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자의 쇼핑몰 -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킬러들의 쇼핑몰> 원작 소설 새소설 5
강지영 지음 / 자음과모음 / 2020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돌이켜보니 삼촌은 이상한 사람이었다.

 

 

이 문장으로 시작하는 이야기는 읽기를 시작함과 동시에 멈출 수 없었다.

중학교 시절에 이미 성인의 덩치를 한 삼촌은 신분증 걱정 없이 술이나 담배를 살 수 있었지만 그런 하찮은 일에 노안을 허비하지 않았단다.

대신 도박으로 따온 돈으로 할머니와 아빠의 입을 막았던 삼촌은 홀연히 집을 떠나 정확히 20년 뒤에 돌아왔단다.

 

할머니가 돌아가신 날도 삼촌은 장례식장에 가지 않았고 나랑 개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개는 어디에든 있음으로 싸움을 피할 방법 같은 건 없다는 말을 하며.

그리고 나는 부모님을 그 후로는 볼 수 없었다.

삼촌도.

 

아동 보호소에 남겨진 지 한 달 후 삼촌이 찾아와 나를 데려갔다.

그리고 나는 삼촌과 함께 살게 된다.

대학에 들어가 자취를 하기 전까지.

삼촌은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했고, 외진 곳에 있던 그 집 뒤쪽에 창고를 만들어 물건들을 보관했다.

 

그리던 어느 날 삼촌이 자살했다는 연락을 받고 나는 집으로 돌아온다.

삼촌의 장례를 치르고 집으로 돌아온 날 나는 삼촌과 관계된 무시무시하고 살벌한 사실들과 마주한다.

 

삼촌은 도대체 온라인으로 무엇을 팔았던 걸까?

 

한 눈 팔 시간 없이 몰입해서 읽은 이야기였다.

독특한 소재와 반전에 반전이 어우러진 이야기다.

짧은 분량에 쏟아 넣은 에너지가 상당하다.

 

삼촌이 운영하던 평범한 쇼핑몰엔 딥웹 사이트가 숨겨져 있었다.

그리고 그곳엔 살인자들이 모여 있었다.

삼촌은 그들에게 무기를 공급하고, 살인 의뢰인을 살인자와 연결해 주는 일을 했다.

삼촌의 죽음을 알게 된 살인자들은 쇼핑몰의 창고를 털기로 한다.

 

살인자들이 몰려오는 곳에서 지안은 어떻게 살아남을까?

 

나는 울고 있는 브라더 대신 마우스를 잡았다. 그러고는 폴더 안에서 동영상 파일을 실행시켰다.

그날의 진실이 재생되기 시작했다.

 

 

진실이 눈앞에 나타났을 때 지안은 아무도 믿을 수 없었다.

삼촌은 쇼핑몰을 지안에게 남겼고, 지안은 그 쇼핑몰을 인수하거나 아니면 살인자들의 손에 죽을 운명이었다.

 

20대 평범한 대학생은 어떤 선택을 할까?

삼촌은 정말 자살한 게 맞을까?

 

정신없이 벌어지는 일들이 조마조마한 마음을 달구고

지극히 평범한 대학생의 앞날에 펼쳐진 살육의 현장은 한 치 앞을 모르게 만든다.

게다가 연이어 드러나는 삼촌의 비밀들은 지안을 어디까지 끌고 갈 것인지 예측할 수 없다.

속속 나타나는 새로운 인물들에 숨어 있는 배신자.

 

이 얇은 책에 담긴 이야기의 강도가 쫄깃하다.

그리고 지안의 선택도.

 

나는 지안이 보통의 여학생이 아니어서 좋았다.

놓인 상황 안에서 당황하지 않고 자신의 자리를 찾는 사람.

어쩜 그것을 위해 보이지 않게 그녀를 단련시켰던 삼촌의 노력도 무시할 수 없지만

그런 상황에서 자신의 앞길을 주저 없이 택해 나아가는 지안의 여리여리하지만 강단 있는 모습을 보는 것이 즐거웠다.

 

나도 삼촌의 일부인 걸.

지안의 이 말이 참 마음에 든다.

 

재밌고, 살벌하고, 쫄깃하지만 상당히 짧은 이야기를 읽었다.

모처럼 가뿐한 기분을 느꼈다.

 

짧아서 더 강렬한 이야기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