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스베리 공원의 친구들 동화 보물창고 22
신시아 라일런트 글, 아서 하워드 그림, 원지인 옮김 / 보물창고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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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란 가깝게 오래 사귄 사람을 뜻한다.
내성적인데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나지만 얼추 세어 봐도 사전적의미의 친구는 꽤 여럿 된다.
하지만 내가 어려울 때 아무 조건 없이 자신의 일처럼 도와줄 수 있는 친구는 과연 몇이나 될까 생각해 보면 또 그리 많은 것 같지도 않다.

전혀 다른 종인데다 사는 곳도 다른 청설모 스텀피와 래브라도 리트리버 코나는 첫눈에 단짝 친구가 된 사이다.
새로운 둥지를 짓고 자기가 모은 수집품을 정리하며 태어날 아기를 기다리는 스텀피와 앨버트 교수의 집에서 코나는 행복한 날들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갑자기 추위가 몰려오면서 행복하고 평화로운 시간은 깨지고 만다.

요즘처럼 추운 겨울에 구스베리 공원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동물 친구들의 우정 이야기를 듣다보면 진정한 친구란 바로 이런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코나를 필두로 여러 동물들이 어쩌면 자신의 목숨이 위태로운 처지에 놓일 수도 있는 순간에도 아기 청설모와 스템피를 구하기 위해 지혜를 짜는 모습은 우리에게 우정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한다.
특히나 조금은 엉뚱하고 놀라운 식탐으로 코나의 가슴을 졸이게도 하지만 미워할 수 없는 박쥐 머레이는 천방지축 우리 아이들 같아 더 사랑스럽다.

누구나 말로는 쉽게 이야기 하는 우정을 조건 없이 실천하는 코나를 보며 인생을 살아가면서 이런 친구를 단 한명만이라도 얻을 수 있다면 세상 참 잘 살았다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구스베리 공원은 아니지만 어딘가에 이렇게 우정을 나누는 동물 친구들이 있을 것 같아 오늘처럼 추운 겨울밤의 추위가 괜히 야속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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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필 하나 그림책 도서관 45
알랭 알버그 글, 부루스 잉그만 그림, 손미나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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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당장 연필 한 자루로 뭔가를 그리라고 한다면 어른보다는 아이가 훨씬 더 자유롭게 그려나갈 것이다.
오래전에 외롭게 혼자 살고 있던 연필 하나가 무언가를 그리기 시작한다.
연필은 가장 먼저 소년을 그리고 ‘반조’라는 이름을 붙여준다.
그리고 반조가 원하는 강아지와 그 강아지가 원하는 고양이를 차례로 그려준다.
하지만 “온통 검은색과 흰색뿐이잖아. 모두 흑백이라고!” 그림 친구들은 불평을 하고 연필은 친구들을 위해 ‘키티’라는 그림붓을 그려 색을 칠해 준다.

지우개로 지우면 당장 지워질 것 같은 연필로 그린 그림은 키티가 등장하면서 생기가 넘치기 시작한다.
거기다 연필은 반조의 가족들까지 열심히 그리고 키티는 색을 칠해 나간다.
하지만 그림 속의 친구들은 투덜거리기 시작하고 자신의 모습을 불평하기 시작한다.
한참을 고민하던 연필은 지우개를 그리고 그림 속 사람들 마음에 쏙 들도록 다시 그려주기 시작한다.
모두들 행복해하고 있을 때 자기에 일에 너무 열중한 지우개는 너무 많은 것들을 지우기 시작한다.

아이가 그린 듯 특별한 기교를 부리지 않은 그림은 연필이 그림을 그려가는 과정을 그대로 이야기로 옮겨 적어 아이들이 자유롭게 꾸민 이야기를 듣고 있는 것 같다.
아무렇게나 쭉쭉 긋던 줄들이 들쑥날쑥한 동그라미를 만들고 어느 순간 나름의 사물들을 그리고 아이는 자신이 그린 그림에 이름을 붙이고 이야기를 꾸미기도 한다.
그림책은 이렇듯 아이가 그림을 그려가는 과정을 보고 있는 것처럼 귀엽고 사랑스럽다.
그저 누워 있기만 하던 연필이 움직여 삐뚤빼뚤 줄을 긋고 조금 자신이 붙어 자신을 닮은 아이를 그리고 동물들을 그리고 엄아 아빠를 그리고 거기에 색을 입히고.
평화롭기만 하던 그림 속에 등장한 무법자 지우개의 활약에 잔득 긴장하고 있다 연필이 내놓은 해결 방법에 딱 무릎을 치게 되는 그림책은 우리 아이들이 그린 그림 속 이야기기에 더욱 사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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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우렁이 각시 보물창고 북스쿨 1
이금이 글, 이영림 그림 / 보물창고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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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경제가 어려운 시대에 한 집안의 가장으로 산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부담감을
안고 살아가야 하는 걸 알고 있다.
우리 집 역시 남편 혼자 벌어 아이들은 물론 나까지 공부시키고 있다.
늦은 저녁 파김치가 되어 들어오는 모습을 보며 예전 같으면 바가지라도 긁었을 텐데 왠지 마음이 짠하고 힘이 되어주지 못함이 미안해진다.
“우리 집 우렁이 각시”는 이렇듯 어려운 이 시대를 치열하게 살고 있는 가장인 아버지의 모습을 담고 있다.

초등학교 저학년도 쉽게 손이 갈 수 있게 얇고 작은 사이즈의 부담 없는 동화책은 모두 세편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하고 친근한 작가인 이금이님의 작품으로 초등학교 국어교과서에 수록된 동화로 아이가 먼저 알아보며 반가워한다.
먼저 표제인 ‘우리 집 우렁이 각시’는 실직한 아빠가 가족 몰래 우렁이 각시가 되어 집안 일을 돕는다는 내용으로 요즘의 시대상과 맞물려 코끝이 찡해진다.

아들과 딸의 역할을 확실히 구분 짓던 시대에 살았던 할머니 세대라면 지금의 남녀평등의 시대는 뭔가 못마땅하고 불편하기만 한 시대일 일 것이다.
‘십자수’는 그런 할머니와 엄마의 갈등과 그 사이에 난감해 하는 아빠의 모습을 담고 있다.
‘할머니의 집’은 유년의 추억을 안고 있는 집으로 이사 가고 싶은 아빠와 시골집이 불편하기만 한 엄마는 이사를 반대하는 것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아빠와 단둘이 할머니 집에 가게 된 석이는 아빠의 추억과 만나게 되고 아빠를 이해하게 된다.

아버지의 기침 소리에 온 집안이 긴장했던 시절이 있었다.
그때와 비교해 보면 이 시대를 사는 아버지는 훨씬 더 큰 짐을 짊어지고 있지만 큰소리한번 제대로 못치고 가족의 눈치를 보고 살고 있다.
세편의 동화를 읽다보면 다는 아니지만 아빠의 마음을 조금은 이해하게 된다.
특히나 마지막의 꼼꼼히 읽고 곰곰이 생각해 보기를 통해 단순히 읽고 끝내는 책읽기가 아닌 쉽게 독후활동을 할 수 있는 길라잡이가 돼 준다.
책 읽기를 마치고 아이와 아빠에게 진심을 담은 편지를 써 본다면 아빠의 노고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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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둥지둥 바쁜 하루가 좋아 I LOVE 그림책
리처드 스캐리 지음, 원지인 옮김 / 보물창고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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百聞이 不如一見이라고 백 번 듣는 것이 한 번 보는 것만 못하다고 무엇이든 직접 경험해야 확실히 알 수 있다.
하지만 이 넓은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직접 경험해보기란 불가능한 일이다.
그렇다면 차선책을 찾아봐야 하고 그 중 최고는 책을 통한 간접 경험이 아닌가 싶다.

만약 아이에게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을 직접은 아니지만 세세하고 쉬운 설명을 곁들여 보여주고 싶은 부모님이 계시다면 리차드 스캐리의 “허둥지둥 바쁜 하루가 좋아”를 권해주고 싶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일상의 모습들과 우리가 그냥 지나치기 쉬운 숨은 이야기까지 담고 있다.
또 번역물임에 불구하고 등장인물들이 사람들이 아닌 동물들이라 외국의 풍경에서 오는 낯설음이 없어 좋다.

북적북적 마을에 사는 농부 염소, 대장장이 여우, 식료품 장수 고양이, 귀여운 곰 뱃시 등 아이들에게 익숙한 동물 캐릭터들을 통해 일상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소개하고 있다.
특히 ‘모두가 일을 해요’는 돈이 은행에 가면 언제든지 찾아 쓸 수 있는 것으로 아는 아이들에게 일을 하는 이유와 경제 흐름을 간단하고 쉽게 설명하고 있다.

그림책은 3~5페이지를 할애해 집을 만드는 기술자들의 모습과 보낸 편지가 도착하기까지의 과정, 그리고 병원과 즐거운 기차 여행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고마운 분들까지 직접 만날 수 없는 분들의 고마움까지 느끼게 한다.
또 옥수수가 자라기까지와 나무를 어떻게 사용하는 지, 도로가 만들어지는 과정, 항해하는 모습, 빵이 만들어지는 과정 등 쉽게 접하기 어려운 모습들도 만날 수 있어 좋다.

들어내지 않고 묵묵히 자신의 자리에서 일하는 모습들은 만날 수 있는 그림책을 자세히 보자면 꽤 많은 시간이 걸린다.
다행이라면 우리 아이들은 읽어주지 않아도 될 만큼 자라 심심하면 숨은그림찾기 하듯 읽고 있다는 점이다.
아이가 어리다면 한 챕터씩 끊어가며 읽어 주는 방법으로 읽어주는 어른도 읽어주는 고통(?)에서 조금은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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낱말 수집가 맥스 I LOVE 그림책
케이트 뱅크스 지음, 보리스 쿨리코프 그림,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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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돈을 들여서 특별한 뭔가를 수집한 적은 없지만 집에 있는 책들을 보면 그 책을 소장하게 된 경로나 읽었을 때의 느낌들이 추억이 되곤 한다.
아이들의 사랑을 듬뿍 받아 너덜너덜해진 책에 지금은 연락이 끊긴 친구가 선물한 오래된 책과 면지에 짧게 적힌 느낌들을 읽다보면 자신이 좋아하는 뭔가를 수집하는 이유가 바로 이렇게 그 당시를 기억할 수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맥스는 형 밴저민이 색깔과 크기가 제각각인 우표를 모으고 있고 또다른 형인 칼은 여러 나라의 동전을 모으고 있다.
사람들은 밴저민과 칼의 수집품을 보며 놀라워하고 맥스 역시 형들의 우표와 동전이 갖고 싶다.
하지만 형들은 단번에 “싫어”라고 거절하자 맥스도 무언가 모으고 싶어 곰곰이 생각하다 낱말을 모으기로 결정한다.

낱말을 모으겠다는 말에 형들은 맥스를 비웃지만 맥스는 짧은 낱말들을 모으기 시작한다.
그다음 좀 더 긴 낱말들을 찾아냈고 그 낱말들을 잘라서 다른 낱말들과 합쳐보기도 한다.
또 “놀이공원, 야구 경기, 멍멍이, 꼭 껴안기” 같은 기분을 좋게 하는 낱말들을 모으고 좋아하는 음식의 이름들, 그리고 자주하는 낱말들, 좋아하는 색깔들, 모르는 낱말들은 사전에서 찾아 쪽지에 베껴 써서 모은다.
그리고 형들의 우표나 동전과는 다르게 맥스의 낱말들은 다른 순서로 늘어놓으면 엄청난 차이가 난다는 것을 발견한다.

큰 아이가 유치원에 다닐 때 N.I.E 수업을 했다.
매주 하루를 정해 신문에서 글자를 오려 단어를 만드는 수업이었는데 그것 때문만은 아니겠지만 아이는 한글을 별 어려움 없이 익혔었다.
맥스를 보고 있자니 고사리 같던 손으로 글자를 오리고 스케치북에 낱말을 만들어 붙이던 아이의 모습이 떠올라 슬며시 웃음 짓게 된다.

“낱말 수집가 맥스”는 글도 글이지만 그림이 마음에 든다.
흔히 보던 예쁜 그림은 아니지만 형들의 수집품을 보며 놀라워하는 사람들의 표정들과 그 모습에 마음껏 뻐기는 형들, 그리고 부러워하는 맥스의 표정이 잘 나타나 있다.
거기다 형들과 낱말들을 골라 이야기를 만드는 모습은 어린 독자들에게 당장에 책을 덮고 낱말 수집가가 되도록 격려하고 있다.
필히 이 책을 읽어줄 부모는 낱말들을 마음껏 오려도 되는 신문이나 책, 그리고 수집한 낱말들을 잃어버리지 않게 모아둘 튼튼한 상자를 먼저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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