우스나 베아트리체의 안내를 받아 저 세상 구경한 걸 적었듯이, 아우구스트 스트린드베리가 쓴 <꿈 연극>의 주인공(격인) 딸, 실제로는 우주 최고의 신 안드라의 딸 아그네스가 지구의 각양각층 사람들의 안내를 받으면서 구경도 하고, 변호사와는 실제로 결혼해 아이까지 낳아 키우면서 느끼고 알게 된 것을 쓴 작품이다.
당연히 하나 또는 몇 개의 사건에 초점을 맞춰 스토리를 이어가는 것이 아니라 작품의 제목처럼 그냥 꿈 속을 거니듯이 단편斷片을 나열한 것처럼 받아들였다. 당연히 전문가는 작품 속에 들어 있(다)는 극예술의 획기적 전환 같은 것을 알아채고 감탄을 할 수 있겠지만 어쩌랴, 내가 그런 거 흉내 냈다간 가랑이가 산산이 찢어질 것임을 너무도 잘 알고 있다.
하여튼 그렇다. 주제는 “인간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어야 한다.”는 것만 슬쩍 흘리고 오늘의 짧은 독후감은 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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