낼 모레 개강인데...
개강이라 지난주말엔 신입생들이랑 오리엔테이션도 다녀왔는데
마음이 싱숭생숭합니다, 그려...
대학원도 이제 논문학기 제하면 1년 남았는데,
논문 쓸 걱정도 다가오고, 개강 전에 읽어야지 했던 책들은 아직도 산더미인데
이제 개강하고 나면 또 정신 못차리게 바빠질 테고
근 2년 정도 함께 동고동락하던 부사수 녀석이 갑자기 자기 글 쓰고 싶다고
회사 그만두겠다고 사직서 내고...
나도 그 나이 때 ...
하루에도 열두 번씩 사직서 내고 어딘가 틀어박혀
생사일대사의 인연을 걸고 문학에 정진해보고 싶었는데,
결국 나는 생업을 포기할 수도, 문학을 포기할 수도 없는 지지부진 속에서
예까지 흘러왔네요.
글을 쓰는 데는 무엇보다 긴 호흡이 필요하다는 걸 알기에
후배를 붙잡기도 민망하고, 개인 이력을 생각하면 편집자 생활 3년은 채우는 편이 나은데
과감하게 그만두겠다는 녀석이 대견하기도 하고, 바보같기도 하고...
하여간 마음만 싱숭생숭해진다.
과연 나는 무엇을 하고자 책을 읽고, 고민하였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