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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로의 살아있는 생각 ㅣ 라 클래시크 시리즈
헨리 데이비드 소로.시어도어 드라이저 지음, 김은영 옮김 / 윌마 / 2026년 2월
평점 :

나는 이 책에서 자연에 깃든 형상, 시간, 변화, 지식과 지식의 근원 및 한계, 아름다움과 예술, 진실과 거짓, 현실과 환상, 도덕, 자유의지, 통제된 의지, 감정, 우주적 관점에서 본 선과 악, 슬픔과 기쁨, 자비와 잔혹, 사회, 종교, 정의, 죽음과 심지어 사후 세계에 이르기까지 그가 얼마나 다양한 주제들에 대해 깊이 사유했는지 알아보려고 한다.
<소로의 살아있는 생각>은 <월든>으로 각인된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생각들을 시어도어 드라이저가 엮어낸 책입니다.
우주, 지식, 도덕, 감정, 사회, 우정, 잘 사는 삶, 예술과 아름다움, 발전, 죽음 등 12개의 목록으로 나뉘어 소로의 생각들을 모아둔 책입니다.
먼저 읽으신 분들의 평이 좋기도 했고, <월든>만 읽어 본 저는 소로의 다른 글들을 접해보고 싶었는데 이 책이 딱 맞는 책이라고 생각했어요.
소로의 글들을 분야별로 나눠서 정리해둔 요약 노트 느낌이 들었습니다.

챕터마다 짧은 문장으로 그 챕터의 특성을 알려주고
각 단락마다 중요한 문장들을 단락이 끝나는 페이지에 원문과 함께 적어두었습니다.

책을 읽다가 가장 와닿은 글들은 바로 사회 부분이었어요.
최근 우리나라나 전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들에 대한 일침이나 혜안을 만날 수 있었거든요.
소로의 생각들이 21세기에도 옳음에 가까운 것들이라 많은 생각을 떠올리며 읽게 되더라고요.

이 책을 읽으며 나만의 정리 노트를 만들어봤습니다.
그저 인덱스를 붙이고 끝내기 보다 악필이지만 적어두고 싶었어요.
요즘 자기만의 문장 노트 만들기가 유행인 거 같은데 저도 계속 생각만 하다가 처음으로 시도해 봤습니다.
노트 필기 실력이 예전만 못하지만 이제 다시 시작하면 점점 예전 느낌이 나올 거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소로의 살아있는 생각>은 저에게 또 다른 의미를 주는 책이 되었습니다.
소로의 사상은 특정 인물이나 책에 영향을 받은 것이 아니라 놀라우리만치 독립적이고 자율적인 사유의 결과였다.
<월든>을 읽으며 참 많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고 독특한 성향을 가진 사람이라고 생각했었어요.
버지니아 울프가 "자기만의 방"을 토로했다면
소로는 '자기만의 생각'을 토로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많은 독서와 고독함 속에서 자신의 사유를 확장시켜간 소로의 글들은
잠시도 정보와 떨어져서는 살지 못하는 정보 과잉 증후군에 걸리 현대인들에게
남의 생각을 자기 생각이라 착각하지 말고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기르라는 가르침 같았습니다.
수많은 정보의 홍수 속에 파묻혀 사유 없이 노출된 우리에게 가장 부족한 것이 혼자만의 시간과 그 시간 속에서 생성되는 자기만의 사유라는 걸 소로가 말해줍니다.
얼마 전 친구랑 수다 떨면서 그런 얘기를 했어요.
20대 땐 도시 속 삶이 좋았는데 이제는 한적한 생활이 좋다고.
복잡하고 정신없는 시간대에서 삶의 활기를 느꼈던 때가 있었다면
지금은 복잡하고 정신없는 시간이 아니라 단순하고 조용한 환경에서 나를 느끼며 사는 삶이 좋아집니다.
사회가 정해 놓은 박자에 맞추기 보다 그 리듬이 어떻든 간에 나에게 들리는 음악에 맞춰 걸어가자.
남들 눈
남들 시간대
남들 삶에 나를 비교하며 사는 삶은 더 이상 가치가 없습니다.
나에겐
나만의 눈이
나만의 시간대가
나만의 삶이 있으니까요.
마음이 괴로운 건 남의 삶에 나를 투영하기 때문입니다.
'뱁새가 황새 쫓다가 가랑이가 찢어진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내 눈높이에서 나의 삶을 평화롭게 가꾸고 나의 사유를 넓히는 시간을 갖고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소로의 살아있는 생각>은 제목 그대로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소로는 이 세상에 없지만 그의 생각들은 살아남아 후세에게 영향을 주고 있네요.
그 영향을 받은 한 사람으로 그의 사유가 누군가를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고 깨달은 것들이라 더 깊게 와닿는 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숲속 오두막에서 소로와 함께 사유의 강을 건넌 기분입니다.
이 생각들을 좀 더 깊게 숙성 시키는 시간을 가지며 살아가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