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왕성이 뿔났다!
스티브 메츠거 글, 제러드 리 그림, 최순희 옮김 / 은나팔(현암사) / 2015년 11월
평점 :
절판


1930년 미국의 천문학자 클라이드 톰보(Clyde Tombaugh)가 발견한 이래 태양계의 마지막 행성의 자리를 지키던 명왕성.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행성이 아닌 것이 되어 버렸습니다. 이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알게 된 명왕성은 과연 어떤 심경일까요? 이런 귀엽고 깜찍한 발상에서 시작된 이야기가 바로 <명왕성이 뿔났다!> 입니다.

 

​평화로운 어느 날, 명왕성 옆을 지나가던 운석이 말합니다.

"어이, 명왕성! 넌 이제 행성이 아니라며? 이제 넌 난쟁이 소행성이래!"

그 소식을 들은 명왕성은 ​화가 나서 지구를 찾아가 따지기로 합니다.

"난 진짜 행성이라고!"

 

명왕성은 지구로 가는 길에 다른 행성들에게 도움을 요청합니다. 첫번째로 찾아간 행성은 많은 위성을 가진 해왕성입니다 (책에는 13개의 위성이라고 나와 있는데, 현재 해왕성의 공식적인 위성은 14개라고 합니다). 너무 바쁜 해왕성은 명왕성을 도와줄 수 없었습니다. 천왕성은 겁을 냈고, 토성은 예쁜 척만 했고, 목성은 호통을 쳤고, 화성은 정신이 없었지요. 수성과 금성은 너무 멀어서 찾아갈 수도 없었어요.

 

결국 혼자서 지구를 찾아간 명왕성. 볼디 산 꼭대기에 있는 천문대(마운트 월슨 천문대를 가리키는 것 같습니다)의 천문학자 둘에게 천둥같은 소리로 따져 물었지요.

 

"왜 나를 난쟁이 소행성으로 만들었어?"

​두 명의 천문학자는 차례로 대답했어요. 다른 태양계의 행성들보다 훨씬 작고, 자기가 거느린 위성보다도 작기 때문이라고요. 명왕성은 이제 아무도 자기를 모를 거라며 슬퍼하죠. 그 때 한 소년이 말합니다.

 

"명왕성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행성이야. 언제까지나! 크기가 크든 작든 상관없어. 명왕성이 최고야!"​

​그러자 명왕성의 화났던 마음이 눈 녹듯이 풀립니다. 그리고 기뻐하며 지구를 떠납니다.

 

명왕성의 한바탕 소동을 그린 재미있는 그림책이지만, 좀 더 생각해보면 '나를 지지해주는 단 한 사람'에 대한 이야기라는 생각이 듭니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나의 존재를 보잘 것 없이 여겨도 "넌 나에게 특별해!" 라는 말을 해주고 지지해주는 사람이 단 한 명이라도 있다면, 그 사람의 인생은 분명 빛이 날 것입니다. 아이의 인생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겠죠. 그 아이를 지지해주는 따뜻한 눈길, 말, 관심이 아이를 단단하게 만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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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명왕성에 대한 이야기를 덧붙입니다.

명왕성은 태양계의 아홉번째이자 마지막 행성이었습니다. ​공전주기는 약 248년, 자전주기는 6일 9시간 17분 36초이고, 태양에서 너무 멀어서 평균 기온이 -248도입니다. 질량은 지구의 0.24% 정도 밖에 안되어 표면적이 남아메리카 대륙과 비슷하고, 직경도 2370Km로 달의 66% 수준으로 달보다도 작습니다.

 

1990년대에 들어오면서 명왕성과 비슷한 위치에 있고, 비슷한 궤도를 가진 천체들이 발견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2005년에는 명왕성보다 더 큰 에리스를 발견하게 됩니다. 그래서 일부 사람들은 에리스를 열번째 행성이라고 부르기도 했습니다. 이대로라면 행성의 수가 무한정 늘어나게 되고, 그동안 행성의 정의도 애매한 상태였기 때문에 국제천문연맹(International Astronomical Union; IAU)은 행성의 정의를 새롭게 정리하고 왜행성 개념을 도입했습니다. 2006년 8월 24일, 체코 프라하에서 열린 IAU에서는 '​태양계 행성의 조건'을 다음과 같이 정리했습니다.

첫째, 태양을 중심으로 공전할 것

둘째, 중력으로 안정적인 형태를 지닐 능력

셋째, 자기 궤도 근처의 모든 천체를 위성으로 만들거나 밀어낼 수 있는 능력

세번째 조건으로 행성과 왜행성이 나뉘는데, 명왕성은 세번째 조건을 갖추지 못했다는 이유로 태양계 행성에서 공식적으로 퇴출되어 왜행성이 되었습니다. 왜행성(矮行星; dwarf planet)은 문자 그대로 난쟁이행성으로 일반 행성보다 상대적으로 크기가 왜소한 행성을 말합니다. 왜소행성이라고 하기도 합니다.

 

 

* 본 리뷰는 출판사(현암사)로 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 관련 링크 : 현암사 예스24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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