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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 절벽의 신자들
조예은 지음 / 오리지널스 / 2026년 9월
평점 :
밀리의 서재에서 맛보기로 읽기는 했지만 본격적으로 어떤 이야기인지 모르고 읽기 시작했다.
교통사고 이후 ‘오연’은 단 한 사람, 친구 ‘제언’을 빼고는 사람들의 얼굴을 알아보지 못하는 건 물론 얼굴이 왜곡되어 보인다.
그러던 중 교생으로 ‘주연’이 오고 그의 얼굴 역시 알아볼 수 있었지만, 어쩐 일인지 제언은 주연에게 적대적이다.
소설을 읽는 내내 ‘2015년 8월 8일’에 나타날 존재들이 궁금했고, 어디서부터 어디가 현재이고 어느 부분이 실제로 일어난 이야기인지, 또 어떤 부분이 환상이나 꿈인지 생각하며 읽을 수밖에 없었다.
사이비가 분명해 보이는 ‘녹색 절벽’이 기다리는 세상은 과연 올지, 신실한 그들은 그곳에 도달할 수 있을지 궁금했다.
믿는 자로 보이는 오연의 변화와 믿음 따위는 없어 보이던 제언의 절실함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 순간 세상에서 내쫓기고 돌봄 따위는 꿈도 꾸지 못하는 청소년의 종착지를 보는 것 같아 괜히 뜨끔했다.
가장 절박한 순간, 누구인지도 모르는 누군가의 손을 잡는 아이의 모습은 사이비 종교가 아니라 범죄 집단이나 그보다 더 무서운 존재를 대입해도 그대로일 것 같아 두려워진다.
소설은 가정은 물론 어디에서도 환영받지 못했던 두 친구의 우정으로 읽을 수도 있고, 사이비 종교의 실체와 최후를 보여주는 이야기로도, 불우한 두 청소년의 성장기로도, 방향을 잃은 복수극으로도 읽을 수 있었다.
읽는 내내 나는 무엇을 믿어야 하는지 갈팡질팡했고, 확실하지 않은 것에서 오는 불안이 오히려 공포스럽다.
딱 한마디로 설명할 수 없는 이야기라 더 매력적이고, 읽고 난 뒤에도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