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금슬금, 살짝살짝 훔.쳐.보.기.

"결혼하니깐 좋아?'"

"천국같애!!"

식상한 내 질문에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천국같애!!'를 대답하던 아이.. 난, 가끔 그녀 삶을 훔쳐본다.

알콩달콩 멜랑꼴리. 참, 예쁘게도 산다.

'우리, 정말 사랑하거든요!'란 무언의 말을 마구 퍼트리는 러브 바이러스 환자들처럼, 이보다 더 행복할 순 없어란 표정을 하고 있는 그네들의 사진을 보고있노라면, 아무상관 없는 나란 인간도 행복해진다. 러브바이러스에 해피바이러스까지..

'하루키를 읽어도 더 이상 배부르지 않아..'

누구보다도 문학과 음악, 함께하는 지금 이 순간을 사랑하던 또 다른 그네들에게도 "결혼하니깐 좋아요?"란 식상한 질문을 던진적이 있다. BUT 돌아온 대답은 "결혼은 생활이야. 환상은 금물"이란 대답. 물론 이들도 핑크빛 천국같은 시절이 있었다. 무리해서 발레공연을 보곤 일주일내내 라면만 먹었다든지, 좋아하는 음반과 책은 무리해서라도 사줘야했던 시절말이다.

 

'하루키를 읽어도 더 이상 배부르지 않아..'이런 청천벽력 같은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내 뱉는 사람과 

'결혼생활, 정말 천국같애!'란 말을 하는 사람들 틈에서  오늘도 난 헷갈리는 삶을 살고 있다. 이따금씩 그들의 삶을 훔쳐보며..

 

그래도 난, 지금이 좋다.

나이 서른.

남들이 하는 '결혼'이란 타이틀 대신 '독립'을 부르짖고, 햇살 눈부신 날엔 목적지 없이 여기저기 돌아 다닐 수 있고, 좋은 영화가 있으면 하루에 두 세편의 영화도 소화할 수 있는 좋아하는 사람과 밤새도록 술을 마시거나 이야기 꽃을 피우거나 원하는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지금이 좋다.

 

꼬리.

그래도 버리지 못하는 희망하나. 온전히 사랑하나만 믿고, 사랑하나만 바라보고 살 순 없는 걸까?

꿈같은 소리라면, 평생 꿈속에서만 살아야겠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마늘빵 2007-03-27 1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엇 레와님이 서른이시군요! 생각보다 젊으신데요? 댓글로는 더 있어 보이셨어요.
(칭찬이에요)

다락방 2007-03-27 1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후훗. 저는 아프님이 제 생각보다 더 젊으시던데요. 아직 서른도 안돼셨잖아요. 그쵸, 레와님?

:)

마늘빵 2007-03-27 14: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

레와 2007-03-27 17: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프님 : 실물, 더 들어 보이는거 맞습니다.! 쿨럭~ ㅎㅎㅎ
방님 : 정말요?!!! 흐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