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프네 - 2025 일본 서점대상 1위 수상작
아베 아키코 지음, 이소담 옮김 / 은행나무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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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도서관에 들렀다가 신간 코너에 있어서 자세한 내용도 모르고 들고 왔다.
소설의 제목인 <카프네>는 사랑하는 사람의 머리카락을 손가락으로 빗겨주는 행동을 뜻하는 포르투갈어라고 한다.

노미야 가오루코는 임신에 실패하고 남편에게 영문도 모르고 이혼을 당했으며, 언제나 다정했던 열두 살 터울의 남동생 하루히코마저 돌연사로 잃게 된다.
어쩐 일인지 동생은 죽기 전날 유언장을 남겼고, 전 여자 친구인 세쓰나에게 유산을 상속한다.

술에 의지하며 하루하루를 보내던 가오루코는 동생의 유언을 지키기 위해 세쓰나를 만나러 간 자리에서 쓰러지고, 얼떨결에 세쓰나의 도움을 받게 된다.
냉정하게만 보이던 세쓰나는 가오루코를 돕고, 둘은 하루히코가 생전에 낸 의견으로 진행된 봉사활동에 함께 참여하게 된다.

<카프네>는 동생을 잃고 실의에 빠져 있던 가오루코가 동생의 전 여자 친구인 세쓰나와 함께 가사 대행 회사인 ‘카프네’에서 진행하는 봉사 활동에 참여하며 만나게 되는 사람들과 그 과정에서 변화해 가는 두 사람에 대한 이야기다.

다시는 만날 일 없을 것 같은 죽은 동생의 전 여자 친구는 냉정하고 무뚝뚝해 보이지만 음식을 통해 사람들의 마음을 열고, 가오루코 역시 자신이 잘하는 청소를 맡아 하면서 타인의 환경은 물론 자신의 삶까지 조금씩 변화시켜 간다.

소설은 현대인들이 겪는 고립과 불안을 다루면서도, 결국 사람을 다시 살아가게 하는 것은 누군가와의 연결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저마다 상처와 사정을 품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서로에게 도움을 건네고, 그렇게 이어진 관계가 어느새 서로의 삶을 지탱하는 힘이 된다.

가오루코와 세쓰나 역시 처음에는 하루히코라는 한 사람을 사이에 두고 억지로 이어진 관계였지만, 함께 사람들을 만나고 서로의 삶을 들여다보면서 조금씩 서로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되어간다.
상실에서 시작된 만남이 연대로 이어지고, 그 연대가 또 다른 가족의 모습으로 만들어져 가는 과정이 세쓰나의 요리만큼이나 따뜻하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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