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등
박범신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01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박범신씨의 글은 처음 접해보는 경험이라서 기대반 두려움 반으로 글을 읽었다. 처음에는 약간 딱딱한 느낌이 없잖아 있어 낙오해 버릴까 하는 생각도 해 보았지만, 가면 갈수록 풍성해 지는 내용이 나를 잡아 끌었다.

이야기는 전체적으로 목련을 상징으로 격동의 시절을 겪은 네사람의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그중 한사람은 화자이면서도 사랑의 삼각관계에 발을 들이고 있는 인물이고 나머지 셋은 격정적으로 사랑앓이를 하는 사람 들이다. 이 인물들이 겪는 시대와 그 시대를 겪으면서 겪는 사랑이야기가 담겨 있다.

사랑이야기의 관점에서 본다면 다른 이야기들 보다는 많이 나의 기대를 충족시켜 주었다. 사건 하나하나를 쉬 놓치지 않고 인물들의 심리와 행동을 하나하나 묘사하여 한명의 행동들이 모두 타당성을 가질 수 있도록 구성을 해놓았다. 전체적인 사랑 이야기가 11번째 사과나무에서 나오는 주인공처럼 해바라기 사랑을 하는 남녀와 그리고 그 사이를 겐세이 놓는 왈패 한명 이렇게 세명의 이야기가 중심을 이룬다. 하지만 보통의 이야기와는 달리 중심의 두명의 사랑이 부각되면 겐세이 놓는 사람이 점점 조미료처럼 서서히 위치를 잃어가는 반면 이 사랑 이야기에는 세명의 갈등이 끝까지 일관되게 유지되며 한사람 한사람의 생명력을 불어넣고 있다.

하지만 시대극으로서 이 작품을 보기에는 약간의 미진한 점이 있다. 격동의 시대를 표현하기 보다는 사랑의 이야기에 타당한 근거를 제공하는 양념으로 시대의 비극이 드러난것 같아 아쉬웠다. 계속 작가는 시대의 비극을 강조하려 중간중간 강조하려 한 부분이 많았으나, 아래의 독자서평에서도 말한것 처럼 신문의 한 귀절을 읽는듯한 느낌밖에 오지 않았다. 시대의 잔혹성을 아주 효과적으로 고발한 손님같은 작품보다는 많이 힘이 떨어지고 주제도 약한것이 단점이다.

하지만 이 작품의 장점이라면 이 두가지 주제에서 딱 중용의 길을 취해 누구나가 부담없이 읽을 수 있다는 점이다. 즉 사랑이야기를 읽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우리의 수난사를 생각할 수 있는 약간의 계기를 주고 있고 민족사나 어두운 과거를 그리는 것에는 약간 실패했지만 그래도 다른 소설들이 가지기 힘든 사랑에대한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고 부담없이 한번 읽어볼만할 소설이다.

어제 오늘 정신없이 읽어 봤는데.. 그냥 딱 중간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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