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밀꽃 필 무렵 - 이효석 단편집
이효석 지음 / 글송이 / 200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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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결한 글안에 모든 것이 담겨있다. 하나의 교과서와도 같은 고전이다. 정말 찬사를 하려해도 수식어가 떠오르지 않는다. 정말 대단한 작품이다. 고등학교때는 정말 아무 뜻도 모르고 짜증만 풀풀 내면서 읽었는데.. 며칠전에 너무나 졸려서 타자연습을 실행시켜 '메밀꽃 필 무렵'을 연습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아무생각없이 치고 있었는데.. 점점 나의 생각은 온통 메밀곷 필 무렵에 빠져 들었고 결국 타자 연습을 끝내고 난 뒤 몸이 떨리는전율을 맛보았다.

핏줄과 인연은 정말 질긴것 같다. 우연히 만나 물방앗간에서 정을나눈 한 쳐녀를 잊지못해 장날마다 봉평을 찾아가는 생원. 생원이 가진 인연에 대한 소중함은 나귀와 생원과의 관계에서 잘 나타난다. 늙어서 더이상 힘도쓰지 못하는 나귀를 끝까지 함께 하려는 생원의 행동에서 우리는 생원이 그 처녀에게 느끼는 감정을 대신읽을 수 있다.

그리고 동이와의 관계에서도 우연히 아무렇지도 않게 이어지는 이야기 속에서 절절 끓는 핏줄에대한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작가는 결코 그 뒷이야기를 이야기 해주지 않았다. 과연 동이가 생원의 아들인지 동이의 어머니가 생원이 찾는 그 여자인지... 다만 우리가 짐작 하는것은 우리가 무의식중에 가지고 있는 핏줄을 작가가 이용하였다는 것이고, 이런 작가의 의도로 인해 우리는 무심한 대화에서 부자간의 사랑을 나누는 직접적인 대화 보다도 더 큰 감동을 느낄 수있는 것이다.

이렇게 짧은 글에 작가가 의도한 모든 것과 그리고 완벽한 구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정말 경탄스럽다. 고전이라 함은 우리가 두고두고 본받으면서 하나의 표준으로 생각할 수 있는 기준을 뜻하는 것이데.. 이 메밀꽃 필 무렵은 우리나라의 단편소설의 고전이다. 이런 소설이 우리나라에 있다는 것이 너무나 감동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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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가고 싶은 날들의 풍경
이정하 지음 / 고려문화사 / 200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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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하씨의 글을 읽을때 마다 참 낮간지러움을 느낀다. 사랑이 어쩌구 하는 시를 읽고 산문을 읽을때 마다 참 꿈꾸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약간은 인생에있어 정수를 담아내지 못하고 온갖 맛나는 양념으로만 버무려 놓은 글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도 펴보면 정말 책이 이쁘다. 한장한장 넘길때 마다 이쁜 글씨에 이쁜 그림에.. 정말 이쁜 책이다. 하지만 꼼꼼히 살펴보면 참 무엇인가 빠진것 같고 가벼워 보인다. 책의 그림들을 찬찬히 보면서 나는 이 책의 사진들 중에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풍경을 담은 사진이 한장도 없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리고 하는 이야기가 모두 작가의 체험에서 나오는 것이라기 보다는 도덕 선생님이 가르쳐주는 훈시를 듣고 있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책을 많이 읽어보지 않은 사람들이 책을 가볍게 접하고 싶을때는 권해줄 수 있는 책이지만 그렇지 않고 책에서 무엇인가를 찾으려 하는 사람들에게는 적당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번 읽고 지나치며 머리쉼 하는 정도로 읽는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고등학교때의 감수성이 이젠 죽어버린 것일까? 고등학교때 감동으로 접한 그의 글이 이제는 나에게 아무런 감동도 주지 못하는 사실이 넘넘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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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등
박범신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0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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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범신씨의 글은 처음 접해보는 경험이라서 기대반 두려움 반으로 글을 읽었다. 처음에는 약간 딱딱한 느낌이 없잖아 있어 낙오해 버릴까 하는 생각도 해 보았지만, 가면 갈수록 풍성해 지는 내용이 나를 잡아 끌었다.

이야기는 전체적으로 목련을 상징으로 격동의 시절을 겪은 네사람의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그중 한사람은 화자이면서도 사랑의 삼각관계에 발을 들이고 있는 인물이고 나머지 셋은 격정적으로 사랑앓이를 하는 사람 들이다. 이 인물들이 겪는 시대와 그 시대를 겪으면서 겪는 사랑이야기가 담겨 있다.

사랑이야기의 관점에서 본다면 다른 이야기들 보다는 많이 나의 기대를 충족시켜 주었다. 사건 하나하나를 쉬 놓치지 않고 인물들의 심리와 행동을 하나하나 묘사하여 한명의 행동들이 모두 타당성을 가질 수 있도록 구성을 해놓았다. 전체적인 사랑 이야기가 11번째 사과나무에서 나오는 주인공처럼 해바라기 사랑을 하는 남녀와 그리고 그 사이를 겐세이 놓는 왈패 한명 이렇게 세명의 이야기가 중심을 이룬다. 하지만 보통의 이야기와는 달리 중심의 두명의 사랑이 부각되면 겐세이 놓는 사람이 점점 조미료처럼 서서히 위치를 잃어가는 반면 이 사랑 이야기에는 세명의 갈등이 끝까지 일관되게 유지되며 한사람 한사람의 생명력을 불어넣고 있다.

하지만 시대극으로서 이 작품을 보기에는 약간의 미진한 점이 있다. 격동의 시대를 표현하기 보다는 사랑의 이야기에 타당한 근거를 제공하는 양념으로 시대의 비극이 드러난것 같아 아쉬웠다. 계속 작가는 시대의 비극을 강조하려 중간중간 강조하려 한 부분이 많았으나, 아래의 독자서평에서도 말한것 처럼 신문의 한 귀절을 읽는듯한 느낌밖에 오지 않았다. 시대의 잔혹성을 아주 효과적으로 고발한 손님같은 작품보다는 많이 힘이 떨어지고 주제도 약한것이 단점이다.

하지만 이 작품의 장점이라면 이 두가지 주제에서 딱 중용의 길을 취해 누구나가 부담없이 읽을 수 있다는 점이다. 즉 사랑이야기를 읽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우리의 수난사를 생각할 수 있는 약간의 계기를 주고 있고 민족사나 어두운 과거를 그리는 것에는 약간 실패했지만 그래도 다른 소설들이 가지기 힘든 사랑에대한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고 부담없이 한번 읽어볼만할 소설이다.

어제 오늘 정신없이 읽어 봤는데.. 그냥 딱 중간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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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된 농담
박완서 지음 / 실천문학사 / 200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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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서씨는 글을 참 잘쓴다. 정말 어쩜 저렇게 잘 쓸까 싶게 문장이며 내용들이 술술 넘어간다. 그리고 그에 못지않게 담고있는 주제나 내용또한 무시못할 것들이다. 이 아주 오래된 농담이라는 책도 그렇다. 우리 사회가 기지고 있는 폐부에 차가운 메스를 들이밀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뇌리에 남는 단어가 농담이라는 말의 정의이다. 이 책을 읽는 내내 과연 농담이란 무엇일까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을 하게 되었다. 듣는 사람과 말하는 사람이 모두 거짓말임을 알면서도 서로 즐거워 하는것.. 이것이 농담이라면 우리가 말하고 행동하는 모든 양식들은 지금 이 농담의 범위에 안주하고 있지는 않는가라는 의문이 들었다. 내 얼굴을 보여주기 보다는 거짓된 가면을 보여주고 보는 사람도 그 가면이 거짓인줄 알면서도 거짓에 맞춰가며 장단을 맞추는.. 이 모든 행동들이 거짓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용은 온갖 농담의 일색이다. 주위의 상황과 만들어진 역할에 의해 행동하고 말하고..죽음까지도 결국에는 농담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게 만들어 버린다. 불륜은 물론이거니와 아이를 갖는 것 그리고 어머니를 모시는 것 등등 가장 가깜고 기본적인 인간관계인 가족의 농담에 대해 날카로운 의문을 던지고 있다. 그리고 작가는 그 와중에서도 절대로 냉철한 시선을 거두지 않고 누구에게나 똑같은 시선으로 똑같은 냉정함으로 대하고 있다. 서늘할 정도의 작가의 시선에 농담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마저도 동시에 냉담해 진다.

소설을 읽어오면서 이렇게 주인동에게 별 느낌을 가지지 못한 소설을 처음이었다. 내용이 재미 없는 것도 지루한 것도 아니었지만 나오는 인물 누구에게도 별 느낌을 갖지 못한채 냉정한 시선을 유지할 수 있었고, 이또한 작가의 노련한 의도라고 생각을 하니 정말 경탄을 아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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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토정비결 -상
이재운 지음 / 해냄 / 199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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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 재미있다. 원래 인물을 위주로 한 소설들이 다 거기서 거기지만 그래도 읽을때 마다 항상 새로운 재미를 느끼고는 한다. 예전 한참 인기를 끌던 소설이었는데.. 지금 우연히 구해서 읽게 되었다. 옛날에 나온 소설이지만 그래도 참 잼나게 읽었다.

토정비결은 우리가 연초에 뒤적거리는 운수풀이 책인데.. 그 책을지은 토정 이지함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그리고 그의 여정과 그 여정에서 만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여러 사람들과 두루 안면이 있고, 우리가 알고있던 임진왜란의 배후를 약간은 허구적이지만 그래도 나름대로의 타당한 이유와 함께 파헤쳐놔서 매우 재미가 있었다.
뭐 줄거리야 읽어보시면 다들 알 것이고..

항상 인물을 소재로한 소설은 우리에게 인기가 많았고 드라마로 많이 만들어 졌다. 동의보감의 허준이 그랬고, 임꺽정이 그랬고, 그리고 요즘은 상도의 임상옥이 드라마로 재현되고 있다. 이런 인물을 다룬 소설들은 그 인물들이 가진 개성들이 우리에게 너무나도 많은 만족을 줄 뿐만 아니라 영화를 보듯 우리에게 대리만족의 욕구충족도 함께 준다. 헐 이상하게 쓸데없는 이야기만 늘어놓았는데... 함 읽어 보시라 잼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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