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밝은 밤
전미화 지음 / 창비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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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미화는 그림책의 문법을 잘 아는 작가다글은 절제의 미덕을 갖추고 그림은 글에 대한 강렬한 인상과 많은 메시지를 전달한다. <달 밝은 밤>이라는 작품 역시 그렇다이 책은 부모의 불화와 이로 인한 가정의 해체과정을 온 몸으로 겪어내는 어린 아이의 경험을 다룬다.

어린아이에게 있어서 엄마와 아빠는 존재의 기반이다그렇기 때문에 어른들의 미성숙함마저 자신의 탓으로 돌리고서라도 부모를 보호해야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얻는다엄마 아빠가 고함을 치며 싸우는 것을 목격한 아이들의 심장 박동을 재어보면 운동선수가 아닌 사람이 100미터를 전속력으로 달렸을 때보다 더 빠르면 빨랐지 덜하지 않을 것이다아빠의 고약한 술버릇과 이를 견디다 못해 아예 집을 나가버린 엄마그럼에도 조금도 달라지지 않는 아빠의 술취한 모습이 애처롭다기댈 언덕이 모두 무너져버린 상황에서 주인공은 달을 보며 믿을 것은 나 밖에 없다고 한다.

<달 밝은 밤>은 단박에 어린 시절로 나를 데려다 놓는다책에서 주인공은 부모가 싸우는 날 밝은 달을 쳐다보며 스스로를 위로하는데 우리 부모님이 심하게 말다툼을 벌이던 밤은 칠흑처럼 어두웠다초등학교 시절까지는 부모님이 고성으로 싸우는 일이 없었다십대 중반쯤 이를 무렵 아버지의 주사(酒肆)가 심해지고 어머니가 그에 대꾸하면서 싸움이 커지곤 했다그날 밤에는 유난히 큰 소리가 오고갔다아버지의 입에서 엄마를 모욕하는 언사가 거침없이 튀어나왔다그에 대꾸하는 어머니의 목소리 역시 커졌다우리 남매는 불안에 떨며 꼼짝 못하고 얼어붙어 있었다나는 이런 집에서 있기보다는 차라리 집을 나가버리는 것이 낫겠다.’라고 생각하고 슬며시 방문을 열고 마당을 가로질러 집 밖으로 나섰다하지만 달도 별도 보이지 않는 깜깜한 밤거기다 우리 집은 동네에서 한 참 떨어진 골짜기에 있었던지라 도저히 어둠을 뚫고 집을 나갈 용기가 나지 않았다나는 슬며시 방으로 다시 들어와 불안한 마음을 추스르며 새우잠을 청했다.

내성적이고 순종적인 기질인 나는 부모님이 싸울 때마다 불안한 마음을 적절하게 표현하지 못했다그때 마음의 힘이 조금만 컸더라면내가 조금 대찬 기질의 아이였다면 두 분께서 그렇게 고성으로 싸우면 어린 우리들은(두 살 아래 여동생과 함께 있었다.) 마음이 엄청 불안해 집니다싸우시더라도 제발 우리가 안보는 데서 하시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했을 것이다그렇게 말씀 드려도 두 분은 여전히 고성으로 싸울 수 있다. <달 밝은 밤>에서 주인공처럼 상황이 바뀌지 않을 수도 있겠다하지만 적어도 숙변 같은 미해결 감정으로부터는 자유롭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아버지와 어머니께 제발 아이들 보는 데서 고성으로 싸우지 말아달라고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이 반항이라면 그때 나는 반항했어야 했다. 나는 이런 반항이라면 아이들에게 꼭 가르쳐주고 싶다.

이제 내가 가정을 이루고 삼형제의 아버지로 살고 있다어린 시절 경험 때문이라도 우리 부부는 가능하면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큰 소리로 싸우지 않으려고 노력한다이런 결심은 잘 지켜졌는데 한두 번 고성이 오간 적 있었다아이들이 아직 초등학교 다닐 때로 기억하는 데 우리 부부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아이들의 표정이 굳어지면서 어쩔 줄 몰라 했다막내가 엄마 아빠 화해할 거지?’라고 묻는다우과거 우리 부모의 미성숙함을 내가 되풀이 하고 있었던 것이다그래서는 안 될 일이었다그 후로는 더욱 조심하는 마음이 생겼다.

생판 모르는 남녀가 만나서 가정을 이루고 살아가는 동안 싸우지 않는 것이 오히려 이상한 일이다가치관이 다르고 욕구가 다르고 성격이 다르고 서로에 대해 역할 기대도 다를 수 있다그러므로 싸우지 않는 것을 목표로 세우는 것은 비현실적이다문제는 건강하게 싸우는 법싸운 다음에 관계를 잘 풀어가는 방법을 아이들에게 보여주는 것일 게다이 책은 이런 점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어 볼 수 있겠다.

 

<토론을 위한 발문>

 

1. 이 책에서 가장 인상 깊은 장면은?

2. 보통 부부 간에 갈들이 일어나는 경우는?

3. 아빠가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4. 엄마가 관계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5. 주인공이 겪는 감정의 문제부모님의 관계 문제를 해결해 가는 주된 방어기제는?

6. 부모들이 고성으로 싸울 때 어린이가 받는 심리적 충격의 강도는?

7. 내가 주인공이라면 엄마에게 어떤 말을 하고 싶은가?

8. 내가 주인공이라면 아빠에게 어떤 말을 하고 싶은가?

9. 어린 주인공에게 어떤 말을 해주고 싶은가?

10. 주인공이 옆에 있다면 어떻게 위로해 주고 싶은가?

11. 우리 부모님이 싸우는 것을 목격한 적이 있는가?

12. 배우자와 싸워본 경험이 있는가그때 아이들의 반응과 표정을 관찰해 본 적이 있는가?

14. 부부를 비롯해서 가족 간에 갈등이 생겼을 때 잘 해결하는 좋은 방법은?

15. 나의 감정과 욕구를 건강하게 전달하는 방법은?

16. 이 작품에서 밤과 달은 무엇을 의미할까?

17. 나에게 달과 같은 존재가 있다면 무엇인가?

18. 내가 이 책의 아빠라면 어떻게 처신하겠는가?

19. 내가 이 책의 엄마라면 어떻게 이 상황에 대처하겠는가?

20. 내가 이 책의 주인공이라면 이 상황에 어떻게 대처하겠는가?

 

<독후활동>

1. 주인공이나 엄마아빠혹은 이 가족 전체에게 하고 싶은 말을 편지로 써보기

2. 가족 간의 갈등을 건강하게 풀어내는 100가지 방법 목록 글쓰기

3. 내가 바라는 가족의 모습을 그림으로 그리고 제목을 붙이고 설명글써서 발표하기

4. 나의 감정과 욕구를 나 전달법으로 표현하는 역할극해 보기

5. 자신의 엄마나 아빠에게 하고 싶은 말을 글로 써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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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라는 이름의 영화관 - 2020 볼로냐 라가치상 시네마 특별상 수상
지미 리아오 지음, 문현선 옮김 / 대교북스주니어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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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을 위한 그림책 작가인 지미 리아오의 작품들은 손에 닿는 대로 챙겨본다. 그녀의 작품은 한 장면 한 장면을 정성껏 그린 삽화들이 무척 마음에 든다맨 앞에 하얀 스크린이 설치되어 있고 의자들이 타원형으로 줄지어 늘어선 단순한 영화관의 풍경을 어쩌면 이렇게도 다양하게 그릴 수 있을까. 작가의 창의력에 깊은 존경과 응원을 보낸다.

내가 아주 어렸을 때 엄마가 떠났다.”

이 첫 문장과 함께 이야기가 펼쳐진다. 주인공은 아빠의 손을 잡고 영화관에가서 슬픔을 달랜다. 영화를 무척 좋아하는 엄마를 영화관에서 만날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품고 틈 날 때마다 영화관에 간다. 자라면서 10대에는 아빠대신 친구들과 함께 영화를 보러간다. 때로는 혼자 가기도 한다. 성인이 되어서 운명처럼 영화관에서 짝을 만난다. 영화를 만드는 가난한 감독인 그와 결혼한다. 둘은 함께 영화를 보며 앞으로 만들 영화를 꿈꾼다. 하지만 남편이 만든 영화는 흥행에 실패하고 그는 그녀를 떠난다. 그런 상황에서 딸이 태어난다. 엄마는 아빠를 데려다 놓으라고 떼를 쓰는 아이를 달래려고 영화관에 데리고 간다. 어느새 주인공도 나이가 들었다. 늙으신 아빠 손을 잡고 영화관에 가던 날 익숙한 냄새, 아니 평생 잊지 않으려고 애써왔던 냄새를 알아차린다. 엄마냄새다! 냄새가 이끄는 대로 어둡지만 능숙하게 의자 사이를 지나 나이 지긋한 할머니 곁에 앉는다. 노인 옆 자리에 앉아서 하염없이 눈물을 흘린다. 끝 장면에서 엄마 품에 안긴 어린 소녀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한 참 떨어진 뒷줄에서 그녀들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아버지도 보인다.

영화란 이야기를 공감각적으로 전달하는 매체다. 그러므로 영화를 이야기로 바꿔서 쓸 수 있다. 사람이 이야기를 만들지만 이야기가 사람을 만들기도 한다. 영화 속 이야기가 현실이 되기도 하고 현실의 이야기가 영화로 만들어진다. 이처럼 이야기와 삶은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성장한다. 이야기와 인생의 이러한 상호작용을 작가는 멋진 그림과 함께 잘 펼쳐내었다. 이 책에서 영화관은 이야기가 펼쳐지는 공간이자 3대에 걸친 삶의 중심공간으로 설정되어 있다. 현대인은 누구라도 영화관관한 추억이 있을 것이다. 이 책을 마중물 삼아서 나의 영화관에 대한 기억을 꺼내 마음속에서 상영해 본다.

내가 어린 시절 시골에는 영화관이 따로 없었다. 그 대신 장마당에다 천막으로 울타리를 두르고 해가져서 어두워지면 영화를 상영했다. 출력 높은 앰프로 홍보를 했기 때문에 멀리 떨어진 우리 동네에서도 영화 상영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너무도 가난한 시골 소년에게 몇 푼 안 되는 입장료도 없어 밖에서 앰프로 흘러나오는 대사를 듣는 것으로 만족할 때가 많았다. 어떤 친구는 천막의 빈틈을 들추고 몰래 입장하려다 붙들려 꿀밤을 얻어맞기도 했다. 영화가 끝나기 10여분 전에 천막을 걷곤 했는데 마지막 부분은 볼 수 있다. 지금은 무슨 영화였는지 잘 기억나지 않지만 중국 무술 영화가운데 몇 장면은 아직도 선명하게 떠오른다.

나는 1984년 동기들보다 좀 늦은 나이에 대학생이 되어 서울 신촌에서 살게 되었다. 그해 신촌 로타리 근처에 있는 작은 영화관에서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터미네이터>를 보았다. 첫 영화관 체험에다 줄거리 역시 충격적인 내용의 SF영화였다. 그 후로 터미네이터의 모든 시리즈를 몇 번이고 챙겨보는데 영화가 던진 시간에 대한 철학적 질문이 평생의 화두처럼 내 마음에 맴돈다. 몇 년 후 아내 될 여인과 영화관에서 데이트를 했는데 내 손을 꼭 잡아주던 것 말고는 정작 작품의 내용은 생각나지 않는다. 결혼해서는 가족들과 더불어 영화관 가는 것이 즐거웠고 종종 혼자 조용히 영화관을 찾기도 한다.

영화라는 옷을 입고 내 마음 속으로 들어온 수많은 이야기와 음악, 장면들이 삶의 이야기를 구성하는 재료가 되어 함께 살고 있다. 영화가 나를 통해서 현실을 살고 있는 셈이다.

 

<토론을 위한 발문>

1. 나에게 영화관은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가?

2. 나의 인상 깊은 영화관 체험은?

3. 주인공의 삶에서 영화관은 어떤 의미인가 있는가?

4. 내 삶을 한 편의 영화로 제작하고 제목을 붙인다면?

5. 책의 그림 중에서 가장 인상 깊은 장면이 있다면?

6. 이야기가 우리의 내면세계를 구성하는 데 어떤 영향을 미칠까?

7. 나의 삶이나 가치관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영화가 있다면?

8. 나를 울게 만든 영화는?

9. 나를 웃게 만든 영화는?

10. 나를 성찰하게 만든 영화는?

11. 주인공이 나이 들어서 엄마 냄새로 늙으신 어머니와 조우하는 데 엄마냄새에 대한 나의 기억은?

12. 냄새와 관련된 나의 기억은?

13. 현대인들에게 영화관의 기능은?

14. 내가 영화관을 오감을 활용해서 묘사해 본다면?

15. 내가 영화관 사장이라면 어떤 공간으로 만들어보고 싶은가?


<독후활동>

-내 삶을 한 편의 영화로 만든다고 가정하고 포스터 그리기

나는 눈물을 닦은 뒤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괜찮아요. 영화 결말이 너무 아름다워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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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이 태어날 거야 내인생의책 그림책 64
박규빈 글.그림 / 내인생의책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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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두 번 태어난다. 첫 번째는 생물학적으로 탄생하고 이어서 심리적으로 탄생한다. 심리적 탄생이란 사람과의 관계 안에서 자신의 정체성과 역할을 규정 짓는 것이다. 박규빈의 <형이 태어날 거야>라는 작품은 두 가지 탄생을 재미있게 잘 풀어낸다.

주인공 현이는 엄마의 배가 불러오는 것을 보고 형이 태어날 것을 기대한다. 형이 태어나면 집에 있는 당근을 모조리 먹어치워 주고 자기를 괴롭히는 아이들을 혼내줄 것이다. 장남감도 자기에게 양보해 주고 읽기 싫은 책은 형한테 줄 것이다. 현이는 형이 태어나기를 기다리면서 자기 대신 혼내줄 아이들의 명단을 길게 작성한다(그 명단의 첫 번째 이름이 이 책의 저자인 박규빈이다. 하하, 이 부분에서는 독자가 웃어줘야 한다. ) 쌍둥이가 태어나 형이 두 명 생기는 것도 괜찮겠다고 생각한다.

현이가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데 병원에서 형이 태어났다는 소식을 전해준다. 얼른 달려가 보니 보자기에 싸인 작은 아기를 보여준다. 형은 어디 있느냐고 묻자 아빠는 손가락으로 현이를 가리키며 바로 여기 있지라고 말씀하신다. 동생이 태어남으로 인해 형도 함께 태어나는 순간이다. 현이는 지금까지 형이 해주었으면 바랐던 것들이 바로 자신이 동생에게 해야 할 역할인 것을 깨닫는다. 책을 대신 읽어주는 것과 채소를 다 먹어주는 역할은 살짝 빼고 싶어 하면서.

가족들 사이에는 역할기대라는 것이 생기게 마련이다. 남편이 아내에게 기대하는 것, 아내가 남편이 해주기를 바라는 것이 있다. 부모가 자녀에게, 자녀가 부모에게 거는 역할기대가 있고 형제자매지간에도 역할기대는 자연스럽게 생기게 마련이다. 역할에 대한 기대가 있다면 그 기대에 대한 좌절도 있는 것이며 역할분담과 역할 갈등도 빚어진다. 이런 역할 기대가 심각하게 좌절되면 가족들 간의 관계는 상처를 입고 위기를 맞는다. 그러므로 건강하고 만족스러운 가족공동체로 살기 위해서는 유연한 역할 분담과 갈등조정, 기대관리가 반드시 필요함을 알 수 있다. 이 그림책을 어른들과 함께 읽고 가족 간의 역할기대에 대해서 토론을 했다. 부부를 비롯해서 부모 자식 간의 역할 기대가 예전과 많이 달라졌음을 실감했다.

맞벌이가 대세인 오늘 날 가정에서의 남편과 아내의 적절한 역할분담은 매우 중요한 과제다. 절반씩 공평하게 가사 일을 분담하는 것이 핵심이 아니라 각 가정의 상황에 맞는 유연한 역할 분담이 중요하다. 우리 아내는 나이가 들면서 부엌일이 하기 싫어졌다고 한다. 30년도 훨씬 넘게 가족들을 위해서 밥을 짓고, 옷을 빨고, 설거지하고 반찬을 만들었으니 싫증이 날만도 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우리 집은 각자 먹은 그릇을 각자 씻자고 제안하여 실천하는 중이다. 어떤 의사 선생님은 나이가 60대 후반에 들어서 약사인 부인이 늦게 직장생활을 하는 바람에 요즘은 자신이 요리를 공부하여 살림을 시작했다고 하셨다. 평생 아내가 지어준 밥을 먹던 남자가 생활습관을 갑자기 바꾸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에 참 멋진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육아든지 살림살이든지 집안일을 꼭 어떤 성이 해야 한다는 철칙은 존재하지 않는다. 온 가족이 서로를 배려하는 가운데 만족할 수 있도록 적절한 역할 분담의 지혜가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대를 우리는 살고 있다.

자식에게 거는 기대에 관해서도 토론을 이어갔다. 과거 어른들은 자식들에게 경제적으로, 또 노후의 삶에 대해 기대는 마음이 적지 않았지만 요즘 부모들은 그 부분에 대해서는 기대하지 않는 것 같다. 나 자신도 아이들이 그저 건강한 사회인으로 잘 기능하면서 자신의 삶을 행복하게 가꾸어가기를 바라는 마음 뿐이다. 늙고 병들어서 걷지도 못하고 대소변마저 스스로 처리하지 못할 상황에 처할 때가 올 수 있는데 인격적으로 대우 받는 요양시설을 미리 알아 두어야 한다는 점에 모두 공감하기도 했다.


<토론을 위한 발문>

1. 형제자매지간은 어떤 사이라고 생각하는가?

2. 주인공 현이가 형이되어가는 과정은?

3. 현이가 생각하는 형의 역할은?

4. 한 가족에게 아기의 탄생은 어떤 심리적, 사회적, 관계적 영향을 미치는가?

5. 아이가 하나일 때와 둘일 때 부모에게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6. 형제간에 좋은 관계를 만들어가는 방법은?

7. 문학작품에서 묘사되는 형제자매관계는?

8. 가족 간의 역할기대는 잘 관리하지 못하면 역할갈등으로 빚어질 수 있다. 어떤 방식으로 관리하면 좋을까?

9. 나의 형제자매 관계를 묘사한다면?


사람을 세우는 사람 이영식

http://www.bibliotherapy.pe.kr

"형도 태어났어‘
"어디요?"
"바로 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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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난 아이
사노 요코 지음, 황진희 옮김 / 거북이북스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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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고 싶지 않아서 태어나지 않은 아이가 있었습니다.”

이 책의 첫 문장이다. 태어나지 않은 아이에게 이 세상은 어떻게 느껴질까? 별에 부딪혀도 아프지 않고 태양 가까이 가도 뜨겁지 않다. 사자가 나타나도 무섭지 않고 모기가 물어도 아프지 않다. 강아지가 다가와도 무심하고 빵가게에서 풍기는 구수한 냄새를 맡아도 먹고 싶은 생각이 없다. 공원에서 개들이 싸워도 관심이 없고, 그 개들이 자신을 물어뜯어도 아프지 않다. 태어나지 않은 아이에게 이 모든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태어나지 않은 아이가 부러움을 느끼는 장면과 마주친다. 공원에서 놀다가 개에게 물린 여자 아이를 따라가 보니 엄마는 그 여자아이를 안아주고 씻기고, 약을 바른 다음 엉덩이에 반창고를 딱 붙여주신다. 불현듯 태어나지 않은 아이도 반창고가 붙이고 싶어진다. 태어나지 않은 아이는 태어나기를 결심하고 마침내 태어난다. 엄마 품에 안겨서 반창고를 붙여달라고 조르고 엄마 냄새를 맡는다. 구수한 빵 냄새를 맡고 물고기 잡으러 갔다가 모기에게 물린다. 공원에서 반창고를 붙인 여자아이를 만나서 자신의 반창고가 더 크다고 자랑을 한다. 태어나기 전에는 의미 없었던 이 모든 일들이 이제는 의미 있게 다가온다. 태어난 아이는 이제 잘래. 태어나는 것은 피곤한 일이야라고 말하며 잠자리에 든다.

반창고는 가정마다 비치하는 필수품 중에 하나일 것이다. 상처를 감염으로부터 보호해 주고 통증을 가라앉혀준다. 나도 반창고를 수 없이 발라본 경험이 있다. 예전의 반창고는 하얀색이나 살색이 전부였는데 요즈음은 매우 다양한 모양을 띠고 있다. 빨간색, 파란색, 노란색 여러 가지 색깔은 물론 아이들이 좋아하는 만화영화 캐릭터가 그려진 것도 있다. 저자인 사노 요코는 우리가 태어나야 하는 이유를 반창고라는 은유로 풀어낸다.

반창고는 엄마의 사랑과 관심, 삶의 의미, 태어나야 하는 이유, 삶의 고통, 오감으로 느껴지는 생생한 삶으로 새길 수 있다. 태어나지 않은 아이에게는 다칠 일도 없으니 반창고 따위는 필요치 않을 것이지만 태어난 아이에게는 늘 필요하다. 인간에게 타인의 사랑과 관심을 받고 싶은 욕구는 식욕만큼이나 본질적이고 강한다. 몸이 음식을 필요로 하듯이 우리 마음도 사랑과 관심을 필요로 한다. 몸도 상처를 받지만 마음도 상처를 받는다. 몸이 상처 났을 때 반창고를 바르듯 우리 마음의 상처에도 관심과 사랑과 위로라는 반창고를 붙일 필요가 있다. 몸의 상처는 잘 보이기 때문에 즉시 처방을 하지만 마음의 상처는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아서 방치하기 쉽다. 그러므로 마음의 상처를 더 세심하게 돌봐주어야 한다.

이 책은 삶을 고통스러워하는 이들에게 내가 태어나기를 정말 잘 한 것일까?’라는 질문을 던진다. 나도 태어나기를 잘한 것인지 생각해본다. 공동묘지에서는 아무런 갈등이 없다. 갈등과 다툼 전쟁과 기근, 질병과 죽음, 시기와 질투, 실망과 절망 이 모든 것들은 태어났기에 겪는 일이다. 하지만 사랑과 기쁨, 환희와 몰입, 사랑과 우정도 태어나지 않는다면 맛볼 수 없게 될 것이다. 삶에는 명암이 있다. 그렇다고 그늘 때문에 햇볕 쬐기를 포기할 수는 없다. 인생의 어두운 면조차 태어나지 않으면 경험해 볼 수 없기에 아무리 헤아려보아도 태어나 보기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발문>

1. 태어나지 않은 아이의 장점은?

2. 태어나지 않은 아이의 단점은?

3. 태어난 아이의 장점은?

4. 태어난 아이의 단점은?

5. 당신의 경우 태어나지 않은 아이와 태어난 아이, 둘 중에 누가 더 마음에 드는가?

6. 반창고의 은유적 의미를 풀어본다면?

7. 태어나지 않은 아이가 태어나기로 결심하게 된 계기는?

8. 타인에게 사랑과 관심을 받기 원하는 욕구는 우리 삶에 어떻게 작동하는가?

9. 내가 반창고를 발라주고 싶은 사람은?

10. 내가 반창고를 붙이고 싶어지는 상황은?

11. 스스로 붙이는 반창고와 타인이 붙여주는 반창고는 어떻게 다른가?

12. 어떤 사람이 나에게 반창고를 붙여주기를 기대 하는가?

13. 반창고의 의미를 개인의 차원에서 가족과 사회, 인류, 생태계로 확대해 본다면?

14. 나의 출생에 관한 이야기는?

 

<독후활동>

 

1. 다양한 기능, 다양한 모양의 반창고 디자인하기

2. 내가 반창고를 붙여주고 싶은 사람 목록 만들기

3. 내가 반창고를 붙여주고 싶은 상황 목록글쓰기(개인, 사회적 상황, 시대적 상황, 생태적 상황 등등)

4. 반창고의 기능과 종류 연구하여 발표하기

5. 반창고 붙여주기 놀이

6. 태어난 것과 태어나지 않는 것의 장단점 비교목록 만들어 발표하기

"태어나고 싶지 않아서 태어나지 않은 아이가 있었습니다." - 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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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엄마 뚝딱뚝딱 우리책 5
강경수 글.그림 / 그림책공작소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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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가장 많이 부르는 이름이 있다면 아마도 엄마일 것이다그러기에 엄마라는 단어 속에는 수많은 추억과 감정의미가 담겨있다작가는 엄마라는 단 하나의 단어로 아름답고 울림이 큰 그림책을 만들었다책 전체를 통해서 쓰인 단어는 엄마 한 단어이지만 독자에게 전달하는 메시지는 깊고 무겁다그림책이기에 가능한 예술의 경지다. “글과 그림 사이에 여백이 있어야 한다.”라는 그림책의 원리가 잘 반영된 작품이다만약 각 장면에다 구구절절 설명을 늘어놓았더라면 그림책으로서의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했을 것이다.

책의 왼쪽 면에는 엄마라는 단어가 매 장마다 반복된다글자의 크기와 모양이 어떤 상황에서 부르는 엄마인지 이모티콘처럼 표정이 있다책의 오른 쪽 면에는 아이가 자라면서 엄마를 맘마라고 부르기 시작하여 유아기아동기청소년기청년기결혼출산장년기를 거쳐 엄마가 늙어서 병원에 누워계실 때별세해서 상을 치르고 그 자신이 엄마로 불리기까지 다양한 상황이 묘사되어 있다각기 다른 상황에 엄마를 부르는 것인데 그 톤은 다 다를 것이다나라면 이런 상황에서 어떤 톤으로 엄마를 부를까 상상하게 되고 몇몇 장면에서는 소리 내어 엄마를 불러보기도 했다.

나도 작가처럼 간단하게 패러디 그림책을 만들 수 있을 것 같다왼쪽에는 엄마라는 단어를 쓰고 오른 쪽에는 엄마에 대한 인상 깊은 기억을 불러내면 된다첫 기억은 너덧살 무렵 여동생과 함께 엄마와 아빠를 기다리던 장면이 떠오른다해가지고 어두워지는데 밖에는 비까지 부슬부슬 내렸던 것 같다전기불도 없던 시절이라 밀려오는 어두움에 오싹한 공포감이 드는 데 길 건너에서 우리 남매를 부르시던 엄마의 목소리가 지금도 들리는 듯하다병아리를 돌보다가 실수로 한 마리를 밟아 죽여서 엄마한테 야단맞던 일이불을 꿰매시면서 흥얼흥얼 노래를 부르시던 모습뙤약볕에 하루 종일 쪼그리고 앉아 밭을 매시던 모습도 생각난다내가 아플 때면 배를 쓸어 주시고 이마를 짚어 주시던 다정한 손길도 느껴진다노년에 들어 위암으로 인해 고통을 당하면서도 아들을 주신다고 콩을 볶아놓으셨다.

우리 엄마는 60세 무렵 위암말기로 투병생활을 하시다가 돌아가셨다종종 내 나이를 헤아려보며 내가 그분보다 훨씬 더 오래살고 있음을 자각한다나이에 상관없이 엄마는 그냥 영원히 엄마의 모습으로 내 마음 속에 새겨져 있다그림책을 읽으면서 그 이름 엄마를 다시 불러본다.

 

<발문>

1. 주인공은 각 장면마다 엄마를 어떤 톤으로 불렀을까?

2. 주인공에게 엄마는 어떤 의미를 지닌 존재였을까?

3. 주인공 자신이 아기의 엄마가 되었을 때 기분은 어땠을까?

4. 아이가 자라면서 엄마의 역할은 어떻게 달라지나?

5. 살아가면서 엄마에 대한 관점이 달라지는 때는 언제인가?

6. 내가 주인공이라면 각 장면마다 어떤 톤으로 엄마를 부를까?

7. 나의 엄마에 대한 기억 10장면을 뽑아본다면?

8. 아기에게 있어서 엄마란 어떤 존재인가?

9. 나이 들어 생활 기능을 잃고 병원에 입원한 엄마의 손을 잡은 딸어떤 심정이었을까?

10. 한 사람의 인간이자 여자로서 나의 엄마는 어떤 분인가?

11. 그림책의 각 장면에 설명을 붙여 본다면?

12. 그림책의 각 장면에 내가 추가하고 싶은 장면이 있다면?

13. 작품을 전개해 가는 기법을 활용하여 나의 아빠’, ‘나의 아들’, ‘나의 배우자등으로 확대하여 중요한 장면을 뽑아본다면?

  <독후활동>

  1. 작가의 이야기 전개 방법을 활용하여 자신의 엄마나 아빠를 주제로 패러디 그림책을 만들어 보자.

2. 각 장면에서 나라면 어떤 톤으로 엄마를 부를 것인지 녹음해서 들어보고 느낌을 발표해 보자.

3. 엄마에 대한 기억 가운데 가장 인상깊은 한 장면을 그림으로 그리고 발표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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