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 프럼 더 우즈 보이 프럼 더 우즈
할런 코벤 지음, 노진선 옮김 / 문학수첩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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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판 모글리 탐정이 되어 돌아오다!

 

 

"인터넷에서 분노하는 사람들을 보면 매사가 절대 선이거나 절대 악이야. 하지만 우리 삶은 회색이야. 절대적인 건 없다고."

 

 

숲에 버려졌던 '야생 소년'

와일드는 여전히 숲에서 산다.

학교에선 최고 성적을, 운동신경도 최고, 특수부대에서도 복무했지만 여전히 숲속에 에코 캡슐을 숨겨두고 그곳에서 지낸다.

그런 그에게 그의 대자인 매슈의 문제로 헤스터가 찾아온다.

헤스터는 매슈의 할머니이자 잘나가는 변호사다.

매슈는 같은 반 왕따 소녀 나오미를 찾아달라는 부탁을 한다.

 

 




왕따 나오미

학교의 인기 있는 애들

어정쩡한 상태의 매슈

그들에게 어떤 일이 있었고 나오미는 그 뒤 학교에 나오지 않는다.

매슈는 나오미를 찾아 달라는 부탁을 하지만 전부 다 털어놓지는 않는다.

 

실종.

납치.

협박.

비밀.

폭로.

그리고 오래된 비밀의 비밀.

 

 

시리즈의 첫 이야기라 복선이 많다.

와일드에 대해서는 전혀 밝혀진 게 없지만 그는 DNA로 혈연을 찾는 사이트에 자신의 DNA를 올려 두었다.

그리고 그 자료상으로 먼 친척뻘 된다는 사람에게 만나자고 연락이 온다.

와일드는 자신의 과거에 무엇이 있는지 모른다.

그걸 알고 싶은지 자신도 모른다. 왠지 그 과거는 알아서 좋을 거 없는 기억이 악몽처럼 그에게 들러붙어 있다.

 

헤스터와 오렌.

보통 이런 소설에선 젊은 주인공들의 러브 라인이 그려지는데 이 이야기에선 어르신들의 러브러브가 꽤 사랑스럽게 그려진다.

두 사람의 톡톡 튀면서 위트 있는 대화가 즐겁고 그 나이에도 심장이 뛰고 볼이 빨개지는 모습이 상당히 귀엽다.

 

언론이 어떻게 이용당하는지

정치가 어떻게 언론을 이용해 국민을 선동하는지

읽고 있자면 속이 터진다.

가치 있는 정보를 골라내는 혜안이 필요한 때다.

 

코벤의 이야기답게 반전의 반전이 있다.

그러나 썩 만족스럽지 않다.

죄를 지었으면 죗값을 받아야 하는데 이제 죗값조차도 누명으로 대신하는 시대가 왔나 보다..

 

표지가 너무 맘에 들었던 <보이 프럼 더 우즈>

표지 속 쭉쭉 뻗은 나무의 아래 깊이 박혀 사방으로 촉수처럼 뻗어 있는 뿌리.

그 안에서 서로 엉키고 설킨 인연들을 잘 표현해 주고 있다.

내용을 모르고 봤을 때라 책을 읽고 봤을 때 다른 느낌을 주는 표지.

 

와일드의 기억 찾기와 헤스터와 오렌의 알콩달콩이 계속 이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다음 편을 기다리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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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적의 단어들
이적 지음 / 김영사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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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생각들을 읽다 보니 나만의 단어가 갖고 싶어졌다.

 

 

어떤 맛은, 어떤 경험은 그러하다. 벼락같이 기호를 바꾸고 인생을 그 이전과 이후로 나눈다. 그러니 마음을 열어두자. 완성된 취향 따위는 없다. 우리는 끊임없이 바뀔 때 젊다.

 

 

이적의 노래를 좋아하고, 이적의 가사를 좋아하는 분들에겐 선물 같은 책.

그를 잘 모르더라도 이 책은 그 안에 담긴 짧은 생각들을 음미하는 것만으로도 선물 같은 책이다.

 

인스타 피드에서 만났던 글들이 모아져 책이 되었다.

책이 나올 거라 예상했었지만 직접 만난 책의 모습은 단정하고 깔끔하다.

마치 그의 정직한 목소리처럼.

 





읽다가 내 얘기 같은 글을 마주한다.

나는 정말 서재를 읽고 있는 거 같다.

저 문장 속 그녀의 마음을 나는 알 거 같다.

 

그의 일상 속에서 길어 올린 생각들은

사회의 어른으로서

아티스트로서

부모로서

한 개인으로서

찰나에 스치는 생각들을 담아 놓았다.

 

이 짧은 단상들로 알지 못했던 그의 주변을 가늠하고

알 수 없었던 그의 평소 생각들을 들여다본다.

그의 노래들 중에 내가 가장 좋아하는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이 그렇게 만들어진 거였다니.. 의외다.

그래서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 읊조림이 그렇게 애달프게 들렸구나..

 

일기 같고

에피소드 같고

가사 같고

이야기의 한 토막 같고

동화 같고

끄적임 같은 글들.

 

다양한 자신의 끼를 글 속에 녹여 놓았다.





나도 그의 글에 답해보고 싶다.

그래서 예전에 끄적여 두었던 나만의 단어를 꺼내 본다.

인스타에서 그의 글을 접했으니 인스타에 대한 나의 단상이 어울릴 거 같다.

 

<이적의 단어들>을 읽으며

자신만의 단어집을 만들어 보면 어떨까?

나만의 생각을 정리한 <OO의 단어들>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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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 키터리지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지음, 권상미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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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 키터리지를 읽는 시간 내내 나의 미래를 보는 듯했다...

 

 

엄마에 대한 두려움? 누가 올리브를 두려워할 수 있단 말인가? 두려운 것은 바로 그녀였는데!

 

 

독파챌린지가 아니었다면 아직도 손도 못 대고 있었을 <올리브 키터리지>

퉁명스럽고, 거대한 여자.

그녀의 퉁명스러움이 낯설다.(이 낯선 느낌은 나도 모르게 올리브 키터리지에 대한 선입견이 있었던 탓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추천했고, 좋은 문장들이 많았으며 그래서 나는 상냥하고, 따뜻한 사람을 상상했던 모양이다.)

어쨌든 이 작품에서 선량하고 따뜻한 이미지를 가진 건 올리브가 아니라 헨리 키터리지였다.

어쩜 올리브는 헨리의 정직성과 선함과 따뜻함과 경건함에 맞섰던 건 아닐까?

 

 

 

"결혼하고 수십 년을 같이 사는 동안, 당신은 한 번도 사과를 한 적이 없는 거 같아. 무슨 일에도."

 

 

올리브가 사과하지 않은 이유는 아무도 그녀의 마음을 알아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무도 그녀의 얘기를 귀담아 들어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헨리마저도...

 

올바르고, 경건하며, 상냥하고, 누구에게나 좋은 인상을 주는 헨리 곁에서 그녀는 악역을 자처해야만 했을 것이다.

거침없는 그녀의 말을 헨리는 묵살하거나 한숨으로 그녀의 잘못을 질타했다.

사람들은 그런 헨리를 동정의 눈으로 보았고, 그런 시선들은 올리브에게 더 철갑을 두르게 만들었다.

 

독파챌린지 미션 중에 등장인물 중 나랑 닮은 인물이 누구인지 묻는 질문이 있었는데 나는 이 책에 등장하는 모든 사람들의 성향을 조금씩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더 뒤로 갈수록 올리브의 지금이 나의 미래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슨 말을 하든 닿지 않고

상대로 하여금 버거움을 느끼게 만드는 사람.

퉁명스러운 말투 때문에 좋은 말, 옳은 말을 해도 닿지 않는 사람.

왠지 '미안하다'는 말을 절대 하지 않는 사람.

오지랖이 넓지는 않지만 누군가에게 은연중에 도움이 되는 사람.

당장은 그 사람 말이 들리지 않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사람이 했던 말이 떠오르는 사람.

거침없고, 씩씩해 보이고, 자기밖에 모르는 사람처럼 보이지만 누구보다 여리고, 감성적이어서 그 방어막을 굳건하게 둘러쌓아 놓은 사람.

올리브 키터리지...

 

너무 늦었을 때에야 뭔가를 깨닫는 것이 인생일 거라고 생각했다.

 

 

작은 동네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다.

속속들이 알아서 재미없지만, 너무 잘 알아서 부딪히는 경우도 많지만

그래서 재밌고, 그래서 피해 갈 줄도 아는 그런 동네...

 

나는 어떤 할머니가 될까?

올리브는 있는 외동자식도 없는 나는 그 막막한 외로움을 어떻게 감내하며 살게 될까?

 

다시, 올리브를 읽으며 그 답을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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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탄 - 도쿄, 불타오르다
오승호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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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사람들의 본성을 보게 만드는 이야기 <폭탄>.

 

 

세상 모든 이들의 마음속에

한 명씩은 죄수가 있고

신음하는 서글픔

 

 

누구나 한 번쯤, 한 명쯤 죽이고 싶다는 생각이나 죽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런 증오와 같은 감정은 커다란 사건을 보면서, 잔인무도한 살인자를 보면서 생기는 게 아니다.

아주 사소한 일이라도 나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주거나, 내 감정을 건드리거나, 나를 분노케 하거나, 나를 완전 짜증 나게 할 때 생긴다.

 

옳고 그름이 분명했던 시절이 있었다.

다수가 가진 기준에 부합하는. 그래서 옳고 그른 것에 대한 기준이 모두 같기에 똑같은 마음으로 단죄할 수 있었던 시절.

지금은 그 기준이 제각각이라 옳고 그름은 명확하지 않다.

 

<폭탄>에 나오는 스즈키는 그런 보통의 사람들에게 시달림을 받았다.

어디에서도 환영받지 못하고, 이해받지 못하고, 기억되지 못했다.

하지만 그런 사람들의 마음에 어떤 파문이 이는 지는 귀신같이 알았다.

 

기억상실증에 걸렸다고 말하는 남자는 자신이 '촉'이 좋아서 도쿄 곳곳에서 폭탄이 터질 거라는 걸 안다고 말한다.

교묘한 말솜씨로 직급 낮은 형사들을 구워 삼고, 그를 상대하러 온 고위직 형사들과는 두뇌싸움을 한다.

아홉 개의 꼬리 게임.

스무고개 같은 이 게임에 스즈키는 힌트를 넣는다. 그걸 풀면 폭탄의 위치를 알 수 있다.

하지만 경찰은 늘 한발 늦다.

폭탄이 터지고 사람들이 다친다.

그리고 스즈키는 자신을 상대하는 경찰들을 농락한다.

 





취조실 안에서 벌어지는 설전

탐문을 하면서 폭탄의 위치와 스즈키의 신상을 알아내야 하는 경찰

내성적인 대학생

다양한 인물들이 보여주는 보통 사람들의 생각은 나를 답답하게도, 나를 섬뜩하게도 만든다.

 

누구나 할 법한 생각들을 가지고 스즈키는 게임을 하고 있었다.

 

폭발한다고 해서 딱히 문제 될 건 없지 않나요?

 

 

나에게 일어난 일이 아닌 이상

나와 연관된 사람에게 일어난 일이 아닌 이상

딱히 문제 될 게 없는 일.

세상 모두의 뉴스를 차지하고 있는 일들이다.

그저 그랬구나, 그랬군. 하며 걱정은 하지만 그저 잠시일 뿐인 일들.

 

<폭탄>은 인간 본성에 대한 이야기였다.

모두의 존경을 받던 형사 하세베는 사건 현장에서 자위행위를 하는 습관이 있었다.

본인도 왜 그러는지 알 수 없는 그 변태적 행위는 발각되어 그를 우러러보던 많은 동료들의 외면을 받았다.

도도로키만이 그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 하지만 그로 인해 도도로키 역시 동료들에게서 내쳐진다.

그런 게 바로 동료의식인가?

스즈키의 논점은 밉지만 핵심을 찌른다.

그가 말하는 모든 것에 반박하고 싶지만 그럴 수 없다.

 

묻지 마 보다 더한 괴물을 만났다.

그리고 그가 던진 말들은 폭탄이 되어 내 가슴에서 터졌다.

그 폭탄이 파편들이 여기저기에 박혀있다.

 

나는 도도로키였고, 사라였고, 쓰루쿠였고, 기요미사였고, 이세였으며 유카리였다.

이 책을 읽은 모든 사람들도 그럴 것이다.

나는 아니야.라고 말한다면 그건 자신을 속이는 것이다.

 

우리 모두는 조금씩 거짓으로 포장하며 산다.

내 안의 본성을 숨기고 살아가다 스즈키 같은 인간을 만나면 주체할 수없이 폭주한다.

모두가 이 이야기 안에서 자신의 본성과 마주했을 거 같다. 자신이 어떤 인간임을 깨닫게 될 때 그것만큼 죽고 싶을 때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이 그런 감정은 재빠르게 감춰버린다.

인간의 본성은 늘 '선' 하니까.

 

비록 마음에 한 명의 죄수를 담고 살아가겠지만...

 

우리가 평소에 스치듯 생각하면서도 곧 잊어버리는 우리 본성에 대한 이야기 <폭탄>

발견되지 않은 마지막 <폭탄>은 우리 가슴에 있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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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 혹은 그림자 - 호퍼의 그림에서 탄생한 빛과 어둠의 이야기
로런스 블록 외 지음, 로런스 블록 엮음, 이진 옮김 / 문학동네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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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사놨는지도 모르게 책장에서 빛이 바래지고 있던 책.

독파챌린지 에 떴길래 무턱대고 신청.

볼 때마다 읽어야지, 읽어야지 했던 책을 이제야 읽음.

 

 

에드워드 호퍼 의 그림 17작품에 이름만 들어도 아는 작가들이 그림에서 받은 영감으로 단편 한 편을 써냈다.

표지의 그림은 문학동네 출판사가 자체 이벤트로 공모해서 당선된 작품들이 전자책으로 나와있다.

독파챌린지를 통해 표지 그림을 모티프로 한 당선작들도 읽을 수 있었다.

 

요즘 전시회를 자주 다니려고 노력하는데 그림 앞에 서 있을 때 나도 모르는 나 자신을 만나게 된다.

그림에 대해서 아는 게 1도 없지만 책을 통해 알게 된 화가들과 작품들 그에 딸린 에피소드들을 읽으며 나름 그림에 친숙해진 기분이 든다.

호퍼의 그림 역시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빛 혹은 그림자>에 실린 단편들은 작가들의 개성이 담겨있어서 그런지 어느 단편집 보다 더 즐겁게 읽었다.

 

제가 제일 즐겁게 읽었던 단편은 바로 <밤을 새우는 사람들> #마이클코넬리 의 작품입니다.

보슈가 나와서 정말 즐겁게 읽었습니다^^

보슈를 이곳에서 만날 거라는 생각도 못 했는데 말이죠~

 

첫 단편 <누드쇼>는 마지막에 꽤 통쾌했습니다.

마치 새장 문을 열고 화려하게 날갯짓을 하며 자유를 만끽하는 새 한 마리를 보는 느낌이었어요.

 

 

조이스 캐럴 오츠 의 <캐럴라인 이야기>도 처음엔 빤한 이야기일 거라 생각했는데 빤하지 않아서 싱그러웠어요.

로버트 올랜 버틀리 의<푸른 저녁>은 섬찟했어요. 처음 읽는 작가인데 이 분의 작품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작품입니다.

제프리 디버 의 11월 10일의 사건 역시 멋지게 망명한 디터 동지와 그를 철저하게 감시했다고 생각하는 화자의 이야기는 나중에 그 화자가 디터의 망명을 알고도 모른 척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저라면 디터도 살리고 자기도 살 하나의 방편을 마련한 거 같아요.

 

스티븐 킹 <음악의 방>은 호퍼의 그림이 그에게 말을 걸어왔다고 하는데 정말 스티븐 킹 다운 이야기였습니다.

대공황 정말 무섭네요~ 스티븐 킹은 그림 한 점에서 영감을 받은 글이 그렇게 아무렇지 않게 소름 끼치는 글이 될지 알았을까요?

대공황의 무서움을 엔더비 부부의 행동으로 보여준 스티븐 킹은 정말 이야기의 킹이 맞는 거 같습니다.

 

습작을 하시는 분들은 <빛 혹은 그림자>를 읽어 보시고 각 그림에서 얻은 영감으로 글을 써보시면 좋은 거 같습니다.

글을 쓰진 않더라도 그림을 보면서 이야기를 상상해 보는 것도 즐거운 일인 거 같습니다.

저도 저만의 이야기를 상상하며 그림들을 다시 차분하게 보는 중입니다.

 

서울 시립 미술관에서 열리는 에드워드 호퍼 전시도 가볼 예정입니다.

진짜 작품 앞에서 떠오르는 영감이 생길지도 모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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