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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예술로 여행하기
함혜리 지음 / 파람북 / 2025년 2월
평점 :

"프랑스는 예술이다!"
여행을 다녀오고 나서 가장 아쉬운 점은 여행지의 유명한 관광명소만 찍고 왔다는 것이다.
그것도 허겁지겁.
일정에 치여서 그저 눈도장만 찍고 오는 게 여행이라고 생각했다.
동생 보러 영국 가서 한 달 있다 왔을 때 가장 아쉬웠던 게 런던 박물관을 못 가본 것.
긴 줄이 한도 끝도 없이 늘어선 그곳에서 하루를 보낼 수 없어서 대신 내셔널 갤러리로 만족해야 했다.
그 여름 한 달 동안 나는 영국의 국립공원들을 주로 다녔었다.
도심에서 떨어져 한적한 곳들을 다녔던 기억은 지금도 답답한 숨을 몰아쉴 때 내가 꺼내보는 풍경이다.
<프랑스, 예술로 여행하기>는 작가 함혜리의 프랑스 예술 여행기다.
유럽 최고의 예술의 도시 파리에서 그 도시가 품고 있는 인류의 예술의 발자취를 흠뻑 들이마시고 온 이야기를 담았다.
그리고 이어진 남프랑스 여행에서도 작가의 예술 찾기는 계속되었다.
마지막 르코르뷔지에 건축을 찾아가는 여정은 나도 가보고 싶은 여정이었다.
프랑스를 갈 때 이 책을 들고 가서 이곳에 담긴 모든 박물관과 전시장을 다녀보는 것도 좋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파리에서 만난 예술의 장소는 루브르 박물관, 오르세 미술관, 오랑주리 미술관이 대표적이다.
이 세 곳은 너무 유명해서 이름은 들어본 장소들이다.
그 외에 모네의 작품을 가장 많이 소장한 미술관은 마르모탕 모네 미술관으로 관광객들에게 덜 알려진 곳이라 한적하게 감상하기 좋은 곳이라고 한다.
퐁피두 센터는 현대미술의 산실로 국립현대미술관이 있다.
거대한 기계 설비를 연상하게 하는 문화공장의 모습은 지금 봐도 독특하다. 무려 50년 전 이 건물을 마주한 파리 시민들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파리 곳곳의 공공장소와 갤러리, 문화공간, 도서관까지 모두 담겨있는 책을 읽으며 파리에 있는 느낌이다.
독특한 건축물들이 상징이 된 데에는 리더의 과감한 결정이 한몫했다.
이제는 전 세계 사람들에게 루브르의 상징이 된 유리 피라미드는 엄청난 반대에도 불구하고 파리 시민들을 계속 설득하며 지어서 이제는 파리의 명물이 되었다.
루브르는 이제 그 이름을 브랜드화 시켜서 해외로 확장하고 있다.
우리가 다른 나라를 여행하는 이유는 그 나라의 문화와 색다른 모습을 보기 위해서다.
이 책에 담긴 프랑스의 건축물들을 보면서 콘크리트 숲으로 둘러싸인 우리나라의 강산을 떠올리니 한숨만 나온다..
프랑스의 럭셔리 브랜드들의 예술 마케팅도 정말 부러운 것들 중에 하나.
세계적 패션 기업의 회장님들이 개인 컬렉션들을 공개하고 그 공간이 또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은 모습이 참 부러웠다.
그저 다른 나라에 가면 먹는 거나 찾고, 유명한 곳에서 사진만 찍고 오는 그런 여행이 아니라
이렇게 목적 있는 여행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에서나 보던 작품들과 건축물들을 나만의 걸음으로 느끼며 음미하는 시간을 갖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잘 몰랐던 도시의 배경과 예술의 역사를 함께 다뤄서 여러모로 알찬 정보가 담겨있는 <프랑스, 예술로 여행하기>
르코르뷔지에의 건축물을 사진이 아닌 실물로 보고 싶다.
이 책에 담긴 모든 건축물의 실물을 볼 수 있음 얼마나 좋을까!
피르미니 생피에르 성당 내부에 들어서기만 해도 우주에 발을 들여놓은 거 같은 느낌을 받을 거 같다...
파리가 지저분하고, 냄새도 나고, 도둑도 들끓는 도시라는 이면도 있지만
분명한 것은 예술을 사랑하고, 그것을 모든 시민들의 같이 누릴 수 있는 기반 시설이 아주 잘 되어 있다는 걸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아는 만큼 보이는 법이니
늘 예술 속에서 사는 사람들의 마음엔 항상 무언가가 존재할 것이다.
도시의 찌듦을 마음에 새기는 사람들과 예술작품을 마음에 새기는 사람들의 마음의 여유는 다를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