랑과 나의 사막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43
천선란 지음 / 현대문학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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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지 않은 소설을 읽고 “그리움”에 대해 오래 생각한다.

49세기 지구는 전쟁으로 모든 것을 잃게 되고 바다와 사막만 존재하는 행성이 된다.
그곳 사막에 사는 랑과 로봇 고고는 서로에게 모두고 전부다.

기능이 정지된 고고를 다시 깨운 랑의 죽음 뒤 고고는 존재의 목적마저 사라져 버리지만 랑이 가고 싶어 했던 ‘과거로 가는 땅’을 찾아 길을 떠난다.
마음이 없을 것 같은 로봇 고고는 매 시간 랑을 그리워하며 그에 대한 기억을 재생한다.

고고를 따라 가는 길은 모래에 푹푹 빠지고 폭풍이 몰아치지만 마음만은 따스해진다.
분명 편하고 안전한 선택을 할 수 있었지만 위험을 무릅쓰고 랑이 존재하는 곳으로 가고 싶어하는 것이야 말로 진심으로 사랑하는 마음임은 애써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천선란 작가의 소설은 분명 디스토피아를 이야기하고 있지만 마음 한 구석에 촛불처럼 희망 하나, 따스한 마음 하나를 가질 수 있어 책을 덮고 나서도 그 여운이 오래 남는다.
인간이면서 인간의 마음을 잊고 사는 사람들에게 이 소설을 꼭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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