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삼국지연의보다 재미있는 정사 삼국지 1~2 세트 - 전2권 - 20만 유튜브 독자들을 소환한 독보적 역사채널 써에이스쇼의 삼국지 정사 삼국지
써에이스 지음 / 원너스미디어 / 2020년 2월
평점 :
절판


 

 

 

 

 

 

 

삼국지를 처음 읽었을 때가 생각난다.

중학교 겨울방학 때였다. 책장 맨 위에 6권인가 8권인가 세트로 꽂혀있던 삼국지가 있었다.

호기심에 들춰보다가 앞장에 담겨 있던 그림들에서 관우와 장비의 그림을 보고 호기심이 일었다.

삼국지의 주요 인물들의 그림이 담겨 있었는데 나는 유독 관우와 장비의 그림에 혹 했던 거 같다.

 

세로쓰기 두 문단으로 된 아주 오래된 책이었다.

읽기도 생소한 세로 읽기를 왜 시작했는지 모르겠지만 읽다 보니 나도 모르게 빠져들었다.

한자도 무수히 많았지만 다 괄호 안에 쓰여 있어서 뜻도 모르면서 한글만 읽어갔다.

그렇게 내게 삼국지는 조조는 나쁜 놈!

유비, 관우, 장비는 좋은 사람들~이라는 공식으로 연거푸 읽히는 시리즈가 되었다.

 

이후에 나관중의 삼국지를 박종화 님이 번역한 책을 소장하고 계속 읽었다.

해리 포터가 나오기 전까지는 심란하거나 생각이 복잡할 때 숨어드는 책이 바로 삼국지였다.

그렇게 삼국지를 읽으며 나도 자랐고 어른이 되어서 읽을 때마다 눈에 들어오는 인물은 유비도 관우도 장비도 제갈량도 아닌 조조였다.

 

간웅 조조.

삼국지연의에서 조조는 희대의 간웅이자 경망스럽고 잔인한 인물로 나오지만 나는 점점 조조가 유비보다 마음에 들기 시작했다.

유비가 그 많은 인재들의 도움을 받고도 우유부단함에 자기 발목을 잡을 때

조조야말로 스스로 인재를 발굴하고 적재적소에 써먹으며 병법도 쓸 줄 알고, 휘하의 내로라하는 장수들도 다스릴 줄 알았다.

그런 점이 어른이 되면서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번에 읽은 정사 삼국지는 어느 편에 치우치지 않고 이야기하는 매력이 있다.

정사여서 그런지 각각의 인물에 대한 평이 골고루 이루어진 느낌이 든다.

그리고 삼국에 대해서도 공정하게 다루고 있다.

우리가 아는 삼국지연의의 소설적 내용을 거둬낸 담백한 삼국지의 이미지랄까?

 

유비, 관우, 장비의 도원결의가 정사에는 언급되지 않았다고 하니 이것은 소설적 장치였을까? 아님 정사에 기록 가치가 없어서 빼버린 것일까?

정사에 기록된 유비는 어쩜 그리도 겁이 많고, 똑똑한 처신을 한 번도 안 보여 줄까?

그가 위대한 인물임을 알려주는 말은 수많은 백성들이 그를 따랐다는 말인데, 어쩜 자신의 안위보다는 백성들을 먼저 걱정하고 그들 편에서 결정을 하는 일들이 권력을 앞에 둔 무리들에게는 우유부단하고, 답답해 보인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때도 지금도 백성이나 국민을 위하는 일은 정치나 권력 앞에서 무능으로 치부되기는 마찬가지 아닌가 싶다.

 

정사라 해서 좀 딱딱하고 읽기 어려울 거라 지레짐작했는데 이 책은 마치 삼국지에 대한 강의를 책으로 읽는 기분이었다.

 

 

 

 

 

 

 

삽입된 귀여운 그림체가 글을 좀 더 읽기 편하게 만들어 주었다.

한눈에 현재 설명하고 있는 상황을 파악할 수 있게 그림으로 보여주고 새로운 인물이나 사건에 대한 주석을 따로 달아서 긴 설명 없이 이야기를 이어간다.

 

2권에 담기에는 짧은 분량이라고 생각했지만 사실의 기록을 다른 것이기에 삼국지연의보다는 내용이 짧을 수밖에 없음을 인정한다.

다만 삼국지의 백미 적벽대전과 제갈량의 활약에 대한 묘사가 거의 없어서 아쉬웠다.

우리가 그렇게 대단하게 알았던 제갈량 역시도 역사의 한 페이지에서는 몇 글자로 묘사되는 인물일 뿐이었다.

 

쎄에이스는 유투브에서 역사를 고증하고 알아가는 채널을 운영 중이다.

그래서인지 글이 막힘없이 흐르고, 일목요연하게 정리된 삼국지의 '사실'들만 나열했기에 마치 시험 전에 보는 서머리를 보는 느낌이다.

 

소설적 재미는 없었지만

많은 인물들과 사건들을 집약해서 보여준 정사 삼국지는 삼국지의 방대한 내용에 시작할 엄두를 못내는 사람들에게 삼국지를 쉽게 대할 수 있게 하는 그런 책이다.

그리고 주관적인 접근 보다 객관적인 접근으로 현존했던 인물들에 대한 기존의 선입견을 다듬을 수 있는 책이라고 말할 수 있다.

 

관우의 청룡언월도도 적토마도 정사에선 언급되지 않았다 하니 어쩜 이것 역시 소설적 장치가 아닌가 한다.

그저 욕심만 많아 보였던 역적 동탁! 이 사람이 그렇게 출중한 무예와 지략을 가진 인물이었다니 첨 듣는 얘기다.

게다가 주변인들을 잘 대해서 인기도 많았다니 세상 첨 듣는 얘기다!

 

정사 삼국지를 읽고 나면 그동안 알았던 인물들에 대한 색다른 식견을 얻게 될 것이다.

삼국지를 처음 읽는 사람들에게는 쉽고 편견 없이 삼국지를 섭렵할 기회이고,

삼국지연의만 읽었던 사람들에게는 새로운 시각으로 삼국지에 출연(?) 했던 인물들을 평할 수 있는 시간이 될 거라 생각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살인자의 쇼핑몰 -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킬러들의 쇼핑몰> 원작 소설 새소설 5
강지영 지음 / 자음과모음 / 2020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돌이켜보니 삼촌은 이상한 사람이었다.

 

 

이 문장으로 시작하는 이야기는 읽기를 시작함과 동시에 멈출 수 없었다.

중학교 시절에 이미 성인의 덩치를 한 삼촌은 신분증 걱정 없이 술이나 담배를 살 수 있었지만 그런 하찮은 일에 노안을 허비하지 않았단다.

대신 도박으로 따온 돈으로 할머니와 아빠의 입을 막았던 삼촌은 홀연히 집을 떠나 정확히 20년 뒤에 돌아왔단다.

 

할머니가 돌아가신 날도 삼촌은 장례식장에 가지 않았고 나랑 개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개는 어디에든 있음으로 싸움을 피할 방법 같은 건 없다는 말을 하며.

그리고 나는 부모님을 그 후로는 볼 수 없었다.

삼촌도.

 

아동 보호소에 남겨진 지 한 달 후 삼촌이 찾아와 나를 데려갔다.

그리고 나는 삼촌과 함께 살게 된다.

대학에 들어가 자취를 하기 전까지.

삼촌은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했고, 외진 곳에 있던 그 집 뒤쪽에 창고를 만들어 물건들을 보관했다.

 

그리던 어느 날 삼촌이 자살했다는 연락을 받고 나는 집으로 돌아온다.

삼촌의 장례를 치르고 집으로 돌아온 날 나는 삼촌과 관계된 무시무시하고 살벌한 사실들과 마주한다.

 

삼촌은 도대체 온라인으로 무엇을 팔았던 걸까?

 

한 눈 팔 시간 없이 몰입해서 읽은 이야기였다.

독특한 소재와 반전에 반전이 어우러진 이야기다.

짧은 분량에 쏟아 넣은 에너지가 상당하다.

 

삼촌이 운영하던 평범한 쇼핑몰엔 딥웹 사이트가 숨겨져 있었다.

그리고 그곳엔 살인자들이 모여 있었다.

삼촌은 그들에게 무기를 공급하고, 살인 의뢰인을 살인자와 연결해 주는 일을 했다.

삼촌의 죽음을 알게 된 살인자들은 쇼핑몰의 창고를 털기로 한다.

 

살인자들이 몰려오는 곳에서 지안은 어떻게 살아남을까?

 

나는 울고 있는 브라더 대신 마우스를 잡았다. 그러고는 폴더 안에서 동영상 파일을 실행시켰다.

그날의 진실이 재생되기 시작했다.

 

 

진실이 눈앞에 나타났을 때 지안은 아무도 믿을 수 없었다.

삼촌은 쇼핑몰을 지안에게 남겼고, 지안은 그 쇼핑몰을 인수하거나 아니면 살인자들의 손에 죽을 운명이었다.

 

20대 평범한 대학생은 어떤 선택을 할까?

삼촌은 정말 자살한 게 맞을까?

 

정신없이 벌어지는 일들이 조마조마한 마음을 달구고

지극히 평범한 대학생의 앞날에 펼쳐진 살육의 현장은 한 치 앞을 모르게 만든다.

게다가 연이어 드러나는 삼촌의 비밀들은 지안을 어디까지 끌고 갈 것인지 예측할 수 없다.

속속 나타나는 새로운 인물들에 숨어 있는 배신자.

 

이 얇은 책에 담긴 이야기의 강도가 쫄깃하다.

그리고 지안의 선택도.

 

나는 지안이 보통의 여학생이 아니어서 좋았다.

놓인 상황 안에서 당황하지 않고 자신의 자리를 찾는 사람.

어쩜 그것을 위해 보이지 않게 그녀를 단련시켰던 삼촌의 노력도 무시할 수 없지만

그런 상황에서 자신의 앞길을 주저 없이 택해 나아가는 지안의 여리여리하지만 강단 있는 모습을 보는 것이 즐거웠다.

 

나도 삼촌의 일부인 걸.

지안의 이 말이 참 마음에 든다.

 

재밌고, 살벌하고, 쫄깃하지만 상당히 짧은 이야기를 읽었다.

모처럼 가뿐한 기분을 느꼈다.

 

짧아서 더 강렬한 이야기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장난꾼의 죽음 해미시 맥베스 순경 시리즈 7
M. C. 비턴 지음, 문은실 옮김 / 현대문학 / 2017년 2월
평점 :
절판


 

 

 

 

 

 

네이버 카페 리딩 투데이에서 함께 읽는 도서 죽음 시리즈.

장난꾼의 죽음은 해미시 맥베스 순경 시리즈 일곱 번째 이야기다.

 

                            

돈의 유혹이 아니었다면 그들 중 누구 한 명이라도 그곳으로 갈 마음을 먹었을지 의심스럽다.

 

 

평생을 장난질로 주위 사람들을 괴롭혀 온 부자 앤드루 트렌트.

어느 날 그의 측근들은 그가 죽어간다는 편지를 받는다.

이번이 마지막이길 바라며 그들은 영국 최북단에 위치한 그의 저택으로 모인다.

 

애럿 하우스.

스코틀랜드 고지의 애럿이라는 마을 외곽에 있는 찾아가기 힘든 곳에 위치한 트렌트의 저택이다.

그럼에도 그의 두 딸과 양아들, 동생 내외, 동생의 아들과 그의 직장 동료가 그곳으로 모인다.

 

죽어간다는 노인네는 멀쩡하고 건강하게 그들을 맞고, 이어지는 장난들에 사람들은 모두 화가 치밀지만

그들에게 올 수도 있는 그의 재산 때문에 다들 그에게 장단을 맞춰 준다.

 

50이 넘는 나이에도 아버지에게 용돈을 받으며 살아가는 앤절라와 베티 자매.

형인 앤드루의 장난이 지긋지긋하지만 그의 몫을 받아서 자유롭기를 바라는 제프리.

제프리의 후처로 자신의 아들 폴이 상속받기를 원하는 잰.

무슨 일이든 흐지부지하고 마는 트렌트의 잘생긴 양아들 찰스.

찰스의 약혼녀이자 영화배우인 티치.

어머니의 뜻을 거르지 않는 마마보이 폴.

그런 폴에게 이끌려 애럿 하우스를 방문한 멀리사.

 

사람들은 도착 첫날부터 시작된 트렌트의 장난에 치를 떨지만 그놈의 돈 때문에 장단을 맞춰준다.

그러나 얼마 못가 트렌트는 시체로 발견된다.

그것도 전날 트렌트에게 엄청 화를 냈던 티치의 방에서.

 

전날 밤 옷장 문을 연 티치는 칼에 찔린 시체가 떨어지는 걸 보고는 첫날 그녀가 놓였던 상황과 똑같다고 생각하고 쳐다도 안 보고 잠자리에 든다.

하지만 아침에 일어나 마네킹인 줄 알았던 것이 트렌트씨의 시체라는 걸 알게 된다.

시체랑 하룻밤을 지낸 영화배우.

그녀의 강한 멘탈이 존경스럽다.

 

맥그리거 순경 대신 그 지역을 로흐두와 함께 돌보던 해미시가 불려온다.

전에도 한 번 트렌트에게 속아서 살인사건 발생이 난 줄 알고 호들갑을 떨었던 안 좋은 기억이 있던 해미시는 이번에도 반 미심쩍은 의심을 가진 채로 애럿 하우스를 방문한다.

하지만 시체는 이미 깨끗하게 씻겨서 안치해두었고, 시체 발견 장소도 말끔하게 청소가 되어 있었다.

그리고 공교롭게 폴과 멀리사가 새벽에 그 집을 떠났다.

 

음침한 스페인 하인 부부와 한몫 노리고 달여온 사람들 틈에 살인자가 숨어 있다!

 

살인의 촉이 좋은 해미시는 과연 이 사건을 어떻게 풀어 낼까?

 

이번 편에서도 역시나 예상치 못한 반전이 드러나고, 뭔가 될 듯 말 듯 한 해미시와 프리실라의 밀당은 계속된다.

그나저나 이 해미시 첨엔 순박하고 순정을 가진 남자인 줄 알았는데 매회 염문을 흩날리는 끼를 보인다.

그 참 개암나무 눈빛이며 불타는 빨강 머리는 어떤 얼굴일까?

해미시는 갈수록 뻔뻔해지고, 프리실라는 한 발 다가가면 그 한 발 만큼 늘어가는 해미시의 끼를 목격하게 되고.

그게 오해인지 진실인지를 떠나 둘 사이의 기류는 쉽게 풀리지 않을 기세다.

 

이번 편에서도 블레어는 성급한 판단으로 범인을 못 잡고, 결국 해미시에게 두 손들지만 공은 빼앗아가버린다.

하지만 이번에는 저 스페인 하인 엔리코에게 단단히 걸려들어서 꼼짝하지 못하는 지경에 이른다.

블레어는 이번 편에서 두 명에게 호되게 당하는데 그게 참 볼만했다.

 

이제 좀 탄탄해진 해미시.

먹고사는 것에 급급할 땐 생각하지 않았던 권력에 대한 꿈을 키워 볼 때가 된 거 같다.

그래서 블레어의 활약이 계속되길 바란다.

해미시에게 꿈틀거리는 욕망을 부채질해줄 사람은 블레어밖에 없을 거 같으니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림형제 동화전집 (무삭제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1
그림 형제 지음, 아서 래컴 그림, 김열규 옮김 / 현대지성 / 2015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현대지성 클래식 1번째는 바로 그림 형제 동화전집이다.

 

읽는 동안 즐거웠다.

내가 좋아하는 스릴러와 범죄소설을 읽는 기분이라서.

 

어른들의 동화라는 부제가 붙어 있듯이 이 동화는 아이들이 읽기에는 많은 순화가 필요하다.

이 책엔 백설공주, 라푼젤, 신데렐라, 헨젤과 그레텔, 황금거위, 작은 빨간 모자, 여섯 마리 백조 등등 우리가 어릴 때 만화영화나 그림책으로 만난 동화들이 포함되어 있다.

물론 버전은 조금 다르다.

 

술에 취한 강도들은 여자가 지르는 비명과 애원은 들은 척도 않고 여자에게 술을 먹였습니다. 모두 세 잔 가득 따랐는데 한 잔은 하얀 술, 한 잔은 붉은 술, 한 잔은 노란 술이었습니다. 그 술을 마시자 여자는 심장이 터져 버렸습니다. 그러자 강도들은 여자의 고운 옷을 갈기갈기 찢더니 여자를 식탁 위에 올려놓고 그 아름다운 몸을 토막토막 썰어 거기다 소금을 뿌렸습니다.

 

 

강도 신랑에 나오는 대목이다.

마치 엽기 살인마의 행적을 보는 느낌이다.

마법과 살인과 납치와 강도의 이야기다.

 

그림 형제는 법을 공부했는데 법률을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사람들의 생활 습과, 풍속 등을, 그리고 그것들에 끼친 민심의 동향을 먼저 잘 이해해야 한다는 지도 교수 사비니의 가르침이 결국에 그림 형제 동화가 탄생하게 된 배경이 되었다.

언뜻 잔인하다고 생각했던 이 동화의 근원은 실생활에서 벌어졌던 사건들을 사람들에게 교훈을 주기 위해 이야기로 각색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본다.

 

이 책엔 아서 래컴의 컬라 삽화가 백여 장 넘게 들어 있고, 이야기 곳곳에 개성 있는 삽화가 들어 있어서 상상력을 자극한다.

 

 

 

 

 

일러스트 183장과 원작 동화 동화 210편이 수록된 완역본이라 소장 가치도 있는 책이다.

어린이 동화로만 기억하고 있던 그림 동화의 원래 버전을 보니 어른의 세계는 아름답지만 아름답지 않다는 걸 느낄 뿐이다.

 

욕심을 부리거나 남이 잘 되는 걸 배 아파하거나, 남을 속이면 그에 준하는 응징을 받는다는 사실이 이야기 곳곳에 담겨 있다.

게다가 어리석고 약삭빠른 사람들의 끝도 그리 순탄하지 않다.

 

유리병 속의 혼령은 알라딘을 연상시킨다.

물론 알라딘처럼 세 가지 소원을 들어 주진 않지만 자기를 구해준 보답은 한다.

털북숭이 공주의 이야기는 신데렐라를 연상시킨다.

딸이 점점 커가면서 죽은 왕비와 닮아가는 모습을 보고 딸과 결혼하려던 아비에게서 도망친 이야기지만.

뭔가 정상적이지 않은 이야기들이 곳곳에 담겨 있지만 이 이야기가 그 당시의 생활상을 담아낸 자료라고 생각하면 그 시대에 죄를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벌하는가를 알 수 있다.

 

죽음의 신에선 죽음의 신을 대부로 가진 아이가 자라서 죽음의 신의 도움을 받아 의사가 되어 명성을 떨치는 이야기가 나온다.

죽음의 신이 병자의 머리맡에 있으면 그 병자는 살아나고 발치에 있으면 죽음을 맞는다는 걸 아는 의사는 아픈 사람을 보기만 해도 나을지 죽을지 아는 명의로 이름을 떨친다.

하지만 왕의 죽음을 그냥 넘길 수 없었던 의사는 대부를 속이고 환자를 거꾸로 눕혀서 살려낸다.

화가 난 죽음의 신은 또 그런 짓을 하면 네 목숨을 빼앗을 거라 경고한다.

어여쁜 공주가 아프고 의사는 죽음의 신이 공주의 발치에 있는 걸 본다.

하지만 예쁜 공주의 죽음을 두고 볼 수 없었던 의사는 공주를 살려내고 그녀와 결혼해서 살고 싶다고 대부에게 간절하게 빈다.

죽음의 신을 두 번이나 속인 의사의 끝은 어찌 될까?

 

룸펠슈틸츠헨 이름도 외우기 어려운 이 인물은 누군가를 도와주는 대신 그 사람의 첫아이를 데려가는 고약한 인물이다.

자신의 이름을 맞히면 아이를 잡아가지 않는다고 말하던 이 난쟁이는 왕비가 자신의 이름을 맞히자

"악마한테 들었구나!"라고 소리 지른다.

스스로 자기가 악마임을 드러내는 대목이다.

 

사실 요즘처럼 강제 칩거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 책도 손에 잘 안 잡히고, 집중이 부족한 때에 읽은 그림 동화.

짧은 이야기 속 잔혹동화는 현실과 맞물려서 내게 색다른 느낌을 주었다.

 

어릴 적 동화가 가물가물하신 분들에게 추천한다.

잔혹동화의 끝을 맛보시길 바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리는 모두 별에서 왔다 - 138억 년 전 빅뱅에서 시작된 별과 인간의 경이로운 여정 서가명강 시리즈 9
윤성철 지음 / 21세기북스 / 2020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서울대 가지 않아도 들을 수 있는 명강의 서가명강 아홉 번째 이야기는 우리는 모두 별에서 왔다. 이다.

JTBC의 차이나는 클라스 강의로 유명한 윤성철 교수의 천문학 강의를 옮긴 글이다.

우리는 모두 별에서 왔다.

제목이 참 시적이다.

그래서 왠지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가 천문학 책으로 꽤 유명하지만 난 아직 그 책을 읽지 못했다.

왠지 어려운 느낌이 들고 두꺼운 편이라 읽어도 이해를 못 할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다.

우리는 모두 별에서 왔다는 시집 같은 사이즈에 시 같은 제목 때문에 시 느낌이 든다.

게다가 첫 페이지의 글이 BTS의 DNA로 시작한다.

천문학 입문서로 부담 없을 거 같다.

서울대 천문학 강의가 일반인인 나에게 얼마나 쉽게 읽힐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우선 읽기 시작했다.

우주의 생성 과정과 빅뱅이론에 대한 설명, 인간이 탄생하게 된 배경, 우주에서 생명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 외계인이 있을까에 대한 설명도 흥미로웠다.

 

 

뜨겁고 조밀했던 우주는 138억 년 전 빅뱅을 시작으로 팽창해 우주배경복사라는 흔적을 남겼고, 여기에서 발견된 10만 분의 1이라는 미세한 밀도의 요동은 중력 불안정의 씨앗이 되었다. 시간이 흘러 우주가 더욱 팽창하면서 중력의 영향으로 국부적으로 밀도가 높은 곳에서는 더욱 많은 물질이 쌓이게 되었고 별과 은하가 만들어지기 시작한다. 이처럼 우주는 균일한 상태에서 불균일한 상태로 진화했다.

 

 

우주가 화학적으로 진화한다는 사실이 뇌리에 남는다.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가 진화하듯이 우주도 끝없이 진화하는 있다니 우리는 우주의 어느 것에서 온 것인지 궁금하다.

아니 어쩌면 어느 곳에서 온 것일지도 모른다.

저자는 인간이 우주 역사의 일부라고 말한다. 우리의 몸이 빅뱅의 순간을 기억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의 DNA를 구성하는 원소들이 모두 과거 언젠가에 별 속에서 생성되었고, 별들의 먼지로 구성된 우리 몸은 별의 탄생과 진화, 별의 죽음과 초신성 폭발을 과정을 기억하고 있다고 한다.

이리 생각하니 우주가 곧 나이고 내가 곧 우주라는 생각이 전혀 과장된 생각이 아니라는 믿음이 생긴다.

어렵게 생각해 오던 별과 행성, 우주의 법칙 등에 쉽게 다가갈 수 있어서 좋았다.

우리가 흔히 부르는 별이란 이름은 붙박이별 즉 항성을 말하고, 떠돌이별을 행성이라고 다르 게 부른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럼에도 내 눈엔 다 별로 보이긴 하지만.

 

 

 

인간의 눈과 문어의 눈은 세부적 차이는 있지만 기본적 구조가 같다고 한다.

그럼 같은 조상인가? 라고 생각하겠지만 그것은 아니다!

단순한 벌레 같은 생물이 독립적으로 진화를 이루었지만 수렴진화를 했기에 가능한 일이다.

수렴진화란 서로 독립적으로 진화했음에도 비슷한 형태의 기관이나 기능을 갖게 되는 생명의 현상을 말한다.

내가 앞부분의 이야기들을 얼마큼 이해했는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막연한 이야기에 대한 '감'만 잡았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뒷부분의 이야기들은 호기심을 충족시켜주는 이야기여서 그런지 흥미롭게 읽었다.

우주의 티끌이 지구라는 행성에 도착해서 점점 환경에 적응하고 진화해서 수많은 생물이 번식하고 그리고 인간종으로 진화하여 지금 현재는 과학기술을 바탕으로 우주의 신비까지 풀어가는 과정에 있다는 사실이 인상깊다.

게다가 인간처럼 진화한 어떤 생물이 저 우주 어디엔가 있을지도 모른다니 그 자체로 덜 외롭게 느껴진다.

어쩜 그들이 우리보다 진보된 과학으로 우리와의 접촉을 시도하기 위해 인간의 지능과 기술이 더 발전되기를 기다리고 있다면?

그리고 그것이 지금이라 판단하고 우리에게 접촉해 온다면 우리는 그들을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할까?

광활한 우주에 지구와 같은 환경을 가진 행성이 하나밖에 없을 리는 없다는 생각에 동감한다.

어쩜 우리와 같은 또 다른 지구가 어딘가에서 우리에게 신호를 보내오고 있는 중인지도 모른다.

밤 하늘에서 반짝이는 별들은 또 다른 지구가 보내는 신호가 아닐까?

어렵게만 느껴졌던 천문학에 한층 가까워진 느낌이다.

이 책으로 기초를 다졌으니 다음엔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에 도전해 보고 싶다.

우리는 모두 별에서 왔고, 별로 되돌아간다.

나는 별에서 왔고, 별로 되돌아갈 것이다.

우주의 먼지로.

이 책을 읽고 든 생각이다.

* 본 도서는 21세기북스의 도서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