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 불매운동에 대한 저의 입장

의견 잘 들었습니다. 저도 불매운동에 참여하진 못해왔어요.
그래도 한 가지 생각해보고 싶은 것은 저는 yoonta님의 "비정규직이 문제라면 단지 알라딘만 문제인 것은 아니요. 도서 출판계 전반이 문제이고 한국사회 전반이 문제가 될 수있지요. 근본적으로는 자본주의시스템 자체가 문제인 것이고)"이 말씀에 깊이 동의하고 있어요. 여기에서 나아가 "이 일이 다른 비정규직관련 사건들보다 상대적으로 지엽적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입니다."라고도 언급하시고 다시 "알라딘에서는 책을 안사기로 했지만 이랜드에 가서 옷을 사입고 뉴코아에 가서 쇼핑을 한다?"와 같은 역설적 사례를 말씀하셨구요.

저는 알라디너의 불매운동이 일견 상대적으로 낮은차원의 문제(로도 이해될 수 있는)를 지적하는 한계점을 가지고 있다고도 생각해요. 그렇지만 알라딘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불매운동의 대응이 좀 더 (자본주의 시스템에 문제제기하는)깊은 운동이 성립되기 위한 운동이기도 한 것 같아요. 가령 yoonta님이 제기한 문제와 관련해서는 불매운동이 진행되고 운동에 참여하는 분들이 자신의 행동의 성과(알라딘에 대한 압력,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환기와 비판)와 함께 한계점이 있다는 점을 점점 깊이 알아가고 있는 과정이기도 하다고 생각해요. 불매운동에 참여함으로써 운동에 관심을 갖게 됨으로써 갖게된 성찰은 '내가 이정도 행동만 할 수 있구나'와 같은 한계의 인식인 동시에 '그 다음은?'하는 또다른 문제의식의 심화이기도 해요.

소비자운동이 사실 구조(자본주의시스템)를 지속시키는 '어떤기제'(난 이정도만 하면 뭔가 했구나!라는 개인의 윤리감을 위무하여 기본적으로 자본주츼 체제를 유지하게 하는)가 될 수도 있지만 반대로 자본주의문제가 개별기업을 넘어서는 큰 문제이구나 하는 성찰이 되기도 하는 것 같아요. 저는 그런 성찰이 되고 있는 사례가 알라딘불매운동이 되는 것 같아요.

그러니 저는 yoonta님의 자본주의에 대한 급진적 인식에서 비롯되는 불매운동비판에 어느 정도 동의하지만, yoonta님의 비판이 의도하신대로 '건투를 비는'방식이 되려면 불매운동의 과정상 나타나게된 긍정적인 면들에도 주목해야 하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요. 음... 물론 위의 포스트에서 비판을 하셨지만 제가 제안하는 내용을 담고 있기도 하네요.

여튼 저는 불매운동과 참여하시는 분들이 yoonta님이 말씀하시는 역설의 상황을 잘 살피고 있고 그 한계를 넘으려고 한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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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onta 2010-01-02 0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을 쓰다보니 불매운동의 단점 혹은 비판만 늘어논 꼴이 되었네요..^^;
제 글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저는 불매운동이 잘 되기를 바라지만 그것에 적극 동참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입니다. 이것은 예를들자면 제가 기존 정당운동에 참여하지 않는 것과도 비슷한 맥락인데요. 한국사회의 민주주의와 진보를 위해 민노당이나 진보신당등과같은 기존 정당에 심정적 지지를 보내지만 동시에 이런 정당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못하/안하는 이유와도 비슷합니다. 물론 님의 말씀처럼 자본주의의 문제점을 근본적으로 개혁할만한 층위의 실천이 되지 못한다고해서 차선책으로 혹은 '과정으로서 필요한 단계'를 하지 말아야 할 이유는 없습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긴급히 필요한 것이기도 하고요. 한국사회에서 진보정당의 존재가 필요한 그것만큼 말이지요.

알라딘 불매운동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네 물론 필요합니다.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환기와 비판 그리고 그를 통한 문제의식의 확산이 알라딘 불매운동을 추진하는 분들이 의도하는 바이겠지요. (그리고 때로는 "개인적 윤리감의 위무"라는 것도 필요합니다.윤리적 실천도 결국은 개인들의 실천에 의해 담보되어야 하는 것이고 그러한 사소해 보이는 실천이 큰 일을 이루기도 하니까요.) 저는 이런 문제의식에 기본적으로 공감하는 바입니다. 그러나 그와 동시에 그것 만으로는 충분하지 못한 무언가가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을 하는 입장인 것이지요. 물론 불매운동에 적극 참여하시는 분들도 이런 문제점들을 인지하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알라딘 불매운동이 기치가 되어서 한국사회 전반의 노동환경에 큰 변화를 일으킬 수있는 계기가 마련된다면 더 바랄 것도 없겠지요. 그렇게 되었으면 하는게 저의 개인적 바램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좌우간 저도 알라디너분들의 불매운동이 종료될 시점까지 되도록이면 이곳에서 구매하는 도서의 양을 줄여볼 생각입니다. 그러나 불매운동을 내 일처럼 적극적으로 나서서 관련 글을 포스팅하고 사람들을 조직하고 하는 활동을 할 생각은 없다는 것을 피력했을 따름입니다. 저는 뭔가 다른 형태로 그분들에게 (간접적)도움이 될 수있지 않을까하는 정도입니다.

푸하 2010-01-02 02:57   좋아요 0 | URL
답글 잘 보았습니다. 저랑 기본적인 생각이 같으시네요.
yoonta님이 정당운동이나 알라딘 불매운동에 심정적인 지지를 보내시고 기본적으로 공감하신다고 하셨습니다. 이 말씀에 저도 동의합니다. 필요한 것은'그것만으로 충분하지 못한 무언가'를 채우는 데 도움이 되는 언급을 하는 것이겠지요. 제가 볼 때 yoonta님은 불매운동에 내재한 충분하지 못한 무언가를 채울 수 있는 여지가 있고 또 그것을 채우기 위해 페이퍼를 쓰신 것 같아요. (매우 어려운 질문이긴 알지만) 어떤 대안이 가능할까요?

yoonta 2010-01-02 1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충분치는 못하겠지만 저와같은 일정한 거리두기 혹은 비판이 운동자체에 간접적인 도움이 될수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운동의 대의?는 공감하지만 그 과정이나 방식에는 약간의 견해차이가 있을때 그것을 표현하는 행위자체가 그 대안이라고 할수있겠지요. 저는 알라딘불매운동이 단순히 실직한 비정규직노동자 한명을 위한 노력이라고 생각치는 않습니다. 말씀하신대로 비정규직 전반에 대한 문제의식의 심화로 연결되어야 지금의 공동행위가 유의미한 실천이 될것이라 믿습니다. 제가 거리두기/비판의 입장에 서 있는 것도 이 부분에 대한 문제제기혹은 환기라고 생각하시면 될 듯합니다.


푸하 2010-01-02 18:06   좋아요 0 | URL
동의합니다. 저 처럼 관심이 적던 사람에게 운동과 자본주의구조에 대해 엮어서 생각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준 페이퍼이기도 하니까요. 새해에는 학문적으로도 건강으로도 건승하시길 바랍니다. 화이팅~

2010-01-04 12:27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