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르 하라/조안하라 지음/차미례옮김/삼천리

 

 

<책 속에서> 빅토르는 ‘애국적인 자세’로 보이거나 선입견을 강요하는 것 같은 태도가 느껴지면 거기에 맞서서 언제나 경각심을 늦추지 않았다.  그는 대중문화가 성숙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걸린다고 믿고 있었으며, 몇몇 사람이 인위적으로 그것을 만들어 낼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빅토르는 예술가란 현실을 초월한 작품을 만드는 데 주력하는 것보다. 집을 지을 때 쓰는 못이나 기계에 치는 윤활유 몇 방울처럼 유용하게 쓸 수 있는 작품을 만들어 내는 장인이 되어야 한다고 믿었다. 빅토르가 가장 중요하게 여긴 것은 사람들에게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수단을 부여하는 것, 그러고 나서 그들의 목소리를 존경심을 같고 들어 주는 것이다.  1971년 빅토르는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우리가 공연을 하는 장소마다 창조적인 공동 작업장이 될 수 있게 조직을 하거나 그런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우리는 스스로를 민중들 수준으로 낮춘다고 생각해서는 안 되며, 오히려 그 수준으로 올라간다는 생각을 늘 가져야 한다. 우리의 작업은 민중들에게 원래 그들의 것이었던 걸 되돌려 주는 일이다. 그들의 문화적 뿌리를 제공하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선거운동 기간에 보았던, 문화적 표현 양식에 대한 그들의 갈망을 충족시킬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해 주어야 한다.”  (p356~357)

 

 

2009년 2월 책읽기 모임 공지입니다.

 

함께 읽을 책 :  빅토르 하라 (조안 하라 지음)

            시 :  2009년 2월 20(금) 저녁 7시00분    

            소 :  서대문 초록당 사람들 사무실

         처 :  청산별곡(011-9007-3427)

준비      내용 :  간단한 먹거리와 내겐 더이상 필요 없지만 누군가에겐 소중하게 쓰일 나눌 물건들

찾아오는 법

찾아오시는 길은 서대문역(5호선) 1번출구로 나와면 신한은행건물과 우체국 사이길(신한은행과 구두방사이길)로

20여미터 들어오면 오른편에 기독교사회문제연구소건물이 있습니다.  

그 건물 5층 502호 초록당사람들준비모임 사무실(구 초록정치연대)입니다.


 

 <책 속에서- 448>

나중에 빅토르의 마지막 시가 나에게 전해져 왔을 때, 나는 빅토르가 마지막 증언을 남기고 싶어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여기 우리 5천 명이 모여 있다

도시의 이 작은 부분 속에.

우리는 5천 명.

시내의 다른 데와 전국을 다 합치면

우리는 몇 명이나 될까?

여기만 해도

씨를 뿌리고 공장을 돌리는

만 개나 되는 손이 모여 있는데,

얼마나 많은 인간들이

굶주림과 추위, 공포와 고통,

정신적 학대와 폭력과 광기에

희생되고 있는 것일까?

우리들 가운데 여섯 명은

별이 빛나는 우주 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한 사람은 죽고 또 한 사람은

인간이 그렇게 맞을 수 없으리라고 상상했던 그런 방법으로 얻어맞고

나머지는 스스로 자신의 공포를 끝내려 했다.

한 명은 허공으로 뛰어내리고

모든 사람이 죽음을 응시하고 있다.

파시즘의 얼굴들이 자아내는 공포를 보라!

저들은 계획을 칼날같이 수행해 나간다.

저들에게는 아무것도 문제 될 게 없다.

저들에게는 피가 훈장이다.

도살이 영웅적인 행동이다.

오, 신이여, 이것이 당신이 만든 세상입니까?

7일 동안 기적과 권능으로 일하신 결과입니까?

이곳 네 개의 벽 속에는 오직 숫자만이 존재하고

그것은 더 늘어나지 않네.

모두 천천히 죽음만을 더 원하게 되네.

그러나 갑자기 내 양심은 깨어난다.

그리고 이곳에는 심장의 박동이 없으며

오직 기계의 고동만이 있다는 것을 본다.

군대는 땀으로 뒤덮인 산파의 얼굴을 보여 준다.

멕시코여, 쿠바여 그러고 온 세계여

이 잔학 행위에 맞서서 절규하라!

우리는 1만 개의 손들

이제는 아무것도 생산할 수 없는 손들.

이 나라 전체에는 얼마나 될까?

우리의 동지, 우리의 대통령이 흘린 피는

폭탄이나 기관총보다 더 강하게 그들을 치리라!

우리들의 주먹도 그처럼 다시 치리라!

노래하기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공포를 노래해야 할 때에는.

내가 살아 있다는 공포

내가 죽어 간다는 공포.

내가 이 많은 사람들 속에 있다는 것

그처럼 무한대의 순간 속에

침묵과 비명만이 담겨 있는 것이

내 노래의 끝이다.

내가 보는 것은,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것,

내가 느꼈고, 지금 느끼고 있는 것들이

그 순간의 탄생이리라…….   

 

 

 

 

 

<나비야 청산가자>에서 http://cafe.daum.net/nbychungsan   


댓글(17)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무해한모리군 2009-02-03 0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읽어본 적이 없는 책이네요.
여행은 잘 다녀오셨는지요?
저도 1월에 중동여행 예정이었는데, 미뤄져서 4월에 가게 되었답니다.
새해 늘 건강하시고 뜻하신바 이루시기를 바래봅니다.

푸하 2009-02-03 21:53   좋아요 0 | URL
분명 좋은 책인 거 같아요. 저도 사 놓은지는 꽤 되지만 아직 읽지 못했어요.(제가 발제한답니다. 어떻게 해야할까요?ㅠㅠ^^;) 여행은... 재밌게 잘 다녀왔어요. 오랜만에 새로운 분위기에 취해 돌아다녔답니다. 오오~ 중동여행! 가신다니 부럽기도 하지만 좀 걱정되기도 하네요. 조심히 건강히 멋지게 다녀오세요.^^;
먼저 인사드렸어야 하는데... 새해 인사 고맙습니다. 휘모리님도 멋진 나날 맞으시길 바랄께요.

무해한모리군 2009-02-17 17:15   좋아요 0 | URL
발제준비는 잘되고 계신지요?
녹색연합에서 온 소식지에 이 모임이 실려있더군요.
발제는 내가 궁금한거나 같이 얘기해 보고 싶었던 부분을 준비해가면 되지 않을까요?
푸하님이 동그란 눈으로 발제를 하면 귀에 쏙쏙 들어오겠네요 ㅎㅎ

푸하 2009-02-17 20:16   좋아요 0 | URL
와~ 녹색연합회원이시군요.
저도 그런데(요새 뜸하지만...)^^: 그 안에 시민모임에서도 활동했거든요.
발제에 대한 조언 참 도움이 될 거 같아요. 고마워요.^^:
책내용 중 휘모리님이 특히 공감할 것 같은 이야기가 있더라구요.
칠레의 민중예술운동에 관한 이야기들이 곳곳에 나오거든요. 예술은 저기 외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삶의 결들에 스며있는 그무엇이란 생각이 들어요. 빅토르 하라의 (예술)실천을 보고 저도 많이 고무되는 것 같아요.

음... 제가 좀 동그란 눈이긴하죠. 휘모리님도 그러신 듯한데...맞죠?ㅎ~

무해한모리군 2009-02-18 11:17   좋아요 0 | URL
제 눈은 옆으로 더 깁니다 ^^
녹색연합에서 하는 등산모임에도 나가고 있습니다. 푸하님도 산에 한번 오시죠~

푸하 2009-02-19 03:01   좋아요 0 | URL
등산모임이 있다니 구미가 당기는걸요.^^:
내용 좀 알려주시면 좋겠어요. 부탁드려요.

무해한모리군 2009-02-19 17:42   좋아요 0 | URL
http://www.greenfriends.kr/
녹색친구들 사이트구요. 이번달엔 저는 못가지만 지리산에 올무 제거하러가네요.

푸하 2009-02-19 23:10   좋아요 0 | URL
녹색친구들이라면 저도 몇 분은 아는데...^^:
좀 신기하군요. 저도 이번달에는 어렵지만 언제 같이 산을 오르면 좋겠어요.

무해한모리군 2009-02-19 23:23   좋아요 0 | URL
제가 나간지 몇 달 안되서 그래요.
가끔 보면 세상이 참 좁지요 ^^*
푸하님 담에 꼭 같이 가요.

푸하 2009-02-21 13:12   좋아요 0 | URL
ㅎㅎ...

공기좋고 물좋은 산이 저를 부르는 듯하네요.^^: 책읽기 모임에도 한 번 와보시면 좋겠어요.

무해한모리군 2009-02-24 09:12   좋아요 0 | URL
가보고 싶네요.
아휴 근데 제가 소양이 짧아 다른 분들께 폐를 끼질까 걱정되네요 ^^

푸하 2009-02-25 01:44   좋아요 0 | URL
소양이라... 저도 가는걸요. 그러니 전혀 걱정하실 것 없어요.^^; 사람을 좋아하고 하루하루 더 좋은 사람이 되고자 하는 사람이면 환영이에요.

2009-02-03 11: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09-02-18 16: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02.20 이네요. 내일 모레. 다 읽으셨어요?
사실 저도 이 책 있는데..(선물 받았거든요!) 그런데 아직도 못읽었어요. 하핫 ^^;;

푸하 2009-02-19 02:48   좋아요 0 | URL
이제서야 다 읽었어요.
매우 감동적인 기록이 담겨 있는 것 같아요.
꼬옥 읽어보시길 권해드려요.

다락방 2009-02-20 08:38   좋아요 0 | URL
어제 다른 책 읽으려고 꺼내두었다가 푸하님의 댓글 보고 꺼냈던 책 집어넣고 다시 이 책 집었어요. 그리고 어제 퇴근하는 길부터 읽기 시작했답니다.
:)

푸하 2009-02-21 13:17   좋아요 0 | URL
우와~ 잘 하셨어요.
참 책이 처음엔 감겨드는 느낌은 아니었어요. 발제를 맡지 않았으면 못읽을 뻔하기도 했는데(제가 좀 산만하거든요.) 끝까지 보니 다행이다 싶었어요. 읽어보신 느낌이 궁금하네요. 참... 관련된 책중 이사벨 아옌데의 "영혼의 집"(민음사)가 있더라구요. 당시 대통령이던(결국 미국의 원조에 힘입은 군부에 의해 살해된)아옌데의 조카딸이지요. 위 책과 같은 '사건'-칠레혁명과 쿠데타-을 다루고 있기도하고 책 자체로도 남미의 문학적 성과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