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절대 저렇게 추하게 늙지 말아야지
심너울 지음 / 아작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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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너울 작가의 단편 9편이 실려있는 소설집 <나는 절대 저렇게 추하게 늙지 말아야지>. 한 번 보면 잊히지 않는 엄청난 제목에 이끌려 읽게 된 책이다. SF 어워드 대상 수상 작가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소설들을 만날 수 있다.



현실을 기반으로 약간의 비틀림처럼 SF 요소가 들어간 작품들과 정통 SF작품들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허를 찌르는 냉소와 풍자가 인상적이고 헛웃음 나게 재미있다. 책을 읽으며 ‘뭐지? 뭔데 이렇게 웃고 있는 거지?‘ 싶을 때가 종종 있었다. 그렇지만 소설 속 상황이 거침없어서 웃긴데도 마냥 웃을 수 만은 없달까.



특히 기억에 남는 작품은 ‘저 길고양이들과 함께‘, ‘한 터럭만이라도‘와 ‘시간 위에 붙박인 그대에게‘다. 그중에서도 한 작품만 꼽자면 유전자 조작으로 죽지 않게 된 동생과 그런 동생에게 닿고자 연구원이 된 언니의 이야기인 ‘시간 위에 붙박인 그대에게‘! (역시 나는 정통 SF 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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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터치 - 머물고 싶은 디자인
킨포크.놈 아키텍츠 지음, 박여진 옮김 / 윌북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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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살아가는 공간은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그 질문에 답을 하기위해 킨포크와 디자인 스튜디오 놈 아키텍츠가 만났다. <더 터치 : 머물고 싶은 디자인>에는 전 세계의 공간 25군데가 소개되어 있다. 각 장은 빛, 자연, 물질성, 색, 공동체라는 다섯가지 키워드에 맞춰 구성되어있는데, 그 사이에 실려있는 에세이와 인터뷰가 특히 흥미롭다.



하지만 무엇보다 감각적이고 우아한 사진을 보는 재미가 크다! 공간의 특징을 살려낸 사진 한 장 한 장이 너무나 아름다워서 한참 들여다보느라 페이지를 넘기기 힘들 정도였다. 평소 킨포크 잡지를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단번에 매혹될듯하다. (그 중 한 명은 나다..) 사진으로 만나도 이토록 매혹적인데 직접 보면 얼마나 감동적일까?



우리나라의 공간도 두 군데가 소개되어 있다. 한 군데는 서울 청담의 아크네 스튜디오, 나머지 한 군데는 아름지기 재단! 우리나라이 이렇게 멋진 공간이 있었단말인가. 이 공간들의 매력 포인트가 무엇인지는 책에서 확인할 수 있다 ღ’ᴗ’ღ



그야말로 여행을 떠난듯 보고만 있어도 기분 좋아지는 책.



(*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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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앞부분만 쓰다가 그만두는 당신을 위한 어떻게든 글쓰기
곽재식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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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에 대한 책을 집어들 때는 꼭 글이 안 써질 때다. 이번에 펼쳐든 책은 제목 앞에서 여러번 나를 멈칫하게 만들었던 책, <항상 앞부분만 쓰다가 그만두는 당신을 위한 어떻게든 글쓰기>다. 화학자이자 소설가인 저자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맛깔나게 풀어낸 글쓰기 책으로 술술 읽힌다.



사실 글쓰기에 관한 책이 전하는 메시지는 거기서 거기다. 그걸 저자도 알고 독자도 안다. 이 책은 그 뻔한 메시지를 꽤 그럴듯하게 풀어냈다. 일단 죽이되든 밥이되든 끝까지 쓰라는 말, 이도 저도 안되면 고양이 이야기를 쓰라는 말, 가장 쓰고 싶은 장면부터 쓰라는 말 등등. 현실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팁들이 꽤 많이 적혀있다. 그야말로 ‘읽다보니 나도 쓸 수 있을 것 같은데?‘같은 생각을 들게 하는 책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문장은 역시 ‘일단 대충 쓰자!‘다. 대충이라도 쓰고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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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을 지나가다 민음사 오늘의 작가 총서 33
조해진 지음 / 민음사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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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음사의 오늘의 작가 총서로 새롭게 만나게 된 소설 <여름을 지나가다>. 2015년에 출간된 이후 5년만에 만나는 개정판이다. 조해진 작가의 소설로, 민과 수호 두 인물을 중심으로 도시 속 소외된 이들을 조명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제각기 힘겨운 사연을 가진 민과 수호가 서로를 스쳐지나가기만 하다 마주하게 되는 장소는 문 닫은 가구점이다. 목수이자 가구장이인 수호의 아버지 손길이 하나하나 닿은, 그러나 이제는 먼지만 켜켜이 앉은 쓸쓸한 곳. 시간이 멈춘듯한 이 공간이 민과 수호를 유일하게 숨 쉴수 있게 만드는 듯하다. 소설은 이들 뿐만 아니라 은희 할머니와 쇼핑센터 옥상 놀이공원의 연주를 등장시키며 화려한 도시 이면에 쌓인 쓸쓸함과 가난을 이야기한다.



소설의 제목은 ‘여름을 지나가다‘로 소설의 구성 역시 시간의 흐름을 따른 6,7,8월이다. 뜨거운 햇빛이 가장 높이 타오르는 계절, 소설 속 주인공들은 힘겹게 여름을 지난다. 그럼에도 그들에게는 비와 폭풍을 피할 수 있는 가구점이 있다. 그리고 혼자가 아니라는 것. 이들은 느슨하게나마 연결되어 있다는 것. 그래서인지 여름이 지나가고 텅 빈 가구점을 떠나는 두 주인공의 모습이 쓸쓸하지만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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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르케
매들린 밀러 지음, 이은선 옮김 / 이봄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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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 덕후이자 여성 서사 덕후라면 무조건.



호메로스의 <오딧세이아>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한 소설 <키르케>. 서양 문학에서 최초의 마녀로 불리는 키르케의 이야기다. 태양신 헬리오스와 님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키르케는 오디세우스를 유혹하여 일 년동안 자신의 섬에 붙잡아둔 마녀로 유명하다. 그런데 그녀는 왜 마녀라는 칭호를 갖게 되었을까? 그녀는 왜 아이아이섬에 홀로 살아가는 것일까? 그녀의 숨겨진 이야기는 무엇일까? 위와 같은 질문들에서 출발하여 본격 ‘여성 서사시‘로 재탄생한 소설이 바로 <키르케>다.



키르케는 신이지만 말단에 불과한 님프다. 인간의 목소리를 가진 그녀는 가족들에게도 무시받는 존재다. 그러므로 그녀가 아버지인 헬리오스에게 매달린 것은 살아남기 위한 본능적인 행동이었다. 그러나 결국 키르케는 희생양이 되어 아이아이섬에 유배당하고 만다. 여기까지가 소설의 1/6쯤 될까. 결국 <키르케>는 키르케가 자신의 능력을 발견하고 그것을 가꾸며 계속해서 성장하는 이야기다. ‘남성들이 두려워하는 능력을 갖춘 여성의 상징(=마녀)‘인 키르케가 남들이 만들어낸 수식어를 걷어내고 자신의 이름을 되찾는 이야기다.



일전에 <아킬레우스의 노래>도 정말 재미있게 읽었었는데 이번 책도 역시 기립박수감이었다. HBO에서 8부작 드라마로도 제작될 예정이라는데 과연. 가장 인간과 닮은 신이자 신의 광휘를 부담스러워하는 신. 프로메테우스의 정신적 후계자이자 자신을 지키기 위한 유일한 도구로서 마법을 익힌 최초의 마녀. 결국 세상 모든 여성들과 다르지 않은 한 여성. 이 책을 통해 만날 수 있는 키르케의 모습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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