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내린 3월의 아침...
일본 만화를 보면 설녀가 찾아와 눈 속을 헤매는 나그네의 마음을 빼앗아간다고 하던데...
오늘 아침 출근길에 설녀의 치맛자락이 도로를 휩쓰는 동안
저는 그 아름다움에 취해서 차가 갈짓자로 가는지도 모르고
정신없이 길바닥 이리저리 쓸려가는 눈과 바람의 묘한 향연에 넋을 잃고 있었답니다.
그러다 갑자기 앞으로 가던 차들에 연이어 비상등이 켜지고
저는 깜짝놀라 브레이크를 밟다가 차가 조금 밀리는 걸 느끼고
슬쩍 옆으로 빠졌습니다.

다행히도 제 차는 사고가 나지 않았는데
앞서 가던 다른 차들은 줄지어 사고가...

맨 앞의 RV차량이 중앙 분리대를 구십도 각도로 들이받았더군요.
출근하는 길에 잠시 설녀에 취해 있었습니다.
비록 저도 사고 당할 뻔하긴 했지만 그 위험을 모면한 직후엔 다시 길과 바람과 눈이 빚어내는
묘한 정취에 또다시 취하는 걸 보면... 참, 저란 인간은 구제불능입니다.
결국 지각하고 말았지요. 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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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보 2006-03-13 1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눈이 오는 곳이 많군요,

비연 2006-03-13 1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출근길에 눈발이 날리더군요...호~ 그게 설녀라니...^^;;;

물만두 2006-03-13 1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날씨가 그렇군요. 흠... 밤에 더 조심하세요~ 퇴근길에요...

paviana 2006-03-13 1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구두님 정말 낭만주의자 같아요. 전 너무 메말랐어요.
아침에 눈내리는 거 보면서 참 희안타..오려면 좀더 굵었으면 좋으련만 하고 말았으니까요.

바람구두 2006-03-13 14: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울보/ 어데요? 또 눈 오는 곳....
비연/ 흐흐, 설녀 맞죠?
물만두/ 옛썰...
paviana/ 님, 지금 님은 날씬하고, 난 뚱뚱하다고 놀린 거죠. 흐흐.

딸기 2006-03-13 15: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응, 그래서 지각해놓고 설녀한테 떠넘기는 거자나, 결국은??

바람구두 2006-03-13 15: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예리한 뇬...

클리오 2006-03-13 16: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남쪽나라까지 이사왔음에도 눈이 와요.. 그간 따땃한 날씨를 즐겼었는뎅... 흠..

바람구두 2006-03-13 16: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남쪽나라 어데요? 클리오님...

클리오 2006-03-13 2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바람구두님. 제가 어디로 이사간지 모르셨었군요... 흑, 애정이 식었어.. ^^;; 저 순천으로 2월말에 이사왔어요..

바람구두 2006-03-14 1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그래요?
이사한다는 이야기는 얼핏 들었지만...
쩝, 그래요. 나 애정 식었어요. 흐흐...
음, 서방님이랑 알콩달콩 잘 사는 분에게 애정을 품어 무엇하리요.
에잇...

클리오 2006-03-14 15: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도 옆지기 님께 납죽 엎드려 너무 잘 사시는 것 같지만, 저는 언제나 기회만 노린답니다. 제가 애만 낳아보세요.. 흐흐... ^^ (너무 나가나??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