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중학교 3학년때 고양이를 구해준 뒤 자신을 신이라고 말하는 고양이에게 “시간을 되감을 수 있는 능력”을 받게 된다.그런데 그 능력은 사용하게 되면 되감은 시간의 다섯 배에 해당하는 수명이 줄어드는 부작용이 있다.‘나’는 첫사랑인 미노리와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하며 시간을 되돌리는 능력을 아내가 뜨거운 커피를 쏟는 순간 5초 쯤 사용하며 평범하게 살고 있다.그런데 결혼 3년 째 미노리가 갑자기 사망하게 되고 그 원인이 11년 전 체육시간에 벌어진 일때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사랑하는 미노리를 살릴 수 있는 방법은 시간을 되감아 11년 전인 중학교 시절로 돌아가는 수 밖에 없다.그러나 11년을 되돌리면 ‘나’는 그 시간의 다섯 배인 55년의 수명이 내놓아야 하지만 한치의 망설임없이 중학교 시절로 시간을 돌려 미노리를 만나게 된다.소설은 프롤로그에 미노리의 결혼 장면과 결혼 상대의 이름이 나오지만 시점을 변화를 주어 마지막에 독자들을 놀라게 한다.이야기를 어떻게 전개하는 가는 다르지만 시간을 되돌리는 능력이나 평행 세계를 소재로 하는 소설이나 영화는 이미 많이 있다.대부분의 영화나 소설 속 주인공들은 돌아간 시간 속에서 대단한 모험과 위기를 만나게 되는 경우가 많다.하지만 이 소설 속 주인공이 11년 전으로 돌아가 다시 중학교, 고등학교 시절을 보내는 모습은 풋풋한 첫사랑처럼 가볍고 행복하고 유쾌하다.소설 속 중.고등학교 시절이 지루해질때쯤 만나게 되는 반전은 사랑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한다.아무리 사랑하는 사람이라도 55세의 수명을 덜어낸다는 것은 쉬운 선택이 아니다.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수명을 지키는 선택을 할 것이다.하지만 소설 속 ‘나’는 시간을 되감는 선택을 하고 진정으로 그녀의 행복을 빌어준다. 📚 태어나줘서, 고마워.내게 살아갈 의미를 줘서,고마워.부디 아무것도 모른 채로 영원히 행복하기를.몇 번을 다시 태어나도 나는 널 좋아할 거야.(p231)사랑을 함께 하며 이루는 것이라 생각했던 나에게 상대가 진정으로 행복해하는 것을 볼 수 있는 게 사랑이라는 진리를 새삼 느끼며 마음이 따뜻해진다.🎁출판사 서포터즈로 받은 책입니다.덕분에 연말과 잘 어울리는 마음이 말랑말랑해지는 소설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길지 않은 소설을 읽고 “그리움”에 대해 오래 생각한다.49세기 지구는 전쟁으로 모든 것을 잃게 되고 바다와 사막만 존재하는 행성이 된다.그곳 사막에 사는 랑과 로봇 고고는 서로에게 모두고 전부다.기능이 정지된 고고를 다시 깨운 랑의 죽음 뒤 고고는 존재의 목적마저 사라져 버리지만 랑이 가고 싶어 했던 ‘과거로 가는 땅’을 찾아 길을 떠난다.마음이 없을 것 같은 로봇 고고는 매 시간 랑을 그리워하며 그에 대한 기억을 재생한다.고고를 따라 가는 길은 모래에 푹푹 빠지고 폭풍이 몰아치지만 마음만은 따스해진다.분명 편하고 안전한 선택을 할 수 있었지만 위험을 무릅쓰고 랑이 존재하는 곳으로 가고 싶어하는 것이야 말로 진심으로 사랑하는 마음임은 애써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천선란 작가의 소설은 분명 디스토피아를 이야기하고 있지만 마음 한 구석에 촛불처럼 희망 하나, 따스한 마음 하나를 가질 수 있어 책을 덮고 나서도 그 여운이 오래 남는다.인간이면서 인간의 마음을 잊고 사는 사람들에게 이 소설을 꼭 권하고 싶다.
어제는 오랜만에 남편이랑 작은아들과 함께 밖에서 점심을 먹었습니다.시험 기간이라 아들이 카페로 공부하러 간다기에 각자 제 갈길로 갔습니다.저는 다음 일정까지 시간이 어중간해 도서관에 들러 시간을 보낼 생각이었는데 휴무일이라는 팻말이 기다리고 있더군요.이럴 줄 알았으면 커피라도 한 잔하고 헤어질 것 했습니다.아들이 보내준 쿠폰으로 산 커피 한 잔을 앞에 두고 혹시나 몰라 가방에 넣어두었던 책을 꺼내읽었습니다.젊은 작가의 글은 아직 맛이 덜찬 과일처럼 시큼하기도 하고 떫기도 합니다.그리고 솔직하기도 합니다.사계절을 지내며 쓴 작가의 이야기는 사랑을 주로 이야기하고 있지만 그 안에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가 가득합니다.작가는 애써서 찾지 않으면 보이지도 않는 전단지 스티커를 보면서 자신을 필요로 해 찾는 누군가를 이야기합니다.모든 것을 허투루 보지않고 그냥 지나치지 않는 눈을 가진 작가는 홀로 세워진 자전거에서도 계절을 잊고 피어난 장미 한 송이에서도 누군가를 떠올리고 인생을 생각합니다.글을 읽으며 고개를 들어 카페밖 풍경을 봅니다.도심 속에 있는 카페라 별 볼 것 없는 풍경이지만 겨울의 어디쯤에 와 있는 나무와 사람들의 발걸음이 예사로 보이지 않았습니다.카페를 나오며 눈길을 낮추며 계절을 잊은 꽃 몇 송이를 찾았습니다.삭막하게 보이던 세상이 조금은 색을 품고 있는 것 같아 쪼그리고 앉아 사진을 찍었습니다.문득 내 인생에서 스쳐 지나갔던 인연이 그리워지기도 했습니다.먼저 마음을 쓰는 게 손해라고 생각했던 시절을 지나니 온 마음을 다해 베푸는 좋은 사람이고 싶어집니다.작가는 나보다 훨씬 어린 나인데 살아가는 방법을 알아가기 위해 노력하고 실천하는 모습이 참으로 보기 좋습니다.🎁따듯한 젊은 작가의 글을 읽을 기회를 주신 떠오름 출판사께 감사드립니다.
짧은 소설을 읽고 오랫동안 생각했다.요스케는 인생의 파국을 맞을 만큼 나쁜 사람이었을까?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모교에서 후배들을 지도하고 자기 관리도 철저하다.여자 친구도 있고 친구들과 주변인들과도 별문제가 없다.특별한 즐거움이나 변화가 없는 그 또래들의 비슷한 생활을 하는 요스케는 새로운 여자친구인 아카리와 환승 연애를 시작하며 일상에 균열이 생긴다.실제로 요스케 같은 젊은이를 만난다면 자기 관리를 철저히 하고 목표가 확실하고 여자 친구에게도 친절하고 다정한 남자로 보일 것이다.어쩌면 요스케는 어디에서나 만날 수 있는 그런 특별하지 않는 사람이다.요스케는 공무원이 되기 위해 공부를 하고 시험을 보지만 뚜렷한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다.그냥 또래들과 비슷한 가치관과 생각을 하고 사는 젊은이라고 할수 있다. 그러나 소설을 읽는내내 마음 한 켠이 불안하고 뒤숭숭했다.아마도 비슷한 나이의 아들들이 있어서 더더욱 그랬던 것 같다.또한 현재를 사는 청년들이 안고 있는 불안과 암울함이 그대로 전해져서인지도 모르겠다.아들들 앞에서 “라떼는”는 시전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지만 나도 모르게 남편과 이야기 할때는 “요즘 애들”이라는 단어를 입에 올리고 만다.예전에 비해 경제적으로는 풍요로워졌지만 젊음은 언제나 불안하고 불투명한 것이다.지나고 보니 그때가 좋았고 뭐든 할 수 있는 나이라고 하지만 그 때를 지나는 그들의 마음이 어떨지를 감히 짐작할 수도 없다.소설의 마지막 문장을 읽으며 비로소 편안하지는 요스케의 모습이 인생의 끝에 다다른 이의 모습같아 마음이 아프다.많은 청년들이 젊음을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사는 현실을 어떤 긴 소설보다 잘 그린 것 같다.🎁좋은 책 읽을 기회를 주신 시월이일 출판사께 감사드립니다.
저자인 스티븐 어스태드는 노화를 진화생물학적으로 분석하는 생물학자이자 노화학자다.사실 노화를 학문으로 연구하는 노화학이 생소해서인지 40년 가까이 한 분야에서 연구한 저자의 이름이 생소하다.저서는 자연에서 그리고 실험실에서 오래사는 생물들을 비교 소개하며 장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모두 4부로 이루어진 책은 하늘,땅, 바다에서 오래 사는 동물들과 인간의 장수에 대해 설명한다.어떤 분야에 중점을 두고 연구하냐에 따라 대부분 실험실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분야가 있는 반면 동물의 일생을 연구하는 노화학은 연구의 상당부분을 자연에서 직접 관찰하는 학문이다.인간이 기르는 동물이 아닌 자연에서 살아가는 동물들의 나이를 가늠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아무리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동물들도 자연 상태의 동물이라면 정확한 생년월일을 아는 것은 몹시도 어려운 일이다.그래도 사는 곳이 한정된 동물은 관찰하기가 용이하겠지만 자유롭게 하늘을 날고 수만킬로를 이동하는 새의 경우는 아무리 표식을 해 둔다고 해고 한 개체를 일생에 여러 번 만나기는 하늘의 별따기만큼 어렵다.거북은 장수하는 동물이라고 다 알고 있지만 사람보다 더 오래 사는 거북은 인간이 동물의 장수에 관심을 가진 기간이 짧은 탓에 200년을 살았다는 거북의 장수를 보증해 줄 어떤 자료도 남아있지 않다.물 속을 자유롭게 헤엄치는 어류는 비늘,이석,뼈로 된 지느러미 기조로 나이를 확인할 수 있다고 한다.대부분의 조개의 경우 껍질의 나이테로 나이를 짐작할 수 있고 상어의 경우 특이하게도 척추의 나이테로 연령을 측정할 수 있다니 신기하다.저자는 동물들이 장수하는 이유를 연구하고 인간의 장수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요소를 찾기 위해 노력한다.그러나 인간은 현재도 포유류 중 장수 지수가 높은 종이다.탁 트인 공간을 날아다니며 먹이를 구하고 짝짓기를 하는 수명이 짧은 곤충의 삶과 개미나 흰개미 여왕처럼 단 한 번의 비행 후 일생동안 어두운 지하 땅굴에서 알을 낳으며 오래 사는 삶 중 어떤 삶을 선택 하겠냐 묻는다면 당연히 전자다.안타깝게도 수 많은 동물들을 관찰하고 연구하지만 장수의 비밀을 풀지 못한다.그래도 여전히 장수하는 동물을 통해 건강한 인간의 삶을 연구하는 그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땅굴 속에서 오래사는 것보다는 자유롭게 햇빛 속을 걸으며 건강하고 즐겁게 사는 현재의 삶이 장수보다 더 값진게 아닌가 감히 말해 본다.🎁좋은 책 보내주신 윌북 출판사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