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로 하는 책읽기는 확실히 밀도면에서 취미, 관심으로 읽는 책읽기와는 확실히 비교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업하고 전혀 상관없거나 텍스트로서가 아닌 다른 관점에서 읽는 책들의 재미가 또 쏠쏠하다.
요새 내가 가장 미쳐 있는 인물은 혹시 감 잡은 분들도 계시겠지만....
"발터 벤야민"이다.
음, 레이몬드 윌리엄스는 왜 빼놓냐고 하시면...
(레이몬드 윌리엄스는 앞으로 읽기 위해 준비하느라 그런 거고...에헴)
발터 벤야민의 책 몇 권을 가져다 놓고 읽는데,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리고 학
업하고도 약간 관련이 있지만, 작년에 중세읽기 차원에서 접근했다가 너무 방대한 지라 감히 초입에서 되돌아섰던 자크 르 고프의 "연옥의 탄생"을 어제 오늘 읽고 있는데, 입이 쩍쩍 벌어진다. 이 책은 나중에 서평을 혹시 쓸지 모르겠지만 무조건 별 다섯이다.(무지 두껍고 어렵다면 어려운 책이지만) 전반부 몇 장과 후반부 몇 장을 압축해서 읽는 것만으로도 저승의 지리학을 넓히는데 무진장 도움된다. 중세를 연구한 학자들 가운데 개인적으로 나는 "필립 아리에스와 자크 르 고프"의 책들이 가장 좋았고, 혹시 이 방면에 관심있는 분들에겐 필독서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호르크하이머와 아도르노의 "계몽의 변증법"도 재미있게 읽었다. 서평 쓰라고 하면 좀 짜증날 것 같
기는 하지만(미처 정리되지 못한 측면도 있고), 최근 아도르노의 책들이 재발간되는 까닭은 뭘까? 아, 그리고 얼마전 미루고 미루었던 아르놀트 하우저의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 개정판을 구입했다. 벤야민과 하우저를 같이 읽는 중이다. 하우저의 책은 구판본으로 가지고 있었는데, 책도 너무 낡아버리고 해서, 이 참에 이전판과 달리 더 많은 내용이 수록되었다는 개정판을 구입했다.
그리고 E.P.톰슨의 "영국노동계급의 형성"을 구입했다. 전에 동생 녀석 사주느라 나는 보고 싶어도 사지 못했던 책인데, 이번에 큰 맘 먹고 샀다. 그리고 로버트 O. 팩스턴의 책 "파시즘", 새로 발견한 로제 카이와의 "인간과 성", 로버트 단턴의 "고양이 대학살 "도 시간나는 대로 짬짬이 읽을 생각이다.






사놓고 읽은지는 꽤 오래되었는데, 아직 서평 올릴 생각을 못하고 있는 몇몇 책들도 있다. 스탈린그라드 전투를 다룬 "여기 들어오는자 모든 희망을 버려라"는 재미는 있지만 전투에만 국한된 듯 보이는 서술이 다소 밋밋하고, 김성호의 "포르노를 해부한다"는 깊이가 없는 듯 싶고, 프레드릭 L. 쇼트의 "이것이 일본 만화다"는 서평 쓰다가 독도 문제 불거지는 바람에 김 새서 말았다. 백준기의 "만화미학탐문"은 읽긴 읽었는데 뭐라고 해야할지 모르겠고, 라이언 켈너의 "카메라 폴리티카"는 바라 보면서 그저 흐뭇해 하고 있다. 아참, 며칠 전에 초스피드로 진중권의 "놀이와 예술, 그리고 상상력"이던가 읽었는데, 이 책은 "성의 미학"과 달리 별 다섯주어도 좋을 듯 싶었다. 결론 부분이 좀 약하긴 한데... 그야 뭐 .... 어쩔 수 없는 일이고...






어제는 학교 끝나고 집에 가서 최인호의 "몽유도원도"를 앉은 자리에서 다 읽어버렸다. 별로 두툼한 책도 아니고, 그림도 많아서 재미있게 읽었다. 요근자에 들어 너무 소설이나 시와 멀어진 기분이다. 책세상 문고본 시리즈는 내일이나 올테지... 앗, 발제준비 해야 하는데... 너무 놀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