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들의 그림동화 발도르프 그림책 15
그림 형제 지음, 한미경 엮음, 다니엘라 드레셔 그림 / 하늘퍼블리싱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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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도서는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에서 진행한 서평이벤트에 당첨돼 하늘퍼블리싱출판사에서 제공받았습니다.>


독일이 낳은 세계적인 그림책 작가라는 수식어가 붙은 “다니엘라 드레셔”가 그림을 그린 동화책은 “그림 형제”의 동화 중 동물이 등장하는 이야기들을 묶어 <동물들의 그림동화>로 재탄생했습니다.
우리가 그림만으로도 어떤 이야기인지 알 수 있는 ‘장화신은 고양이’가 표지를 장식한 동화책에는 모두 11편의 동화가 실려 있습니다.

엄마가 집을 비운 사이 못된 늑대가 엄마처럼 꾸미고 나타나 아기 염소들을 몽땅 잡아먹는 데 막내만 시계 속에 숨어 목숨을 구한 뒤 엄마와 힘을 합쳐 늑대에게서 형들을 구해낸 “늑대와 일곱 마리 아기 염소”를 시작으로 “브레멘의 음악대”와 “장화 신은 고양이” 등이 실렸습니다.
이 동화 역시 새로운 이야기가 훨씬 많아 즐겁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특히 ”토끼와 고슴도치“는 ”토끼와 거북이“의 경주가 떠오르는 이야기였습니다.
여기에 등장하는 토끼 역시 잘난 척하며 ‘금화 한 닢과 술 한 병‘ 내기를 하지만 고슴도치의 꾀에 속아 목숨을 잃게 되는 이야기로 다른 사람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는 교훈을 줍니다.
매번 약속을 계속 지키지 않는 막내 왕자와 충직한 여우가 등장하는 ’황금 새’도 재미있습니다.

악인은 벌을 받고 착한 사람은 언젠가 복을 받는다는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을 알려주는 동화는 부모와 함께 읽기에도 아이 혼자 읽기에도 좋습니다.
“유아기의 아이들에게는 세성이 선하다는 것을, 학령기의 아이들에게는 세상이 아름답다는 것을 청소년기의 아이들에는 세상이 참되다는 것을 경험시켜 주라는 발도로프 교육 창시자 루돌프 슈타이너 박사의 교육철학을 서정적인 그림과 울림이 있는 이야기로 실현하고자 하는 그림책“ 발도로프 시리즈 그림책 열다섯 번째 이야기는 친숙한 동물들이 등장해 더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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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한 그림동화 발도르프 그림책 14
그림 형제 지음, 한미경 엮음, 다니엘라 드레셔 그림 / 하늘퍼블리싱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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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도서는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에서 진행한 서평이벤트에 당첨돼 하늘퍼블리싱출판사에서 제공받았습니다.>

옛날 옛날에로 시작하는 이야기는 언제 들어도 재미있습니다.
어린 시절 일찍 어두워지는 시골에서 할머니와 한방에서 잤던 저는 할머니가 들려주는 이야기가 정말 재미있어서 이야기 좋아하면 가난해진다는 말 따위는 귓등으로 들으며 이야기를 졸라댔습니다.
도깨비가 나오고 장화, 홍련이 나오고 효녀 심청이가 등장하는 이야기는 잠을 쫓아버리기 충분할 만큼 재미있었습니다.

국민학교를 들어가 도서관에서 처음 본 명작동화 속 예쁜 공주님 이야기에 홀딱 빠져 밤이면 제가 할머니에게 옛날이야기를 들려줬던 기억이 납니다.
할머니는 손녀가 들려주는 신기한 나라의 공주, 왕자 이야기를 무척 좋아하셨고 마음씨 나쁜 새엄마의 등장에 혀를 차곤 하셨습니다.
우리는 못된 악당이 큰 벌을 받는 결말에 이르면 편안한 잠자리에 들 수 있었습니다.

<신비한 그림동화>는 독일의 언어 학자이자 동화 작가인 그림 형제가 각지의 전설과 민담을 수집해 편찬한 동화인 “그림 동화”에 실린 이야기 중 신비한 이야기를 고르고 고른 그림책입니다.
거기다 수년간 미술 치료실을 운영했던 그림책 작가 “다니엘라 드레셔”가 섬세하고 아름다운 그림을 그려 넣은 그림책입니다.

부모에 의해 숲에 버려졌던 아이들이 과자집에 사는 못된 마녀를 만나지만 마녀를 물리치고 무사히 집으로 돌아오는 이야기인 “헨젤과 그레텔”을 포함해 모두 9편의 신기한 이야기가 실려있습니다.
나이를 많이 먹은 할머니를 도와주고 예쁜 공주와 결혼한 젊은 백작이 등장하는 “샘가의 거위치기“ 는 누군가를 도와주면 큰 복을 받는다는 교훈을 줍니다.

수록된 동화는 대부분이 많이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이야기가 많아 아이와 함께 읽고 이야기를 나눠 보기에 좋을 것 같습니다.
특히 부모가 잠자리 책으로 읽어주기도 좋을뿐더러 적당한 글자 크기와 아름다운 그림은 글밥이 있는 책을 읽기 시작하는 어린이가 혼자 보기에도 부담 없을 것입니다.

그림 동화가 오랜 세월 여전히 사랑받고 있는 이유는 분명히 있습니다.
선명한 권선징악과 아무리 하찮은 존재와의 약속도 꼭 지켜야 한다는 결말의 이야기는 아이들에게 백마디 말보다 더 효과 있을 것입니다.
저 역시 어린 시절 약속을 어기거나 악행을 저지른 사람은 언젠가 벌을 받고 착한 사람은 복을 받는다는 결말에 세상이 언제나 바른 길로 돌아갈 거라 믿으며 평안해졌던 것 같아요.
그림 동화 속 주인공들처럼 착한 사람은 복을 많이 받는 결말이 현실에서도 통하는 세상이 되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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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개와 혁명 - 2025년 제48회 이상문학상 작품집
예소연 외 지음 / 다산책방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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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도서는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를 통해 ‘다산북스‘에서 제공받았습니다.>


<<1977년 제정된 이상문학상은 국내에 한 해 동안 발표된 모든 중.단편소설 중 가장 빼어난 작품을 선정해 표창함으로써 한국문학의 현재를 확인하고 나아가 한국문학의 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올해로 48회를 맞은 이상문학상이 주최사가 다산북스로 바뀐 후 첫 번째 작품집을 출간했다.
2024년 한 해 동안 발표된 약 300여 편의 중.단편소설 중 30편이 본심에 진출해 예소연 작가의 ‘그 개와 혁명‘이 대상을 수상했고 5편의 우수상 수상작을 선정했다.

영예의 대상작인 예소연 작가의 ‘그 개와 혁명‘은 80년 대 운동권이던 아버지가 암으로 사망한 후 치러지는 장례식의 단상을 그린 작품으로 죽음을 두려워했지만 장례식만은 유쾌하기를 바란 아버지의 바람이 담겨있다.
이제는 구시대의 유물이 돼버린 NL이니 PD를 논하며 학생운동을 하던 아버지는 페미니스트인 딸이 상주 역할을 하기 바라며 찾아올 문상객들에게 일일이 전할 말을 준비해 둔다.

김기태 작가의 ’일렉트릭 픽션’은 엘리베이터에 붙은 메모 한 장으로 시작된 이야기로 소설의 화자가 ‘그‘에서 ’나’로 바뀌는 순간 현대인의 삶 속으로 오롯이 들어가게 된다.
문지혁 작가의 ‘허리케인 나이트’는 작가가 잘 활용하는 오토픽션의 소설로 나와는 처음부터 비교할 수 없는 위치에 있던 친구에게 도움을 받지만 그의 호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나의 모습은 소설 속 남자의 모습만이 아니기에 가슴이 뜨끔해진다.

서장원 작가의 ’리틀 라이프‘는 회사에서 성공한 사람이지만 사지연장술 수술을 한 남자의 모습을 보며 말로는 타인에게 비치는 모습이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지만 실제 우리는 정말 다른 사람의 눈을 의식하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나 생각해 보게 된다.
정기현 작가의 ’슬픈 마음 있는 사람’은 서울 외곽의 교회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두 남녀의 이야기로 아무나 쉬어 갈 수 있는 교회와 이유를 알 수 없는 낙서들과 골목길들이 눈앞에 그려지는 소설은 특별한 사건이 없어서 좋았던 이야기다.

최민우 작가의 ’구아나’는 2년이 넘는 기간 동안 동거 중인 남녀의 평온한 일상에 여자의 오빠가 등장하면서 갈등이 일어난다.
결혼을 한 사이가 아닌 그들이 자신들의 생활을 지켜나가는 방법으로 자신들이 살고 있는 전셋집을 편리하게 바꾸는 모습을 보며 그들이 오랫동안 함께 할 것이라는 예감이 들었다.

이미 발표된 소설이라는 데 부끄럽게도 나에게는 다 새로운 작품들이었다.
소설들은 48년의 긴 시간 한국문학의 정통성을 이어온 문학상 수상작답게 재미있는 건 물론 여러 가지 생각거리를 남겨준다.
예소연 작가의 소설을 읽으며 누구나 맞이하는 죽음이 꼭 슬플 필요는 없겠다는 생각을 했고 ’구아나‘를 읽으며 동거뿐만이 아니라 사랑을 유지하는 방법 역시 ‘우리를 위해’ 그것이 문고리든 서로의 마음이든 불편한 것을 고치는 데 있다는 정답을 얻었다.

이번 작품집은 예년의 작품집과는 다르게 작가의 대담이 실려있다.
소설은 독자가 읽고 느끼는 게 가장 우선이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지만 작가의 인터뷰를 읽으며 작가가 작품에서 하고자 했던 이야기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것도 재미있다.
특히 심사위원으로 참석한 소설가와 문학평론가의 심사평을 읽는 즐거움도 쏠쏠하다.
새로운 주최사에서 시작한 이상문학상이 오래도록 독자들과 함께 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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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중국인의 삶
다이 시지에 지음, 이충민 옮김 / 문학동네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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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도서는 문학동네 해문클럽 이벤트에 당첨돼 제공받았습니다.>

문학동네에서 해외문학을 전담하고 있는 마케터가 사심을 담아 큐레이션한 서평단의 첫 번째 도서 “세 중국인의 삶”은 중국 출신 프랑스 소설가 ‘다이 시지에’의 단편집입니다.
모국어가 아닌 프랑스어로 쓴 중국 이야기는 마케터의 추천평 그대로 “분명 정말 비참하고 참혹한 이야기인데… 시종일관 왠지 모를 아름다움과 담담함이 느껴집니다.”

귀도에서 가장 오래된 컨테이너에는 두부를 만들어 파는 벙어리 여인과 자신의 이름도 기억하지 못하는 조로증을 앓고 있는 조카가 함께 살고 있습니다.
어느 날 교도소 급식 소장이 찾아와 아이에게 <호찌민>이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많은 돈을 이모에게 주고 소년을 사갑니다.
아이는 멋진 곡예단에 들어가리라는 생각에 기뻐하며 감시인의 감시를 받으며 소장이 지시하는 바를 그대로 따르며 연습에 연습을 거듭합니다.

<저수지의 보거트>는 아버지의 별명입니다.
가난하지만 행복했던 우리 집은 엄마가 일하는 공장의 전자제품 폐기물에서 나오는 납에 중독되지만 형편이 어려워 제대로 치료받지 못합니다.
어느 날 엄마는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온 마을이 나서서 찾지만 그 종적을 찾을 수 없습니다.

마지막 이야기 <산을 뚫는 갑옷>은 폐기물 공장에서 일하던 형이 납중독 진단을 받지만 의사도 손을 쓸 수 없게 되자 엄마와 차남은 형을 쇠사슬로 결박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차남은 그런 형의 모습을 그려 마을에서 십 년 만에 처음으로 제대로 된 대학에 합격해 도시로 떠나게 됩니다.
온갖 아르바이트를 해 모은 돈으로 처음으로 제대로 작동되는 텔레비전을 사서 설날 집에 간 차남은 참혹한 관경을 목도하게 됩니다.

이름만큼 귀하지도 보배롭지도 않은 중국의 어느 섬 귀도(貴島)가 배경인 소설 세 편은 전자제품 폐기물 공장으로 변한 섬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아름다운 섬 귀도가 전자제품 폐기물 공장이 들어서면서 섬뿐 아니라 그곳에 사는 사람들마저 병들게 합니다.
살기 위해 시작한 폐기물 공장이 어느 순간 흉기가 돼 섬사람들을 공격합니다.

장애와 질병은 가난을 부르고 가난은 또 다른 질병을 부르는 악순환이 계속되는 섬의 모습은 귀도에 국한되는 이야기라 아니라 더 슬프고 속상했습니다.
장애와 무지를 이유로 이용당하는 ’호찌민’을 보며 나는 혹시 누군가의 약점을 이용해 이익을 챙기고 있지 않나 생각해 보게 됩니다.

처참한 삶의 굴레에서 장애를 가진 조카의 쓰임이 무엇일지 고민하지 않고 이모는 돈을 받아넘기고 딸은 아버지가 엄마의 죽음에 관여됐을 거라고 의심합니다.
무서운 병은 자식이 인간이길 포기하게도 하는 소설 속 이야기들을 제발 소설에서만 존재하기를 간절히 바라며 읽게 됩니다.
조국의 현실을 모국어가 아닌 다른 언어로 쓸 수밖에 없는 작가의 괴로움까지 느껴지는 소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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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수를 믿다
나스타샤 마르탱 지음, 한국화 옮김 / 비채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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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도서는 비채서포터즈 활동 중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강렬한 제목만큼이나 강렬한 표지가 먼저 마음을 사로잡는다.
글을 쓴 ”나스타샤 마르탱“은 인류학을 전공한 학자로 2015년 ‘시베리아 북동부에 거주하는 에벤인을 대상으로 인류학 연구를 진행하던 중 캄차카 화산 지대에서 곰의 습격을 받는다.’
<야수를 믿다>는 곰의 습격으로 얼굴 전체와 오른쪽 다리가 찢기고 턱의 일부가 사라지고도 얼음 도끼로 곰을 쫓아낸 저자의 투병기이자 그 후의 행보에 관한 이야기다.

“곰이 떠난 지 몇 시간이 지났고 나는 안개가 걷히기를 기다리고 기다린다.”
첫 문장부터 안개를 뚫고 러시아의 헬리콥터가 자신을 구하러 오길 여덟 시간째, 혹은 그보다 더 오래 기다린 저자가 느꼈을 고통과 함께 막막함과 두려움이 전해지는 듯하다.
러시아 클리우치의 군사기지 병원의 열약한 환경에서 무사히 수술을 끝낸 저자는 극심한 고통에 시달리면서도 병실에서 보내는 밤들을 초현시적으로 느낀다.

다행히 수술 경과가 좋아 프랑스로 돌아간 그녀는 소련의 플레이트를 턱에 그대로 두는 것은 위험하다는 프랑스 의사들의 결정에 따라 서방의 플레이트로 교체하는 재수술을 시행한다.
수술은 병원성 세균 감염이라는 무서운 결과를 낳고 다시 재수술에 들어간 그녀가 암일지도 모른다는 통보를 받게 된다.
하지만 그녀는 곰을 습격을 받았던 캄차카 반도로 다시 떠난다.

저자가 곰의 습격을 받았던 캄차카 반도에 살고 있는 에벤인은 전통 신앙으로 애니미즘을 바탕에 두고 특히 곰을 숭배한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곰의 습격을 받아 살아온 이를 ‘마에드카‘라 부르며 곰의 표식을 받은 사람이라 여기며 반은 인간이고 반은 곰이라고 생각한다고 하며 그녀에 대한 습격을 곰이 표식을 남기고 싶어 했을 뿐이라고 여긴다.

곰의 공격이 있던 가을부터 시작해 겨울, 봄, 여름을 지나 세계로의 귀환으로 끝맺음하는 글은 읽는 내내 인간이 느낄 수 있는 최대의 공포와 아픔은 물론 대자연의 경의로움을 함께 느끼게 된다.
거기다 다시 그 공포의 순간을 대면할 수도 있는 장소로 찾아가는 저자의 마음을 다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자신이 사랑했던 에벤인들에게 자신의 안전을 확인시켜주고 싶은 심정이 가장 크지 않았을까 생각해 보게 된다.

<<슬퍼요? 내가 묻고, 그녀가 답한다. 아니, 왜인지 너도 알지, 여기서 사는 것은 귀환을 기다리는 거야, 꽃들, 철을 따라 이동하는 동물들, 중요한 존재들, 너는 그중 하나야, 기다리고 있을게.>>(p172)

선문답 같은 그들의 대화에서 그녀가 왜 그토록 그곳으로 가길 원했는지 조금은 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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