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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잘했다, 그걸로 충분하다 ㅣ 나태주의 인생 시집 1
나태주 지음, 김예원 엮음 / 니들북 / 2025년 11월
평점 :

풀꽃 시인 나태주 님의 인생 시집 시리즈를 니들북에서 기획하고 첫 번째 시집이 나왔습니다.
그동안 발표된 시들 중 시인님의 일급 독자이자 여러 차례 책을 같이 쓴 김예원 작가님이 골라낸 시들입니다.
인생 시집 시리즈 1권은 '청소년을 위한 시집', 2권은 '청춘을 위한 시집", 3권은 '마흔을 위한 시집'으로 기획되었다고 합니다.
첫 번째 시집이자 '청소년을 위한 시집'을 읽으면서 어릴 때로 돌아간 기분이었어요.
나 어릴 때 이렇게 말해주는 어른이 있었으면 어땠을까?
아이들과 소통이 잘 안되고
날선 아이에게 어떻게 말을 붙일까 고민인 분들에게 이 시집을 추천합니다.
책도 안 읽는데 시집은 읽을까라는 생각이 들겠지만
나태주 시인님은 아이들이 시를 좋아한다고 말합니다.
일선 학교로 문학강연을 하러 다니시면서 아이들이 시를 좋아하고, 시를 필요로 한다는 걸 많이 보고 느끼셨다고 합니다.
어쩜 어른들의 말법이 아이들에게는 거부감을 줄 수 있겠지만
나태주 시인님의 다정하고 부드러운 시는 어른들의 마음을 아이들에게 온전히 전달해 줄지도 모릅니다.

노력하라고 소리치지 말고
<인생>이란 시를 통해 깨닫게 하면 어떨까요.
한 번의 부끄러운 일을 덮을 때 당장은 마음을 놓겠지만 그것이 되풀이될 거라는 걸 <한 번의 부끄러운 일>로 알려줄 수 있을 거 같습니다.

호아킨 소로야의 그림들이 보는 거 자체로도 마음을 다독입니다.
평화롭고 따스하고 다정한 그림들은 가족을, 친구를, 따뜻한 이들을 떠올리게 하죠..
소로야의 그림들이 풍성한 색채의 느낌과 함께 마음을 몽글하게 해줍니다.
그래서인지 이 시집은 읽는 내내 조카들을 생각하며 읽었네요.
이 시는 그 녀석에게 보내주면 좋겠다.
이 시는 잘 담아놨다가 조카 녀석들 중에 고민하는 녀석이 있을 때 보내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했네요.

어른이 어른 티를 내며 말하게 되는 것들이 있습니다.
저도 그맘때는 어른들의 말이 귀에 들어오지 않았죠.
그냥 누구나 하는 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요즘 가끔 아이들하고 얘기할 기회가 생길 때면 내가 하는 말이 과연 저 아이한테 가닿을까? 의심스럽습니다.
그래서 되도록 말을 아끼려고 하는데 그게 참 어렵죠...
이 시집을 읽으며 나태주 님의 시로 내 마음을 전달할 수 있을 거 같아서 즐거웠네요.
아이들뿐만 아니라 주변에도 이상하게 말을 할수록 소통보다는 오해가 쌓이는 사람이 있는데 그럴 때 시로 전달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해봤습니다.
<부모 마음>
이 시를 읽는 모든 사람들이 같은 생각을 할 거 같습니다.
누군가가 나에게 저렇게 말하면 잔소리처럼 들리는데
시로 읽으니 그 마음이 온전히 와닿는 기분이에요...
우리가 다 아는 말로 시를 만들어 주신 나태주 님께 감사드립니다..
언제나 이분 시를 읽으면 어렵지 않고, 단순하면서도 심오한 느낌을 줍니다.
누구나 아는 말로 시를 쓰셔서 더 존경스럽습니다.
무릇 시는 어렵고
어려운 말들의 잔치 같고
항상 다른 뜻을 유추해야 하는 그 복잡한 마음이 시를 어렵게 느끼게 하는데
나태주 시인의 시는 쉽습니다.
그래서 더 감동스럽죠..
온기 있는 어른의 말.
저는 이 시집에 담긴 시를 이렇게 표현하고 싶습니다.
다정하게 다독이는 어른의 말이라고...
사랑하는 이와 말이 통하지 않다고 생각되시면
이 시집을 만나 보세요.
그중에 가장 하고 싶은 말이 담긴 시를 손수 적어서 보여주시면 어떨까요?
시들이 마음을 움직입니다.
저처럼 고인 어른의 마음도 움직이는데
즐겁게 흘러가는 아이들의 마음에선 얼마나 요동을 칠까요..
아름다운 그림들과 다정한 말이 곁에 있으니 마음이 한결 부드러워지는 거 같습니다.
<참 잘했다, 그걸로 충분하다>
이 제목만으로 정말 충분합니다...
그리고 책을 좋아 하시는 분들에게 이 시를 드립니다.
<좋은 책>
좋은 책을 많이 읽은 날은
밥을 먹지 않아도 배가 부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