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리꽃 세트 - 전2권 (한정판 케이스 + 조정래 작가노트)
조정래 지음 / 해냄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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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로 설명이 필요 없을 듯한 대작가의 신작은 사랑이야기다.
대학생 때의 짧은 인연을 오랫동안 가슴에 품어온 남녀는 5년 만의 재회에서 다시 가까워지고 서로의 사랑을 확인한다.

수천억대 자산가의 둘째 아들인 남자는 아버지를 억울하게 잃고 집안의 가장이 된 여자를 위해 자신의 상속분으로 그동안 누리지 못했던 일상을 선물한다.
하지만 여자는 큰 병을 앓게 되고 남자는 여자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친다.

아주 오래된 영화를 한 편 보는 듯한 기분으로 소설을 읽었다.
누군가 나타나 나를 구원해 주길 꿈꿨던 젊은 시절의 소망을 담은 이야기는 노작가의 손끝에서 철학과 미술을 더해 새롭게 태어난다.

철학도인 남자와 생계 때문에 순수미술을 이어갈 수 없었던 여자는 장흥 보림사와 반 고흐를 찾아 떠난 여행에서 삶과 반 고흐의 이야기를 나눈다.
소설은 사랑 이야기를 넘어 인생과 예술에 대한 커다란 담론을 던지며 끝맺는다.

작가의 말에서 오랫동안 숙명처럼 함께해온 질병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며, 아직도 이런 사랑 이야기를 쓸 수 있음에 경의를 표하게 된다.
30년도 전에 《태백산맥》으로 처음 만난 작가의 소설을 꽤 오랜 시간 따라 읽었는데 이 소설이 작가의 마지막 장편이라는 말에 세월의 무상함이 느껴진다.

지금의 젊은이들에게는 고루한 옛사랑 이야기처럼 읽힐 수도 있겠지만, 빠르게 흘러가는 사랑이 아닌 긴 시간 마음에 품어온 사랑 이야기는 지나버린 젊은 날의 아련함을 선사한다.
부디 작가님이 오랫동안 건강하셔서 장편은 아니더라도 짧은 소설로 다시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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