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에게 안부 인사 전할 수 있었으면 좋을텐데요.
내일이면 필름 교정까지 마무리되고, 그 다음엔
모든 원고들이 제 손을 떠나 인쇄기 안으로 밀려들어갈 겁니다.
교정을 봐도봐도 계속해서 틀린 글자들이 보이네요.
아마 그러고도 책 나오면 또 어디선가 알고도 못 고친, 혹은 제가 몰라서
영영 고쳐지지 않은 채로 잡지가 나올 테죠.
내일 필름 교정 보고나면 바로잡을 기회는 앞으로 영영 오지 않을 터인데...
늘 바로잡을 기회가 영영 오지 않을 일을 10년 넘게 해오고 있습니다.
내일 필름 교정 마무리 짓고나면
그 다음날부터는 다음달에 있을 행사 준비에 들어가야 할 듯 합니다.
그리고 그 다음달엔 그 행사에 쓰일 팜플렛과 책자 만드는 일이 기다리고 있어요.
제가 일하고 있는 재단에서 하고 있는 조찬 강연회가 오는 4월이면 만20주년이 되거든요.
그래서 20년간 우리 사회 각계 명사들이 이 "아침대화"란 행사에 와서
강연한 것들 가운데 괜찮은 분, 괜찮은 내용을 골라 비매품으로 책을 한 권 만들 계획입니다.
잡지만 만들면 괜찮은데, 이렇게 여러 잡무들이 다음 마감 들어가기 전까지 늘 절 괴롭혀요.
어떤 때는 잡지 편집자지만 어떤 때는 학생이고, 또 어떤 때는 행사기획자고,
또 어떤 때는 음악회도 준비하고, 전국백일장도 준비하고 그렇습니다.
그런저런 일들에 시달리다보면 한 달이고, 두 달이고 금방 가버려서 이제는 올한해 할 일들이
일부러 생각지 않아도 그 무렵이되면 딱 머릿속에 들어앉아 버려요.
그러다보니 날 위한 최소한의 시간을 쪼개보자고 아무리 궁리를 해보아도
결국 날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은 몇 가지 남지 않더군요.
사실 지난 주부터 다음 여름호 특집 기획회의가 완료되었고, 일부는 청탁도 끝났답니다.
재미있죠? 아직 봄이 시작되지도 않았는데, 저는 벌써 여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아마 그 여름이 오면 가을과 겨울을 준비하고 있겠지요.
계간지 호흡이 길다고 누가 그래요? 사실은 가장 짧은지도 모르겠어요. 흑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