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참사 농성자 전원유죄선고가 내려졌다는 보도를 보았습니다.
검찰의 기소내용이 그대로 채택되었고 농성자분들의 반대의견은 전혀 반영이 안된 판결이라고 해요. 
 그동안 '용산참사'에 관한 이야기에 대해 관심을 가지진 못했어요. 풍문을 흘려들은 정도였거든요. 지금이라도 상황을 알기위해 찾아보는 가운데 PD수첩을 봤습니다.
2월에 방영된 것이라 현재까지 어떤 게 더 밝혀졌는지는 모르지만 당시 현장의 영상들을 담고 있어요. 혹시 못보신 분 있으면 아래 링크 따라가서 보셔요.

MBC PD수첩 2월 10일 방영분입니다. 


보고난 느낌은 
공권력인 경찰이 국민을 대하는 태도가 공평무사(公平無私)하지는 않다는 거에요. 참사가 일어나기 전 상황을 담은 영상에서 경찰은 철거용역깡패가 용산의 세입자에게 폭력을 저지르는데 거기에 대한 어떠한 대처를 취하지 않는(방조하고) 모습이 보여요.  
용산을 재개발해야 한다는 이명박정부의 국가정책이 경찰의 행동에 반영된 모습이겠죠. 경찰의 이러한 행동은 세입자의 방어적 폭력에 대해서는 확대경을 들이대듯이 '채증'하는 모습을 보면 좀 더 명확하게 이해되는 것 같아요. 
 

직접 현장에 있지 않았던 제가 판단하는 것이 어렵지만, PD수첩 영상을 보면 경찰이 거짓말을 했다는 의심을 할 수밖에 없어요.
경찰이 용역업체의 직원들과 공동작전으로 철거민들의 점거행위를 진압했다는 비판에 대해 경찰은 절대 그러지 않는다.라는 답변을 하고 있어요. 경찰의 공식적인 말을 믿으려고 해도, pd수첩에서 입수하여 제시하는 경찰의 무전교신내용을 들으면 확실히 경찰과 용역업체의 공동작업이 보이거든요. 이외에도 경찰에 대한 의혹은 여러가지에요.

만약 경찰이 자신의 책임을 모면하기 위해 조직적으로 사건의 진상을 은폐하였다면 (용산참사)에 관한 경찰의 다른 주장들을 무작정 사실로 받아들이긴 어렵다고 저는 생각해요.

한국내에서 일어나는 사건에 대한 '수사권'은 경찰에게 있을 거에요. 물론 경찰을 지휘감독하는 '검찰'의 제약을 받고, 나중에 국회의 국정감사에서도 제약을 받겠지만요. 그러나 재개발이라는 이슈가 국가의 중요한 목적으로 설정되는 이때, 검찰과 국회(의 이명박정부와 국정철학을 공유하는 다수여당)를 마냥 믿는 것도 어려울 것 같아요.(pd수첩의 영상을 보면 당시 한나라당의 대표였던 박희태씨의 태도가 나와요. 매우 고압적인 태도.)  

 다른 논점의 얘기지만 전 고 장자연씨의 자살에 관한 혐의자에 대한 검찰의 기소중지가 생각이 납니다. 많은 사람들이 장자연씨의 자살을 '사회적 타살'이라고 하는 마당에 누구도 처벌을 받지 않았죠. 얼마전 생방송으로 방영된 '검찰총장인사청문회'에서 검찰총장후보자의 '위법행위'(지금은 사실로 드러난)에 대해서 여당의 변호, 후보자 자신의 변호를 돌이켜 생각해보면 검찰이 과연 법질서를 엄정하게 수립하는가 하는 의문도 들어요.  강자의 위법행위가 드러나는 것도 국민여론이 들끓지 않는 이상 정치권력적 게임의 법칙에 지배되는 것 같아요.

검찰의 수장이 될 뻔한 천성관씨를 변호하는 것처럼 검찰과 정치권이 용산농성자들을 관심을 가지고 변호하였다면 그들이 유죄판결(징역 6년, 5년, 3년의 실형을 산다는 판결)을 받진 않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해보았어요. 오히려 당시 특공대 투입을 결정했던 '지휘라인'의 모든 경찰들이 줄줄이 쇠고랑을 차는 사태가 되지 않았을까 상상해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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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리풀말미잘 2009-10-28 2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음이 착찹합니다. 삶의 자리를 보호해줘야 할 국가가 오히려 삶의 자리에서 국민을 내 모는 모습이 아이러니하게 느껴집니다.

푸하 2009-10-29 01:26   좋아요 0 | URL
정말 그래요. 사람들이 국가를 제어해야 할 때인 것 같아요.

무해한모리군 2009-10-29 08: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어제 사진 두장을 포스팅했다가 그냥 지웠어요. 용산참사 현장 유가족과 단식중인 여성농민. 우리 사회의 죽은 것 두가지를 보는 듯해서.

푸하 2009-10-29 11:48   좋아요 0 | URL
쉽게 눈길이 닿지 않는 곳에서 비극이 일어나는 것 같아요. 그래도 지킬건 지키며 살아가는 분들이 있어 참 다행이에요.

글샘 2009-10-29 1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종플루도 그렇고... 국가는 국민을 상대로 거짓말만 뇌까릴 뿐인 현실이 슬픕니다.

푸하 2009-10-29 11:52   좋아요 0 | URL
프레시안의 기사를 통해 '법원 판결문의 발췌'를 보니 욕이나오네요. 힘있는 사람들과 힘없는 사람들의 경계선(전선戰線이라고 해야 할까요?)이 명확한 것 같아요. 근데 정치인들은 '신종플루'나 민족주의 감정 자극하면서 그러한 경계선을 계속해서 흐리고 있고 그게 먹혀들어가고 있는 것 같아요.

비로그인 2009-10-29 2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미디어법 관련 헌법재판소 결정의 논리를 빌리자면, 검찰의 공소사실중 화염병을 던진것이 발화의 원인이고, 경찰의 신성한 공무집행을 방해했더라도 무죄였어야 하는데 말이죠.

푸하 2009-10-30 19:08   좋아요 0 | URL
미디어법에 관한 결정이 내려졌군요? 정확한 내용을 잘 모르지만... '내' 삶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결정들이 여기 저기서 내려지는데 그게 별로 안 좋은 쪽으로 결정이 되는 것 같아요. 네티즌이 모여 '사회비판네트워크'라도 결성해서 이런 상황들을 알아가야 겠어요. 그건 여기저기서 이미 진행되고 있기도 하겠네요. 말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