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이벤트 여시는 것 축하합니다. 이는 수많은 분들이 바람구두님을 즐겨찾으시는 그 마음을 기뻐하는 것이지요.

정말 미소가 지어지는 것은, 오늘이 "엇, 내가 알라딘에 첫 흔적을 남기고 딱 일년이네.  그 서재가 바람구두님 서재였네."하고 알아차린 날이라는 거예요. 바로 그런 날, 바람구두님 서재를 왜 즐겨찾기 하는지 이유를 말하게 되었네요.

즐겨찾는 서재를 선택하는 것은, 그 순간에 마음이 움직여졌다는 것을 의미해요.
이 사람 서재에서 내 마음을 뜨겁게 하는, 혹은 즐겁게 하는 무언가가 있다는 것을 의미하죠.

재밌게도, 지금 더 검색을 해보니 제가 처음으로 '추천'을 해본 페이퍼도 바람구두님의 글이었어요.

아마도, 사람 내음이 나서인 것 같아요.  여느 분들보다도 더 뜨거운 감정이 느껴져서인가 봐요.

시대를 아파하는 마음은 누구든 가질 수 있는 것지만, 다른 사람들에게까지 그 마음을 전달시키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바람구두님은, 내가 밟고 서 있는 이 땅의 아이 그들의 것이 아닌, '우리의, 나의' 것으로 인식시키는 글을 쓰십니다.

고백하건대, 글 읽다가 울게 만든 적도 여러 번이었다고요.

'나 먹고 살기도 바쁜데, 내가 떠안은 문제도 너무 많은데, 다른 것까지 고민하라구요? 그렇게 못 살아요...'

이게 평소 제 마음이라고 한다면, 이곳에 다녀가면 마음을 한 번씩 더 다잡습니다.

'그래도 같이 고민해야지.  설령 힘이 못 되어준다 할지라도 같이 아파해야지. 그리고 잊지 말아야지.'하는 마음들로 채워집니다.

늘 무겁고 먹먹한 기분만 느끼고 가지는 않아요.

아주 가끔 깔깔깔 웃게 만드는 페이퍼도 있었지요. 예전에 패러디 한나라당 광고 보고서 데굴데굴 굴렀어요.  네이버 검색 순위를 패러디 한 것이었는데, 주변에 많이 퍼트렸지요.

강풀 작가 그림으로 금서에 관한 글도 아주 재밌게 보았지요. 물론, 너무 있었어요.

또 가끔, 아주 좋은 음악을 만나기도 했지요. 주로 제가 모르는 곡들이었는데 마음이 차분해지거나 혹은 슬퍼지기도 했던 곡들이에요.  그 음악과 함께 실린 글들에 시대를 아파하는 마음이 있었거든요.(아, 지금 생각났어요. 이 표현은 정약용 것이군요. 시대를 아파하지 않는 시는 시가 아니다...;;;)

바람구두님의 글들은 때로 너무 어렵고 무겁기도 해서 못 읽고 넘어갈 때도 있어요. 그럴 때는 슬쩍 부끄러워진답니다.  못 미치는 지성이 부끄럽고, 외면하는 마음이 미안해서요.

그래도 대부분은 출력(!)해서 읽는다구요. 그냥 모니터로 읽기엔 렌즈 낀 제 눈이 버거워 해서 말이죠^^;;;

평화박물관에 관한 페이퍼를 보고서 박물관 전시 시작도 전에 들어가서 작업하는 사람들 곁에서 전시물들을 보던 기억이 나요.  혹시라도 바람구두님 흔적이 있을까나 열심히 찾아보기도 했지요.(못 찾았어요..;;;)

저라는 사람이 워낙 귀가 얇은지라 남의 말에 잘 혹하지만, 바람구두님의 글을 읽고서 바뀌어지는 마음은 부끄럽지가 않아요.

일전에 북한의 핵실험에 관한 페이퍼에서 누군가 바람구두님은 기뻐하실 것 같다는 말씀을 하셨어요.  사실 저는 필요한 것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그 글에 대한 댓글에서 핵무기는 절대 안 된다고 힘주어 얘기하시는 것 보고는 좀 진지하게 생각해 보았어요.  아무리 필요악이라고 할지라도, 내게 아무리 큰 이득을 준다 할지라도, 해서는 안 되는 타협에 대해서 고민을 해보았죠.  그리고 저도, 아닌 건 아닌 거야!라고 단호하게 말하게 되었죠.  사람의 인식을 바꾸고 마음을 바꾸게 하는 것은 짧은 댓글이라도 가능한가 봐요.  거기에 '진심'과 '진실'이 담겨 있기 때문이죠.

전 가끔 바람구두님이 칭찬해 달라고 앙탈부릴 때도 참 좋아요.  칭찬을 고파하는 마음이 조금 싸아했고, 그 칭찬 한마디에 힘든 마음의 무게를 이겨내는 모습도 너무 대견하고요.  그래서 지금 칭찬 한마디 쓰려다가 아주아주 글이 길어지고 있지만, 정말 칭찬받아 마땅한 사람이라는 것... 그래서 이곳도 너무 칭찬받아 마땅한 곳이라는 것을 힘주어 얘기하고 싶어요.

참 멋진 사람, 참 아름다운 이야기 만나게 해 준 알라딘도 더불어 고맙구요.

개방, 소통, 공유... 모두 멋진 이름들인데 아직은 바람구두님께 받아가는 게 더 많네요.  아마 앞으로도 많을 테지요.  눈에 보이는 서재보다는, 보이지 않는 마음에, 생각에 더 많이 담아가도록 노력할게요.  그러니까 바람구두님은 늘 한결같이 이곳에 있어 주세요.  우리들의 문화망명지기, 마음이 따뜻한 아름다운 바람구두님으로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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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로운 2007-04-12 14: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스타트..멋져요^^ 바람구두님이 칭찬해달라고 앙탈도.. 하세요?ㅋㅋㅋ^^;;

마노아 2007-04-12 15: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첫 댓글 감사해요. 사실 무안했거든요^^;;;;
칭찬해달라고 앙탈도 부리시고, 추천 안 하냐고 땡깡도 부리십니다^^ㅎㅎㅎ

치유 2007-04-12 16: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마노아님..최고~~~!!
바람구두님이 너무 좋으시겠어요..

마노아 2007-04-12 16: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꽃님 감사해요^^ 바람구두님이 정말로 좋아하실까요? ^^;;;;

프레이야 2007-04-12 18: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진솔하게 조근조근 이야기하시는 것 같아요. 스타트 멋집니다.^^

마노아 2007-04-12 2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혜경님, 어여 뒤를 이어주셔요^^
바람구두님, 이벤트 날짜가 아직도 많이 남았어요. 바람구두님 감상이 궁금한데 참아야겠죠. 꾸욱^^;;;

가을산 2007-04-15 0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이런 훌륭한 선물이!
내가 이럴 줄 알았어요..... 다른 분들의 훌륭한 글을 먼저 읽으면 주눅 들어서 글 못 쓸 줄 알았다니까요. ^^
그래서 제 글 미리 써놓은 후에 다른 분들의 글을 읽기 시작했답니다. 참 다행이에요.

마노아 2007-04-15 07: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을산님도 참^^;;;; 저도 주눅들까 봐 1등으로 써버렸답니다^^;;;;

부리 2007-04-15 2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습니다 구두님 글은 출력해서 줄 치면서 읽어야죠... 글구 사람냄새...그거 혹시 발냄새 아닌지요? 죄송합니다. 제가 요즘 기력이 딸려 유머가 잘 안됩니다

마노아 2007-04-15 2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하하핫, 부리님, 님의 유머는 아직 녹슬지 않았어요(>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