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담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9
밀란 쿤데라 지음, 방미경 옮김 / 민음사 / 199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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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너무 재미있게 읽은 소설입니다. 다 읽고 나서 과연 명성은 헛되이 퍼지는 것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소설 읽는 재미를 만끽하게 해준 아주 좋은 작품이었습니다.

소설을 이루는 중요한 요소중에 하나가 인물이지요. 장석주씨의 '소설' 이라는 책을 읽어보면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은 글쓴이가 창조한 것이지만 일단 창조하고 나면 인물은 생명력을 갖게 된다고 합니다. 글쓴이의 의도대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인물은 자신의 생명력을 가지고 작품 안에서 스스로 생각하고 움직인다는 것이죠. 그리고 그런 인물이 얼마만큼 생명력을 갖느냐에 따라 작품의 완성도가 결정된다고 했습니다.

이 '농담' 이라는 작품을 읽으면서 등장인물들이 생생하게 살아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각각의 등장인물이 겪은 경험들이 흥미있게 펼쳐지기도 하고 인물들의 생각들이 충분히 그런 생각을 가질 수 있겠구나 하는 공감대를 느낄 수 있는 작품입니다. 그리고 이런 등장인물들의 생각과 행동들은 다른 인물들의 생각과 행동을 만나 갈등을 낳고 오해를 낳게 됩니다.

인물의 생명력도 뛰어나지만, 그런 인물들이 활동하는 무대인 작품의 줄거리또한 아주 흥미롭습니다.(줄거리를 정리해 보려고 했으나 정말 깁니다. ㅡ.ㅡ; 직접 읽어보세요.)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낄 수 있었던 것은 삶이 농담이라는 단어로 충분이 표현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공산당에서 축출되고 반동분자로 몰려 탄광에서 노동을 하는 루드빅의 삶을 별것 아닌 사소한 농담때문에 일어난 일이기 때문에 루드빅의 인생을 우스개 농담으로 치부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루드빅을 사랑한다고 생각했던 루치에가 전혀 그렇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될때 사랑이라는 감정 또한 농담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죠. 루드빅이 자신의 삶을 망쳐놓은 제마넥이라는 인물에게 복수하기 위해 그의 아내를 유혹하지만 제마넥은 더욱 아름다운 여성과 정분이 나버려 아내가 다른 남자와 정을 통한다는 사실을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들이고, 자신의 진정한 사랑을 만났다고 생각하는 제마넥의 아내는 그녀를 이용하려던 계획이 어긋나 더이상 그녀에게 아무런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루드빅에게 버림받고는 설사약을 먹고 자살기도를 합니다. 이런 모든 상황의 어긋남을 읽으면서 다시한번 농담이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되었죠.(무슨 내용인지 이해가 잘 안가시죠..ㅡ.ㅡ;;)

게다가 이런 농담에 관한 생각 뿐만 아니라 이데올로기가 짓밟아버린 개인의 삶과 개연성 없는 사건들이 가지는 연관성에대한 생각들도 담겨있는 작품입니다. 이 작품을 읽고 나서 이런 엄청난 작품을 처녀작으로 쓴 '밀란 쿤데라'가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정말 재미있습니다. 그리고 생각할 꺼리도 많이 담겨있구요. 꼭 한번 읽어 보십시오.

제가 읽어본 밀란 쿤데라의 다른 작품으로는'향수' 라는 작품이 있습니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이라는 작품의 속편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작품을 읽고 나서 위에서도 말씀드렸던 개연성 없는 사건들이 가지는 연관성에대해 깊이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었습니다. 이 작품도 재미있습니다. 꼭 읽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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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1 이외수 장편소설 컬렉션 6
이외수 지음 / 해냄 / 200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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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수님의 괴물을 읽었습니다. 읽으면서 얼마나 실망을 했던지... ㅡ.ㅡ;; 작가인터뷰 동영상에서 괴물이 막 출간될 무렵 이외수님의 인터뷰를 본 적이 있습니다.

그 동영상에서 이외수님은 곧 환갑이 다가오는데 환갑이 다가오기 전에 대표작을 하나 만들고 싶어서 이 소설을 썼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가장 신경 쓴 부분이 시점에대한 부분이고 시점에 주의를 기울인다면 더욱 흥미있게 작품을 접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가뜩이나 좋아하던 이외수님의 작품이라 책을 구하는 대로 바로 읽었습니다. 하지만 엄청난 실망만 하고 말았습니다. ㅡ.ㅡ; 김진명씨의 작품같은 허황된 이야기 구조와 너무나도 전형화된 인물들이 등장합니다. 대화는 인물이 바뀌어도 항상 똑같은 말투로 이루어 집니다. 그리고 시점에 관한 부분도 그다지 특이한 점이 보이지 않았습니다.ㅡ.ㅡ;

작품의 내용은 예전에 억울한 죽음을 당했던 사람이 환생하여 악의 화신이 됩니다. 그리고는 환생하여 살고 있는 자신의 죽음에 동조했던 사람들을 찾아내어 죽이게 되죠. 결국 너무도 작위적인 인과관계로 성급하게 소설을 끝내버리죠.

나름대로 이외수님의 생각을 살펴 볼 수 있는 부분은 작품 전반에 담겨있는 현대 소비사회에대한 비판입니다. 등장인물의 생각을 통해 지금 살고 있는 사회를 불평함으로써 나름대로의 비판의식을 담으려 했으나 그다지 마음에 와닿지 않더군요.

순수하게 자연의 삶을 살다가 중국집 배달원으로 일하는 등장인물의 행동과 생각을 통해 현대 사회에 대한 대안으로 삼고 있습니다. 이것 역시 별로 마음에 와닿지 않았구요.

이 괴물이라는 책보다는 파트라크 쥐스킨트의 '향수 - 어느 살인자의 이야기'를 더 권하고 싶습니다.그리고 조금 더 재미있는 이야기를 찾으시는 분들에게는 우라사와 나오키라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만화가가 그린 '몬스터' 라는 만화를 권해 드립니다. 몬스터라는 만화의 줄거리가 괴물보다 훨씬 긴장감 있고 재미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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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 장석주의 소설창작 특강
장석주 지음 / 들녘 / 200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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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나름대로 글쓰기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예전부터 취미로 글을 써 왔지만 조금 더 체계적으로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어디 좋은 지침서가 없을까 하고 고민 하던 차에 새로 나온 책을 소개해 주는 메일에서 이 책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책을 선택할때는 미리 서점에 가서 눈으로 확인하고, 먼저 읽어본 사람들의 서평을 꼼꼼하게 검토한 후에 고르곤 하는데요 이번 책은 그냥 제 직감을 믿기로 하고 바로 구입해 버렸습니다.

이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첫번째 부분은 소설을 쓸때 필요한 생각들과 구성요소들을 설명이고 두번째 부분은 글쓴이가 분석한 여러가지 소설 양상들에 대한입니다.

두번째 부분에서는 개인적으로 '새로운 소설의 발생론적 조건들' 이라는 글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소위 말하는 신세대 작가의 정의와 그들이 지향하는 작품에대한 분석이 담겨있는 글이죠.

이념이 지배하던 그 전 세대와 소비가 지배하는 지금 세대의 작품형식과 담고있는 내용의 차이가 흥미있게 담겨있는 글입니다. 그리고 디지털 문화가 세대인 신세대 작가들의 작품에 어떤 방식으로 영향을 미치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윗 글을 제외하고 나머지 부분은 작품의 분석으로 일관하고 있어 분석의 대상이 되는 작품을 읽어보지 않은 저로서는 별 흥미를 느낄 수 없는 글들이었습니다.

첫번째 부분에는 소설을 쓰는데 필요한 여러가지 구성 요소들이 담겨 있습니다. 소설의 기본을 이루는 인물 시간의 순서, 인과관계, 배경, 문체 등등이 자세한 설명과 함께 담겨 있습니다.

하지만 전문용어가 많이 등장하고 약간 지루합니다. 이렇게 각각의 요소들을 설명한 후, 각 요소가 잘 드러나 있는 단편 소설들을 접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소설을 읽고 난 후, 글쓴이가 단편 소설들의 구성과 그 구성이 가지고 있는 의미들을 분석해 놓은 글들을 읽을 수 있지요.

저는 처음으로 접하는 창작에대한 글이어서 그런지 밑줄 치고 책장 접어가며 아주 흥미있게 읽었습니다. 그리고 복잡하게 얽혀있어 머릿속에서만 맴돌던 개념들을 정리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구요.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전문용어가 많이 등장하고 설명이 약간 지루한 면이 있습니다만 창작에대해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한번 읽어보셔도 좋을만한 책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조심스레 한번 권해 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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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살 인생 - MBC 느낌표 선정도서
위기철 지음 / 청년사 / 200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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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작중화자가 아홉살때의 기억으로 되돌아가 자신의 아홉살적 이야기를 하는 구성을 취하고 있습니다. 시종일관 화자는 '나' 이죠. 하지만 나는 이미 다 커버린 어른이고 옛 일을 회상하는 사람이지만 책을 읽다보면 9살의 나와 지금의 나와의 경계가 아주 모호해 집니다.

생각이 발전 되어야 할 곳에서는 나는 9살이어서 모르겠다는 내용이 자주 나오고 화자가 이야기 하고 싶은 부분이 나오면 9살을 넘어선 생각들과 세상 바라보기가 나옵니다. 글을 읽으면서 글쓴이가 의도 하려는 생각이 무엇이었나는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었지만
작품의 구성에 있어서는 그다지 좋은 점수를 주기가 싫네요. 차라리 작중화자가 9살의 '나'로 시종일관했으면 더욱 좋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런 면에서 '창가의 토토'라는 책과는 아주 좋은 대조를 이루고 있습니다. 창가의 토토는 작중화자가 3인칭 사점을 취하고 있어 누구의 생각이든지 객관적으로 말할 수 있고 더욱 깊이있는 생각까지 자연스레 끌어낼 수 있죠. 하지만 이 책의 내용은 한번은 읽어 볼만한 내용입니다. 그러나 저는 남들에게 자신있게 권하기는 부족한 면이 있는 책이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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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가의 토토 - 개정판
구로야나기 테츠코 지음, 김난주 옮김, 이와사키 치히로 그림 / 프로메테우스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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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 정말 좋은 책입니다. 이 말을 가장 먼저 드리고 싶습니다. 그렇게 많은 분들이 좋다고 말씀 하셨고 많은 말을 들어 알고 있었음에도 지금에야 이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 저는 좋아하는 사람에게 자주 책 선물을 하는 편인데 제가 읽은 책들 중에서 고르는 편입니다. 제가 읽어 본 책들이어야 진정한 선물이 될 것 의무감 같은게 들어서요.

하지만 막상 책 선물을 주려고 하면 그다지 많은 책이 떠오르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 '창가의 토토' 라는 책이 제 부족한 목록을 채워 주게 되었습니다. ^^ 내용은 소위 말하는 제도권 교육에 적응하지 못하는 토토라는 아이가 요즘의 대안학교의 개념인 도모에 학원에 입학하게 되면서 겪게 되는 일들이 담겨있는 책입니다. 어린아이의 생각이 어쩜 그리 잘 담겨 있는지 참 즐겁게 읽었습니다.

어린 아이의 생각도 자세하게 담겨 있지만 그런 생각을 넘어서는 생각들도 자리잡고 있습니다.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교육의 의미란 과연 무엇일까? 교육이 추구해야 하는 진정한 가치란 무엇일까? 이런 질문들을 떠올렸고.. 덕분에 복잡한 머릿속이 더 복잡해 졌죠. ㅡ.ㅡ;;

제가 감동을 받은 부분이 두 군데가 있는데요 첫번째는 폭격을 맞아 불타고 있는 도모에 학원을 바라보면서 실망하지 않고 어떤 학교를 다시 세울까 생각하는 고바야시 선생님의 모습이었습니다.

제가 지금 사범대를 다니고 있지만, 교사란 정말 어려운 직업인것 같습니다. 비록 지금 학원 선생을 하고 있긴 하지만 아이들을 가르치면 가르칠수록 교사란 아무나 하는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함께 하는것을 두려워 하지 않고 누구나 품어 안을 수 있는 큰 가슴을 지닌 사람만이 교사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고바야시 선생님의 자세를 보고 다시한번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두번째는 토토가 장난을 치다가 옷이 찢어져서 무슨 변명을 할까 고민하다가 동네 아이들이 등 뒤에 칼을 던져서 옷이 찢어졌다는 변명을 하는 부분이 나오는데 그 부분이 어찌나 마음에 와 닿던지요 ^^ 제가 어렸을때 화장을 변기 뚜껑 안에 무엇이 들어 있길래 끊임없이 물이 나올까 하는 호기심을 가진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부모님이 집을 잠시 비우신 어느날 변기를 딛고 그 위에 올라서서 변기 뚜껑을 열어보려 했습니다. 하지만 변기뚜껑이 너무 무거워 그만 놓지고 말았지요. 변기 뚜껑은 두조각으로 갈라졌고요.

너무나 당황했지만 우선 무엇이 들었나 너무나 궁금했던 나머지 한참동안 그 안을 들여다 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슬슬 변기의 구조가 파악되고 재미가 시들해지자 이 사태를 어떻게 수습할 것인가 걱정이 되었죠 나름대로 머리를 써서 변기 뚜껑을 올려 놓고 갈라진 금이 보이지 않도록 최대한 신경을 썼지요. 그리고 부모님께 말씀드릴 변명거리도 생각했지요.

그리고는 방문을 다 열어놓고 베란다 문이며 대문까지 다 열어놓았습니다. 이렇게 준비를 끝내놓고 부모님을 기다렸죠 그리고 부모님이 들어오자마자 대뜸 '엄마 바람이 막 불어서 변기 뚜껑이 날아갔어' 라고 말했죠. ㅡ.ㅡ;; 그날 엄청 맞았습니다. 그 생각이 나면서 어찌나 이 책이 소중하게 느껴지던지요.^^ 더이상 말이 필요 없는 책입니다. 한번 읽어 보십시오. ^^ 꼭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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