얇은 책이라 겁도 없이 덥썩 읽겠다고 손들었다.다른 책들과 다르게 책 앞 표지에는 제목도 없고 책등에 “8인의 작가들 메타 소설집 너는 지구에 글 쓰러 오지 않았다”라고 적혀 있을 뿐이다.익숙하지 않은 메타 소설의 정의부터 찾아본다.메타소설은 기존의 소설 양식에 '반(反)하는' 의미를 지니는 것으로, 20세기 소설에서 나타나는 주요한 특징 가운데 하나이다. 즉, 소설 속에 소설 제작의 과정 자체를 노출시키는 것인데, 메타소설은 이처럼 소설 창작의 실제를 통하여 소설의 이론을 탐구하는 자의식적 경향의 소설들을 가리키는 용어이다. 이는 소설의 낡은 관습을 파괴하고 새로운 창조적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_네이버 지식백과에서 퍼옴설명글을 읽어도 잘 모르겠다.그렇다면 소설을 읽어보자, 읽다보면 어떤 소설을 메타 소설이라고 하는 지 알 수 있을거라 믿으며 읽기 시작했다.모두 8명의 작가가 작중 인물이 되어 쓴 여덟 편의 소설이 실려있다.소설을 차례차례 읽다보면 떠오르는 소설이 4편 있었고 처음 알게 된 이야기가 4편이었다.#박생강작가 의 #종로거리의아해들 은 단편 소설 날개를 비롯 보통 사람은 읽어도 그 뜻을 제대로 알 수 없는 오감도로 알려진 ‘이상’ 시인이 2023년 서울 종로구에 도착한 뒤의 이야기다.#황현진작가 의 #인간애호 는 인간실격의 작가 ‘다자이 오사무’의 뒤를 쫓는 작중 ‘나‘의 이야기다.#위수정작가 의 #플루토너의검은고양이 는 미국의 소설가이자 시인인 에드거 앨런 포의 ’검은 고양이‘를 #정지돈작가 의 #이중사고 는 조지 오웰의 디스토피아 소설 1984의 주인공인 윈스턴과 줄리아를 만날 수 있다.나는 꽤나 오랜 시간에 걸쳐 171페이지 밖에 안 되는 소설을 읽었다.알고 있는 네 편의 소설은 술술 읽혔지만 솔직히 나머지 네 편은 읽기가 힘들었다.그렇지만 충분히 흥미로운 시도의 소설들이었고 나의 무지를 탓할 수 밖에 없었다.기회가 된다면 나머지 소설들도 읽어보고 4명의 작가가 쓴 메타소설을 다시 읽어보고 싶다.기존의 소설들을 먼저 읽고 메타 소설을 읽는다면 휠씬 즐거운 책읽기가 될 것이다.*#장희원작가 #바나나를위한완벽한날 _아홉가지 이야기(제롬 데이비드 샐런저)#김경욱작가 #너는지구에글쓰러오지않았다 _누군가나에대해말할때 (김경욱)#이기호작가 #서만기덴탈클리닉 _잉여인간 (손창섭)#우다영작가 #리타의회전목마 _미국의 목가 (필립 로스)<도서는 리메로북스에서 제공 받는 도서입니다>
🚕오늘도 저희 로터스 교통을 이용해주셔서 감사합니다.운전기사 기무라입니다.목적지까지 짧은 시간이나마 아무쪼록 편히 모시겠습니다.책표지만 보고 요즘 흔하디 흔한 말랑말랑한 힐링 소설인 줄 알았다.무수한 사람들이 타고 내리는 택시의 손님이 짧은 운행 시간 동안 들려주는 가슴 따듯한 이야기일거라 짐작했는 데 예상은 빗나갔다.모두 4편의 이야기가 실린 소설은 #여기는커스터드특별한도시락을팝니다 의 후속작으로 전편을 읽지않아도 상관없는 이야기들이다.전편에도 등장했다는 귀신을 보는 택시 기사 기무라는 어느 날 술 취한 손님과 매서운 눈의 여자 손님을 태운다.여자 손님은 함께 탄 남자 손님을 원망하고 증오하며 자신를 사랑해 주던 #사나다 를 잊지 못하고 처절한 복수를 꿈꾼다.함께 탄 손님들은 어떤 관계일까 읽는 내내 궁금했던 이야기다.기무라의 어릴 적 친구 #다도코로 와의 추억을 친구와 이야기하던 중 다른 친구들은 다도코로를 기억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그리고 아직도 어린 시절 그대로인 다도코로를 손님으로 태우게 되고 가슴 아픈 사연을 듣게 된다.기무라와 썸을 타고 있는 히나타가 운영하는 도시락 가게의 무시무시한 사연을 들려주는 #오가와도전통과자점 은 머리가 쭈뼛해지는 이야기다.마지막 이야기 #기쓰씨와일행들 에서는 지금까지 만났던 귀신 손님들의 뒷 이야기들이다.흔히 보던 힐링 소설쯤으로 생각하고 안 읽었다면 후회했을 소설이다.소설은 택시 기사인 기무라가 이야기를 들려주는 형식이라 이야기를 읽는 느낌보다는 오싹한 이야기를 듣고 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으며 읽었다.고양이지만 자신을 사랑했던 이에 대한 복수를 꿈꾸고 유령이 되어서도 부모의 곁을 떠나지 못하는 아이의 사연은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그리고 오가와도 전통 과자점의 인물들을 보며 진정한 복수는 결코 누군가를 파괴하는 게 아니라 보란 듯이 잘 사는 것이라는 간단한 진리를 다시 한 번 깨달게 한다.기회가 된다면 꼭 #여기는커스터드특별한도시락을팝니다 도 읽어보고 싶다.🎁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제3회 사계절 그림책상 대상 수장작입니다.마을에서 아름답기로 소문난 개의 정원에 노란 민들레가 가득 피었습니다.노란 꽃이 너무 갖고 싶었던 쥐는 고요한 밤에 가장 크고 아름다운 민들레 한 송이를 훔칩니다.그리고 그날 밤 훔친 민들레를 꼭 끌어안고 잠이 듭니다.민들레는 노란 꽃이 지면 수 많은 꽃씨를 남깁니다.그 꽃씨는 작은 바람에도 멀리 날아가 다시 민들레꽃을 피웁니다.그림책은 이런 민들레의 특징을 잘 살려 이야기를 이어갑니다.개의 정원에 민들레 꽃이 너무 탐이나 몰래 훔쳐 왔지만 쥐는 개의 정원의 민들레 꽃을 걱정합니다.그리고 쥐는 절망에 빠진 개를 보고 쥐의 꼬리를 닮을 실에 꽃씨를 묶어 개에 정원으로 가져갑니다.쥐는 민들레가 너무 갖고 싶어 몰래 한 송이를 훔쳤지만 개의 정원의 꽃이 모두 사라지자 용기를 내 자신에게 남겨진 씨앗을 돌려주러 갑니다.쥐와 개는 특별한 말을 나누지않지만 쥐는 개에게 꽃씨를 갖다주는 걸로 용서를 빌고 개는 함께 앉아 꽃을 구경하고 민들레 꽃 한 송이를 주는 걸로 좋은 친구가 됩니다.구구절절한 말이 없어도 쥐의 미안한 마음과 개의 너그러운 마음이 전해집니다.우리는 일상을 살면서 알게 모르게 잘못을 저지릅니다.그 잘못을 알면서도 상대에게 진심을 담아 용서를 빌기는 생각처럼 쉽지않습니다.쥐와 개를 보며 과연 어떻게 사과를 하고 그 사과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에 대한 정답이 보는 듯합니다.천마디의 말보다 진심을 담은 작은 행동이 온 세상을 밝게 만들 수 있다는 소중한 진리를 알려주는 그림책입니다.<사계절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제2회 비룡소 동시문학상 수상작 “두루마리 화장지”입니다. 모두 47편의 동시가 실린 동시집은 유쾌한 그림을 그리는 밤코 작가님의 그림과 함께 하며 더 큰 즐거움을 줍니다. 우리 주위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동식물은 물론 자연 현상과 사물들을 어린이다운 눈으로 보고 관찰한 동시는 읽다보면 살며시 미소 짓게 됩니다. 작가는 살이 부러진 우산을 보고 그냥 지나치지 않고 동시를 짓고 바닷가 바위에 옹기종기, 다닥다닥 붙어 있는 따개비도 자세히 관찰해 글을 씁니다. 보도블록과 나란히 깔린 점자 블록의 중요한 용도를 되새기게 하고 땅 위에서 가장 완벽한 하루를 보내기 위해 물 속에서 천 일을 준비한 하루살이의 삶도 노래합니다. 고양이와 강아지의 노는 모습도 허투루 보지 않고 동시를 만들어냅니다. 세상의 모든 것이 동시의 소재가 되었고 억지스럽지않은 동시는 어른이지만 수긍하며 읽게됩니다. 동시와 잘 어울리는 귀여운 밤코 작가님의 그림은 동시를 읽을 때의 즐거움을 배가시켜주고 어른이 썼지만 아이들의 마음을 그대로 옮긴 동시는 읽는 즐거움 뒤에 순수한 마음을 선사해 줍니다. 오랜만에 읽은 동시들이 어린 시절로 인도하는 듯해 즐거운 시간을 가졌습니다.
인터넷 서점의 책소개에 ‘도시괴담’을 테마로 도시가 내포한 공포와 불안을 포착한 젊은 작가 8인의 소설집이라고 설명하고 있다.소설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오래된 고전 같은 마스크 괴담부터 코로나 팬더믹 이후 휘몰아치던 괴담들까지 우리가 살면서 느끼는 공포를 담고 있다.#강화길작가 의 #꿈속의여인 하나의 종교로 뭉친 고립된 마을에서는 누군가의 실종이 별일이 아닐 수도 있다.#김멜라작가 의 #지하철은왜샛별인가 지하철 안의 잡귀들과 영화라는 특이한 소재의 이야기다.#서정원작가 의 #소공 임신중단을 선택한 여성들이 겪는 죄의식, 도대체 상대 남자는 어디에 있는 건지.#이원석작가 의 #마스크키즈 빨간 마스크 도시 괴담을 찾아나서는 아이들의 이야기는 ‘대학가 근처의 피 묻은 마스크 발견’이라는 코로나 시대의 뉴스가 떠오른다.#이현석작가 의 #조금불편한사람들 코로나 팬더믹 시대의 백신 공포가 이제는 먼 옛날 이야기가 돼버렸다.#전혜진작가 의 #베란다로들어온 베란다 밖의 낯선 존재들, 그리고 그 존재들의 숨은 이야기가 가슴 아프다.#정지돈작가 #무한의상태 역시 정지돈의 소설은 어렵다.#조우리작가 #모르는척하면서 몰래카메라를 찾는 여직원들의 이야기로 가장 현실적이라 더 무서웠다.무시무시한 괴담을 기대하며 읽었는데 소설들은 내 예상을 빚나간 이야기들이 대부분이었다.그렇다고 이야기가 지루하거나 재미없는 건 아니다.시의적절한 소설들은 현실에서 느끼는 공포를 느끼게 한다.이 소설집을 읽을 때 나는 무지 아팠고 그래서 더 정신이 없었고 오래 걸려 읽었다.그래서 죄송하게도 어떤 이야기는 제대로 읽지 못한 것도 같다.기회가 되면 다시 찬찬히 읽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