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우천왕기 9
이우혁 지음 / 들녘 / 2006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음모의 부활이란 부제가 딱 들어맞는 이야기.

(스포일러를 남길 수 없는 손가락의 근질거림을 참는 몸부림이라 해두자.

분명 읽고난 후엔 그 "부활"의 정확한 의미를 이해하시리라~ㅋㅋ)

정말 너무나 오랫동안 기다려왔는데,

9권이 완결이 아니란 소식에 허탈한 마음 반과 길어진 이야기에 대한 기대 반.

8권의 출간이 있은 후 거의 1년반 만이라 전편의 내용이 소소히 기억에 남진 않았지만

전편에서 경악을 금치 못하게 했었던 소녀의 행각이 뇌리 속 깊이 남은지라,

집중하는데 무리는 없었다.

다만- 여태까지의 슬롯에 비해 박진감이 떨어지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음모의 부활이란 제목만으로도 짐작 할 수 있듯이

대부분 이야기의 배경은 전쟁터와 싸움이 아닌 간교와 지략사이에 자리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덕분에 대사와 설명이 길어졌고..

때문에, 치우천과 치우비의 호쾌한 전투나 그 벗들의 신의에서 비롯된 이야기들을

기대했던 독자라면 조금 기운이 빠질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마지막 싸움이 이우혁 작가님의 손에 남겨져 있다고 생각하면 조금쯤 위안이 되시려나~

10권이 될지 11권이 될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지만,

곧 치우형제들의 마지막 이야기를 볼 수 있을 것 같아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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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 콜드 블러드 시공사 장르문학 시리즈
트루먼 카포티 지음, 박현주 옮김 / 시공사 / 2006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추리소설보다 사실적인 범죄소설이 끌리던 어느 날,

(이건 외화시리즈 CSI의 영향이 컸음을 부인하지는 않겠다;;)

제목과, 표지와, 묵직한 양에(?) 끌려 구입을 지르고야 말았다.

 

트루먼 카포티의 진솔한 기록은 추리소설과는 전혀 장르가 다른,

범죄의 기록이자 오히려 다큐멘터리에 가깝다.

1959년 11월 캔자스 홀컴이라는 작고 평온한 마을에서 벌어진 일가족 살인사건.

피해자들은 지극히 건전하고 원한이라고는 전혀 없을 것 같은 무해한 사람들이다.

그런 일가족의 죽음은 마을 전체를 동요하게 만들고,

워낙 가족같은 작은 시골마을인지라 사람들은 누군가를 끊임없이 의심하고 불신을 마음 깊이 담게된다.

그래서 정작 범인이 전혀 마을과는 관계없는 외지인이라는 게 밝혀졌을 때,

오히려 허탈해하기까지 하는..

 

트루먼 카포티는 신문기사로 이 사건을 접하고 사실을 기록하기위해 애썼다고 했다.

분명 형식을 보면 담담하고 중립적인, 기록자의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 같으나,

확실히 그가 진실만을 기록했는지 아닌지는 알 수 없다.

오히려 작품의 후반부에 들어서 범인들의 성장과정과 사형선고 판결이후 수감생활 등의 모습을

그려낸 부분들을 보면 범인 중 하나인 스미스 페리에 대한 동정을 노골적으로 보여주기 까지 한다.

(역자후기의 트루먼 카포티의 생애에 대한 짤막한 설명은 그가 페리를 인간적으로 이해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란 생각을 하게 만들고 그럼으로 해서 객관성에 대한 의문은 더욱 강해진다.)

기록자의 주관적인 시각이 작품속에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고 보여지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이야기가 사건의 발생과 동기, 그리고 검거하기까지의 과정보다는

오히려 범죄를 저지른 그들의 도피생활과 검거된 이후에 집중되는 바람에

특별한 흥미를 유지하기가 꽤나 어려운 작품이었다. 

소설이라고 불리기엔 모순이 너무 강하고, 저널이나 범죄사회소설이란 명칭이 더욱 적합할 것 같은..

그런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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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후에 오는 것들 - 공지영 사랑 후에 오는 것들
공지영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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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스물둘에 불꽃같은 사랑을 하고,

헤어짐이 사랑의 끝이 아니듯 그 사랑을 고스란히 간직한 채 맞은 스물아홉의 재회.

할아버지처럼 한글학자가 되거나 아니면 윤동주를 연구하는 문학가 꿈인, 

윤동주의 시집을 옆구리에 끼고 일본으로 간 한국인 휴학생 홍과 일본인 청년 준고.

' 그들의 사랑이 왜 고작 한국인 대 일본인이라는 이유로 헤어져야 했을까..

칠년을 못 잊은채로 사랑할꺼면서.. ' 라고 답답한 마음에 단편적으로 생각했다가도

사소한 모든 것들이 결국은 서로에게 절대 사라질 수 없는 생채기들을 남길 수도 있겠다는 안타까움.

일본과 한국은 그렇게 살얼음판에 발을 디디고 서있는 것처럼 위태롭고 아슬아슬하다.

사과와 보상으로도 해결될 수 없는 아픔.

" 변하지 않는 사랑이 있다고 믿어요? " 라는 소설 속 화두에 대한 내 대답은 절대로 " NO! "

이 세상에 어떤 형태로든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

하물며 뚜렷한 형체조차 갖지 못한 감정과 마음과 사랑이야.. 더 말할 나위도 없지..

준고와 기막힌 운명속에 재회한 홍의 혼란스러운 내면을 보여주듯

이야기는 차분하면서도 정돈되지 않은 모습을 잘 보여준다.

그런 그녀, 홍의 반쪽짜리 이야기.

Happy END가 되었어도 '사랑'을 신뢰하지 못하는 내게,

『츠지 히토나리』는 과연 그 해답을 찾아줄 수 있을지 기대를 해보며,

퍼즐을 끼워 맞추듯 준고, 그의 이야기를 들어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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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번의 시선 1 모중석 스릴러 클럽 2
할런 코벤 지음, 최필원 옮김 / 비채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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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차분하게 진행된다.

스릴러란 장르를 떠올리면 그려지는 잔혹한 이미지 없이도 충분히 속도감있는 전개를 보여주며,

인물간의 관계도 흥미롭기 그지없다.

추리물은 가볍게 읽혀지기 보단 집중력을 요하는데,

이 책은 머리가 아프지도 않으면서 아주 일상적인 드라마를 그려주고있다.

스릴러가 가져야할 모든 요소를 충실히 갖추고,

"반전"에 거듭되는 반전은 책 마지막 장을 덮는 순간까지 긴장을 풀 수 없도록 만들어주었다.

(정말 '마지막 페이지'까지 긴장을 늦추면 안된다. 모든 진실이 밝혀졌다고

안도하는 바로 그 순간 작가는 마지막 부비트랩을 준비하고 기다리고 있으니 ㅋㅋ)

긴장감 넘치는 추리물과 함께 더위를 잊고 싶은 분이라면 강력히 추천한다.

이만큼 기본의 충실함에다 맛있는 양념까지 더한 책을 만나긴 쉽지 않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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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6-08-04 1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죠^^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공지영 지음 / 푸른숲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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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히 1년 전에 읽었던 책이다.

책을 놓은지 한 달만에 정리를 하려고 손을 댔다가 멈추기를 몇 번..

감정이 너무 앞서서.. 머리보단 가슴이 먹먹해서.. 랄까..

그것도 아니라면. 정리를 함과 동시에 손에서 놓이는 느낌이..

못내 아쉬워서 랄까..

정말이지 너무나 오랜만에

마음을 울리는 글과 만날 수 있어서 참 행복한 새벽이었다.

사방이 조용하다 못해 고요한 그런 시간에 잘 어울리는 글.

 

세명을 살인한 사형수와 세번씩이나 스스로를 죽이려 했던 여자.

끝까지 악한 사람은 없다. 처음부터 악한 사람은 없다.

단지, 저질러진 살인으로, "살인자"란 이름으로.

그 외에 우리는 아무것도 보려 하지 않는다.

살인이란 정의 아래 우리는 원인은, 이유는, 과정 '따위는'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게 아닐까.

책을 덮으면서 내내 날 멍하게 만들었던 건..

사형제도 존폐론에 대해 사형제도를 강력히 지지 했던 고등학교 때 나의 리포트.

7년이 지난 지금도 '사형수나 범죄에 대한 미화'와 '인간의 존엄성' 사이의

그 얇디 얇은 벽은 날 혼란스럽게 만들지만,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아야 한다는 그 간단한 진리를

한번쯤 생각해보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다.

올 가을에 이나영과 강동원 주연의 영화도 함께 기대해보며..

 

사형제도는 그 벌을 당하는 자들 이외의 사람들에게는

있으나 마나 한 제도이다.

정신적으로 수개월 내지 수년동안 육체적으로 생명이 다하지 않은

제 몸뚱이가 둘로 잘리는 절망적이고도 잔인한 시간 동안

그 형벌을 당하는 사형수에게만 의미가 있는 것이다.

다른 품위라고는 아무것도 없으니, 오직 진실이라는 품위라도

회복할 수 있도록 이 형벌을 제 이름으로 불러서

그것이 본질적으로 어떤지 인정하자.

사형의 본질은 복수라는 것을.

알베르 카뮈 <단두대에 대한 성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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