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의 로맨스 1 - 시공 명작 컬렉션
우에하라 키미코 지음 / 시공사(만화) / 2003년 10월
평점 :
품절


아사와 레도왕자..라는 제목으로 한때를 풍미했던-그러나 엉뚱하게도 김영숙이란 이름을 달고 출간되었던-우에하라 키미코의 작품을 정식버전으로 만난다는 것만으로도 기뻤던 이 만화, 불꽃의 로맨스!
어느 분의 리뷰처럼 시대의 간극이 심히 느껴지는 작품으로,
초등학교 때의 짝사랑의 다시 만난 기분이 이와 비슷하지 않을까?
내가 변한 것은 생각 않고 상대가 변한 것같아 괜시리 실망하는 그런 기분.
하지만 한편으로는 금새 옛추억에 사로잡혀 다 용서하게 되는 그런 기분.
또한 다시 보기는 쉽지않을 그런 느낌...

그렇다, 불꽃의 로맨스란 이놈은 그런 만감을 느끼게하는 작품이다.
이렇게 허술하고 왔다갔다하는 설정의 작품이었는지 그때는 정말 몰랐다.
8회 연재분이 1년 이상 연재분으로 늘어난 탓이라고 보면 나름대로 뛰어난 설명이지만,
요즘처럼 데셍력 좋고 치밀한 스토리와 영화적 기법이 대세인 만화환경에서 보면 허탈하기 짝이 없다.
내가 이런걸 보고 두근두근했다니...
객관적으로는 별 세 개 이상을 주기 힘들다.(별 반 개쯤 더 줄 수도..)

하지만 그 시절의 만화로서는 분명 대단한 로맨스이고 유머감각도 있고(당황스럽긴해도)
화려한 꽃송이들이 수놓는 낭만적인 작품이다. 
이 작품을 읽으면서 든 생각인데, 그 시절(70년대?)만 해도 주체적인 여주인공이 꽤 신선했을 것 같다.
지극히 평범한 당시의 여고생이 평범하지 않은 인물로 성장한다는 것 또한
애벌레가 나비로 우화하는 짜릿함을 주었을 듯 하고...
자유분방한 컷이나 심리적인 연출 등..연출력도 멋지다고 생각된다.
다만 지금 다시 보기에는 스토리의 힘이 좀 약하다. 예전의 가슴 찡한 아픔이 느껴지지 않아 아쉽다.
'올훼스의 창'이나 '베르사이유의 장미', '캔디캔디'가 진정 명작이구나를 새삼 느꼈다.

뭐, 이러쿵저러쿵해도 우에하라 키미코의 다른 작품들이 출간된다면 사고 말 것이다 나는.
추억의 힘이기도 하겠지만 그보다는 역시,
황당하고 세련되지 못해도 붙들고 싶은 묘~한 낭만이 그녀의 작품 속에 있기 때문이다. 
내 기억엔 롯테롯테, 푸른 산호초(원제 모름), 내사랑 마리벨이 모두 우에하라 키미코 작품이라 생각되는데... '내사랑 마리벨'은 그림이나 내용이 좀더 원숙했던 걸로 기억되어 꼬옥 출간되길 바란다~.

두꺼운 애장판은 싫어하지만, 시공사의 이 애장판 정도라면 합격점.
갈라짐도 없고 보기도 편한 편이다.
그치만 역시 애장판보다는 일반 판형으로 시원스럽게 나와주면 좋겠다. 마리벨 원츄! ㅠ0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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