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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소 밀레르의 소설
마르소 밀레르 지음, 양영란 옮김 / 밝은세상 / 2026년 6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
우리 부부에게는 서로 입 밖으로 꺼내서는 안 되는 말이 있다.
작가가 누구냐에 대한 이슈로 궁금증을 더했던 <마르소 밀레르의 소설>은 베스트셀러 작가인 마르소 밀레르가 벼랑에서 추락하는 순간 그가 보고 느끼는 감정으로 시작한다. 그래서 마음 한켠이 서늘해지며 이야기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베스트셀러 작가인 마르소는 아내 사라, 딸 에르미온, 아들 방자맹과 오랜 친구인 롤랭, 카렌, 알렉시등과 평화롭고 아름다운 레만호와 알프스산맥의 자연 속에서 평화롭게 살아간다.
그의 원고 마감을 축하하는 작은 파티가 열리고 마르소는 사라진다.
그리고 추락사한 모습으로 발견된다.
평소에도 암벽등반을 즐기던 마르소는 아무런 장비도 갖추지 않고 맨손 등반을 즐겼다.
그러기에 그의 추락은 사고사로 결론 난다.
하지만 그의 죽음 이후 HSBC 은행으로부터 사라, 롤랭, 알렉시에게 편지가 도착한다.
마르소가 보낸 편지엔 그가 수십 년간 감추고 있었던 이야기를 소설로 썼으며 안전금고에 돈과 원고가 있을 거라는 내용이다.
사라는 은행을 찾아가고, 사라보다 먼저 도착해있던 롤랭과 알렉시를 본다.
안전금고엔 거액의 돈이 있었지만 마르소의 원고는 없다.

나는 이제 곧 내가 발견하게 될 그 무엇, 우리 세 사람이 찾아내게 될 그것이 너무 두려워. 그러니까 당신의 수수께끼 같았던 행적 모두가 앞으로 거침없이 몰아치게 될 폭풍의 예고편이었단 말이지? 앞으로 내가 찾아낼 진실이 뭔지 몰라도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생각만 해도 두려워.
사라는 사라진 원고를 찾으려 하지만 원고의 행방은 묘연하고, 누군가에게 감시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마르소가 사라지고 그가 간직했던 비밀이 담긴 원고도 사라지자 사라는 마르소의 죽음도 사고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경찰은 사라의 말을 귓등으로도 안 듣고(이 대목에서 경찰서장 델마 그 인간을 쥐어 패주고 싶었음...) 아이들은 서먹거리고, 동업자이자 롤랭의 아내인 카렌이 아이들을 돌보며 사라의 편의를 봐주고 있지만 묘하게 거슬린다.
사라의 관점과 카렌의 관점 그리고 사라진 마르소의 원고가 들려주는 이야기로 정신없이 옮겨가다 보면 마르소 밀레르라는 인간이 참 위대해 보인다.
그 모든 사실을 가슴에 묻고 어떻게 버텨냈는지..
마르소에겐 비행기 사고로 죽은 아버지와 숲에서 실종된 여동생 제이드가 있다.
그의 과거에 소중했던 두 사람의 부재가 그가 작가가 될 운명을 부여했다.
사라의 짜증과 분노와 정신없음을 내가 직접 체험하는 기분이 들고
한 겹씩 한 겹씩 드러나는 진실들이 가슴을 죄어온다.
페이지는 줄어드는데 결과는 보이지 않아서 이 이야기의 끝이 어떨지 가늠이 안 된다.
고요하고 평화로운 자연속에 묻어둔 인간들의 추잡하고 추악한 비밀들...
미칠 것 같은 감정의 폭풍이 몰아치고 믿었던 모든 것들의 진실이 밝혀지는 순간에 이르면 마르소 밀레르의 인생은 참으로 알 수 없는 인생이 된다.
그리고 남겨진 전사 같은 사라의 모습은 엉망진창이지만 묘하게 매력적이다.
내 주변인들의 진실은 무엇일까?
내가 알고 있는 그들의 모습은 그 자체일까?
이런 생각이 자꾸 드는 이야기 <마르소 밀레르의 소설>
책을 읽으며 생각해 본다.
도대체 마르소 밀레르라는 작가는 누구일까?
표지 날개에 줄줄이 박힌 기욤 뮈소의 책 광고가 그가 마르소임을 출판사가 은근히 얘기해 주는 걸까? 싶다.
뭔가 몰아가는 스타일이 기욤 뮈소랑 비슷하기에.
세상에 믿을 놈 하나 없고.
귀신보다 인간이 젤 무섭다는 진실을 확실하게 각인시켜 주는 이야기였다.
어째서 양심 없는 것들이 양심 있는 사람보다 오래 살아남는 걸까?
이것조차도 인간사 아이러니지...
긴장감과 배신의 향연을 느껴보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