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게 거짓말 같을 때
공선옥 지음 / 당대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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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나는 <사는 게 거짓말 같을 때>를 읽기 전까지는 저자인 공선옥을 몰랐다.
책을 읽으면서 얼기미에 배추를 건져 확독에 물 고추를 갈아 김치를 담그고, 학교 갈 때면 먼지 폴폴 나는 신작로를 아이들과 줄지어가고, 학교 끝나고 도시락 뚜껑에 잔디 씨를 훑어야했던 나와 비슷한 시대를 살았던 그이가 궁금해졌다.
시골 농부에  딸로 태어나 70년대 새마을 운동을 보고 자랐고, 농촌의 참 모습이 점점 사라져 가는 것을 보며 살고 있는 작가가 언니 같고, 나 같다는 생각이 든다.

며칠후면 5.18민주화운동기념일이 다가온다.
도청분수대 앞에는 무대가 설치될 것이고 사람들은 그 날에 슬픔을 함께 느끼며 시대의 변화에 가슴 벅차할 것이다.
내 기억 속에 80년 오월은 마을 앞 신작로에는 차한대 다니지 않았고 어른들은 목소리를 죽이며 광주에 난리가 났다고들 수군거렸다.
한때는 광주사태라고 불리던 그 날에 진실이 밝혀지고 숨어서 이야기하지 않아도 돼는 날이 되었지만 여전히 몸과 마음이 병든 이들이 남아 있고 억울함이 남아있는 광주의 이야기는 지금도 끝나지 않은 현실이다.
내가 어린 시절 제일 이해하기 힘들었던 것은 공부 잘하고 똑똑해서 시골에서 어렵게 대학을 보내 놓으면 하나같이 공부는 안하고 모두 데모 현장으로 간다는 것이었다.
등골 빠지게 일만 하는 부모에 심정을 안다면 어찌 저렇게 변할 수 있나하는 생각에 어른들 말대로 모두 대학만 가면 빨간 물이 저절로 드는 줄 알았다.
그때는  눈과 귀를 막는 세상이었으니 뭐가 그르고 오른 지 판단할 수 있는 기회마저 박탈당하고 살았으니 그렇게 생각했던 것도 어쩔 수 없었다고 말하지만 눈 ,귀 다 뜨고 있는 지금도 나는 복잡하고, 어렵고, 참기 힘든 현실에 한발 짝 물러나 보고 있는 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지금 일어나는 모든 일들은 내 마음이 힘든 것을 핑계로 한발자국 떨어져 보고 있다.
나는 어쩜 스스로 눈 막고, 귀 막는 세월을 살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오직 나에게 직접 해당사항이 있는 이야기에는 벌떼처럼 흥분하면서 나와는 떨어져있는 이웃에게는 눈길 한번 주지 않았다.
내 조카 또래의 아이들인 미순이, 효순이에 죽음보다는 월드컵의 열기에 휩싸였고, 천성산의 도룡뇽 때문에 단식하는 지율 스님을 보면서도 피 같은 세금을 먼저 생각했고, 머나먼 이라크에서 죽어간 우리 젊은이 김선일 이야기를 들으면서도 그의 가족사를 더 궁금해했다.
살아도 사는 게 아닌 내 이웃을 가까이에 두고 있으면서도 한번도 돌아보지 않고, 내 집 울타리에 내 가족에게만 온 정신을 쏟고 있었다.
급식비를 못내 학교 급식에서 제외된 아이들에 이야기를 읽으면서도 TV에서 나오는 맛난 음식에 먼저 눈을 돌렸다.
나도 분명 미원으로 맛을 내고, 고기라고는 명절 때와 모심고 탈곡하던 날 품앗이 일꾼들 밥상에 올랐던 김칫국 속 돼지고기 몇 점이 전부이던 시절을 살았으면서도 그 시절을 잊고 살았다.
아직도 그 어렵던 시절처럼 살고 있는 내 이웃에게 등 돌리고 살았었다.
세상사는 게 모두 참말로 즐겁고 행복하게 살수는 없겠지만 내 앞에 놓인 행복만을 끌어안고 있지 말고 내 등뒤에 서럽게 울고 있는 이에게 눈 돌리는 법을 이 책을 읽으며 배웠다.

<한 해의 맨 마지막 계절의 겨울이다. 그리고 한 해의 맨 처음의 계절 또한 겨울이다. 겨울 속에는 그렇듯 마지막과 처음이 함께 있다.
한 해의 마지막인 이 계절에. 우리는 한 해의 처음을 시작할 수 있는 것이다. 할아버지가 절망 속에서 희망을 키우듯이 말이다. 할아버지에게 절망은 희망의 다른 말이듯이, 모든 마지막은 모든 처음의 다른 말인지도 모른다.>

봄이다.
너무 눈부셔 서러운 계절이다.
그래도 봄을 느끼고 살아가는 이는 행복할 것이다.
사는 게 너무 팍팍해 계절이 오는지 가는지도 모르는 이도 세상에는 많은 데.
아무도 눈 가리고, 귀 막지 않은 이 시대에 스스로 눈, 귀 막는 어리석음을 저지르고 있는 내 모습을 보며 이 계절이 더 서러워진다.
살아가면서 거짓말만이 전부 넘치는 세상은 아닐 것이다.
나는 내 이웃을 향해 눈 맞추며 그래도 언젠가는 참말처럼 사는 날이 꼭 있을 거라는 희망을 이야기해주고 싶다.
봄이 영 안 올 것 같았던 겨울이 지난 뒤. 분명 봄이 온 것처럼 언제인가는 오늘 거짓말 같은 날들을 웃으면서 이야기할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라고.......
옛날 서럽던 시절을 지금은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이야기하고 있는 우리처럼 언제인가는 오늘을 추억하는 날이 틀림없이 올 거라는 희망에 끈만은 놓치지 말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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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별에 온 손님 그림책 보물창고 5
모디캐이 저스타인 글 그림,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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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사람들은 살아가면서 자신이 어디에서 왔는 지, 그리고 생명이 다해서 죽으면 그 다음에는 어떻게 되는 지 수없이 질문하고 답을 얻으려고 한다.
이 이야기는 티벳의 어느 산골 평범한 나무꾼의 이야기이다.
티벳은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달라이라마의 나라이고 불교국가이다.
그래서 우리가 갖고 있는 의문에 불교의 윤회사상을 통해 그 답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그 답을 알려주는 분은 누구라고 칭해지지 않고 다만 목소리의 울림이라 불교가 아닌 다른 종교를 믿는 다거나, 무신론자인 독자들도 거부감 없이 읽을 수 있어 좋다.
특히 종교가 없는 우리 가족에게 가장 어려운 종류의 책이 바로 종교적인 색채가 진한 이야기들인데 이 책은 아이들에게 따로 윤회사상을 설명할 필요가 없어 참 편안하게 읽을 수 있었다.

높디높은 티벳 고원, 어느 깊은 골짜기, 작디작은 마을에 연날리기를 좋아하는 소년은 밤마다 밤하늘을 쳐다보며 더 넓은 세상을 꿈꾸지만 자라서 나무꾼이 되고 결혼을 하고, 가족을 돌보느라 꿈을 이루지 못하고 생을 마감하고 만다.
그는 죽어서 어두운 듯하면서도 아주 밝은 장소에 도착하고 목소리의 물음에 천국이 아닌 또 다른 생명으로 태어나는 길을 선택하게 된다.
나무꾼의 눈앞에 펼쳐지는 우주의 소용돌이 속에서 그는 자신을 향해 노래하는 바람개비 모양의 은하계를 선택하게 된다.
그리고 태양계, 지구, 인류, 나라, 부모를 선택하고, 마지막으로 성별까지 선택하여 다시금 높디높은 티벳 고원, 어느 깊은 골짜기, 작디작은 마을에 연날리기를 좋아하는 소녀로 태어나게 된다.

전문가가 아닌 나에게 책 고르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책 고르기 기준을 다름대로 정하는 데, 믿을 수 있는 출판사나 유명한 작가를 우선 순위에 두고 고른다.
이 책은 2004년 <쌍둥이 빌딩 사이를 걸어간 남자>로 칼데콧 상의 영광을 안은 [모디캐이 저스타인]의  작품이다.
가끔은 유명한 상을 받은 책이라 할지라도 실패하는 경우가 있는 데 이 책은 작가의 이름 값을 톡톡히 하는 책이다.
보통의 그림책보다 작은 크기지만 그 속에 담긴 이야기는 크기를 가늠할 수 없는 벅참으로 다가온다.
그림도 현생은 액자형의 그림으로 오밀조밀하고 내세의 모습은 웅장하고 장엄해서 우리가 우주에 한가운데 있는 듯 싶다.
아들 둘을 키우다보면 예쁘고 좋은 날도 있지만 내가 무엇 때문에 이 애들을 낳아 이 고생을 하나라는 생각을 가끔 하게 된다.
결혼해서 그렇게 기다리고 기다리던 아이였지만 처음 대면했을 때의 그 기쁨을 잊고 아이에 마음을 후비는 미운 소리를 하기도 하고, 엄마에 기분에 따라 아이들을 고약스럽게 대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처음 아이를 안았을 때의 기쁨이 되살아나는 듯 했다.
저 우주 끝에서 우리의 은하계의 초대를 받고, 태양계의 손짓에 따라 푸른 지구별을 그리고 황인종을 선택하고,  아리랑 춤을 추는 우리나라에 이 내세울 것  없는 부모에 초대에 기꺼이 응해 준 내 아이들이 고맙고도 고마웠다.
세상사는 게 힘들 때면 나는 왜 이 나라, 이 땅에 농부에 딸로 태어나 이렇게 힘들게 사는 가 싶어 누군 지도 모르는 그 분을 향해 원망도 했었다.
나를 기쁘게 초대해준 부모님에 대한 기억도 잊어버리고, 그 분들의 초대에 기쁜 마음으로 찾아왔던 것도 잊고 살았었다.
내가 이 땅에,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는 것은 천국의 자리를 택하지 않고, 인류가 아닌 다른 것을 택하지도 않았기 때문이지 우연이 아니였던 것이다.

{나무꾼은 모든 어머니와 아버지들로부터 한껏 넘쳐  흐르는 사랑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들은 한결같이 환한 미소를 지으며 두 팔을 벌리고는 나무꾼에게 소리쳤어요.
"얘야, 이리 오렴! 어서 우리 아이가 되렴!"
그때 나무꾼은 자신의 마음을 울리는 한 아버지의 미소를 보았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마음을 편안하고 따뜻하게 어루만지는 한 어머니의 미소도 보았습니다.
"바로 저 분들이 나의 부모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나의 사랑하는 부모에게 소원해지고 나의 귀여운 아이들에게 미운 마음이 생길 때면 나를 초대해준 부모님에 사랑과  좋은 부모가 될 수 있는 자신감에 아이들을 초대했던 나를 기억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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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랑 둘이서 동화 보물창고 6
마를리스 바르델리 글, 롤란드 탈만 그림, 김서정 옮김 / 보물창고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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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사랑하는 아들아!
엄마가 요번에 아주 근사한 책을 읽었단다.
새책이 오면 항상 너에게 읽어주는 걸로 엄마에 책읽기를 대신 했는데 <아빠랑 둘이서> 라는 이 책은 엄마가 먼저 읽어보았어.
네 또래의 귀여운 소녀가 수줍은 듯한 미소로 들꽃 한 포기를 들고 서 있는 그림의 표지부터 엄마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더구나.
이 아이의 이름은 '메를레' 라고 하는 데 프랑스어로 지빠귀라는 뜻이래..
<이름은 소원을 담는 그릇이에요>라고 메를레 엄마가 말했듯이 사람들의 이름 속에는 소원이 담겨 있단다.
물론 너의 이름 속에도 엄마, 아빠의 소원이 담겨 있지.
그런데 메를레는 아직은 지빠귀처럼 아름다운 노래를 부르지 못한대.
대신에 다른 많은 것을 잘 할 수 있다는 구나.
메를레는 그림을 잘 그리고, 비가 오는 날에는 아주 멋진 시를 지을 수 있단다.
더 놀라운 것은 글씨를 아직 쓰지 못하지만 시를 머릿속에 넣어두는 법을 알고 있어.
그리고 메를레는 아빠의 기분을 살필 줄도 안단다.
아빠가 우울한 날이면 차를 만들어 드리기도 하고 그림을 그릴만한 풍경을 찾아보기도 하지.
메를레는 화가인 아빠와 살고 있고, 엄마는 천사가 되었다는 구나.
엄마는 아빠와 단둘이서 살아도 메를레가 항상 밝은 아인 것 같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어.
메를레가 살고 있는 집은 자동차 집이야.
어디든지 갈 수 있는 집이라니 생각만 해도 멋지지 않니?
어느 날은 꽃이 가득 핀 들판에서 잠을 잘 수도 있고, 또 어떤 날은 바닷가에서 떠오르는 해를 보며 아침을 맞을 수도 있잖아.
하지만 불편한 점도 있을 거야.
우선 친구를 사귈 수 없을 거고 학교에도 다닐 수 없을 거야.
그래서 메를레의 아빠도 메를레를 학교에 보내기 위해 홀러루프 마을에 정착하게 된단다.
처음 간 학교에서 새 친구들도 만나게 되고 알파벳도 배우게 돼지.
메를레는 A를 배우면서 멋진 알파벳 A 이야기를 만들지만 선생님은 "A는 그냥 알파벳일 뿐이야. 그 이상은 아니란다"라고 말씀하신 단다.
엄마는 이 부분을 읽으며 엄마가 너에게 했던 행동들이 떠올랐어.
네가 엄마가 묻는 말에 엉뚱한 대답을 하면 자세히 들어보지도 않고 네 말을 막곤 했는데 그것이 옳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더구나.
또 음악시간에는 선생님이 메를레를 향해 음악에 소질도 없고 고집불통이라고 말씀하시지.
하지만 메를레는 선생님께 아주 멋진 말을 한단다.
<선생님은 제 안에 뭐가 있는지 모르세요. 그건 저만 알아요. 제 안에서 무슨 소리가 울리는지 저는 알아요. 다른 사람은 아무도 못 들어요. 제 목소리가 엉뚱한 소리로 만들어 버리니까요. 하지만 제 곡조가 얼마나 예쁜지 선생님이 아신다면 아마 놀라실 거예요.>
엄마도 남이 하는 말에는 마음 상하고 슬퍼하지만 진실로 내 마음속에서 울려오는 소리는 잊고 살았는데 엄마는 어린 메를레에게서 큰 것을 배웠단다.
아직은 내 속에서 울려 나오는 소리를 듣는 연습을 많이 해야겠지만 마음 소리에 진정으로 귀가 열리게 된다면  우리 가족을 얼마나 사랑하는 지 더 잘 알게 될 거고 더불어 너희에게도 좀 더 자상한 엄마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또 다른 사람에 마음에서 울리는 소리에도 귀 기울일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
메를레는 아주 작은 것에도 마음을 쓸 줄 안단다.
메를레를 놀래주려고 책상 위에 풀어놓은 작은 거미를 조심스럽게 다룰 줄도 알고 꽃밭을 망친다고 뽑으라고 한 민들레도 사랑할 줄 알지.
언제인가 네가 새로 나온 무당벌레를 발로 밟았다고 했을 때 엄마하고 많은 이야기를 했었지?
넌 밤에 그 무당벌레 식구들이 널 쫓아오는 꿈도 꾸었고 다시는 작은 벌레도 죽이지 않겠다고 엄마에게 다짐했던 기억이 나더구나.
아들아!
메를레에게는 정말 특별한 재주가 있더구나.
또래가 아닌 사람과도 친구가 되는 법을 알고 있단다.
트랙터를 몰고 다니는 야콥 아저씨와 친구가 되고, 노래를 잘하는 마르가레트 할머니에게는 노래를 배우기도 한단다.
특히 해젤바르트 할아버지에게는 음악을 작곡하는 법을 배우기도 하지.
어느 날 아빠와 메를레는 바다를 그려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고 실천에 옮길 계획들을 세운 단다.
해젤바르트 할아버지가 더 이상 먼 길을 돌아다니시지 않게 다리를 놓고 헤르베르트네 방의 그림도 다 완성해 준단다.
그리고 다리가 완성되고 잔치가 열리는 날 조용히 마을을 떠나 바다를 향한단다.
엄마는 오래도록 메를레가 여러 사람들과 어울려 훌러루프 마을에 살기를 바랬는데 이 부녀는 정말 자유로운 사람들인 것 같다.
엄마는 아무리 가고 싶어도 현실을 살피느라 바다를 그리워만 했을 텐데.
지금쯤 메를레는 어떤 사람이 되어 있을까?
노래를 잘 부르게 되지는 않았더라도 분명 자기 마음속에서 들리는 소리를 음악으로 나타낼 수 있는 사람으로 행복하게 살고 있을 것 같다.
이제 너랑 이 책을 다시 읽어보겠지?
우리 아들은 어떤 생각을 하며 이 이야기를 들을까 궁금해진다.
메를레는 어른들 기준의 착한 아이가 되어서 학교 생활을 할 때 선생님께서
"네가 이제야 조금 철이 들었구나"라고 하신 말씀에 대답했던 말이 가슴을 무겁게 하더구나.
"철이 든다는 게 더 이상 기쁘지 않다는 말이라면, 선생님 말씀이 맞아요"
엄마도 너에게 엄마 기준에 철들기를 강요해서 혹시 널 슬프게 하지는 안았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메를레 아빠처럼 자유롭게 살지는 못하겠지만 네가 마음속에서 울리는 진실된 소리를 듣고 진정으로 네가 원하는 길을 갈 때는 너에게 힘이 되어 주는 엄마가 될 거야.
우리 아들도 너에게서 들려오는 따뜻한 마음에 소리를 듣는 다면 메를레처럼 다른 사람의 마음도 헤아릴 줄 아는 사람으로 성장하리라 믿는다.
언제까지나 행복한 사람으로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하며 살수 있기를 엄마는 소원한다.
아들아!
엄마는 메를레 덕분에 파란 하늘을 자주 쳐다보고 봄꽃들을 유심히 보는 버릇이 생겼단다.
너도 엄마처럼 메를레 이야기를 읽으며 행복한 봄을 보냈으면 좋겠다.
사랑한다.아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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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사실 보림 창작 그림책
최재은 그림, 마거릿 와이즈 브라운 글, 최재숙 옮김 / 보림 / 200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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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포장지로 싼 뒤 리본으로 정성껏 묶은 선물은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집니다.
아주 다정하고 정다운 사람에게서 받은 선물처럼 조심스럽게 책장을 넘겨봅니다.
글을 쓴 마거릿 와이즈 브라운에 관한 중요한 사실은 그가 어린이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어린이들에게 사랑 받는 이야기를 쓴다는 것입니다.
예쁜 글에 멋진 그림을 그린 최재은님에 관한 중요한 사실은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고, 그가 그린 그림을 어린이와 함께 볼 때 가장 행복하다라는 거구요.
우리말로 읽을 수 있게 옮겨주신 최재숙님에 관한 중요한 사실은 그가 어린이를 위한 글을 쓰고, 어린이들이 그에 글을 좋아해 주기를 바란다는 겁니다.
이렇게 어린이를 사랑하는 세분이 만든 이 책은 이 세상에 모든 것들에 중요한 사실을 다시 생각하게 해줍니다.
너무 가까이 있어서, 혹은 너무 흔해서 잠시 잊고 있었던 만물에 가장 중요한 사실을 기억하게 합니다.
부엌에 있는 숟가락에도 중요한 사실이 있습니다.
바로 밥을 먹을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이지요.
들판에 피어 있는 데이지 꽃에도 하얗다는 중요한 사실이 있고, 모든 걸 촉촉이 적시는 비도, 초록빛 나는 풀도, 하얀 눈도, 공처럼 둥근 사과도, 시원하게 부는 바람도, 언제나 그 자리에 있는 하늘도, 발에 신는 신발도, 그리고 세상에 하나뿐인 바로 나까지도.......
모든 것에는 그 것만에 중요한 사실이 있습니다.
아이를 꼭 앉고 몇 번이나 읽어보았습니다.
처음에는 글을 따라 읽으며 중요한 사실들을 되짚어 갔습니다.
마지막장의 거울에서 아이는 깜짝 놀라며 제 얼굴을 들여다보며 이 세상에 하나뿐인 존재인 바로 자신을 만나고 엄마만큼이나 가슴이 벅차 오르는지 엄마를 꼭 안아줍니다.
몇 번을 읽으며 아이는 그림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합니다.
숟가락에 중요한 사실을 읽으며 창밖에 데이지꽃밭으로 보고, 데이지꽃밭에 놓여있는 책에서 비 오는 날에 풍경의 연결 고리를 찾습니다.
다음으로 아이에게 조심스럽게 말을 붙여 봅니다.
"여기 누구네 집일까? 숟가락도 세 개, 맛있는 밥도 세 그릇이네"
잠시 갸웃하던 아이는 숨은 그림에서 <곰 세 마리>를 찾고 급하게 책장을 넘깁니다.
그리고 제가 알고 있는 이야기들을 찾아내기 시작합니다.
''''아기 돼지 삼 형제'''' ''''눈의 여왕'''' ''''백설공주''''의 사과, 그리고 ''''애국가를 부르는 진돗개''''의 솔별이와 몽몽이의 모습을 보고는 오래 전 친구를 만난 듯 반가워합니다.
아이는 궁금해합니다. 더 많은 이야기가 숨어 있는 것 같은 데 못 찾고 있는 걸 느낀 모양입니다.
데이지 꽃밭에 있는 시계에 주인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나오는 조끼 입은 토끼라는 것과 바람에 날아가는 메리포핀스를 찾으려면 오랜 시간이 필요하겠지요.
하지만 한 살 한 살 나이가 들어가며 이 세상에 모든 것들에 관한 중요한 사실들을 스스로 깨우치리라는 기대에 이 책에 관한 중요한 사실을 다시 한번 생각해 봅니다.

{이 책에 관한 중요한 사실은 모두가 알고 있으면서도 생각하지 못한 중요한 사실을 알려 준다는 거야. 이 책엔 멋진 그림도 나오고, 내가 좋아하는 사과도 나오지. 또 내가 재미있게 읽었던 곰 세 마리랑 아기 돼지 삼 형제도 숨어 있어. 그리고 날 볼 수 있는 거울도 붙여 있다. 거기다가 황금봉투에 영어로 된 귀여운 책도 들어 있어. 하지만 이 책에 관한 중요한 사실은 모두가 알고 있으면서도 생각하지 못한 중요한 사실을 알려 준다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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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좋은 짝 - 소천아동문학상 수상작, 3학년 2학기 읽기 수록도서 시읽는 가족 5
손동연 지음 / 푸른책들 / 200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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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좋은 짝>이라고 소리내 말하고 나면 입가에 미소가 먼저 번집니다.
우리 집 책꽂이에 처음 꽂힌 동시집입니다.
병아리 같은 노오란 책표지에 일 학년 인 듯 싶은 아이가 신발주머니를 흔들며 신나게 학교에 가는 모양이 보기만 해도 즐거워집니다.
쏙 들어오는 크기와 읽을수록 즐거워지는 동시를 아이와 읽다보면 따뜻한 봄 햇살에 몸을 맡기고 앉아 해바라기하고 있는 기분이 듭니다.
동시는 어린이를 위한 시, 동심의 세계를 표현한 시라는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지 않더라도 동시는 아이들만이 읽는 시라는 생각에 동시를 멀리 생각해 왔던 것 같습니다.
이십 년도 훨씬 넘은 초등학교시절 국어 책에서 읽던 동시에 대한 기억과 아이들의 정서에 좋다는 말에 아이에게 읽어주기를 시도했다 그림책보다 재미없어 하기에 읽어주기를 포기했던 동시가 기억에 전부인걸 보면 내 머리 속엔 동시는 애들이 읽는 시라는 정의가 뿌리 깊이 박혀 있었던 모양입니다.
하지만 이 동시집을 아이와 소리내 읽다보니 동시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됩니다
.
엄마가 가장 좋아하는 동시는 '태극기보다 더'입니다.
이 동시를 읽고 있으면 우리 아이들 어렸을 적 눈이 부시게 하얀 기저귀가 펄럭거리는 바람 좋고 햇살 좋던 오후 한때가 생각나 몇 년이 지난 이야기지만 가슴이 벅차옵니다.
이 시에 참 맛을 어찌 아이들이 느낄 수 있겠습니까?

'짝.1'을 읽으면 아이들은 그 시에 한 구절을 더 붙이곤 합니다.

'형아'의 반대말은
'동생'이래요
아녜요 아냐.
형아는 동생의 참 좋은 짝인걸요.

항상 붙어있으면서 싸우기도 하지만 서로에 든든한 힘이 되어주는 존재임을 알기에 형제는 서로가 서로에게 참 좋은 짝인 것을 알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아이들이 어리다보니 가장 좋아하는 시는 제5부 <동물들이 와글와글>에 나오는 시들입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동물들이 종합선물 세트처럼 가득 들어 있어 읽고 또 읽고 합니다.
어느 날은 "염소"를 읽던 아이가 물어 봅니다.
염소가 진짜 종이를 먹느냐고요.

아이들이 읽는 시라고 생각했던 동시가 아이들과 함께 읽는 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고운 아이들 마음 같은 동시가 그림엽서 같은 고운 그림과 어울려 한층 빛을 내고 있습니다.
아이는 가끔 동시를 읽고 혼자서 제 방으로 가서 동시를 씁니다.
아직은 줄을 맞추고 글자 수를 맞추는 데 급급하지만 엄마처럼 시를 겁내하지는 않을 것 같아 기분이 좋아집니다.
동시는 어른과 아이가 함께 앉아 소리내 읽는 시로써 어른이 읽을 경우는 동심에 세계로 깊이 빠져 들 수도 있어 어린이와 같은 맑은 마음을 가질 수 있다는 나름에 정의를 내려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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