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문도 시공사 장르문학 시리즈
요코미조 세이시 지음 / 시공사 / 2005년 7월
평점 :
절판


 『긴다이치 코스케』란 이름이 낯설게만 들린다면, 김전일(긴다이치 하지메)은 어떨까.

그럼 나즈막히 "아~"하는 탄성이 절로 터져나오리라.

  추리소설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 일종의 예의랄까 룰이라는게 있다면 첫째는 아무리 궁금하더라도

혹은 실수로라도 뒷 페이지는 절대 미리 열어보지 않는다. 둘째는 긴장감이 생명인 만큼 흐름이 끊기지

않도록 단번에(여기서 말하는 '단번에'는 속독의 의미보다 "통째로"라는 편이 더 어울릴 것이다.) 읽어야

한다는 것이고 그 마지막은, 타인의 즐거움을 위해 스포일러는 삼가는 것.

보통은 이 마지막이 가장 괴롭게 느껴지는 법이다. (웃음)

 

  긴다이치 코스케란 이름에 덥썩 구입해 책장에 보관한지가 글쎄 4개월이나 되었다.

그 핑계를 감히 작가에게 돌려보자면 너무나 난해한 프롤로그에 있다. '섬'이라는 특징을 부각하려 했다손

치더라도 줄줄이 나열되는 지명들은 마치 성경, 마태복음을 연상시키기에 충분했다.

(궁금하다면 성경을 펴보시라. 낳고.. 낳고.. 낳고.............;;;)

  섬이란 지리적인 특성은 공간적인 폐쇄성 보다도 정서적인 면에서 미스테리 요소를 이미 충분히

갖추고 있었다. 또한 "전통"과 어우러지는 트릭은 문화나 역사적인 지식이 부족해서 100%를 이해하지

못한다해도 만족스러운 즐거움을 선사하며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나서 각 장의 제목과 부제를 다시

한 번 살펴보면 얼마나 치밀하고 절묘한 조합인지 그 고전적인 문장들의 매력에 다시금 놀라게된다.

  이야기는 트릭의 화려함 뒤의 "어째서"란 이유에 더욱 초점을 맞추고 있는 듯 하다.

지극히 동양적인 이러한 정서는 개인적으로 하드보일드한 코드보다 뒷맛이 개운해서 맘에 들었다.

이야기의 전개상 필수적인 "하이쿠(5. 7. 5조 17음의 단시)"가 다소 어렵긴 해도 미주가 제법 충실한

편이니 대게 참을성있는 독자라면 감당할 수 있을 정도이니 지레 고개를 흔들지는 마시길.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건 우리가 긴다이치 코스케의 추리와 시선에 사로잡혀 그와 마찬가지로

"보고도 놓친 단편들"을 읽고 난 뒤의 그 개운함이 기분좋을 정도라는 것이다.

(물론, 개별적인 추리로 트릭을 풀어버린 존경스러운 독자가 있을수도 있겠고 그런분이 있다면 꼭!

얘기를 들어봤으면 하는 소망이 있지만-)

 

  요코미조 세이시(1902~1981)가 창조해 낸 명탐정 긴다이치 코스케가 해결한 크고 작은 사건이

모두 80여편에 달한다고 하니, 속히 우리나라에서도 모두 만나볼 수 있길 기대한다.

 

 

 

쓸데없이 덧붙이기. 당분간은 정말이지 소설은 이제 그만 자중하고 학업에 매진해보고자 했건만,

이로써 혼징살인사건도 그냥 넘길수는 없게되었다 크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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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6-09-06 1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냥 넘기시면 안되죠^^;;;

크로우 2006-09-06 14: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질끈 눈감고 넘겨볼랬더니, 결국 안되겠네요 ㅋㅋ 팔묘촌을 손에들고.. 이제 장바구니로 손을... 덜덜덜;;;;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