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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책으로 - 순간접속의 시대에 책을 읽는다는 것
매리언 울프 지음, 전병근 옮김 / 어크로스 / 2019년 5월
평점 :
E-book 시장이 점점 커지고 있는 시대에 오로지 종이책만을 고수하고 있는 나는 ‘책과 독서의 미래’에 관심이 많다. 그럴 리는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마음 깊은 곳에서는 종이책이 사라지지는 않을까 두려운 것이다.
매리언 울프의 <다시, 책으로>에서는 책을 ‘깊이 읽는’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이야기한다. 디지털 매체의 등장으로 많은 양의 정보를 가볍게 읽게 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깊이 읽기’를 하지 못하고 있다고 경고한다. 이는 곧 나와 다른 세계에 대한 공감과 이해의 부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이다. 또한 저자는 디지털 매체를 사용할수록 뇌가 디지털 매체의 특성을 더 많이 반영하게 된다고 말한다. 흘려 읽기로는 복잡한 문장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으며 주제를 파악하는 것도 어려워진다. 저자 스스로 <유리알 유희> 실험을 통해 이를 증명해보인다.
책의 후반부에 이르러 저자는 인쇄 매체와 디지털 매체를 적절하게 사용하여 교육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녀의 예측은 희망적이다. 그러나 나의 생각은 조금 다르다. 저자의 말마따나 긍정적인 방향으로 두가지 매체가 동시에 사용되려면 수많은 연구를 바탕으로한 매체 도구의 다양화가 이루어져야한다. 그러나 그와 같은 연구가 빠르게 급변하고있는 온라인 시대의 속도를 너무 늦지 않게 따라잡을 수 있을까? 일상에 적용될 수 있을까?
나의 경우 종이책을 고수하며 매일 읽고 있기는 하지만 ‘깊이 읽기’를 실천하고 있는지 묻는다면 할 말이 없다. 기록을 남기겠다는 나름의 의지로 리뷰도 적고 영상도 만들지만 아무래도 나의 독서는 ‘빨리 더 많이’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 같다. 게다가 문학 이외의 책들은 물론이고 상대적으로 문장이 복잡한 19세기 이전의 문학작품도 잘 읽지 않는다. 리딩 리스트에 위의 책들을 하나씩 끼워넣든지 해서 조금씩이나마 ‘깊이 읽기’를 실천해보도록 해야겠다.
표지의 부드러운 촉감과 고급스러운 초록색 배경, 금박이 인상적이었다. 마치 ‘필수 교양서’ 느낌을 내뿜고 있는 고품격 서적 같달까. 실제로 일정부분 그렇기도 하니 책의 내용을 잘 살린 표지같다. ‘순간 접속의 시대에 책을 읽는다는 것’이라는 설명도 책의 내용을 깔끔하게 요약하고 있다. 저자와 옮긴이의 이름이 작게 세로로 들어간 것도 마음에 든다. 전반적인 구성이 안정적이라 눈이 가는 표지다. 뒷면의 추천사도 한 줄씩 깔끔하게 넣어져 마치 시상식 멘트같아 읽기 편했다. 덧붙여, 원제를 ‘다시, 책으로’라고 번역한 것도 참 마음에 든다. 애독자들이라면 한 번 더 관심이 갈만한 제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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