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밌고 괜찮은 이야기였고 결말이 섬뜩한 경고를 담고 있달까. 2차 대전이나 히틀러의 이런저런 짓거리(?)와 관련된 동화는 많다. 앞으로도 많이 나오겠지. 필요할 테니... 다독에 다상량이 필요한 주제가 아닐지. 

브루노는 독일의 으리으리한 집과 친구들을 떠나 낯선 곳으로 이사갔다. 지하를 합쳐 3층밖에(-.-) 안 되는 초라한 집에 창 밖 철조망에는 파자마 입은 이상한 사람들만 있고 친구도 없는 이곳이 너무 싫다. 게다가 집에는 군인들이 마음대로 드나들며 아빠랑 회의를 하느라 분주하다. 이 모든 것이 히틀러가 브루노의 아버지를 위해 마련한 특별한 일, 그러니까 아우슈비츠의 소장으로 그를 임명한 것에서 시작된 거다. 그렇게 무료하고 불만스러운 어느 날 철조망 저쪽에 있는 쉬미엘과 친구과 된다, 친구가.

철조망 너머의 세계와 브루노의 집은 불과 몇 미터 떨어져 있을 뿐인데도 서로 완전히 달랐다. 그곳에 사는 사람들은 늘 단체로 움직였다. 일도 단체로 하고, 휴식도 단체로 취했다.
'왜 저 사람들은 저렇게 하고 있을까?'
브루노는 그들을 바라볼 때마다 그런 의문을 품었다. 그들은 브루노의 집을 드나드는 사람들과 크게 달랐다. 모두 한결같이 줄무늬 파자마에 줄무늬 헝겊 모자를 쓰고 있었다. 반면에 브루노의 집에 드나드는 사람들은 근사한 제복에 번쩍번쩍 빛나는 장식품을 달고 모자나 헬멧을 썼다. 거기에다 팔뚝에 새빨간 색과 검은색이 어우러진 완장을 두르고 허리춤에 권총까지 차고 드나들었다. 파자마 입은 사람들은 아무 장식품도 무기도 차고 있지 않았다.
'똑같은 사람인데 왜 한쪽은 제복을 입고, 다른 한쪽은 줄무늬 파자마를 입고 있을까?'
브루노로서는 아무리 생각해도 그 이유를 알 수 없었다.
'누가 줄무늬 파자마를 입을 사람과 제복을 입을 사람을 결정한 걸까?' 

그러게 누가 결정한 걸까... 

 


집에 쌓인 책은 어쩌고 도서관 원정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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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츠키 나츠미의 신간이 나왔다... 사? 말아?  

만화책 줄여보자고 시작해서 책장까지 사들이고도 제대로 정리가 안 된 책들... 호모만화부터 함 처리해보자 싶어 줄창 읽고 있는 중... 없앨 걸 뽑자는 취지에서 읽고 또 읽는 중... 이런 식으로 읽으니 지치고 재미도 없군. 누굴 위한 정리란 말인가? 그러면서도 꼬박꼬박 만화 신간은 확인한다. 불치인가...  

 

 

 

 

 

 

 

오노 나츠메던가... 이 작가는 처음에 "괜히 샀다" 하고서는 다음에 책이 나오면 또 사고 또 사는. "앞으론 꼭(꼭은 뭐냐-.-)안 사" 했는데 이번 초판 사은품이 마우스패드. 마침 내가 그게 필요하다. 근데 마우스패드 같은 건 돈 주고 사기 뭐하잖아. 이게 딱인데... 

오늘 [남학교6]이 나왔던데 알라딘엔 아직 등록이 안 되었네. 이번 표지는 루이인 거 같던(다 그놈이 그놈 같아서) 이건 순전히 표지에 낚여서 사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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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문제
강경애 지음 / 창비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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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일하는 곳에서만 진실과 우미(優美)를 발견할 수 있는 모양이다! 하고 그는 생각하였다.
-88쪽

"아이그 그것 못 써! 서울까지 갈 것을 그런 낡은 솜을 넣으면 되나, 그 밑의 햇솜을 주."
할멈은 그제야 계란 밑에 놀 것임을 알았다. 그리고 솜보 밑에서 말큰말큰한 햇솜을 꺼내어 옥점이를 주었다. 옥점이는 무엇이 그리 급한지 휙 빼앗는 듯이 받아가지고 쿵쿵 뛰어나간다. 할멈은 물끄러미 그의 뒤꼴을 바라보며 작년 가을에 따 들이던 목화송이를 생각하였다.
한 송이 또 한 송이를 알알이 골라가며 치마 앞이 벌어지도록 따서 모은 그 목화송이! 목화나무에 손이 찔리고 발끝이 상하면서 모은 저 목화송이! 머리가 떨어지는 듯한 것을 참고 이어 나른 저 목화송이! 자기들에게는 저고리 솜조차도 주기 아까워 맥 빠진 낡은 솜을 주면서, 계란 밑에 놓을 것은 서울 갈 것이니 햇솜을 준다. 여기까지 생각한 할멈은 눈가가 빨갛게 튀어 오르며 다시 한 번 재채기를 하였다.
"오뉴월 고뿔은 개도 안 앓는다는데 할멈은 웬일이유."
우리는 개만두 못하지유! 하고 입술이 벌어지는 것을 도로 삼켜버렸다.-108쪽

"법이 법이지 뭐냐, 본래 법이란 것이 있느니라."
"그저 본래부터 있는 게나?"
"암! 그렇지! 그저 법이니라."
이 서방은 이 법이란 것이 어떤 사람이 만든 것이 아니라 사람이 나기 전부터 이 세상에는 벌써 이 법이란 있었던 것같이 생각되었던 것이다. 이 말을 들은 첫째는 한층 더 말로 형용할 수 없는 비애를 느꼈다. 동시에 벗어나지 못할 철칙인 이 법! 어째서 자기만이, 아니 그의 앞에서 신음하고 있는 이 서방, 그의 어머니만이 여기에 걸려들지 않고는 못 견딜까?-158쪽

간난이 역시 덕호의 얼굴이 떠올라서 불쾌하였다. 그래서 그는 선비에게서 시선을 옮겨 저 앞을 바라보았다. 저 번화한 도시에도 얼마나 많은 덕호가 들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번개같이 그의 머리에 떠올랐다.-272쪽

선비도 자기가 넣어주는 그 종이를 보고 똑똑한 선비가 되었으면……하였다. 과거와 같이 온순하고 예쁘기만 한 선비가 되지 말고 한 보 나아가서 씩씩하고도 지독한 계집이 되었으면……하였다. 그때에야말로 자기가 믿을 수 있고 같이 걸어갈 수가 있는 선비일 것이라……하였따.
그는 이러한 생각을 하며 걸었다. 인간이란 그가 속하여 있는 계급을 명확히 알아야 하고, 동시에 인간 사회의 역사적 발전을 위하여 투쟁하는 인간이야말로 참다운 인간이라는 신철의 말을 다시 한 번 생각하였다. -301쪽

그때 월미도 가는 길에서 첫째를 만났을 때 일을 미루어 생각하니, 첫째는 어떤 공장 내에 있지 않고 그날그날 품팔이를 하는 것 같았다. 그러니 웬걸 지도자를 만났으리…… 아직도 그는 암흑한 생활 속에서 그의 나갈 길을 찾지 못하고 동분서주만 하는 것 같았다. 이렇게 생각하고 나니 선비는 첫째를 꼭 만나보고 싶었다. 그래서 무엇보다도 먼저 계급의식을 전해주고 싶었다. 그러면 그는 누구보다도 튼튼한, 그리고 무서운 투사가 될 것 같았다. 그것은 선비가 확실하게는 모르나 그의 과거 생활이 자신의 과거에 비하여 못하지 않은 그런 쓰라린 현실에 부대끼었으리라는 것이다. 그는 아직도 도적질을 하는가? …… 지금 생각하니 어째서 그가 도적질을 하게 되었으며, 매음부의 자식이었던 것을 그는 깊이 깨달았다. 그러니 선비는 어서 바삐 첫째를 만나서 그런 개인적 행동에 그치지 말고 좀 더 대중적으로 싸워야 한다는 것을 가르쳐주고 싶었다. -331쪽

감독의 소리가 크게 나므로 흘금 바라보니, 곁의 동무의 와꾸를 툭 쳐서 돌린다. 동무는 얼굴이 빨개서 실 끝을 이으려고 허둥거린다…… 그 팔! 그 손끝! 차마 눈 가지고는 바라보지 못할 것이다. 선비는 이마의 땀을 씻으며, 그의 손가락을 다시 보았다. 빨갛게 익은 손등! 물에 부풀어서 허옇게 된 다섯 손가락! 산 손등에 죽은 손가락이 달린 것 같았다. 그는 전신에 소름이 오싹 끼치며, 이 공장 안에 죽은 손가락이 얼마든지 쌓인 것을 그는 깨달았다.-345쪽

"돈 많은 계집을 얻구, 취직을 하구……" 그렇다! 신철이는 그만한 여유가 있었다.! 그 여유가 그로 하여금 전향을 하게 한 게다. 그러나 자신은 어떤가? 과거와 같이, 그리고 눈앞에 나타나는 현재와 같이 아무런 여유도 없지 않은가! 그러나 신철이는 길이 많다. 신철이와 나와 다른 것이란 여기 있었구나!-35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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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찾아볼 것이 있어 컴퓨털 켰다는 게지. 오랜만에 네이버에 로그인을 했다는 게지. 읽지 않을 쪽지들의 목록을 확인하고...나자, 일회적으로 필요했던 정보 땜에 가입했던 카페를 정리하고 싶더란 게지. 그래 출판사 카페 한 곳에 들어가서(거긴 다들 이벤트 중... 난 당첨신과는 생면부지... -.-) 탈퇴를 하려는데 책장 사진이 보이더란 말이지. 예전 이벤트의 흔적인 거 같았는데... 무튼 넘의 책장 구경하느라 한참을 붙어있다가 정작 탈퇴는 못하고 나왔단 말이지말이지말이지. 

■ 난 짐이 많다. 
생각해보면 산 날과 살 날이 비슷하거나 살 날이 쪼매 적거나 그럴 거 같단 말이다.(이런 거야 당장 1초 뒤도 모르는 거긴 하지만) 그렇다면 짐을 차근차근 줄여다 된다는 얘기가 된다. 그래서 책 정리라는 걸 해보리라 생각을 했다. 우선 만화책부터 반 정도 줄여주자는 생각이었는데 도저히 정리라는 게 안 되는 상황. 덕분에 되려 책장까지 사게 됐잖아. 책장 이고 자야 할 판. 그렇다고 줄이자는 생각이 변한 건 아니고 책장은 줄이기 위한 과정에서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 무튼 그렇게 시작된 7월의 사단이 8월도 끝나가는 지금까지도 수습이 안 되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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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쪽(?) 글을 좋아하는 나는 좀 우습다. 
그래도 좋은 걸 어쩌겠누. 
이 책은 표지도 좋았지.  

 

'지하촌'을 읽고 강경애를 알게 되었다. 선정적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역겨운 이야기였는데 무서운 건 그 지독한 이야기가 과장된 게 아니었을 거라는 거. 이 '인간문제'도 또 무시무시한 글이라... 쯧. 이야기가 인천으로 넘어가면서 방직공장이 나오고는 중국 좌련시기 보고문학인 '包身工' 생각이 났다. 공장이니 고치니 기숙사니 여공이니 하는 것들 때문이었을까...  

용연에는 첫째와 선비가 산다. 첫째는 나무다리를 달고 동냥 다니는 이 서방이 얻어오는 음식으로 근근이 살아간다. 첫째 엄마의 방은 밤마다 사내들이 드나든다. 그런 엄마에게 첫째는 뭐라고 할 수도 없다. 엄마가 이렇게 소리치거든. "배가 고파서 헐수할수 없이 그랬다!" 첫째도 나이를 먹으면서 일을 한다. 용연 마을 사람이면 누구나 그렇듯이 덕호네 땅을 부치는 것. 일년 쌔빠지게 일해서 볏섬을 자기 마당에 쌓아보기도 전에 덕호한테 바쳐야 되는 상황에 욱해서 대들다가 땅도 못 부치고 결국은 도시로 나간다. 도시에는 공장이라는 것이 있어서 일 할 수 있고 일 하면 먹을 수 있다는 얘기에 당장 떠난다. 
선비는 아부지가 덕호네 일을 하고 있어서 그럭저럭 살만했다. 어느 겨울에 아부지가 덕호 심부름으로 빚을 받으러 가기 전까지는. 선비 아부지 빚 받으러 갔더니 그노무 집구석 도로 가진 걸 주고 오고 싶더란 말이지. 그래서 다른 데서 받은 돈을 좀 주고 왔다. 당근 덕호한테 뚜르려 맞았고 결국 돌아가신다. 곧 어무이도 돌아가시고 선비는 덕호네로 들어가서 일한다. 선비가 무럭무럭 자라자 그 마을 젊은 이가 죄다 덕호네 농사를 하듯 그 마을 참한 처녀인 선비는 덕호한테 강간을 당하고 덕호는 선비한테 지 아들을 낳으라고 ㅈㄹㅈㄹ 자기보다 앞서 비슷한 일을 겪은 친구 간난이가 도시로 나가 일한다는 소리를 듣고 간난이 주소를 들고 도시로 떠난다. 겁은 났지만 떠난다, 당장. 

 이런 선비와 첫째가 도시에서 계급의식에 눈을 뜨고 어찌어찌 그런저런 이야기. 
 

첫째와 그 엄마의 한 장면... 
"또 없수?"
눈이 벌겋게 뒤집힌 첫째는, 어머니가 밥을 더 얻어 오고도 내놓지 않는 것만 같아서 이렇게 대든다. 첫째 어머니는 아들을 한참이나 노려보았다.
"이애 무섭다. 흥! 혼자 다 처먹구두, 뭐가 나뻐서 그러냐."
이 말을 하지 않고는 곧 가슴이 바늘로 찌르는 것 같아서 참을 수 없었던 것이다. 그리고 아까 길에서 왜 내가 한술이라도 먹지 않았나! 하는 후회가 일어난다. 첫째는 먹은 것도 없이 먹었다는 말만 들으니 기가 막혔다.
"날 뭘 주었기 그래!"
첫째는 바싹 대든다. 그의 눈에서는 불이 펄펄 날아 나오는 것 같았다. 첫째 어머니는 너무나 어이가 없어서 돌아앉으며, 그만 벽을 향하여 누워버렸다.
어머니의 모양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첫째는 어머니가 밥이라면 그저 이 배가 터지도록 먹으련만……하였다.
"그 밥은 어서 난 게유?"
아무래도 그 밥의 출처를 알아가지고 좀 더 먹어야지, 뱃속이 요동을 해서 못 견딜 지경이다. 그의 어머니는 그린 듯이 누워 있을 뿐이고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첫째는 어머니의 궁둥이를 내다 차고 싶은 것을 꾹 참으며 천장을 멍하니 쳐다보았다. 누구네 집에 가서 밥을 좀 얻어먹나? 개똥이네 집에나 가볼까? 하고 벌컥 일어날 때, 생각지 않은 트림이 꺽 하고 올라온다. 그의 어머니는 갑자기 방바닥을 치며,
"이놈아, 너만 트림까지 하도록 처먹을 것이 뭐냐!"
자기도 몇 술 주어서 같이 먹었다면 이렇게 가슴은 아프지 않았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첫째는 달려들어 어머니의 궁둥이를 내려 밟았다.
"날 뭘 주었어? 한 바리를 주었어, 한 대접을 주었어, 뭘 얼마나 주었어?"
그의 어머니는 악이 치받쳐서 벌떡 일어나며 첫째에게로 달려들었다.
"이애 이놈의 새끼야, 넌 트림까지 하지 않니, 처먹었기에 트림을 하지. 이놈아, 그래 너만 처먹고 살려느냐, 다른 사람은 다 죽고 …… 그것을 같이 먹겠다고 가지고 오니께 저만 다 처먹어. 어데 보자 이놈아, 에미를 그렇게 하는 데가 어데 있냐, 하늘이 있니라! 응…… 응……."


근현대문학 표지도 요거처럼 좀 재밌게 가면 좋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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