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앞 김영모 제과점에 갔더니 토토로빵을 파네요.
세상에는 참 귀여운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 ^

이 토토로빵을 먹으려다 보니
붕어빵 먹을 때와 같은 고민에 빠졌습니다.
어느 부위부터 먹을까?

토토로의 고통을 덜어주려고 살집 많은 빵빵한 배부터 파 먹었습니다.
생각보다 맛이 맹숭맹숭하더군요.
그래서 잼 발라 먹었습니다. 아멘.


작성자 : 유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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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날씨가 무척 화창했습니다..

5월부터 9월까지 매월 세째주 일요일에는
30년대 혹은 50년대에 라이프치히 시내를 누볐으리라 예상되는
시가 전차가 1시간에 한번씩 운행됩니다.
즉, 이런 수십년 전의 전차를 탈 기회는 일년에 5일뿐인 거죠.

여기서 오래 사신 분들도 이 시가 전차 서비스에 대해 잘 모르시더군요.
길에 붙은 전단이란 전단은 샅샅이 읽고 다니면
가끔 이런 유용한 정보를 얻어
거의 돈 안 들이고 재미난 볼거리를 즐길 수가 있습니다.

그 수십년 전 전차를 타고
시가 전차 역사 박물관에 다녀왔어요.
Historischer strbf. L. -Möckern이라는 곳입니다.

전차 안, 작센 주 사투리를 심하게 쓰시던 차장 아저씨.
위에 보이는 줄을 당기면 땡! 소리가 납니다.





시가 전차 박물관은 지난 시절의 향수에 겨운, 참 정겹고 재미난 곳이던데요.
옛 전차를 간이 레스토랑으로 개조하여
그 곳에서의 시간을 만끽하도록 하는 배려도 엿보였구요.

사진을 80여장이나 찍었는데
그중 화창한 오후 한 때를 만끽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이 사진 속의 여유가 개인적으로 마음에 드네요.





화창한 날씨는 검은 옷의 수녀님들에게도 즐거운 것.

수녀님들 중에서도 독일 수녀님,
그 중에서도 프로테스탄트적 전통이 강한
이곳 중부 독일 라이프치히의 수녀님들은 경건하기만 할 것 같습니다.

시내 니콜라이 성당 앞 광장 노천 레스토랑에서. 작성자 : 유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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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1학년인 아들이 왼손으로 끙끙거리며 큰 네모칸에 글자 채우는 걸 보노라면 어느새 받아쓰기 하던 동심으로 돌아가곤 합니다. '바둑아 바둑아 이리 오너라' '철수야 놀자, 영희야 놀자'...





지독히도 병약했던 터라 1학년을 병으로 때우고 2학년에 올라갔는데 선생님이 저더러 책을 읽어보라고 하시더군요. '우리 동네에는 읍사무소가 있습니다'를 '우리 동네에는 씁사무소가 있습니다'라고 읽어 얘들을 포복졸도하게 했던 기억이 납니다. '읍니다'가 '씁니다'로 소리나기에 '씁사무소'라고 읽었는데 뭐가 문제지? 너무 창피해 학교를 안 나오고 싶었죠.^^


옛 교과서를 보면서 잠시 추억의 나래를 펴시길 바랍니다.


작성자 : 손형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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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토마스 교회 앞, 바흐 동상 앞에서 포즈를 취해준
우리의 성 토마스 소년 합창단 꽃소년들!
오늘 건진 따끈따끈한 사진이랍니다. ^-^

독일 미남 열전 외전이라고 할까요.
죽죽 스크롤 내려보면 저 밑에 꽃소년들이 잔뜩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것은 지난 3월 16일과 17일 양일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있었던 이들의 마태수난곡 공연 모습이예요.
이 중 지휘자 빌러 아저씨와 성 토마스 소년 합창단,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와 테너 마르틴 페촐트를
오늘 이곳 라이프치히에서 다시 만났습니다.





오늘 지휘를 맡았던 토마스 칸토르 게오르크 크리스토프 빌러.
역시 토마스 칸토르였던 바흐의 후계자라 할 수 있습니다.

가까이서 보니 정말 풍채 당당한 신사더군요.
말 할 때도 한 음절 한 음절 상당히 신경쓴 듯 명확하게 발음합니다.

나도 단독으로 둘이서 한참 얘기하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의도하지도 예상치도 못했던 상황이라 좀 당황스럽기도 했죠.
내가 지난 3월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있었던
그들의 마태수난곡 연주에 대해 언급하자 무척 반가와 하더군요.

빌러 아저씨와 성 토마스 소년 합창단,
그리고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 단원들도
한국 공연에 대해서 좋은 인상을 가지고 있다고 했습니다.

한국 관객들은 무척 활력있고 또 적극적이라고 느껴졌답니다.
그리고 일본 연주 때보다 더욱 좋았다고 하더군요.

약간은 외교적으로 들리는 발언이었습니다.
그래서 나도 외교적으로
'그렇게 생각하시다니 기분 좋군요. 생글' 이렇게 대답했죠.

빌러 아저씨를 보면 늘 느끼는 건데
음악적 역량도 역량이지만, 행적적인 수완이 상당한 것 같습니다.
이점, 제게는 좋게 보이네요.





오늘 독일은 예수승천일 공휴일이었습니다.

마침 바흐 페스티발도 열리는 중이라,
바흐가 칸토르로 재직하며 봉사했던 토마스 교회에서는
바흐의 시대, 즉 1725년 5월 10일 예수승천일의 전례에 따른 특별 예배가 있었어요.

입장료는? 무료입니다. 예배니까요.
구동독 지역이라 아직 자본주의의 상업성에 덜 물든걸까요?
빈에서는 빈 소년 합창단 궁정예배에 상당한 입장료를 받았거든요.

제 자리 앞에 보이는 것은 오늘 예배의 절차를 담은 책자예요.
15페이지나 되는 충실한 내용을 담고 있죠. 이것도 무료. ^-^

오늘의 하이라이트는 물론
바흐가 예수승천일을 위해 작곡한 칸타타,
Auf Christi Himmelfahrt allein, BWV 128이었습니다.

책자에서 보이는 페이지 중
왼쪽 상단은 이 곡의 가사 및 성경의 출처, 편성이구요,
그 다음 텍스트는 이 곡에 대한 해설입니다. @@!!!
지난 마태수난곡 서울 공연에서 복음사가 역을 탁월하게 들려주었던
테너 마틴 페촐트가 쓴 글이죠.
마틴 페촐트는 음악 관련 저술도 활발히 하고 있습니다.
오늘도 역시 이 곡에서 훌륭한 연주를 들려주었어요.

오른쪽 하단의 악보는 찬송가입니다.
우리들 회중이 다함께 부르는 부분이죠.
차마 우리들 '신도'라고는 못 하겠네요.
이 부분에서 교독을 담당한 목사님이 선창을 합니다.

오늘도 예배에 간다니까
내 룸메이트는 내가 무슨 독실한 신자인 줄 아는 모양입니다.
일요일 아침에는 토마스 교회에 음악 들으러 예배 가고
점심에는 한인 교회에 꼬박꼬박 예배를 가니까요.
불교에 가까운 저의 종교 정체성이 의심되는 순간일까요.

이 외에도 합창과 오르간 음악으로 가득했던 이 예배는
2시간이나 계속되었답니다.





설교 중인 목사님.
오늘의 복음서 구절은 마가복음 16장 14-20절입니다.
예수 승천으로 그 생애를 담은 복음서가 마무리되는 부분이지요.




다시 오늘 좋은 합창을 선사해준 꽃소년들에게로 시선 이동.

앗, 저 멀리 초절정 꽃청년 등장!
그 뒤로 보이는 하얀 옷 입은 할아버지도 참 멋있네요.

잘생긴 노인-청년 한 쌍 옆에
덜 잘생긴 노인-청년 한 쌍.

내 룸메이트는 덜 잘생긴 한 쌍이 더 귀엽다네요.

오른쪽 맨 끝에 얼굴 잘린 꽃소년도 은근 내 스탈...
저런 아들은 어떻게 만드는 걸까요?





음~ 가까이서 봐도 초절정 꽃청년 맞고요.
어찌 저리 카메라를 의식한 거이 티가 나는고?

영국의 윌리엄 왕세손 닮지 않았나요?
내 룸메이트는 윌리엄이 훨씬 멋있다고 하는군요.





웬 페르시아 왕자같은 머리를 한 꽃청년.
누구라고 콕 찝어주지 않아도 다들 아시겠죠?

내 룸메이트는 이 친구가 더 잘 생겼다는군요.
내가 모나코의 안드레아 왕자 닮지 않았냐고 했더니
안드레아 왕자가 훨씬 멋있대요.





조그만 여자아이가 오빠들 사이에서
자기도 보겠다고 까치발에 얼굴을 있는대로 빼며
안간힘 쓰는 모습이 너무 귀엽네요.

옆에 청자켓 입은 애의 여동생인 것 같았는데,
어찌 저리 남매가 닮았는지.

성 토마스 소년 합창단의 사진과 인터뷰를 담은,
갓 출간된 책자를 들여다보는 우리의 꽃소년들!
자기들 모습이 책으로 인쇄된 모습을 보고 즐거워 하며,
'야, 나 여깄다.', '여기 페터 좀 봐.' 희희낙낙하는 모습이
영락없는 어린 소년들입니다.
바흐의 난해한 합창곡들을 아무리 멋지게 소화해도 말이죠.

행여 룩키즘에 병든 유지원이라고 나무라지 마세요~.
꽃의 아름다움을 인지하여 즐거워하는 것은 죄가 아니니까요.
그 정연한 하모니를 만들어내기 위해 어린 소년들이 감내했을 고된 훈련을 생각하면,
한명 한명 꽃이라고 부르고 싶지 않은 소년이 없으니까요.작성자 : 유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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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렌초의시종 2004-07-20 2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라이프치히, 정말 가보고 싶은 곳인데...... 퍼갈께요.
 

3년째 내리 시카고로 출장을 가면서
빠지지 않고 들리는 곳이 있습니다.
그 이름만으로도 멜랑꼬리해지는 Blue Chicago.

6달러의 입장료만 내면
한 자리 차지하고 앉아서
하염없이 재즈를 들을 수 있는 곳입니다.
좁은 홀 한 켠에 마련된 무대,
낡은 테이블과 의자,
처음부터 그곳에서 살았던 것 같은 무심한 종업원들.

Blue Chicago는 흑인 재즈를 하는 곳입니다.
저희 일행이 찾아갔던 날의 싱어는
아마 작년에 본 적이 있는 그녀였던 것 같습니다.
150kg이 넘어보이는 그녀는 의자에 비스듬히 걸터 앉아서
노래를 하고 있었습니다.
블루 시카고 소속의 가수들이 음반을 내기도 했지만,
일주일에 몇 시간 바에서 노래하는 게 전부인 듯한 그녀는
1년이라는 세월이 지난 만큼 쇠락했다는 느낌을 주었습니다만.
슬프고 또한 해학적이고
주절주절 무슨 이야기인지를 늘어 놓다가
홀이 터져나갈 듯이 풍부한 성량으로 또 노래를 하곤 했지요.…
가끔은 노래 속에 농담이 섞이는지 웃음이 들리기도 합니다.





현지 친구의 소개로 올해는 새로운 재즈바를 찾아나섰습니다.
Blue Chicago보다 좀 더 산뜻한 인테리어의 이곳은 Green Mill.
이곳에서는 백인들이 재즈를 하더군요.
악기의 구성도 더 세련되어서 첼로와 피아노로 우아하게 첫음을 뽑더군요.
싱어인 백인 여성이 부르는 노래도 블루스의 특유의 애절함이 넘쳐났습니다.
블루시카고의 궁시렁거리는 군더더기가 없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어두운 실내여서 솜씨가 없는 제가 포착한 장면은 결국 이렇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찍고 나서 “야 뚤레즈-로트렉 분위기 나지 않아?” 했습니다.
재즈바-분위기 전달이 최고 아니겠습니까?
축축처지는 듯 하면서도 들큰하게 감겨오는 음악.
감흥에 못 이긴 한 쌍의 남녀가 음악에 맞추어서 춤을 추기 시작했습니다.





전혀 낭만적이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의 이 남자는
빨간 옷을 입은 정열적인 여인과 호흡을 맞추어 춤을 추었습니다.
음~, 한 두 번 함께 호흡을 맞춘 솜씨가 아니었습니다.
춤을 추러 그 곳에 오는 사람들었지는도 모르지요.
그들을 향해서 관광객들이 프래쉬를 터뜨렸지만
전혀 의식하지 않고 두 사람은 서로의 마음을 나누고 있었습니다.
그렇지요.
다른 사람의 시선 의식할 필요 없이 음악에 푹 빠지는 것.
음악에 몸과 마음을 맡기는 것.
-재즈바에서 누리는 자유지요.

아마 내년부터는 시카고 출장이 없을 것 같습니다.
블루 시카고에도 작별을 해야할 것 같군요.
머리가 희끗해져서 다시 찾아가도
그곳에 그대로 그모습으로 있기를......작성자 : 수해예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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