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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향전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00
송성욱 풀어 옮김, 백범영 그림 / 민음사 / 2004년 4월
평점 :
책에는 ① 열녀춘향수절가(완판본), ② 춘향전(경판본), 그리고 ③ 열여춘향슈졀가(영인본) 이렇게 세 편의 <춘향전>이 들어있으나, ①을 읽으면 ②와 ③은 읽을 필요도 없으며, 읽히지도 않는다. 책에 대한 솔직한 생각은,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한 번은 읽어봐야겠다는 것. 정말 재미있다. 뻔히 알고 있는 내용이라 그냥 그럴 것이라 생각하면 오산. 우리말 특유의 해학이 얼마나 능청스럽고 기발한지 무릎을 탁, 칠밖에.
이제 내가 읽으면서 안타까웠던 것들을 소개한다.
- 책 한 권에 세 편의 <춘향전>을 올리는 대신,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00번의 제목을 『신재효 사설집』으로 하고, <춘향가>, <박타령>, <토별가>, <적벽가>, <심청가>, <변강쇠가>를 모두 실었으면 더욱 좋았을 것 같다. 지금 여섯 사설을 한 권에 읽을 수 있는 책 한 종이 나와 있기는 하지만, '우리 고전'을 널리 알린다는 의미로 다른 역자가 풀어놓은 판본이 하나 더 있는 것도 매우 의미 있는 일이지 않겠나.
- 예전 고문古文 시간에 배웠던 <춘향전>을 기대하며 읽었으나 역자가 너무 많이 풀어 옮겨 고문 특유의 맛이 덜 살아 있는 것 같았다. 물론 이런 의견은 주장하기도 뭣하고, 역자가 독자들의 요구에 맞출 수도 없을 것이다. 어느 정도 수준의 독자를 기준으로 할지, 고문을 배우지 않는 요즘 젊은이들은 어떻게 읽을지가 전혀 계산이 안 될 듯하니. 그러니 처음부터 전적으로 내 입장에서 안타깝다고 미리 이야기를 해 놓은 것이기도 하다.
작품에 대하여 더 왈가왈부 하는 건 참 쓸데없어 보인다. 그걸 알면 이쯤에서 마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