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리 걸작선
엘러리 퀸 엮음, 정연주 옮김 / 열림원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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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나를 잡을 수 없지. 나를 잡아넣을 수 있는 건 나 정도뿐이려나!"




20세기 미스터리의 거장 엘러리 퀸.

그가 직접 선별한 11명의 노벨문학상과 퓰리처상 수상 작가들의 단편이 실린 <미스터리 걸작선>.

11가지 맛있는 미스터리가 펼쳐진다.

재미도 있지만 추리 장르의 흐름과 정수를 보여주는 교과서 같은 느낌을 주는 책이다.


고전적인 퍼즐형 추리, 심리적 긴장감, 반전 구조 등의 다양함이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게다가 






<왜! 내 돈을 내 돈이라 하지 못하니? / 도둑이 필요해 / 아서 밀러>


나이트클럽에서 돌아와보니 집안에 도둑이 든 셸턴 부부.

도둑은 잡히고 그들의 귀금속은 찾았지만 그 안엔 엄청난 현금도 있다.

그러나 셸턴은 그 돈은 자기 돈이 아니라고 한다. 그럼 누구 돈??

언제 경찰이 자신을 잡으러 올지 몰라서 전전긍긍하며 살아가는 셸턴 부부의 고민을 풀어줄 사람은?



<그러게 완벽했어야지! / 설탕 한 스푼 / 윌리엄 포크너>


아내를 죽였다고 자수한 남자.

감옥에 갇혔으나 탈옥한 남자.

장인은 땅을 팔고 딸을 죽인 사위를 찾으러 가겠다고 보안관과 변호사를 불러 놓고 다짐을 한다.

그러다 위스키에 넣은 설탕 한 스푼에 기가 막히는 반전이 벌어지는데...


아니, 설탕 한 스푼 때문에 들통이 난다고?

그동안 장인을 띄엄띄엄 봤구먼!



<아니, 뭐 이런 황당한 경우가 다 있어? / 버드나무 길 / 싱클레어 루이스>


1인 2역으로 멋지게 은행을 털고, 1년 가까운 시간을 잘 숨어 지냈던 재스퍼 홀트.

너무나 완벽한 그의 연기 덕분에 그는 다시는 재스퍼 홀트가 되지 못했다는 웃픈 이야기~

그나저나 돈은 누가?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 / 헤밍웨이 죽이기 / 맥킨레이 캔터>


제목 때문에 질투에 눈먼 어느 작가가 대문호 헤밍웨이를 죽이는 이야긴가 했지만 절대 아님!

헤밍웨이라는 이름을 가지고도 그런 몹쓸 짓을 하다니~

언제나 나보다 더한 놈이 있게 마련!



<누가 새를 죽였나! / 여성 배심원단 / 수전 글래스펠>


남편을 죽인 혐의를 받는 이웃 여자.

결혼 전 그녀는 노래를 즐겨 부르던 명랑한 여자였다.

하지만 결혼생활 동안 그녀는 친구들과 멀어지고 지금은 남편을 죽인 혐의를 받고 있다.

보안관 부인과 마사는 남자들이 집안을 살피는 동안 부엌에서 라이트 부인에게 가져갈 물건들을 챙기다가 목이 부러진 새를 발견한다.


이 이야기가 장편으로 만들어졌다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포지올리 교수 시리즈 읽고 싶다! / 한낮의 대소동 / T.S. 스트리블링>


남편 살해 혐의로 내슈빌 주형무소로 이송될 캔시 부인.

마침 우연히 차를 몰고 랜스버그에 도착한 포지올리 교수는 카페에서 신문을 보면서 이 떠들썩한 사건의 범인이 따로 있다고 얘기하는데...

범죄심리학자 포지올리 교수님 신문만 보시고 범인을 프로파일 하시다니 매력 넘쳐요~




<이런 파렴치한이라니! / 기밀 고객 / 제임스 굴드 커즌스 >


기밀 고객이 주문한 책을 들고 찾아온 고객의 동생은 자신의 형이 이런 책을 주문했을 리 없다고 꼬장을 부린다.

이미 돌아가신 분의 명예를 위해 자신은 흔적을 남기지 않았으니 책값만 주고 가라는 주인에게 무슨 일이 벌어질까?




11편 모두가 내 맘에 들지는 않았지만 기발하다고 생각한 이야기들 때문에 즐거웠다.

단편이라서 좋았던 작품과 장편으로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작품도 있었다.

짧은 이야기에 치밀한 논리와 반전을 담아낸 이야기들은 읽는 시간이 즐거웠다.


엘러리 퀸이 아니었다면 이런 분들의 미스터리를 한 권에 담아낼 수 없었을 거 같다.

장르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들에게는 장르문학의 안내서 같은 책으로 고전적인 미스터리의 맛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작품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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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로의 살아있는 생각 라 클래시크 시리즈
헨리 데이비드 소로.시어도어 드라이저 지음, 김은영 옮김 / 윌마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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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책에서 자연에 깃든 형상, 시간, 변화, 지식과 지식의 근원 및 한계, 아름다움과 예술, 진실과 거짓, 현실과 환상, 도덕, 자유의지, 통제된 의지, 감정, 우주적 관점에서 본 선과 악, 슬픔과 기쁨, 자비와 잔혹, 사회, 종교, 정의, 죽음과 심지어 사후 세계에 이르기까지 그가 얼마나 다양한 주제들에 대해 깊이 사유했는지 알아보려고 한다.


<소로의 살아있는 생각>은 <월든>으로 각인된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생각들을 시어도어 드라이저가 엮어낸 책입니다.

우주, 지식, 도덕, 감정, 사회, 우정, 잘 사는 삶, 예술과 아름다움, 발전, 죽음 등 12개의 목록으로 나뉘어 소로의 생각들을 모아둔 책입니다.


먼저 읽으신 분들의 평이 좋기도 했고, <월든>만 읽어 본 저는 소로의 다른 글들을 접해보고 싶었는데 이 책이 딱 맞는 책이라고 생각했어요.

소로의 글들을 분야별로 나눠서 정리해둔 요약 노트 느낌이 들었습니다.





챕터마다 짧은 문장으로 그 챕터의 특성을 알려주고

각 단락마다 중요한 문장들을 단락이 끝나는 페이지에 원문과 함께 적어두었습니다.



책을 읽다가 가장 와닿은 글들은 바로 사회 부분이었어요.

최근 우리나라나 전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들에 대한 일침이나 혜안을 만날 수 있었거든요.

소로의 생각들이 21세기에도 옳음에 가까운 것들이라 많은 생각을 떠올리며 읽게 되더라고요.





이 책을 읽으며 나만의 정리 노트를 만들어봤습니다.

그저 인덱스를 붙이고 끝내기 보다 악필이지만 적어두고 싶었어요.

요즘 자기만의 문장 노트 만들기가 유행인 거 같은데 저도 계속 생각만 하다가 처음으로 시도해 봤습니다.

노트 필기 실력이 예전만 못하지만 이제 다시 시작하면 점점 예전 느낌이 나올 거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소로의 살아있는 생각>은 저에게 또 다른 의미를 주는 책이 되었습니다.



소로의 사상은 특정 인물이나 책에 영향을 받은 것이 아니라 놀라우리만치 독립적이고 자율적인 사유의 결과였다.


<월든>을 읽으며 참 많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고 독특한 성향을 가진 사람이라고 생각했었어요.

버지니아 울프가 "자기만의 방"을 토로했다면

소로는 '자기만의 생각'을 토로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많은 독서와 고독함 속에서 자신의 사유를 확장시켜간 소로의 글들은

잠시도 정보와 떨어져서는 살지 못하는 정보 과잉 증후군에 걸리 현대인들에게

남의 생각을 자기 생각이라 착각하지 말고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기르라는 가르침 같았습니다.



수많은 정보의 홍수 속에 파묻혀 사유 없이 노출된 우리에게 가장 부족한 것이 혼자만의 시간과 그 시간 속에서 생성되는 자기만의 사유라는 걸 소로가 말해줍니다.


얼마 전 친구랑 수다 떨면서 그런 얘기를 했어요.

20대 땐 도시 속 삶이 좋았는데 이제는 한적한 생활이 좋다고.

복잡하고 정신없는 시간대에서 삶의 활기를 느꼈던 때가 있었다면 

지금은 복잡하고 정신없는 시간이 아니라 단순하고 조용한 환경에서 나를 느끼며 사는 삶이 좋아집니다.



사회가 정해 놓은 박자에 맞추기 보다 그 리듬이 어떻든 간에 나에게 들리는 음악에 맞춰 걸어가자.


남들 눈

남들 시간대

남들 삶에 나를 비교하며 사는 삶은 더 이상 가치가 없습니다.


나에겐

나만의 눈이 

나만의 시간대가

나만의 삶이 있으니까요.


마음이 괴로운 건 남의 삶에 나를 투영하기 때문입니다.


'뱁새가 황새 쫓다가 가랑이가 찢어진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내 눈높이에서 나의 삶을 평화롭게 가꾸고 나의 사유를 넓히는 시간을 갖고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소로의 살아있는 생각>은 제목 그대로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소로는 이 세상에 없지만 그의 생각들은 살아남아 후세에게 영향을 주고 있네요.

그 영향을 받은 한 사람으로 그의 사유가 누군가를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고 깨달은 것들이라 더 깊게 와닿는 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숲속 오두막에서 소로와 함께 사유의 강을 건넌 기분입니다.

이 생각들을 좀 더 깊게 숙성 시키는 시간을 가지며 살아가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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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스크
레이 네일러 지음, 김항나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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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냥은 아무 목적 없이 파괴하는 행동에 불과했다...


2025년 휴고상 수상작이다.

아프리카의 코끼리를 구하기 위해 싸워온 다미라는 밀렵꾼들에게 사살당한다.

그녀의 의식은 국가기관에 보관되어 한 세기가 흐른 뒤에 복원된 메머드에게 이식된다.


메머드를 살리기 위해 메머드를 사냥하게 하는 아이러니...


복원한 메머드들은 야생성이 없다.

그들을 야생으로 돌려보내기 위해 아슬라노프 박사는 오래전 코끼리들을 연구하고 보호하기 위해 싸웠던 다미라 박사의 의식을 메머드에게 이식한다.

그녀라면 메머드들이 야생에서 살아남을 수 있도록 그들을 이끌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한편 이 야생 동물 공원을 유지하기 위해 아슬라노프 박사는 돈 많은 사람들에게 메머드 수컷을 사냥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하지만 다미라는 그 행동을 용서하지 않는다...







인간의 몸에서 메머드의 몸으로 옮겨온 다미라는 메머드의 특성으로 인해 과거의 모든 기억들을 또렷하게 느낄 수 있다.

자신이 살해당한 기억만 빼고...


인간의 기억을 가지고 메머드로 살아간다는 건 어떤 걸까?


집요한 밀렵꾼들의 코끼리 사냥.

그들에게 필요한 건 코끼리의 이빨 엄니다.

상아로 불리는 이 엄니를 갖기 위해 잔인하게 코끼리를 살육하는 그들.


그들에게서 코끼리를 지키려 노력했던 다미라는 동료들을 잃고 자기 자신까지 잃었다.

그리고 메머드가 되어 그들의 고통을 직접 체험한 다미라는 메머드들을 설득해 인간과의 전쟁을 선포한다.




그건 다 저 멀리서 일어난 살해로부터 시작된 거예요. 상아를 그저 물질로만 생각하는 사람들은 절대 볼 수 없는 저 멀리 어딘가에서 일어난 살해요. 자원 채취 지역에서 일어나는 살해요.


그저 동물인데

그저 상아일 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그 상아를 얻기 위해 거대한 코끼리가 무참하게 살해된다는 걸 깨우쳐주고 싶다.


<터스크>에는 코끼리들의 죽음의 잔상이 곳곳에 널려있다.

그리고 나는 이 책을 통해 코끼리들이 감상적이라는 걸 알았다.

그들은 트렁크로 냄새를 맡으면 기억 전체를 완전하게 되찾는다.


코끼리에 대해 거대한 동물이고, 코가 길고. 커다란 귀를 펄럭인다는 것만 알았던 나에게 이 이야기는 전혀 다른 감정을 느끼게 해준다.

한 번도 그들의 삶을 생각해 보지 못했던 나를 반성하게 했다..


다미라를 통해 야생동물을 이해하고 보호해야 한다는 생각하게 되고

스뱌토슬라프를 통해 밀렵꾼들의 생활과 상아를 소비하는 자들에 대해 분노를 느끼고

앤서니를 통해 가진 게 많아도 영혼이 없으면 살육을 통해 살아있음을 느껴야 하는 몇 안 되는 인간종에 대한 환멸을 느꼈고

아슬라노프 박사를 통해 과학기술로 고대 생물을 복원하는 게 옳은 건지, 사람의 의식을 다른 종에게 투여해도 되는지에 관해 사유하게 한다.



인간의 손과 발을 장식용으로 생각하는 외계인이 지구를 지배할 때가 온다면

우리에게도 삶의 터전이 살육의 현장이 될 것이다. 

인간종은 너무 많은 죽음을 불러온다..


지구 여기저기에서 벌어지는 전쟁을 실시간 뉴스로 보면서

소로의 문장들을 필사하며

<터스크>를 읽었던 시간.


나는 다미라가 되어 드넓은 초원을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메머드가 되어 보았다.

그 삶은 고용하고, 평화롭고, 다정했다.

우리가 살육하는 건 바로 그런 것들이다...


자연과 공존하는 법을 실천하며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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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구두
조조 모예스 지음, 이나경 옮김 / 다산책방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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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지도 모르죠. 하지만 상황을 바꿀 수 없으면, 어쩔 수 없습니다. 생각을 바꿔야죠.


조조 모예스는 독자를 웃겼다 울렸다를 자유자재로 할 수 있는 작가다.

<타인의 구두>를 읽으며 웃다가, 찡하다, 열받다, 조마조마하는 과정을 매 페이지마다 겪었다.


샘은 직장에서 상사의 괴롭힘을 당하고 있고, 집에는 우울증에 걸린 남편이 있다.

실질적인 가장인 샘은 바뀐 회의 시간에 쫓겨 급하게 나오고 차에 타서야 가방이 바뀐 걸 발견한다.

가방을 되돌려주러 가기엔 시간이 없고, 자신의 검정 플랫슈즈 대신 빨간 루부탱 15cm 하이힐을 신고 거래처에서 대박을 친다.


니샤는 남편과 호텔 로비에서 만나기로 하고 스포츠센터에서 옷을 갈아입으러 가방을 보다 자기 것이 아닌 걸 알게 된다.

그날은 아무도 그녀를 도와주지 않았다.

졸지에 남편에게 버림받고, 카드도 정지당하고 펜트하우스에서도 쫓겨난 니키는 운동복위에 샤워 가운을 걸치고 버텨보지만 냉랭한 남편은 그녀에게 땡전 한 푼 주지 않고 그녀를 내친다.


극과 극의 삶을 살던 두 여자를 이어주는 매개체는 바로 구두다.

그 구두를 바꿔 신은 날 한 여자는 굵직한 계약을 따내고, 한 여자는 모든 걸 잃었다.

이 이야기는 어떻게 흘러갈까?







"강인함. 진정한 강인함은 반드시 남의 요청을 들어주는 것만 뜻하지 않습니다. 강인함은 견딜 수 없는, 참을 수 없는 상황에서도 사랑하는 사람들을 돕기 위해 날마다 찾아가는 겁니다. 강인함은 온몸의 세포가 견디기 힘들다고 외쳐도 그 병실에서 시간을 보내는 겁니다."


작품 속 인물들 속에 들어가 그들과 함께하고 싶었다.

니샤를 엿 먹인 재수 없는 남편 놈 등짝 스매싱을 날려주고 싶었고

샘을 괴롭히는 사이먼의 면상에 사이다를 뿌려주고 싶은 충동을 참기 어려웠다.


하지만 나 같이 굴면 하수다!

샘과 니샤와 그 주변인들은 더 멋진 걸 준비했다.

이 극악한 상황에 서로를 돕는 사람들을 보는데 가슴이 뜨거워진다.


니샤는 구두를 찾아오면 위자료를 주겠다는 칼의 말에 구두를 찾아 나서고

샘은 구두를 돌려주러 갔으나 문이 닫힌 스포츠 센터 때문에 돌려주고 싶어도 돌려주지 못한다.

그러다 니샤는 샘을 찾아내고 회사로 찾아가 이렇게 소리친다.





내 구두 어쨌어. 이 도둑년아!



잠들기 전 조금만 읽고 자야지 했다가 날을 새워 버렸다.

새벽이 밝아오는데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서 다시 읽고 싶었다.

이들과 헤어지기 싫어서...


서로 어려운 상황에서 마주한 그들의 연대는 마음을 찡하게 했다.

나에게 니샤 같은 일이 생긴다면 나는 재스민처럼 니샤에게 손을 내밀 수 있을까?

내가 샘이라면 당장 은행 이자를 갚을 돈을 앤드리아에게 줄 수 있을까?


니샤를 위해 

니샤에게 위자료를 받아주기 위해 똘똘 뭉쳤던 그녀들은 자신만의 능력들을 발휘하게 된다.

나는 그 과정이 정말 좋았다.

평소에는 몰랐던, 위기 상황이나 특별한 상황에서 발휘되는 재치와 끼와 기발함과 용기를 발견할 때 시쳇말로 '소름 끼치게' 좋았다.



니샤처럼 안온함을 유지하기 위해 자신을 버리고 백조처럼 발장구를 쳐야만 했던 삶도

샘처럼 가족의 기대에 맞추느라 자신을 잃어버린 삶도 결국은 나 자신만이 끊어낼 수 있다.


얽매이는 삶을 살았던 두 영혼이 바뀐 구두와 함께 연결되어 각자의 삶을 지탱하는 힘을 발견하는 과정에서 그들을 응원하며 나도 즐거웠다.

소설을 읽는 순기능 중에 남의 삶을 통해 나를 돌아보기가 있다.

<타인의 구두> 속 인물들에게서 다양한 감정을 배우는 시간이었다.


항상 작은 친절을 베풀어야겠다.

그 친절이 나를 어떤 모험 속으로 이끌지 모르니까.


작가의 힘든 시간을 걸쳐 세상에 나온 이 작품 속엔 작가가 독자들에게 건네고 싶은 분위기가 있다.

인생은 완벽하지 않고, 언제나 예상치 못하게 흘러갈 수 있지만 그 변화가 꼭 나쁜 건 아니라는 것.


지금 변화의 한복판에서 마음고생을 하는 분들이 있다면 니샤와 샘을 소개해 주고 싶다.

적어도 그들을 통해 '살아갈 용기'를 얻을 수 있을 테니.

그리고 좋은 친구를 만날 수 있는 기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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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척학전집 : 훔친 심리학 편 - 있어 보이는 척하기 좋은 인간 매뉴얼 세계척학전집 2
이클립스 지음 / 모티브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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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의 이론에 따르면, 이유 없이 강렬하게 싫은 것은 대게 내 그림자다. 반대로 이유 없이 강렬하게 끌리는 것도 그림자일 수 있다. 내가 억누른 야망, 자유로움, 반항심. 그것을 가진 사람에게 묘하게 끌린다. 팬심의 상당 부분은 투사다.


재밌는 책을 만났다.

종종 심리학 책들을 읽긴 했지만 이렇게 머릿속에 쏙쏙 들어오는 책은 없었다~

어려운 용어들도 이상하게 어렵게 느껴지지 않고, 복잡한 심리학 이론도 복잡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마치 공부 잘하는 친구의 정리 잘한 노트를 빌려 본 느낌이다.

이 노트 필기 잘 외우면 시험에 100점 맞을 거 같은 느낌이다!





나의 그림자

나의 열등감.

알고는 있었지만 들여다보지 못했던 감정들에 대해 생각해 본다.

아직도 불쑥불쑥 떠올라 이불 킥을 하게 하는 그때의 감정들..


책을 통해 그때를 소환해서 내 감정을 들여다보는 시간이었다.

심리학 책을 읽으며 심리학에 대해 배우는 게 아니라 나 자신을 배우는 느낌이었다.




"5분의 호의", 5분 안에 할 수 있는 작은 도움을 베풀어라. 소개해 주기, 피드백 주기, 정보 공유하기. 대가를 기대하지 마라.


나는 기버였다.

하위권에 있는.

나는 테이커는 재수 없게 생각했고

매쳐를 만나면 정 없다고 생각했다.


이 오랜 생각들을 바꾸는데 그 페이지를 읽는 시간만 걸렸다.

그동안은 왜 못 바꿨을까?

나는 앞으로 성공하는 기버가 되고 싶다. 




"참가자들 중 상당수는 자신의 판단이 옳다고 확신했다. 하지만 그들은 집단에서 튀는 것, 다르게 보이는 것을 견디지 못했다"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행동을 솔로몬 애쉬의 동조 실험에서 깨닫는데

이 행동들이 사회적 규범이 되어 세뇌되고 있었다.

그리고 우리는 드라마나 영화에서 튀는 인물, 다르게 보이는 사람에게 열광한다.

다수가 옳다고 하는 말만 믿고 사회가 그렇게 돌아가니까 라고 나를 사회의 규범에 맞추며 살았던 시간이 아이들에게 헬조선을 선사했다.

이젠 현실에서도 동조하지 말고 다르게 말하는 걸 익혔으면 좋겠다.

이렇게 자신의 눈을 믿는 사람이 많아지고 그들의 목소리가 울리면 사회도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게 될 것이고 우리의 삶도 좋아질거라 믿는다.



결혼하지 않겠다! 고 결심했던 내가 결혼한 건 남자에 대한 믿음을 상실한 나에게 어디에 있던 무엇을 하던 그가 하는 말이라면 믿게 만든 사람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보울비의 애착 이론으로 나는 내 연애성향을 분석했고, 내가 왜 결혼했는지를 이해(?) 할 수 있었다.


결혼 후 한동안 별것도 아닌 거 가지고 언성을 높였던 그 시기.

서로 주도권을 쥐려고 그랬다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우린 서로의 코끼리를 적으로 보고 덤볐던 탓이라는 걸 하이트가 알려줬다.



이 책은 심리학 거장들의 통찰을 일상 언어로 바꾸어 쉽게 접할 수 있게 만들었다.

그래서 '훔쳤다'고 표현했나 보다~


책을 읽으며 나뿐 아니라 내 주변인들을 소환했던 시간이었다.

덕분에 그때 나의 행동과 그들의 행동을 떠올리며 불편했고, 마음 상하고, 힘들었던 상황들을 이해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지식 유튜버 이클립스. 

이분은 요점정리의 천재인 거 같다.

복잡하고 잘 이해되지 않았던 심리학을 쉽게 생각하게 만들다니~

덩달아 이분의 첫 번째 책 <훔친 철학 편>도 궁금해진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고 싶은 사람들이 읽어보면 좋겠다.

나를 아는 시간임과 동시에 내 주변인들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일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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