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동네 해문클럽 활동 중 제공받은 도서입니다.>“라오스계 캐나다 시인이자 소설가. 1978년 태국 농카이에 있는 라오스 난민촌에서 태어났다. 한 살에 부모가 정부의 도움으로 캐나다로 이주해 온타리오주 토론토에서 자랐다.”‘수탐캄 탐마봉사’라는 작가의 소개 글 중 일부이다.2020년 캐나다 최고 영예의 문학상인 ’스코샤뱅크 길러상’을 수상한 작가의 첫 소설집인 <나이프를 발음하는 법>은 200페이지가 조금 넘은 분량의 책으로 모두 14편의 단편이 수록돼 있다.각 단편 소설은 대부분 초단편이라 할 만큼의 짧은 이야기지만 이민자, 아동, 여성, 노인 등의 사회 소수자 문제를 심도 있게 다루고 있다.첫 번째로 수록된 표제작 <나이프를 발음하는 법>에 등장하는 이민자들의 어려움을 언어 소통을 통해 전하고 있다.학교에서 가져온 쪽지를 읽을 수 없고 ”knife”의 발음을 제대로 알려줄 수 없었던 아버지를 원망하지 않는 아이의 모습이 마음 아프다.<파리>에 등장하는 이민자 여성들은 코 성형수술로 자신의 인생이 변화할 것이라 생각하기도 한다.<스쿨버스 기사> 속 남자는 아내의 부정을 짐작하면서도 아내의 말을 믿는 척할 수밖에 없는 자신의 처지에 절망한다.딸을 멀리서 지켜볼 수밖에 없는 엄마의 모습이 그려진 <당신은 너무 창피해> 속 딸도 그런 딸을 그리워하는 엄마도 이해가 돼 마음이 아프다.문학동네 해외 전담 마케터가 큐레이션 한 소설은 마케터의 추천 평만으로도 소설의 매력을 짐작할 수 있다.“14편의 소설이 한 편도 빠짐없이 고른 작품성을 자랑합니다.후루룩 읽히면서도 ‘소수의 다층성‘에 대한 메시지를 단단하게 전달해요!” 고국을 떠나 본 적 없는 독자인 나는 난민으로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세상에 정작한 이민자들의 고충을 다 알 수는 없다.하지만 ‘knife”에서 묵음으로 처리되는 ‘k’처럼 존재하지만 결코 불리지 않은 그들의 심정은 동감하며 읽게 된다.소설을 읽는 내내 얼마 전 읽은 노 작가의 시가 떠올랐다.”디아스포라는 밖으로 나가 있는 이름만이 아니다지금은 우리 곁에도 친숙하게 때로는 조금은 낯설게 다가오는 이름들베트남과 우즈베크의 여인들필리핀과 네팔에서 온 손님들주인과 나그네가 뒤바뀌어 살아가는디아스포라더 이상 팔레스타인 바깥에서 유랑하는유대인만도 아니고 만주 벌판 헤매는 헐벗은 우리 조상의 역사만도 아니다옛 고향집의 객사에 드리운 남모르는 그림자의 창백한 이마아, 모두가 한 모습의 디아스포라인 것을“ ’문학과사상사‘ 강원도의 눈 김주연 시집 중 <디아스포라>일부 우리의 선조들도 잃어버린 조국을 찾기 위해 세상을 헤맸고 현재도 타국에 사는 이들이 많지만 우리 안에 들어온 이방인들에게 우리는 어떤 눈빛을 보내는지 생각해 보게 된다.소설 속 주인공들의 삶에 마음 아파하지만 내 주위의 낯선 이들의 진짜 모습은 살피지 않는 이중성은 갖고 있지 않나 생각해 보게 되는 이야기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