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마지막 과거에서 미래가 없다는 걸 깨닫고 동학에 들어갔지만 그를 시기한 동료 세력에 의해 자신의 군대를 잃고 안중근의 아버지에게 의탁한다.
하지만 무엇 하나 뜻한 대로 되지 않고, 시대와 함께 방랑한다.
그러다 왜놈을 죽이고 붙잡혀 인천 감옥에 갇힌다.
그곳에서 일본 순사와 재판에 참여했던 관리들을 꾸짖으며 비로소 사람들에게 각인된다.
조금 잔인한 면도 있지만 그 시대가 험악했으니 어쩔 수 없다고 이해하게 된다.
아마 무관이 되셨더라면 좋았을 거란 생각이 든다.
스스로 관상을 공부해서 자신의 상이 좋지 않으니 바른 마음으로 좋은 사람이 되겠다고 결심하고
그 결심대로 살아온 분이다.
어떤 순간에도 좌절 대신 불굴의 의지로 뚫고 나간 자신의 기록을 손수 쓰셨으니 귀중한 자료가 아닐 수 없다.
글에도 힘이 있어 백범 일지를 읽는 내내 그야말로 요즘 들어 바닥을 치는 애국심이 솟아난다.
어떻게 지켜낸 나라인데 이렇게 분열되어 서로의 잘못만을 따지며 자신의 이익을 앞세운 사람들에게 놀아나도 되는 것인지.
이런 꼴을 하늘에서 내려다보시면 얼마나 참담하실까 하는 생각이 절로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