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급 한국어 오늘의 젊은 작가 42
문지혁 지음 / 민음사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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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급 한국어>는 미국 대학에서 초급 한국어를 가르치는 청년 문지혁의 이야기였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한국으로 들아온 <중급 한국어>속 지혁은 은혜와 결혼을 했고 딸 은채를 낳는다.
그리고 차로 세 시간 반이 걸리는 강원도에 위치한 대학에서 강의를 시작한다.

소설은 자서전 쓰기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으로 마지막 작품집 만들기까지의 수업 과정을 따라 가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또 다른 축으로 불임부부의 임신과정과 딸과 함께 보내는 일상은 물론 코로나 팬더믹 시대의 가정의 모습을 담고 있다.

요즘 세상에 아이를 낳아 기르는 어려움이 느껴지지만 딸과의 에피소드와 부녀의 티키타카가 너무 사랑스럽고 예쁘다.
생활인으로 고군분투하는 문지혁과 그래도 글쓰기를 멈추지않는 문지혁이 좋다.
개인적으로 초급 한국어보다 중급 한국어가 더 좋았다.
그래서 문지혁의 고급 한국어를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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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소리를 듣다
우사미 마코토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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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래에 비해 똑똑하지만 은둔형 외톨이인 19살 류타는 어느 날 공원에서 책을 읽다 여자가 손목을 긋는 장면을 목격하게 된다.
그녀에게 강한 인상을 받은 류타는 그녀가 다니는 하루 고등학교 야간부에 입학하게 되고 나이는 류타보다 두 살 어리지만 학급을 이끌어가는 다이고와 어울리게 된다.

“무엇이든 팝니다.삽니다. 각종 고민 상담 및 의뢰 환영”

돈이 될 것 같지않은 물건을 사고 팔며 고객의 의뢰를 들어주는 심부름센터도 겸하는 ‘달나라’에서 숙식을 하는 다이고와 친해지면서 류타는 달나라에 들어온 사건들을 해결하게 된다.
목공소의 톱밥에 살던 장수풍뎅이 애벌레가 몰살된 사건, 너구리가 죽은 아들로 둔갑한다는 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 아버지의 유품인 그림 속의 두 자매 이야기까지 사건같지 않은 사건들을 해결해 간다.
그리고 그 모든 이야기는 11년 전 일가족 살인 사건에 숨겨진 비밀과 이어진다.

소설은 여러 가지 사정으로 학업을 계속할 수 없던 이들이 모인 하루 고등학교의 야간부의 친구들과 류타와 다이고, 달나라 사장이 가슴 속에 묻고 있는 비밀을 풀어가는 이야기다.
자살로 위장한 살인과 오랜 시간동안 계속된 범죄와 억울한 죽음등이 등장하고 비상한 머리의 류타는 사건을 해결해 나가며 성장해 나간다.

작가의 소설은 <#어리석은자의독>에 이어 두 번째로 읽은 이야기인데 역시 재미있다.
소설은 연작소설처럼 사건을 하나씩 해결해 나가지만 마지막에는 앞에 해결했던 사건들에 의해 큰 사건이 정리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소설 속 작은 소품은 물론 하찮게 보이는 장면 모두 사건 해결의 열쇠가 되니 놓치지않고 읽는다면 범인 찾기는 어렵지않을 것이다.
단순한 미스터리 소설이 아닌 어려운 환경을 이겨내는 아이들의 모습을 그린 소설은 마지막에 어른이 된 아이들 현재를 보여주며 마무리해 더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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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지와 푹신이 내 친구는 그림책
하야시 아키코 지음 / 한림출판사 / 199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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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요즘 출간되는 그림책도 좋아하지만 아이들이 어렸을 적 보던 오래된 그림책도 좋아합니다.
종이 질은 지금처럼 고급도 아니고 다양한 기법을 사용하지 않았지만 아이들과 함께 했던 추억때문에 책장을 정리할 때도 차마 어쩌지 못하고 지금까지 가지고 있는 책들이 여러 권 있습니다.
그 중에 아이들 잠자리 책으로 꽤 오랜동안 사랑 받았던 <#은지와푹신이>를 다시 봅니다.

푹신이는 할머니에게 아기를 돌봐 주라는 부탁을 받았어요.
[아기의 이름은 ‘은지’였어요.
은지는 때때로 푹신이의 손을 자꾸 빨아서 온통 침으로 적셔 버린곤 했어요.
곧잘 기어다닐 수 있게 되자 은지는 푹신이를 깔아 뭉개고 그 위를 기어다녔어요.
처음으로 신발을 신던 날, 은지는 푹신이의 꼬리를 잡고 아장아장 걸어다녔어요.
그래도 푹신이는 은지와 노는 것을 제일 좋아했어요.
둘이 항상 함께 놀면서, 은지는 점점 자랐어요.
하지만 푹신이는 점점 낡게 되었어요.]

은지는 푹신이의 팔이 너무 낡아서 터져 버리자 모래 언덕 마을의 할머니에게 고쳐달라고 하기 위해 할머니댁에 가기로 합니다.
파란 가방은 든 은지는 푹신이와 기차를 타고 할머니 집으로 떠납니다.

푹신이는 할머니가 아기 은지를 위해 만들어 준 애착인형입니다.
그림책 속에서 푹신이는 인형이지만 생명력을 부여해 모든 것을 은지와 함께 하게 합니다.
푹신이는 기차 여행에서는 은지의 든든한 보호자가 되기도 하지만 할머니집에 가기 전 보통의 아이들처럼 한눈을 팔아 위험에 처하기도 합니다.

아이들은 어느 순간 자신의 물건에 애착을 갖고 그 물건과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며 놉니다.
은지에게 푹신이는 단순한 여우 인형이 아닙니다.
위험에 처했을 때는 그 위험을 막아주는 보호자이자 세상을 함께 헤쳐나갈 친구입니다.
은지와 푹신이를 잠자리에서 더 이상 아이들에게 읽어줄 수는 없지만 오랜만에 다시 만난 친구처럼 참 반갑고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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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벼락 빨간콩 그림책 31
진서 지음 / 빨간콩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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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글자 없는 그림책을 꽤 좋아합니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에 배 깔고 누워서 함께 글자 없는 그림책을 볼때면 글이 없어서 짧게 끝날 것 같지만 그림에 빠져 글자 있는 그림책보다 휠씬 시간이 더 걸리곤 했습니다.
어떤 그림책들은 숨어있는 인물들을 찾느라 소란스러워지기도 했고 글이 없는 그림책을 읽어달라고 해서 읽을 때마다 달라지는 게 우스워 함께 즐거워했습니다.

#담벼락 은 지금까지 보아오던 글자 없는 그림책들과는 다른 느낌의 그림책입니다.
제목만큼이나 답답하고 고립으로 가득 찬 그림책은 보는 내내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실재로 존재하는 문제지만 내 아이에게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 외면하고 싶은 일 중에 하나가 학교 폭력입니다.
<담벼락>은 왕따를 당한 아이가 느낄 출구없는 높은 담벼락 앞에 선 아득한 마음과 그 마음을 풀어줄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담벼락의 두 가지 의미를 가진 제목입니다.

가방을 메고 웃는 얼굴로 엄마에게 인사를 하고 학교를 가던 아이가 엄마가 보이지않자 고개를 떨구고 계단을 내려갑니다.
슬픈 얼굴로 내내 고개를 숙이고 걷는 아이의 축 처진 어깨가 너무나 안타까워 보입니다.
등굣길 조잘거리는 아이들 속에서도 아이는 고개를 들지않아요.
다른 아이들은 그 아이에게 가방을 맡기기도 하고 밀치고 때리기까지 합니다.
아이들은 모두 가버리고 혼자 남은 아이는 우연히 주운 크레파스로 담벼락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합니다.

그림책을 다 보고 작고 통통한 손으로 야무지게 크레파스를 쥐고 담벼락에 선을 긋는 아이의 모습이 그려진 표지의 그림을 다시 봅니다,
끝까지 이름 붙여지지 않은 아이는 그 자리에 누구나 설 수 있다는 뜻 같습니다.
여러 번 볼수록 이름없는 아이의 절망을 같이 느끼게 됩니다.
다행히 그림책 속 아이는 담벼락에 함께 그림을 그리는 친구가 생기고 폭력을 주동했던 아이가 화해의 손길을 내밀었지만 현실은 그렇게 녹록하지 않기에 마음이 더 아픕니다.

제가 어렸을때는 아이들이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시시콜콜 말하면 어른들은 “고자질쟁이”라고 혼을 내셨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아이에게 학교에서 일어난 일을 어른에게 말해야 한다고 합니다.
꿈 같은 그림책들만 보다 현실을 보여주는 글자없는 그림책을 보며 고개 숙인 아이의 절망이 느껴져 가슴이 아픕니다.
이 세상 아이들 모두 고개를 들고 친구와 눈 맞춰 웃고 이야기하는 세상은 진짜 꿈일 뿐일까요?

그 꿈을 현실로 만든 수 있는 방법은 어른의 관심과 작은 것 하나도 놓치지 않는 세심한 눈길입니다.
그리고 누구나 이름 없는 아이가 될 수 있다는 걸 잊지말아야 합니다.
먹빛으로 보이던 세상에 색이 조금씩 나타날때 느끼는 벅찬 감동을 아이들과 보며 긴 이야기를 나눈다면 그 빛은 조금 빨리 세상을 물들일 수 있을 겁니다.

<빨간콩출판사에서 진행한 이벤트에 당첨되어 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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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 모든 생명의 시작 - 2018 볼로냐 라가치상 수상작 아름다운 지식 3
브리타 테큰트럽 지음, 이명아 옮김 / 여유당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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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벗어린이 의 #삶이머무는자리그네 로 알게 된 작가다.
글도 그림도 너무 맘에 들어 작가의 다른 책도 궁금해서 도서관에서 대출한 책이다.

모든 생명의 시작, 알의 모든 것을 담은 그림책은 가장 쉽게 떠오르는 새의 알은 물론 곤충, 양서류, 파충류, 어류 등의 다양한 알에 대한 이야기다.
알의 형태적인 고찰뿐만 아니라 알의 구조와 내부는 물론 여러 종류의 새의 알을 소개하고 있다.
또 어미 새가 알을 품는 둥지의 모습과 역사와 문화 속에서 등장하는 알들에 대해서도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의 최고의 장점은 자연과학적 정보뿐만 아니라 예술적으로 표현된 그림이다.
알에 대한 지식이야 다른 책에서는 물론 인터넷 검색으로 더 자세하고 많이 찾을 수 있겠지만 아름다운 알 그림은 어디에서도 만날 수 없을 것같다.
알의 아름다움에 대해 새롭게 알게 해 주는 그림책,
반납하기 싫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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