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스크
레이 네일러 지음, 김항나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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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냥은 아무 목적 없이 파괴하는 행동에 불과했다...


2025년 휴고상 수상작이다.

아프리카의 코끼리를 구하기 위해 싸워온 다미라는 밀렵꾼들에게 사살당한다.

그녀의 의식은 국가기관에 보관되어 한 세기가 흐른 뒤에 복원된 메머드에게 이식된다.


메머드를 살리기 위해 메머드를 사냥하게 하는 아이러니...


복원한 메머드들은 야생성이 없다.

그들을 야생으로 돌려보내기 위해 아슬라노프 박사는 오래전 코끼리들을 연구하고 보호하기 위해 싸웠던 다미라 박사의 의식을 메머드에게 이식한다.

그녀라면 메머드들이 야생에서 살아남을 수 있도록 그들을 이끌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한편 이 야생 동물 공원을 유지하기 위해 아슬라노프 박사는 돈 많은 사람들에게 메머드 수컷을 사냥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하지만 다미라는 그 행동을 용서하지 않는다...







인간의 몸에서 메머드의 몸으로 옮겨온 다미라는 메머드의 특성으로 인해 과거의 모든 기억들을 또렷하게 느낄 수 있다.

자신이 살해당한 기억만 빼고...


인간의 기억을 가지고 메머드로 살아간다는 건 어떤 걸까?


집요한 밀렵꾼들의 코끼리 사냥.

그들에게 필요한 건 코끼리의 이빨 엄니다.

상아로 불리는 이 엄니를 갖기 위해 잔인하게 코끼리를 살육하는 그들.


그들에게서 코끼리를 지키려 노력했던 다미라는 동료들을 잃고 자기 자신까지 잃었다.

그리고 메머드가 되어 그들의 고통을 직접 체험한 다미라는 메머드들을 설득해 인간과의 전쟁을 선포한다.




그건 다 저 멀리서 일어난 살해로부터 시작된 거예요. 상아를 그저 물질로만 생각하는 사람들은 절대 볼 수 없는 저 멀리 어딘가에서 일어난 살해요. 자원 채취 지역에서 일어나는 살해요.


그저 동물인데

그저 상아일 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그 상아를 얻기 위해 거대한 코끼리가 무참하게 살해된다는 걸 깨우쳐주고 싶다.


<터스크>에는 코끼리들의 죽음의 잔상이 곳곳에 널려있다.

그리고 나는 이 책을 통해 코끼리들이 감상적이라는 걸 알았다.

그들은 트렁크로 냄새를 맡으면 기억 전체를 완전하게 되찾는다.


코끼리에 대해 거대한 동물이고, 코가 길고. 커다란 귀를 펄럭인다는 것만 알았던 나에게 이 이야기는 전혀 다른 감정을 느끼게 해준다.

한 번도 그들의 삶을 생각해 보지 못했던 나를 반성하게 했다..


다미라를 통해 야생동물을 이해하고 보호해야 한다는 생각하게 되고

스뱌토슬라프를 통해 밀렵꾼들의 생활과 상아를 소비하는 자들에 대해 분노를 느끼고

앤서니를 통해 가진 게 많아도 영혼이 없으면 살육을 통해 살아있음을 느껴야 하는 몇 안 되는 인간종에 대한 환멸을 느꼈고

아슬라노프 박사를 통해 과학기술로 고대 생물을 복원하는 게 옳은 건지, 사람의 의식을 다른 종에게 투여해도 되는지에 관해 사유하게 한다.



인간의 손과 발을 장식용으로 생각하는 외계인이 지구를 지배할 때가 온다면

우리에게도 삶의 터전이 살육의 현장이 될 것이다. 

인간종은 너무 많은 죽음을 불러온다..


지구 여기저기에서 벌어지는 전쟁을 실시간 뉴스로 보면서

소로의 문장들을 필사하며

<터스크>를 읽었던 시간.


나는 다미라가 되어 드넓은 초원을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메머드가 되어 보았다.

그 삶은 고용하고, 평화롭고, 다정했다.

우리가 살육하는 건 바로 그런 것들이다...


자연과 공존하는 법을 실천하며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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