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새해가 밝았네요.
해마다 <교수신문>에선 지난 해를 결산하는 사자성어와 다가오는 한 해의 바람을 담아 사자성어를 뽑곤 합니다.
지난 2008년을 상징하는 사자성어는 "호질기의(護疾忌醫)"가 선정되었습니다. 호질기의는 ‘병이 있는데도 의사한테 보여 치료받는 것을 꺼린다’는 뜻으로 잘못이 있는데도 남의 충고는 싫어하는 것을 비유하는 말이라고 하지요. 그리고 2009년 새해의 바람을 담은 사자성어로는 "화이부동(和而不同)"이라 합니다. 『論語』 ‘子路’편의 “君子는 和而不同하고 小人은 同而不和하다”고 말했다 하여 나온 말입니다. 군자들의 사귐은 서로 진심으로 어울려 조화롭지만 그렇다고 의리를 굽혀서까지 모든 견해에 ‘같게 되기’를 구하지는 않는 데 반해, 소인배들의 사귐은 이해가 같다면 의리를 굽혀서까지 ‘같게 되기’를 구하지만 서로 진심으로 어울려 조화롭지는 못하다고 하는 말입니다.
저는 작년부터 앞으로 4년동안 사서(四書)를 1년에 한 권씩이라도 읽어보자는 결심을 했습니다. 읽는자로서 사서를 공부라 할 정도는 아니고 한 번은 완독해 보자는 결심을 한 것이지요. 작년엔 대학을 읽었고, 올해는 논어를 읽을 차례입니다. 개인적으로 올해엔 출판사와 계약은 했지만 밀어두었던 몇 권의 책 중에서 가장 가벼운 한 권을 마무리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2009년엔 어찌되었든 논문도 마무리했으면 합니다.
또 한 가지 개인적인 소망이 있다면 누군가의 발 앞에 놓인 돌 하나 치워주는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살았으면 합니다. 사실 '블로그'가 아닌 '서재'라는 이름에 걸맞는 마음가짐에 필요한 것이 바로 화이부동(和而不同)이 아닐까 싶습니다. 내 앞의 돌을 치우는 일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당연히 하는 일이므로 아무도 칭송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누가 보지 않더라도 남의 발 앞에 놓인 돌 하나 슬그머니 치워주는 것은 역지사지(易地思之)하는 마음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겠지요.
2009년 한 해 모두의 마음에 평화가 깃들길 간절히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