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오랜만에 남편이랑 작은아들과 함께 밖에서 점심을 먹었습니다.시험 기간이라 아들이 카페로 공부하러 간다기에 각자 제 갈길로 갔습니다.저는 다음 일정까지 시간이 어중간해 도서관에 들러 시간을 보낼 생각이었는데 휴무일이라는 팻말이 기다리고 있더군요.이럴 줄 알았으면 커피라도 한 잔하고 헤어질 것 했습니다.아들이 보내준 쿠폰으로 산 커피 한 잔을 앞에 두고 혹시나 몰라 가방에 넣어두었던 책을 꺼내읽었습니다.젊은 작가의 글은 아직 맛이 덜찬 과일처럼 시큼하기도 하고 떫기도 합니다.그리고 솔직하기도 합니다.사계절을 지내며 쓴 작가의 이야기는 사랑을 주로 이야기하고 있지만 그 안에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가 가득합니다.작가는 애써서 찾지 않으면 보이지도 않는 전단지 스티커를 보면서 자신을 필요로 해 찾는 누군가를 이야기합니다.모든 것을 허투루 보지않고 그냥 지나치지 않는 눈을 가진 작가는 홀로 세워진 자전거에서도 계절을 잊고 피어난 장미 한 송이에서도 누군가를 떠올리고 인생을 생각합니다.글을 읽으며 고개를 들어 카페밖 풍경을 봅니다.도심 속에 있는 카페라 별 볼 것 없는 풍경이지만 겨울의 어디쯤에 와 있는 나무와 사람들의 발걸음이 예사로 보이지 않았습니다.카페를 나오며 눈길을 낮추며 계절을 잊은 꽃 몇 송이를 찾았습니다.삭막하게 보이던 세상이 조금은 색을 품고 있는 것 같아 쪼그리고 앉아 사진을 찍었습니다.문득 내 인생에서 스쳐 지나갔던 인연이 그리워지기도 했습니다.먼저 마음을 쓰는 게 손해라고 생각했던 시절을 지나니 온 마음을 다해 베푸는 좋은 사람이고 싶어집니다.작가는 나보다 훨씬 어린 나인데 살아가는 방법을 알아가기 위해 노력하고 실천하는 모습이 참으로 보기 좋습니다.🎁따듯한 젊은 작가의 글을 읽을 기회를 주신 떠오름 출판사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