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친절하고 위험한 친구들
그리어 헨드릭스.세라 페카넨 지음, 이영아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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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불운의 사슬이 드디어 끊어졌다.

.

.

그러니까 커샌드라와 제인의 세계에 내가 끼어들 자리기 있을지도 모른다


정말 그럴까?


7명의 여자들이 있다. 비밀 클럽의 그녀들은 모두 멋지고, 자기 직업이 있다. 그리고 남모를 상처들이 있다.

어느 날.

그들 중 한 명이 지하철 선로로 뛰어든다. 그리고 그곳에 그녀 셰이가 있었다.


화려하고 복잡한 도시에서 무직자이자 무주택자인 삼십 대 셰이는 지하철역에서 목걸이 하나를 줍는다.

그리고 곧 한 여자가 들어오는 지하철에 몸을 던지는 걸 목격한다.

그날의 잔상이 떨쳐지지 않아 이후로 지하철도 타지 못하던 셰이는 죽은 여자의 장례식에 참석한다.

그곳에 가면 좀 나아질까?

그곳에서 셰이는 죽은 여자 어맨다의 친구들을 본다. 세련되고 성공한 여자들.

나도 그곳에 끼고 싶다는 절박한 마음이 그들에게 보였을까?

커샌드라와 제인 무어 자매는 셰이를 눈여겨보며 그녀에게 접근한다. 우연을 가장하여.


그녀는 완벽하다.

지금껏 두 자매는 셰이가 어떤 사람인지 파악하려고 씨름해왔다.

이제부터는 그녀가 어떤 사람이 될 수 있는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주거니 받거니처럼 이어지는 이야기는 시점에 따라 상황도 달라진다.

두 사람의 작가가 쓴 이야기임에도 한 사람이 쓴 것처럼 이질감이 없다.

그리고 점점 뭔가 조여오는 느낌이 이어지기에 읽는 내내 긴장감이 증폭된다.

어떤 복수극이 펼쳐질까?를 예상하며 읽다가 갑작스러운 평온 앞에서 한숨을 쉬게 된다.


그들은 강하고

셰이는 약하다.

그렇지만 셰이는 데이터를 모으는 분석가다.

그녀가 모아서 기록하는 데이터 북은 마치 베르나르의 상대적이고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을 떠오르게 한다.


하지만 결국 그녀는 그들과 달랐다.

이젠 그들도 이 사실을 알아야 한다.


친절을 가장한 위험이 셰이를 점점 어둠으로 이끌고, 자신이 위험에 처했다는 사실을 깨달은 순간 셰이만의 반격이 시작된다.

셰이가 화려한 신데렐라로 거듭나는 장면이 계속되기를 갈망했다.

어쩜 셰이의 모든 것에 빠져서 내가 잠깐 대리만족을 느꼈던 거 같다.

하지만 대가 없는 호의는 절대 없는 법이지!

그들은 셰이를 셰이답게 꾸민 게 아니라 누군가를 생각나게끔 꾸며냈으니까.


누군가의 도움으로 위험을 빠져나오는 그간의 이야기들에 지쳤다면

아무것도 없고, 아무의 도움도 없이 혼자만의 생각으로 자신을 구해낸 셰이를 만나보세요.

이 세상의 어둠과 악은 스스로 깨고 나와야 하는 것이라는 걸 제대로 보여주는 이야기입니다.

끊임없이 생각하고, 답답할 정도로 무모하고, 사람들의 오해를 살지언정 나를 지킬 수 있는 사람은 바로 나.

나 자신뿐이라는 당연한 사실을 깨우치게 만드는 이야기 나의 친절하고 위험한 친구들. 나친위친.


나는 로비에 서서 잠깐 주위를 두리번 거린다. 그러고는 문을 열고 다시 나간다.

여기 살았던 여자는 이제 존재하지 않는다.


친절을 가장한 악의를 알아보는 깨달음을 전해준 나친위친.

악의를 가진 자들조차도 또 다른 피해자였다는 사실.

반전 뒤에 또 다른 반전이 인상적인 이야기로

2020년 스릴러 중에서 가장 색다르고 긴장감 넘쳤던 이야기였다.



* 이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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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 책 읽어드립니다, 임기응변의 지혜, 한 권으로 충분한 삼국지
나관중 지음, 장윤철 편역 / 스타북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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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를 처음 만난 건 중학교 들어가기 전의 겨울방학이었던 거 같다.

거실장 제일 위쪽에 꽂혀 있던 두꺼운 책 6권.

호기심에 꺼내 보았는데 앞장에 화려한 모습의 인물화가 그려져 있었다.

유비, 관우, 장비, 제갈량, 조조 등.

각 캐릭터의 특징을 잡아서 그려 놓은 그 그림들에 혹해서 읽었던 오래된 삼국지.

그럼에도 나는 그걸 다 읽어 버렸다. 이야기에 푹 빠져서 조조는 나쁜 놈. 유비는 좋은 사람이라는 공식으로.


어른이 되어 읽은 삼국지에서 내 눈에 띈 건 조조였다.

어릴 땐 무조건 나쁜 놈으로 상징되었던 조조의 모습에 새롭게 눈을 떴다.

그의 용병술과, 적재적소에 사람을 써먹고, 제갈량에 못지않은 지략을 펼칠 줄 알았던 인재였다.

그에 비해 유비는 예전과는 다르게 뭔가 답답하고, 하는 일 없이 말만 앞세우면서 착한 척은 혼자 다하지만 실속이 없는 그런 인물이 되어 있었다.

방통과 제갈량, 관우, 장비, 조운, 마초까지 얻고도 뜨뜻 미지근한 우유부단함으로 삼국 통일을 이루지 못한 건 유비의 탓이었다.

만약 조조였다면 머뭇거리지 않았을 터.

의리를 내세웠지만 그건 의리가 아닌 비겁이었다고 본다.

사람들에게 욕먹을게 두려워 거절하다 결국은 꿈(?)을 이루지 못했다.

사실 삼국 통일이 유비의 꿈인지 제갈량의 꿈인지는 모르겠지만.


하늘은 어찌하여 주유를 나게 하고 또 제갈량이 나게 했단 말인가!

삼국지 하면 도원결의와 적벽대전, 출사표 3가지 키워드가 떠오른다.

도원결의는 유비, 관우, 장비가 형 제의로 한날한시에 죽기로 맹세한 장면으로 삼국지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장면이다.

적벽대전은 조조, 유비, 손권의 삼각구조가 첫 대결을 하는 장면으로 호기롭게 동오을 치려고 내려온 조조의 군대를

제갈량이 하늘에 빌어 동남풍을 일게 하여 화공으로 물리치는데 도망가는 조조가 웃어 젖힐 때마다 촉군이 나타나 목숨이 위태로워지는 광경이 압권이다.

예전 읽었던 삼국지에서는 조조의 웃음을 "깔깔깔~' 표현하여서 저 웃음소리만 나면 뭔가가 나타날 조짐이 보여서 스릴 있던 장면으로 기억된다.

이 스타북스의 편역본에서는 웃음소리가 표현되지 않아서 아쉬웠다.

게다가 주유와 제갈량의 견제는 번번이 제갈량의 승리로 끝나는데 그걸 지켜보는 마음이 조마조마하면서 주유의 저 탄식이 내 마음과 같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제갈량의 명문장이 돋보이는 출사표.

제갈량이 위를 토벌하러 출정하기 위해 한중왕 유선에게 올린 글이다.

아쉽게도 이 책에는 그 문장이 빠져있다.


아쉬운 점이 있지만 스타북스의 삼국지는 방대한 삼국지의 내용을 한 권에 잘 추려 넣었다.

그래서 삼국지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이나 시간이 없어서 방대한 글을 읽기 힘든 사람들에게 알맞은 책이다.

삼국지를 여러 번 읽은 내가 읽어도 부족한 부분이 그리 눈에 띄지 않아서 단기간 삼국지의 내용을 알고 싶은 사람들에게 적당한 책인 거 같다.


많은 인물과 사건 사고가 담겨 있는 삼국지는 세상의 일과 인간의 일의 축소판이라고 생각하면 좋다.

삼국지의 인물들이 전쟁을 하기 위해 벌이는 지략, 계략, 공모, 배신, 충성, 의리, 사람을 대하는 방법, 그 방법의 차이가 자신의 목숨을 좌지우지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읽으며 어떻게 처신을 해야 하는지를 배우게 된다.


오랜만에 삼국지를 읽게 되니 그동안 또 내가 달라졌다는 걸 느낀다.

그동안 내가 알고 있었던 삼국지의 인물들에 대한 생각이 바뀐 것을 보면서 살아가면서 같은 책을 주기적으로 읽었을 때 스스로가 어떤 삶을 선택하며 살아가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는 걸 느꼈다.


이번 삼국지에서 나는 모든 것은 인간이 원하는 것에서 일구어지지만 결코 인간의 뜻대로만 이루어지는 일은 없다는 걸 깨달았다.

조조도, 유비도, 손권도 그들의 욕망이나 그들을 받쳐주는 주변인들의 힘이 모자라서 삼국을 통일하지 못한 게 아니었다.

다. 그때가 있는 법.

씨를 뿌리는 사람과, 그걸 잘 가꾸는 사람과, 결국 그 열매를 따 먹는 사람이 결코 같은 사람이 될 수는 없다는 걸 배웠다.

모든 사물에 주인이 따로 있듯이

세상사의 주인도 따로 있는 법이다.


삼국지는 읽을 때마다 내게 새로운 지혜를 준다.

집콕하고 있는 이 시점에 삼국지를 읽으며 마음만이라도 거대하고 위대한 전쟁터에서 달려 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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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시대, 진실과 반전의 역사 - 유물과 유적으로 매 순간 다시 쓰는 다이나믹 한국 고대사 서가명강 시리즈 12
권오영 지음 / 21세기북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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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가지 않아도 들을 수 있는 명강의 '서가명강' 열두 번째 이야기는

서울대 국사학과 권오영 교수의 <삼국시대, 진실과 반전의 역사> 다.

 

유물과 유적의 발굴로 유추해보는 역사에 대한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읽었다.

고고학적 발견이 지금도 꾸준히 그 영역을 확대해가며 연구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마음이 놓인다.

중국도 일본도 우리나라 주변국의 역사 왜곡이 심해서 한반도의 역사를 축소하거나 자기네 역사에 편입하려는 활동이 활발한 가운데

우리나라는 이렇다 할 반박조차 미비한 상황이라는 위기의식을 가지고 있던 상황에서 읽게 된 이 책은 나의 그런 불안감은 덜어주는 책이었다.

 

 

 

 

한국에서 고대사를 연구하는 사람들이 외부적으로 싸워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고고학적 실물자료 없이 정치적인 의도로 작성된 당시의 문헌 자료로만 역사 연구를 시도한다면 얼마나 큰 왜곡이 이루어질 수 있는지 경고하는 사례이기도 하다.

 

 

지금도 활발하게 우리 땅에서는 유적과 유물의 발굴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 시간 동안 주먹구구식으로 파헤쳐 졌던 유물 발굴이 지금은 한층 기술적으로, 연계적으로, 학문적으로 체계를 잡아서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고고학자로서 가져야 할 기본과 타부서와의 연계와 해외자료와 학문을 같이 아우르는 태도를 지녀야 한다는 내용에 깊이 공감한다.

 

 

 

 

 

그동안 발굴된 무덤에서 나온 인골이 별 관심의 대상을 받지 못한 채로 처치 곤란한 대접을 받으셔 사라졌다는 사실이 안타깝다.

인골은 선사나 고대를 살아가던 사람의 구체적인 삶과 죽음을 알아낼 수 있는 보물단지로 고대사 연구의 일 등급 자료이며 고고학계의 블루오션이다.

삼국지에 한반도 남부 진한에서 두 개골 변형 풍습이 시행되었다는 기록이 있는데 1970년대에 경상남도 김해 예안리 가야 무덤에서 최초의 편두 인골이 발견되었고, 그 이후 진한의 땅이었던 경상북도 경산에서 편두 인골을 발견하여 삼국지의 두개골 변형 풍습이 사실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현재까지 조사한 삼국시대 왕릉 중 무덤의 주인을 정확하게 밝혀낸 것은 백제 무령왕릉 하나뿐이다.

이것 역시 인골을 통해 알아낸 사실이다.

그동안 깨닫지 못해서 대충 사진만 찍고 특징만 적어놓고 없애버린 인골들에 대한 안타까움을 감출 수 없는 대목이다.

 

 

한국 고대사를 연구하는 연구자는 한국이란 틀 안에서만 갇혀 있어서는 안 된다. 역사학자는 민족사를 넘어서 인류 공동의 역사 연구에 앞장서야 한다.

 

 

현재도 활발하게 진행 중인 유물과 유적지의 발굴을 좀 더 광범위하게 다룰 수 있는 인재들의 성장이 필요하고

한반도에서만 국한되어 생각하지 말고 더 넓은 시야를 가지고 유물을 대해야 한다는 저자의 말에 백배 공감한다.

전설과, 신화로 전해 내려오는 고대사 이야기는 어쩜 우리가 아직 발견하지 못했거나

발견하고도 미쳐 살피지 못한 유물에 담겨 있는 실화일 수도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좁은 시야가 아닌 넓은 시야 안에서 고대사를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을 길러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처럼 그때도 전 세계가 나름 소통하고 있었고, 교류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우리가 모를 뿐.

 

 

일반인들도 참여할 수 있는 발굴조사단 프로그램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말로만 듣고 글로만 읽는 것보다는 이런 기회를 이용해 직접 발굴과 유물 정리 작업에 참여할 기회를 갖는다면 그거야말로 역사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산 교육이 되지 않을까.

 

 

마지막으로 언제든 기존의 학설이 무너질 수 있기에 사료를 다양한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는 비판적인 사고가 필요하다.

사학자라면 과거의 해석에 끊임없이 질문을 던질 수 있어야 한다. 역사는 그런 질문과 대답으로 시작되고 이어지며 미래로 나아간다.

 

 

 

 

* 이 도서는 21세기북스의 협찬을 받아서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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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의 발견 - 나의 특별한 가족, 교육, 그리고 자유의 이야기
타라 웨스트오버 지음, 김희정 옮김 / 열린책들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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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추천을 받은 책이라서 엄청 궁금한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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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범일지 - 책 읽어드립니다, 김구 선생의 독립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
김구 지음 / 스타북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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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나라는 내 나라요, 남들의 나라가 아니다.

독립은 내가 하는 것이지 남이 하거나 남이 시켜 주는 것이 아니다.



백범에 대해서 안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새로 출간된 스타북스의 백범 일지를 읽고 그분에 대해 아는 게 1도 없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상권과 하권으로 나뉘어 상권에서는 주로 어린 시절과 청년 시절의 이야기를 아들에게 편지 형식으로 적었고

하권에서는 본격적인 독립운동가로서의 모습을 담았다.


난산 끝에 태어난 백범의 어린 시절은 이미 가세가 기운 가문으로 상놈의 지위로 떨어진 이유와 가난했지만 배움의 열의를 가지고 꾸준히 공부에 임한 선생의 모습이 그려진다.

이분이 보통분이 아니라는 사실은 하나의 에피소드에서 느끼게 되는데 동네 아이에게 얻어 맞고 분에 못 이겨 식칼을 들고 찾아갔으나 칼을 뺏기고 얻어맞은 이야기에서 어린 나이에도 범상치 않은 기질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아버지가 숨겨 놓은 돈을 들고 떡 사 먹으러 갔다 들키는 장면도 그렇고 뭔가 보통 사람과 비슷하지만 남다른 기질을 엿볼 수 있는 일화가 있다.


마나님, 아무 걱정 마시오. 어쩌면 이런 호랑이 같은 아들을 두셨소?


조선의 마지막 과거에서 미래가 없다는 걸 깨닫고 동학에 들어갔지만 그를 시기한 동료 세력에 의해 자신의 군대를 잃고 안중근의 아버지에게 의탁한다.

하지만 무엇 하나 뜻한 대로 되지 않고, 시대와 함께 방랑한다.

그러다 왜놈을 죽이고 붙잡혀 인천 감옥에 갇힌다.

그곳에서 일본 순사와 재판에 참여했던 관리들을 꾸짖으며 비로소 사람들에게 각인된다.

조금 잔인한 면도 있지만 그 시대가 험악했으니 어쩔 수 없다고 이해하게 된다.

아마 무관이 되셨더라면 좋았을 거란 생각이 든다.


스스로 관상을 공부해서 자신의 상이 좋지 않으니 바른 마음으로 좋은 사람이 되겠다고 결심하고

그 결심대로 살아온 분이다.

어떤 순간에도 좌절 대신 불굴의 의지로 뚫고 나간 자신의 기록을 손수 쓰셨으니 귀중한 자료가 아닐 수 없다.

글에도 힘이 있어 백범 일지를 읽는 내내 그야말로 요즘 들어 바닥을 치는 애국심이 솟아난다.

어떻게 지켜낸 나라인데 이렇게 분열되어 서로의 잘못만을 따지며 자신의 이익을 앞세운 사람들에게 놀아나도 되는 것인지.

이런 꼴을 하늘에서 내려다보시면 얼마나 참담하실까 하는 생각이 절로든다.


우리 민족의 지나간 역사가 빛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그것은 아직 서곡이었다. 우리가 주연 배우로 세계 역사의 무대에 나서는 것은 오늘 이후다. 삼천만의 우리 민족이 옛날의 그리스 민족이나 로마 민족이 한 일을 못한다고 생각할 수 있겠는가.


나의 정치 이념은 한 마디로 말하자면 자유다. 우리가 세우는 나라는 자유의 나라여야 한다.


우리의 국방력은 남의 침략을 막을 만하면 족하다. 오직 우리가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겠기 때문이다.


백범의 나의 소원은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가르쳐야 하는 미래상이다.

그 시대에 이미 문화의 중요성을 깨닫고, 자유의 힘을 생각하신 그분의 뜻은

지금 현재 우리가 앞으로도 명심하면서 바탕으로 삼아야 할 미래다.


독립운동가들의 이름만 달달 외웠지, 그들이 어떤 삶을 살았는지는 가르치지 못한 우리의 역사.

그들의 투쟁과 삶을 손수 기록한 그분의 뜻이 시간을 건너 이 책을 읽는 모든 사람들의 가슴에 진정한 뿌리를 내리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비극적인 시대에 태어나 일생을 자신의 안위보다 나라를 위해 바쳤으나 결국 동포의 손에 죽음을 당했던 백범 김구.

우리가 잊으면 또다시 되풀이될지 모르는 세상이 그분의 기록 안에 담겨 있었다.


백범을 만난 시간은

남의 나라 역사는 곧잘 읽고 배우면서도 내 나라의 근현대사에는 눈 감고 있었던 나 자신을 반성하는 시간이었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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