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상하게 하는 일은 그만하기로 했다 - 바닷가마을에서 깨달은 지금을 온전하게 사는 법
전지영 지음 / 허밍버드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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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 마을에서 요가를 가르치는 저자. 항공사 승무원과 디자이너를 거쳐 요가를 시작하게 된 뒤 지도자 과정을 밟았다. 남들은 무언가 시작하기 어려운 나이라고 말하는 마흔이 넘은 그 때. 이 책에는 저자가 요가 강사 일을 시작하게 되면서 자기 자신을 되돌아보고 회복하기까지의 이야기가 쓰여져 있다.



사실 나는 ‘힐링 에세이‘ 류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이 책을 처음 받아보았을 때 외관이 너무나 전형적인 힐링 에세이의 모습을 하고 있어 놀랐다. 막상 책을 펼쳐서 읽어보니 힐링을 부르짖는 에세이라기보다는 몸과 마음의 균형을 회복하는 이야기를 담담하게 적은 에세이였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치열하게 성공을 쫓아 달려나가는 요즘, 한적한 바닷가 마을에서 요가를 가르친다는 저자의 일화가 쌩뚱맞고 재미있게 느껴졌다. 글을 읽어내려갈수록 그런 결정을 하기까지 저자 나름의 과정과 결심이 있었음을 깨달을 수 있었다.



한 손에 잡히는 아담한 사이즈의 책. 챕터 사이에 일러스트로 그려진 요가 자세와 설명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몸과 마음의 균형을 스스로 돌보아야 한다는 이야기. 거창한 메시지를 전달하려는게 아니라서 거부감 없이 읽었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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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정신병에 걸린 뇌과학자입니다
바버라 립스카.일레인 맥아들 지음, 정지인 옮김 / 심심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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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동안 정신질환을 연구해온 뇌괴학자 바버라 립스카 박사. 그녀는 특히 조현병 연구 분야의 세계적인 전문가다. <나는 정신병에 걸린 뇌과학자입니다>는 그녀 자신이 뇌종양과 싸우며 극적으로 회복하기까지의 이야기를 적은 에세이다.



오늘날 성인 5명 중 1명이 우울증, 공황장애 등의 정신질환을 겪고 있음에도 이같은 질환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별다른 진전이 없는듯하다. 그러나 저자는 뇌과학자로서의 전문적인 지식과 환자로서의 경험을 토대로 이와 같은 편견을 무너뜨린다. 이 책에는 왜 환자 본인은 망가지는 정신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지, 뇌와 정신질환의 관계는 무엇인지 등이 가감없이 적혀있다.



읽는 동안 수없이 울컥했다. 남 일이 아니기 때문에 그리고 저자의 굳건함과 그녀를 둘러싼 가족들의 연대 때문에. 뇌에 대해 궁금하다면, 뇌과학이니 정신질환에 관심이 있다면, 암 생존자의 생생한 전투기를 듣고 싶다면, 잘 읽히는 인문서적이 읽고 싶다면 주저없이 이 책을 권한다. 정신없이 빠져들게 될 것이다.



아. 표지가 너무나 매혹적이다. 별이 떨어지는 것 같은 은박의 원제와 중앙의 그림을 중심으로 수직 수평으로 디자인된 제목, 저자 이름의 위치까지. ‘뇌는 어떻게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가’라는 구절의 위치가 아쉽기는 하지만. 책 제목이 좌측 하단에 조그맣게 표시된 내지의 구성도 특이하고 좋았다. (인상깊은 구절을 사진으로 찍어 표시하는 내게는 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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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의 색 오르부아르 3부작 2
피에르 르메트르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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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부아르>,<사흘과 한 인생>으로 잘 알려진 작가 피에르 르메트르의 <화재의 색>. 앞선 두 작품을 재미있게 읽은 기억이 있어 선택했다. 600페이지가 넘는 분량에 열린책들 특유의 좁은 줄간격이 부담스러웠지만 생각보다 빠르게 읽혔다. 작가의 글솜씨 하나는 인정한다.



배경은 1930년대 즈음의 프랑스. 부유한 은행가 마르셀 페리쿠르가 죽고 그의 딸 마들렌이 주변 인물들의 배신으로 몰락하게 된다(첫 300페이지). 이후 마들렌이 복수를 행하는 과정이 그려진다(후반 300페이지). 당시 프랑스 역사에 대한 배경지식이 있다면 소설을 더욱 풍부하게 읽어낼 수 있겠지만 잘 몰라도 재밌게 읽을 수 있다. 개인적으론는 중간중간 등장하는 마들렌의 아들 폴과 오페라 가수 솔랑주의 일화가 흥미로웠다.



잘 쓴 소설이지만 내게는 주변인물들에게 무시당하던 여주인공이 복수를 한다는 점 이외에는 크게 다가오는 부분이 없어 아쉬웠다. 문장과 글의 구성이 매끄럽기에 꾸역꾸역 끝까지 읽기는 했으나 특별히 나를 끌어당기는 점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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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피아노 - 철학자 김진영의 애도 일기
김진영 지음 / 한겨레출판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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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 김진영의 애도일기 <아침의 피아노>. 저자가 투병중이던 2017년 7월부터 2018년 8월 섬망 3일 전까지 메모장에 담았던 일기들이 수록되어 있다. 글은 짧고 페이지의 여백은 많다. 그러나 단어 하나 하나에, 여백에 담긴 것들은 헤아릴 수 없이 많고 깊다. 다만 직접 읽어보시라는 말밖에는.



‘이 기록들은 나를 위한 것이 아니라 내가 떠나도 남겨질 이들을 위한 것이다. 나만을 지키려고 할 때 나는 나날이 약해진다. 타자를 지키려고 할 때 나는 나날이 확실해진다‘ 라는 저자의 말. 예고된 죽음을 알면서도 하루하루를 나와 타자, 세계를 사유하는데 쓴 저자의 모습에 큰 감동을 받았다. 어쩌면 생은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타인을 위해서 싸우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것 뿐인지도.



글의 양은 많지 않으나 읽고난 뒤의 심적인 울림이 크다. 나 자신은 얼마나 어리고 나약한지. 살아있으니 다만 배우고 사랑하자. 지금 살아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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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책으로 - 순간접속의 시대에 책을 읽는다는 것
매리언 울프 지음, 전병근 옮김 / 어크로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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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시장이 점점 커지고 있는 시대에 오로지 종이책만을 고수하고 있는 나는 ‘책과 독서의 미래’에 관심이 많다. 그럴 리는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마음 깊은 곳에서는 종이책이 사라지지는 않을까 두려운 것이다.



매리언 울프의 <다시, 책으로>에서는 책을 ‘깊이 읽는’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이야기한다. 디지털 매체의 등장으로 많은 양의 정보를 가볍게 읽게 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깊이 읽기’를 하지 못하고 있다고 경고한다. 이는 곧 나와 다른 세계에 대한 공감과 이해의 부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이다. 또한 저자는 디지털 매체를 사용할수록 뇌가 디지털 매체의 특성을 더 많이 반영하게 된다고 말한다. 흘려 읽기로는 복잡한 문장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으며 주제를 파악하는 것도 어려워진다. 저자 스스로 <유리알 유희> 실험을 통해 이를 증명해보인다.



책의 후반부에 이르러 저자는 인쇄 매체와 디지털 매체를 적절하게 사용하여 교육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녀의 예측은 희망적이다. 그러나 나의 생각은 조금 다르다. 저자의 말마따나 긍정적인 방향으로 두가지 매체가 동시에 사용되려면 수많은 연구를 바탕으로한 매체 도구의 다양화가 이루어져야한다. 그러나 그와 같은 연구가 빠르게 급변하고있는 온라인 시대의 속도를 너무 늦지 않게 따라잡을 수 있을까? 일상에 적용될 수 있을까?



나의 경우 종이책을 고수하며 매일 읽고 있기는 하지만 ‘깊이 읽기’를 실천하고 있는지 묻는다면 할 말이 없다. 기록을 남기겠다는 나름의 의지로 리뷰도 적고 영상도 만들지만 아무래도 나의 독서는 ‘빨리 더 많이’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 같다. 게다가 문학 이외의 책들은 물론이고 상대적으로 문장이 복잡한 19세기 이전의 문학작품도 잘 읽지 않는다. 리딩 리스트에 위의 책들을 하나씩 끼워넣든지 해서 조금씩이나마 ‘깊이 읽기’를 실천해보도록 해야겠다.



표지의 부드러운 촉감과 고급스러운 초록색 배경, 금박이 인상적이었다. 마치 ‘필수 교양서’ 느낌을 내뿜고 있는 고품격 서적 같달까. 실제로 일정부분 그렇기도 하니 책의 내용을 잘 살린 표지같다. ‘순간 접속의 시대에 책을 읽는다는 것’이라는 설명도 책의 내용을 깔끔하게 요약하고 있다. 저자와 옮긴이의 이름이 작게 세로로 들어간 것도 마음에 든다. 전반적인 구성이 안정적이라 눈이 가는 표지다. 뒷면의 추천사도 한 줄씩 깔끔하게 넣어져 마치 시상식 멘트같아 읽기 편했다. 덧붙여, 원제를 ‘다시, 책으로’라고 번역한 것도 참 마음에 든다. 애독자들이라면 한 번 더 관심이 갈만한 제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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