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경제사전 - 경제신문과 함께 읽는
김은경 지음 / 황금나침반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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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를 한 마디로 정의하여 설명하기는 어렵다.
그렇다고 해서 그 뜻까지 모르고 있는 건 아니니 더더욱 답답하고 어렵기만 하다.
따로 경제신문을 보고 있지도 않고 일간지의 경제면까지 항상 건너뛰고 읽다보니 점점 경제는 어렵고 따분한 분야가 돼 버린 지 오래고 우리 생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경제가 멀게만 느껴진다.

‘경제신문과 함께 읽는 청소년 경제사전’이란 긴 제목의 책은 제목 그대로 경제 용어 풀이 사전이다.
모두 일곱 개의 단락은 경제이야기를 시작으로 우리집 경제, 기업과 경영, 돈 이야기 등으로 나누어 해당 단어를 설명하고 있다.
또 차례 뒤에는 ㄱ,ㄴ,ㄷ 순의 찾아보기가 있어 일반 사전처럼 찾기 편리하게 되어 있다.

청소년 경제사전은 사전의 의미를 제대로 살려 우리가 많이 들어봤고 또 그 뜻을 알고 있는 가격이나 공무원, 빚, 홈쇼핑은 물론 블루칩과 옐로칩, 방카슈랑스, 윔블던 효과 등 생소하고 어려운 단어까지 설명하고 있다.
단순한 단어 풀이뿐만이 우리가 너무나 잘 알고 있는 봉이 김선달을 비롯하여 네덜란드 튤립 사건까지 재미난 경제 이야기까지 덤으로 있어 읽는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본디 사전이라는 게 동화나 소설과 달라 한번 읽고 마는 책이 아니다.
모르는 단어가 있으면 언제든지 찾아보는 국어사전이나 영어사전처럼 늘 가까이 두고 볼 때에 그 진정한 값어치를 다 한다고 할 수 있다.
한 번 읽고 책꽂이에 꽂아두는 책이 아닌 항상 곁에 두고 챙겨 볼 좋은 사전이 생겨 경제에 대한 자신감이 붙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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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잘 키운다는 것 - 소아정신과 최고 명의가 들려주는 아이들의 심리와 인성발달 아이를 잘 키운다는 것 1
노경선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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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되면 아이를 키울 수는 있으나 아이를 잘 키우기는 어렵다.
나 역시 두 살 터울의 형제를 키우면서 매 순간순간 내가 과연 아이들을 잘 키우고 있나 자문해 보곤 한다.
특히나 형 말이라면 무조건 옳다고 생각하던 작은 녀석이 요즘 들어 부쩍 제 의견을 말하고 형에게 반기를 들다 다툼이라도 벌어지면 어찌해야 할지를 모르겠다.
크게 몸싸움이 벌어지지 않는 이상 간섭하지 말자는 원칙을 세워 놓기는 했지만 도저히 못 참고 소리를 지르고 나면 저희들도 기가 죽고 나는 나대로 참을 걸 하는 후회가 밀려오기도 한다.

‘아이를 잘 키운다는 것’,  부모라면 지상 최대의 목표 중 하나를 제목으로 달고 나온 책은 사실 획기적이거나 특별한 내용을 담고 있는 건 아니다.
아이의 교육에 조금만 관심이 있는 부모하면  누구나 이미 알고 있고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기에 사실적이고 특별한 부모가 아닌 나도 좋은 부모, 내 아이를 잘 키울 수 있는 부모가 될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준다.

간혹 TV 속의 문제 행동을 하는 아이들이 등장하는 프로를 보면 그 원인은 대부분 부모로부터 시작되었음을 알 수 있다.
부모가 무심코 했던 행동이 아이의 성격에 지대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에 책을 읽는 내내 어깨가 무거워졌다.
특히나 3장의 ‘아이는 이렇게 키워라’를 읽으며 내 아이에게 상처 줬던 말과 행동들을 반성하게 했다.
순간을 참지 못해 매를 들었던 기억들과 컴퓨터 하는 시간을 지키지 않는 아이와의 실랑이에서 마지막은 언제나 엄마의 독단으로 결론지어지는 우리 집 모습이 겹쳐졌다.
아이는 스스로 자란다는 말로 위안을 삼고 부모의 잘못을 덮으려 했던 내 자신이 여러 번 부끄러워지는 순간이었다.

‘그동안 많은 발전을 거듭한 최신 두뇌과학의 성과를 기초로 자녀교육의 본질에 대해서 과학적으로 접근한 책’이라는 작가의 프롤로그를 읽는 순간 굉장히 딱딱하고 어려울 거라는 선입견을 가졌다.
하지만 소아정신과 의사로서 실제로 경험한 내용을 바탕으로 서술한 덕에 쉽고 현실감 있게 다가왔다.
‘행복한 아이로 키우기 위한 10가지 덕목’을 다시 한 번 읽으며 욕심내지 말고 내 아이에게 지금 당장 실천해 보는 것이야 말로 아이를 잘 키우기 위한 작은 걸음마의 시작임을 확신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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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내 아이를 위해서라면 꼭 읽어야할 필독서 "아이를 잘 키운다는 것"
    from 風林火山 : 승부사의 이야기 2007-10-22 17:11 
    아이를 잘 키운다는 것 - 노경선 지음/예담Friend 아들을 데리고 백병원 소아정신과에 상담 받으러 간 적이 있었습니다. 그 때에 담당 의사가 꼭 읽어라고 권해줬던 책이었지요. 이 책을 읽고 나름 내 방식대로의 교육이라는 저의 무지에서 비롯된 착각이 초래한 결과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고 반성하면서 책을 두번 꼽씹어서 읽었습니다. 아시는 분 아시겠지만 저는 책 다시 읽거나 하는 스타일이 아닌데도 너무 좋은 내용이 많아서 다시 봤던 거지요. 부모라면..
 
 
 
미생물의 신비, 발효 테마 사이언스 4
김정 지음, 장정오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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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게 익어 새콤한 배추김치, 시원한 열무김치는 물론 구수한 된장찌개는 생각만 해도 군침이 절로 난다.
더운 여름이면 온갖 푸성귀 넣고 짭짤한 멸치젓에 싹싹 비빈 보리밥을 시원한 오이냉국에 목 축여가며 먹고는 시원한 대자리에 누워 있으면 세상 그 누구도 부러울 것이 없었다.
또 온 동네 사람들이 모여서 김장하는 날이나 메주를 만들기 위해 콩 삶는 날은 잔치 같았다.

이렇게 전통 발효 음식을 생각하면 온통 행복한 추억으로 기분이 좋아지는데 우리 아이들은 이런 기억이 없어선지 별로 발효 음식을 좋아하지 않는다.
김치는 매워서 싫고, 청국장은 냄새가 이상하고 젓갈은 짜고 맛이 이상하다고 한다.
옛날로 돌아가 김장하고 메주 쑤는 날은 경험할 수는 없고 차선책으로 고른 방법이 발효 음식에 관한 책읽기를 시도해 봤다.

음식은 뭐든 가리지 않고 잘 먹는 열매와 인스턴트 음식을 좋아하는 바람이 입이 짧아서 어떤 음식이든 두 번 이상 먹지 않는 강이와 아이들 말을 잘 들어 주고 자상한 유상균 선생님과 함께하는 발효 교실 수업을 통해 발효 음식의 모든 것을 알아 간다.
아이는 등장인물 중 한 아이와 닮아있는 자신의 모습을 찾아내고 더 쉽게 책 속으로 빠져든다.

특히 단순한 발효 음식의 장점만을 부각하지 않고 ‘이야기 속으로’ 코너를 통해 어른에게는 옛 추억을, 어린이에게는 부모 시대의 생활 모습은 물론 세계의 풍속과 문화까지 알려 주고 있다.
또한 ‘유상균 선생님과 떠나는 신기한  00의 세계’에서는 각장에 다룬 내용을 더 자세하게 보충하고 있어 각종 발효식품이 현실감 있게 다가온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발효 음식의 우수성뿐만이 아니라 요구르트를 비롯해 치즈, 빵 등 세계 여러 나라의 발효 음식을 꼼꼼히 소개한 점도 마음에 든다.
거기다 한 번쯤 시도해 볼만한 요리 레시피는 만화와 함께 자세히 설명해 두어 따라 해보기 쉽게 돼 있다.

아이들이 이 책 한권을 읽고 단번에 잘 먹지 않던 발효 음식을 즐겨 먹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미생물에 의해 놀라운 맛과 영양을 주고 때로는 병을 치료하기도 하는 발효 음식의 변신하는 과정을 기억할 것이다.
거기다 우리 조상들의 지혜가 담긴 김치나, 젓갈, 장이 밥상에 오르면 한 번쯤은 먹기를 시도해 본다면 그 것만으로도 책의 가치는 높이 살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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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 족보 책읽는 가족 57
송재찬 지음, 임연기 그림 / 푸른책들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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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옛날 먼 옛날로 시작되는 아기장수 우투리 이야기를 알고 있다.
욕심 많은 임금과 그에 못지않은 벼슬아치들의 억압과 수탈을 참고 살아야 했던 백성들에게 희망이었던 날개 달린 아이 우투리는 슬프고도 안타까운 옛이야기였다.
특히 우투리가 세상의 변화를 위해 어떠한 시도도 해 보지 못하고 사라졌다는 사실은 조상들이 느꼈을 상실감이 어떠했을까 짐작하게 한다. 
‘비밀 족보’를 처음 본 순간 우투리와 전혀 연관 지어지지 않는 제목이었지만 무시무시하게 큰 날개를 달고 아이를 한 손에 편안하게 안고 있는 사람의 표지 그림은 아기장수를 떠오르게 했다.

평범한 초등학생 은익이는 어느 날 겨드랑이에 극심한 고통을 느낀다.
병원에서는 성장통이라는 진단을 내리지만 통증은 예고 없이 여러 차례 반복되고 가을 극기 훈련장에서는 정신을 잃고 쓰러져 병원에 실려 오게 된다.
은익의 소식을 들은 아빠는 프랑스 유학 중 부랴부랴 돌아오게 되고 은익의 겨드랑이가 아픈 이유가 담긴 <우리 가문의 비밀 족보> 노트를 은익에게 건넨다.

동화는 이야기 속의 또 다른 이야기를 담은 ‘액자구성’으로 이루어져 현재의 아이 은익을 통해 과거의 조상인 익모 할아버지 이야기를 전설이나 믿기 어려운 옛 이야기가 아닌 새로운 생명이 부연된 현실의 이야기로 재탄생시킨다.
비밀 족보 안에는 은익의 조상인 익모 할아버지의 이야기가 들어있고 은익은 자신의 겨드랑이가 아픈 이유를 알게 된다.

특히 자식의 목숨과 가문을 살리기 위해 날개 뿌리를 잘라내야만 했던 부모의 고통과 자신의 잃어버린 날개에 대한 연민으로 괴로워하는 익모 할아버지의 고통은 읽는 내내 마음을 아프게 한다.
슬픈 백성을 구할 수 있었던 날개의 고통이 현재에는 은익이 혼자만이 짊어져야 하는 짐이 아니고 우리 모두가 함께 나누어 가져야 하는 고통이라는 결론 앞에서는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   

그리고 현재의 은익이 자신과 친구들을 따돌리고 이간질하며 대장 노릇을 했던 장미를 이해하고 친구로 만드는 과정 또한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한다.
단순히 은익의 영웅 만들기였다면 동화는 또 다른 지배자를 만드는 과정을 담은 이야기로 전락했을 것이다.
자신이 날개를 가진 사람의 후손임을 알고도 자만하거나 친구들을 굴복시키려하지 않고 서로의 의견을 묻고 함께 머리를 맞대는 모습은 지금 학교에서 일어나는 왕따 문제의 해결 답안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익숙하지 않아 더 특별한 제주도 사투리에서 작가가 얼마나 고장을 사랑하고 있는 지 그대로 느껴지는 사랑스러운 동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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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7-08-16 19: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주사투리가 잘 나오나 봐요. 우투리가 연상되고요..
재미있겠어요. 왕따문제를 다루었군요. 오랜만이에요, 초록콩님. 추천^^

초록콩 2007-08-21 18: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혜경님 추천 감솨^^ 비밀 족보 부분이 쬐금 지루하기도 하지만 재미있게 읽었답니다.
 
우리 동네는 시끄럽다 책읽는 가족 56
정은숙 지음, 남은미 그림 / 푸른책들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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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살고 있는 곳으로 이사 오기 전엔 이웃을 잘 모르고 살았다.
그러니 웬만한 큰 사건사고가 아니면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알지 못했고 동네 아줌마들하고 수다 떠는 건 생각도 못하고 살았다.
이곳으로 이사 온 지 6년 동안 가장 큰 변화는 이야기할 상대가 많이 생겼다는 것이다.
아이들 학교 친구 엄마들, 어찌어찌 알게 된 엄마들과 잠깐 차 마시자고 모인 자리는 연예인 이야기, 이웃 이야기, 시댁, 남편, 아이들 이야기까지 두세 시간은 훌쩍 지나간다.
그러다보니 아파트 단지 내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일들은 저절로 알게 되었고 대부분의  비슷비슷하게 살고 있는 이웃들 이야기를 들을 수 있게 되었다.

‘우리 동네는 시끄럽다’는 재건축을 기다리는 백조 연립을 중심으로 근처 아파트는 물론 이웃한 다른 연립에 살고 있는 사람들과 근처 상가 사람들의 평범한 이야기이다.
모두 6편의 단편으로 묶인 이야기는 한편씩 따로 떼어 읽어도 재미있지만  한 편 한 편 차례로 읽는 것은 더 재미있다.
이미 다른 동화집에서 읽은 ‘빰빠라밤! 우리 동네 스타 탄생’이지만 ‘우당탕퉁탕, 백조는 지금 변신 중’을 읽은 뒤 다시 읽은 이야기는 등장인물의 성격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었고 가까운 이웃의 이야기를 듣는 것 같은 현실감이 있다.

표지에 뽀글 머리에 이삿짐 상자 안에 아파트 단지를 이고 있는 뚱뚱한 아줌마는 진욱이 엄마이다.
속물스럽기도 하고 억척스럽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아파트 한 채 갖는 게 꿈인 가족을 사랑하고 그 가족에게 최선을 다하는 우리 엄마들의 모습 그대로이다.
어른이 쓴 동화이지만 부당하고 옳지 못한 어른의 모습을 꾸미지 않고 그대로 보여주는 것도 이야기는 사실감을 더 실어준다.
딸을 드라마에 출연시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미나 엄마도 등장하고 이사 가는 통장 자리를 두고 속 보이는 행동을 하는 어른들도 등장한다.
거기다 아이들에게는 어려운 이웃을 도와달라고 말하는 어른들이 아이들 눈에는 도저히 이해 못하는 행동을 저지르는 바흐베이커리 이야기도 아이들에게는 큰 고민거리를 남겨줄 듯하다.

아이들을 위한 동화이지만 어른에게도 여러 가지 생각이 들게 하는 이야기다.
실제로 우리 아이를 ‘우리 아이 반장 만들기 속성반’ 같은 곳에는 보낼 생각도 맘도 없는 엄마이지만 마음 한 구석엔 자식만을 생각하는 미나 엄마의 모습이 분명 있고 한 번쯤은 팡팡 세탁소의 민석이 엄마아빠 같은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누군가에게 떠벌리기도 했다.
너무 우리 사는 것과 달라 동화 속에만 등장하는 이야기가 아닌 금방이라도 엄마들의 입을 통해 전해들은 이야기처럼 생명력 있는 이야기는 특별한 재미를 선사한다.
사실 뒷담화가 재미있는 건 실제로 존재하는 누군가의 이야기 때문이다.
동화 속에만 존재하는 인물들이 아닌 우리 동네 사람들의 이야기 같아 더 가깝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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